11월13일 월요일 날씨 맑음
몇달전 부터 공부한 보람이 있어야 하는데 조바심을 내며 아침의 창을 열었다. 날씨가 맑아서 기분이 좋다. 잘 될 것 같은 마음이 든다. 운전한지도 40년이 넘었지만 뜨엄뜨엄 한지도 10년은 지난 것 같다. 은퇴 후 남편이 혼자 주로 운전 하니 난 마치 운전기사나 둔 모냥 뒷 좌석에 앉아 운전 하는 데 신경도 않 쓴지 5년은 넘은 것 이다. 딸 들이 엄마는 왜 자동차를 가지고 있냐고 놀림 아닌 놀림을 하는 바람에 내 차도 팔았다. 중고차가 한창 값이 좋다고 하니 어 해서 덩 달라 팔고 나니 어찌나 섭섭한지 한 동안 후회했다. 그러고보니 세상에 내 것은 없다. 평생 내 것 같았던 직장도 30년 이상 다니니 늙었다고 눈치 주어 나오고 하루도 일 못 하면 굶어 죽을 것 같았는데 이렇게 버젖이 살아있는 것 보면 무엇이던지 절대적인 건 없는 것 같다.
코로나로 면허시험도 안보고 지난 5년 사이 재 발급해 주었으니 운전 시험이 새 삼스럽다. 10년 만에 치는 시험이다보니 공부를 소홀히 할 수 없었다. 매일 밤 디엠비 앱을 전화기에 넣어서 공부 했다. 36문제가 24종류로 나뉘어있다. 900개가 넘는 공부를 또 하고 또 했다. 간호사 시험때 보다 더 열심히 공부 했다. 영어로 하니 말 장난 치는 것 같이 같은 말을 가지고 요리로 저리로 바꾸어 내니 헷갈릴 때가 많아 모의고사 볼때 마다 5-6개 씩 틀린다. 사람들이 한국어가 쉽다고 한다. 공부를 한 끝 물이라서인지 한국어가 쉬었다.
모의 한국어문제도 200개가 넘었다. 몇날 며칠을 또 읽고 또 읽었다. 맞는 것은 언제나 맞고 틀리는 것은 계속 틀린다. 내 옆에서 관심 없이 보던 남편이 자기도 면허가 2달안에 끝난다고 갱신 해야 한단다. 5년전에 했는데 때가 다시 온줄 몰랐다가 내가 공부 하는 것을 보고 자기 면허 갱신 날을 보니 오히려 나 보다 먼저란다.
그날 부터 우린 둘이 앉아서 같이 공부 했다. 저녁 시간이 되면 좋아 하던 드라마도 안보고 열심히 토론 까지 해가며 공부하고 드디어 오늘 시험장에 10시까지 가는 날이다.
코스타메사 시험장에는 입구부터 사람들이 줄을 섰다. 약속없이 온 사람이란다. 우리둘은 약속을 해서 당당하게 걸어 들어갔다. 일이 일사천리 잘 진행된다. 번호를 기다리고 전등 판에 맞는 곳으로 가면 된다. 남편의 번호가 먼저 나왔다. 헤어져야 할 시간이다 나는 멀리 돌아가서 22번 창구다. 머리가 뽀글뽀글한 하얀 여자는 세상 다 귀찮은 표정으로 나를 맞는다. 두번 말 하기도 싫은 눈치다. 허긴 똑같은 소리를 얼마나 반복 할 까 생각 하니 이해가 간다. 돈을 41불 냈다. 여자는 일어나기 힘든것 같이 겨우 몸을 움직이며 돈 주머니를 들고 잔 돈 바꾸러 간다. 그사이 나는 열심히 눈 검사를 해본다. 여자가 돌아왔다. a 라인에 첫 줄을 읽어 보란다. 다행이다. 보통은 직원이 눈을 가려주는데 이여자는 내 손으로 가리란다. 다행히 패스다. 한국 말로 시험 보겠다고 하니 1번 창구에 가서 말 하란다.
1번 창구에가니 사진 찍는 여자가 말한다. 한국어에 종이로 보면 2시간 걸린다고 말해 준다. 그리고는 시험문제지도 주지 않는다. 그냥 마구재비로 기다리란다. 이 시람들은 기다림이 미덕인가 보다. 언제 까지? 모른단다. 나보다 늦게 끝난 남편은 시험지를 손에 들었다. 어디서 바닸느냐고 하니 자기 도와준 창구에 동양 남자가 주었단다. 나도 달라니 너는 너 도와준 창구로 가란다.
22번 창구에 가니 그 게으른 여자는 내 앞에 있는 사람을 도와 주느냐 바쁘다. 또 다시 몇십분 기다린다.
기다림이 몸에 밴 미국 생활 습관이 될만도 한데 조바심이난다. 시험문제를 달라고 하니 신경질을 내며 창구 1에서 받았어야지 하며 따라오란다. 돌아서 가니 앞에서 도와주던 흑인 여자가 거기에 있다. 나 한테 준비 딘 한국 어로 된 시험문제를 건네 준다.
25문제 생각 보다 쉬웠다. 5개를 틀리면 떨어진단다. 그 다음이 문제였다. 시험을 보고나면 손으로 일일히 한사람씩 채점을 하는데 담당이 없어 이사람저사람 시간이 날때 마다 하니 2시간 기다리라는 말이 맞다싶다. 12시가 다 되었는데 100점 맞았다고 알려 주며 임시 면허증을 준다. 모처럼 기분이 상쾌하다. 시험은 100점을 맞아야지 하고 남편과 둘이 마주보며 웃었다. 얼마 만에 웃어보는 웃음인가. 날씨도 좋고 때 마침 점심 시간이니 "좋은데 가서 밥이나 먹지" 한다. 남편은 운전 하면서 사인판을 볼 때 마다 설명이다. 난 대답 한다. "시험 끝났거덩요"
첫댓글 와우! 100점이라니요?
정말 열심히 공부하셨네요.
보람이 있으셨습니다.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