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장 의문 제7회
레위 : 형님. 우리가 요셉을
노예상한테 은 이십을 받고 팔아버렸잖아요.
시므온 : 아, 글쎄. 옛날 얘기를 지금 또 끄집어내서 뭘 어쩌겠다고 그러냐.
레위 : 허허……. 참, 형님도 답답하십니다. 그 요셉이 팔려간 곳이 어디일 것 같소?
시므온 : 그걸 내가 어떻게 알어? 그 노예상이 어디로 간다는 말은 안 했잖아?
레위 : 말이야 안 했죠. 하지만 지금 노예상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이라면 어디겠소?
시므온 : 야, 너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거야?
레위 : 아이, 참. 제일 노예들이 많은 곳이 다름아닌 바로 이곳. 이집트잖소. 그걸 꼭 내가 말로 해야 알아요?
시므온 : 뭐라구? 그게 무슨 소리야?
레위 : 유다 말 못 들으셨소? 가뭄은 가나안 땅이나 여기 이집트 만이 아니에요. 이 주변국 전부라 하지 않소. 그렇다면 다른 나라에
노예가 있겠냔 말이요. 지금 같은 상황에서 자유인이라 하더라도 먹을 게 없는 판에 노예까지 있다면 밥도둑 아니겠소. 그러니까 만약에
노예가 남아 있다고 하면, 처음부터 여기로 왔든 다른 나라에서 팔려왔든 결국 모두 여기에 모여있을 거다 이 말입니다.
시므온 : 음? 뭐? 그럼 그 때 우리가 노예로 팔아버린 요셉이 지금 여기 이집트에 있다는 거야?
레위 : 그야 나도 모르죠……. 하지만 아까 유다가 하는 말 못 들었소? 그 녀석이 하는 말을 가만히 듣고 있자 하니 전혀 엉뚱한
말이 아니에요. 엉뚱하기는커녕 앞뒤가 정확히 맞아 떨어집니다. 우리는 감시 당하고 있었고, 계획적으로 체포되었지요. 여기까지를 본다면
세겜 놈들의 짓처럼 보이겠지만, 놈들은 어차피 시골 부족들. 도저히 이집트를 움직일 힘이 있을 리 만무하죠. 더구나 그 놈들 짓이라고
한다면, 느닷없이 베냐민을 데려오라고 난리를 칠 리가 없지 않냐 이 말이라구요. 시므온 형님. 틀림없소. 그 놈이오. 그
놈이라니까요. 왠지 나 지금 되게 일이 꼬이고 있는 것 같단 말입니다. (소름이 끼치는 듯이 온몸을 부르르 떤다)
시므온 : 음. 이봐, 레위야. 진정하라니까. 왜 그래? 너 답지 않게. 좋아. 네 가정대로 그 녀석이 이곳 이집트로 팔려왔다고
치자. 그리고 지금도 살아 있다고 치자. 더 나아가서 어린 나이에 노예로 팔아버린 우리 형들을 여전히 미워하고 있다고 치자 이거야.
하지만, 아무리 그 녀석이 살아있고 우리를 미워한다 하더라도, 녀석은 천상 노예야. 노예가 자유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나? 더구나
이집트로 팔려왔다면 외국인, 이방인 노예야. 이집트인이라면 또 모를까, 이방인 노예가 이집트 땅에서 그리 쉽게 자유인이 될 수 있을
것 같애? 그것만이 아니야. 자유인이 됐다고 해도 지가 어쩔 건데? 이방인 주제에 이집트를 움직여서 우리에게 자기 복수라도 시키겠다는
거야? 터무니 없는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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