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은 물건을 구하는 자의 뜻과 필요함에 따라 주는 것을 재시라고 하느니라. 방 혹 승방(僧坊)을 세우고 요사채를 세워 위와 같은 것을 출가한 사람에게 보시하되, 오직 코끼리와 말은 제외되느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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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남자여, 보시하는 데에는 네 가지 장애가 있으니 첫번째는 아까워하고 탐내는 마음이요 두번째는 보시를 하지 않는 것이요, 세번째는 사소한 물건을 가볍게 여기는 것이요, 네번째는 세속적인 과보를 구하는 것이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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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네 가지의 장애는 두 가지 법으로 부술 수 있나니, 첫번째는 무아(無我)를 닦는 것이요, 두번째는 무상(無常)을 닦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만약 즐겨 보시하고자 하면 마땅히 다섯 가지를 제거해야 하나니, 첫번째는 성내는 마음이요, 두번째는 탐내는 마음이며, 세번째는 질투하는 마음이요, 네번째는 몸과 목숨을 아낌이요, 다섯번째는 인과를 믿지 않는 것이니라. 이 다섯 가지 일을 제거하면, 항상 보시를 좋아하게 되느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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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 보시하는 사람은 다섯 가지를 얻나니, 첫번째는 항상 모든 성인을 멀리 떠나지 않는 것이요, 두번째는 모든 중생이 보기를 좋아하고 듣기를 좋아하는 것이요, 세번째는 대중 속에 들어가도 두려움이 생기지 않는 것이요, 네번째는 좋은 명성을 얻는 것이며, 다섯번째는 보리를 장엄하는 것이니라. |
선남자여, 보살은 일체시(一切施)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하니, 무엇을 일러 일체시라고 하는가? 선남자여, 보살 마하살이 법대로 재물을 구한 것을 가지고 보시하므로 이름이 일체시이고, 항상 청정한 마음으로 받는 자에 베푸니 일체시라 하며, 재물이 적어도 능히 보시하니 일체시라 하며, 아끼는 물건도 인색한 생각을 없애고 능히 놓아버리니 일체시이며, 보시하면서 보답을 바라지 않으니 일체시이고, 보시할 때 밭이거나 밭이 아니거나를 보지 않으니 일체시이며, 원수에게나 친한 이에게나 평등히 베푸니 일체시이니라. |
보살이 재물을 보시하는 데는 대체로 두 가지가 있으니, 첫번째는 중생이요, 두번째는 중생이 아닌 자이니, 이 두 경우에 자기의 몸까지도 도무지 인색하게 아끼지 않으니, 일체시라 하느니라. |
보살이 보시 하는 것은 연민하는 마음 때문으로, 일체시라 하고, |
베풀고자 하거나, 베풀 때, 또는 베풀고 나서 후회하지 않으니 일체시이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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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때로는 청정하지 않은 것을 주더라도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기쁜 마음을 생기게 하더라도, 그러나 술ㆍ독ㆍ칼ㆍ몽둥이ㆍ가쇄(枷鎖)등의 물건은 자재함을 얻게 하는 것이거나 자재함을 얻지 못하게 하는 것이거나 간에 항상 보시해서는 않된다. |
앓는 사람에게 청정하지 않은 음식이나 약을 베풀어서는 않되며, 남의 것을 단 일전이라도 강탈해서 그것으로 보시해서는 아니 되느니라. |
보살이 보시할 때 비록 자재함을 얻었더라도, 욕하고 때려서 하인들로 하여금 성내는 마음과 괴로움을 생기게 해서는 않되느니라. 그리고 여법(如法)한 재시(財施)를 하되 현재나 후세의 과보를 구하지 않아야 하나니, 베풀고 나서 항상 번뇌의 죄과를 관찰하고, 깊이 열반의 공덕의 미묘함을 관찰하며, 보리만을 제외하고는 다시 구하는 바가 없어야 하느니라. |
빈곤하고 궁핍한 사람에게 베풀 때 가엾어 하는 마음을 내고 복전에 베풀 때 기쁨과 공경의 마음을 내며, 친구에게 베풀 때 방일하는 마음을 내지 않을지니라. |
만약 구걸하는 자를 보거든 필요한 것을 알아서 주되 구걸하는 말을 하지 않게 해야 하니, 왜냐 하면, 구하는 것을 구걸하는 것을 기다리지 않고 보시를 하여야 한량없는 과보를 얻기 때문이니라. |
선남자여, 시주에 세 가지가 있으니, 즉 하ㆍ중ㆍ상이니, 업의 과보를 믿지 않고, 깊이 탐착(貪着)하고 인색하며, 재물이 다할 것을 무서워하여, 와서 구걸하는 자를 보면 성내고 귀찮은 생각을 낸다면 이는 하(下)근기가 되느니라. |
비록 업의 과보는 믿으나, 재물을 탐하는 생각을 내고 줄어들까 무서워하며, 와서 구하는 자를 보면 희사(喜捨)하는 마음을 내는 것이 중근기며, 깊이 업의 과보를 믿고, 재물에 대하여 아끼고 탐하는 마음이 없어서 모든 재물은 덧없은 것이라고 보고, 와서 구하는 자를 보면 있어서 주었을 때는 기뻐하고 주지 못하였을 때는 괴로워하면서 제 몸에 딸린 물건까지 주는 것이 상근기이니라. |
또 하근기의 사람은 구하려는 자를 보면 찡그리고 돌보지 않고 악하게 나무라고 때리고 욕을 하느니라. 또 중근기의 사람은 비록 베풀려고는 하나 가벼이 여겨 천시하고 공경스럽지 못하니라. 또 상근기의 사람은 미래의 편안함을 구하여 보시하고 주려는 마음에 공경심이 있느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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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근기란 현재의 과보를 바라는 보시며, 중근기란 뒤에 과보를 바라는 보시며, 상근기란 가엾어 하기 때문에 주는 것이니라. |
또 하근기는 은혜에 보답하기 위한 보시요, 중근기는 업을 위한 보시며, 상근기는 법장(法藏)을 위하여 보시하는 것이니라, |
또 하근기는 뛰어난 자를 두려워하여 주는 것이요, 중근기는 자기와 같기 때문에 주는 것이며, 상근기는 원수와 친구를 가리지 않는 것이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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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근기는 재물이 있어도 없다고 말하는 것이요, 중근기는 재물이 많은데도 적다고 말하는 것이며, 상근기는 조금 찾는데도 많이 주는 것이니라. |
보시하는 자로서 재물이 없을 때 또한 세 가지가 있으니, 최하인 사람은 와서 구하는 자를 보면 악한 마음으로 성내고 꾸짖는 자이고, 중품의 사람은 와서 구하는 자를 보고 바로 재물이 없다고 말하는 자이며, 상품인 사람은 와서 구하는 자를 보면 스스로 재물이 없는 것을 미안해하고 마음으로 괴로워하는 자이니라. |
선남자여, 또 하품인 자는 항상 성현의 꾸짖는 바가 되고, 중품인 자는 항상 성현의 가엾어 하는 바가 되며 상품인 자는 성현이 보고는 마음으로 기뻐하느니라. |
선남자여, 지혜 있는 사람은 보시를 하되 자신과 남의 이익을 위하여 하느니라. 재보라는 것이 항상함이 없는 것임을 알기 때문에, 중생으로 하여금 기쁜 마음을 내게 하기 위하여, 가엾어 하기 때문에, 인색함을 없애기 위하여, 뒤에 과보를 구하지 않기 때문에, 보리도를 장엄하고자하기 때문에 보살은 모든 것을 베풀고 후회하는 마음을 내지 않고 재산이 없어져도 염려하지 않으며, 재물을 경시하지도 않고, 자신을 경멸하지도 않으며 때를 구별하지도 않고, 구하는 자에 대한 차별도 없으며, 항상 구걸하는 자를 생각하기를 굶주렸을 제 밥을 생각하는 것과 같이 하느니라. |
착한 벗을 친근히 하여 바른 가르침을 물어서 받으며, 와서 구하는 자를 보면 마음으로 기뻐하기를 |
불이 난 집에서 재물을 구하는 것과 같이 하여 환희 찬탄하고 재물에는 허물이 많음을 말하며, 베풀고 나서는 착한 사람에게 재산을 맡긴 것처럼 기뻐할지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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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구걸하는 자에게 말하라, 「그대는 이제 참으로 나의 공덕의 씨며 내가 이제 인색하고 탐착하는 마음을 멀리 여의는 것은 모두 그대가 와서 구걸하는 인연 때문이라」하면서, 곧 그 구걸하는 자에게 친애심을 낼지니라. |
이미 베풀었거든 다시 구걸하는 자에게 가르쳐서 법과 같이 수호하고 부지런히 불ㆍ법ㆍ승 3보께 공양을 닦도록 할지니라. |
보살이 이와 같이 즐겨 보시를 행하면 곧 확실히 모든 방일을 여의느니라. 비록 몸뚱이를 나눠서 구걸하는 자에게 주더라도 끝까지 한 생각도 악심을 내지 않는다면 이로 인하여 다시 자ㆍ비ㆍ희ㆍ사가 늘어나느니라. |
받는 자를 경멸하지 않고, 또한 스스로 교만 하지도 않으며, 스스로 재물이 있어서 구하는 자의 뜻에 맞도록 한 것을 기뻐하고 신심을 더 키우고 업의 과보를 의심하지 않을지니라. |
선남자여, 만약 능히 재물을 덧없는 것으로 보고, 모든 중생을 외아들 같은 생각으로 보면, 이 사람은 구걸하는 자에게 능히 베풀 수 있느니라. |
선남자여, 이 사람은 인색하고 탐착하는 번뇌에 움직이지 않고 마치 수미산이 어떠한 바람에도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되나니, 이러한 사람은 능히 중생을 위하여 의지가 되느니라. 이 사람이 능히 보시바라밀을 갖추느니라. |
선남자여, 지혜 있는 사람은 네 가지 일을 위하여서 즐기어 혜시(惠施)를 행하나니, 첫번째는 보시로 인하여 능히 번뇌를 파괴하는 것이요, 두번째는 보시로 인하여 능히 갖가지 서원을 내는 것이요, 세번째는 보시로 인하여 안락함을 얻는 것이요, 네번째는 보시로 인하여 재보를 넉넉하게 하는 것이니라. |
선남자여, 탐욕을 없앤 마음을 이름 하여 보시라고 하나니, 어떠한 것이 탐욕을 없이 하는 보시인가? 보시는 행위이며 보시는 행위를 통해 이루어진다. 모든 것을 갖춘 보시를 하는 것을 무탐(無貪)이라고 한다. 보시로 인하여 번뇌를 파괴한다는 것은, 이미 은혜로운 보시를 행하면 간탐과 질투와 진에(瞋恚)와 우치가 없어지는 것이니라. |
갖가지 원이 보시하는 인연이 되나니, 갖가지 선하고 악한 소원들이 이러한 보시의 원인이 되느니라. 선하고 악한 소원으로 인하여 선과 악의 과보를 얻나니, 무슨 까닭인가? 서원의 힘 때문이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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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시로 인하여 안락함을 받을 수 있는가? 이 보시로 인하여 인간과 천상의 낙을 받고 무상락(無上樂)을 받는 것을 이르는 것이니라. |
어떻게 보시로 재보가 넉넉하게 되는가? 이 보시로 인하여 구하는 바 금과 은이, 그리고 축생까지도 뜻대로 곧 얻어지는 것이니라. |
선남자여, 만약 사람이 즐겨 보시를 하면 이 사람은 곧 다섯 가지 해롭고 악한 법을 파괴하게 되나니, 첫번째는 사견(邪見)이요, 두번째는 무신(無信)이며, 세번째는 방일(放逸)이요, 네번째는 간탐이며, 다섯번째는 진에와 우치인데, 이 악을 여의고 나면 마음에서 환희가 생기고 환희로 인하여 진정한 해탈을 얻기에 이르느니라. |
그리고 이 사람은 현재에 네 가지 과보를 얻나니, 첫번째는 모든 사람들과 내지 원수까지도 그를 보기를 좋아하는 것이요, 두번째는 착한 이름이 두루 사방에 알려지는 것이며, 세번째는 큰 무리 속에 들어갈 때도 마음에 두려움이 없는 것이요, 네번째는 모든 착한 사람들이 기꺼이 와서 따르는 것이니라. |
선남자여, 보시를 행하고 나서 그 마음에 후회함이 없으면, 이 사람이 혹 객진(客塵)번뇌 때문에 지옥에 떨어지더라도 비록 나쁜 곳에 처하였지만 굶주리지 않고 목마르지 않으며, 이 인연으로 두 가지의 고통을 여의나니 첫번째는 철환고(鐵丸苦)요, 두번째는 철장고(鐵漿苦)니라. |
혹 축생의 몸을 받더라도 필요한 것을 쉽게 얻어서 궁핍함이 없고, 혹 아귀의 몸이어도 기갈을 느끼지 않고 항상 배부름을 얻으며, 만약 사람의 몸을 얻으면 수명과 색력(色力)과 안락과 변재를 얻고, 믿음과 계행과 보시와 다문(多聞)과 지혜, 모든 것에 수승하며, 비록 악한 세상에 살아도 악한 일을 하지 않고, 악한법이 생길 때에도 끝내 따라서 받지 않으며, 무서운 곳에서도 공포심을 나지 않느니라. |
만약 하늘 몸(天身)을 받으면 열 가지에서 뛰어나게 되느니라. |
선남자여, 지혜가 있는 사람은 두 가지 일을 위하여서 능히 보시를 행하나니, |
첫번째는 제 마음을 조복하는 것이요, 두번째는 원망하고 성내는 마음을 없애는 것이라, 여래를 이 때문에 무상존(無上尊)이라고 하느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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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남자야, 지혜로운 사람은 보시를 하더라도 애착하는 염원의 마음으로 받을 데를 구하지 않느니라. 명예와 두려움을 면할 것을 구하지 않으며, 선한 사람이 와서 따르기를 구하지 않고, 또 인간과 천상의 과보도 구하지 않느니라.
그리고 두 가지 일을 보나니, 첫번째는 견고하지 않은 재물로써 견고한 재물과 바꾸는 것이요, 두번째는 끝까지 아끼고 인색한 마음을 따르지 않음이니라. |
왜 그런가? 이와 같이 재물은 내가 만약 죽으면 나를 따라오지 않나니, 그러므로 응당 내 손으로 베풀어 주는 것이라. 내 이제 마땅히 없어진다고 괴로워하지 않고 베풀어 주는 것을 기뻐할 것이기 때문이니라. |
선남자여, 보시하는 자는 먼저 스스로 외적인 물건을 보시함으로써 그 마음을 시험하여 마음이 조복되었음을 알고 나서 내물(內物)을 베푸나니, 이 두 보시로 인하여 두 법을 얻느니라. 그 두 법이란 첫번째는 영원히 모든 유(有)를 제거하는 것이요, 두번째는 바른 해탈을 얻음이니라. |
선남자여, 사람이 먼 길을 갈 제 무거운 짐을 졌다면 몹시 피로할 것인데, 그 짐을 버린다면 즐겁나니, 보시하는 사람은 와서 구하는 자를 보고 재물을 버려 그에게 주고 마음으로 기뻐하는 것도 이와 같으니라. |
선남자여, 지혜로운 자는 항상 이런 생각을 하느니라. 「즉, 이 물건이 나를 따라서 후세까지 가게 하려면 먼저 보시할 수 밖에 없다.」고 그리고 또 깊이 가난하고 궁핍한 괴로움과 호귀(豪貴)ㆍ쾌락을 관찰하나니, 그러므로 마음을 다해 항상 즐겨 보시를 행하느니라. |
선남자여, 만약 사람이 재물을 두고도 구하는 자를 보면 없다고 하거나 다하였다고 말한다면 이 사람은 이미 말하였지만 내세에 빈궁하고 박덕하게 되느니라. 이러한 사람을 이름 하여 방일한다고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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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남자야, 재물이 없어서 스스로 재물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뜻이 그렇지 않느니라. 왜냐 하면 일체의 물과 풀과 사람에게는 있지 않는 것이 없고 보시라는 것이 오직 국왕에게만 능히 필요한 것이 아니며, 오직 이 빈궁한 자에게 필요하지 않은 것도 아니기 때문이니라. 왜냐 하면 빈궁한 사람이라도 음식을 먹고나서 그릇에 남은 여분의 음식 찌꺼기가 있을 것이니, 이 음식으로 보시하여도 역시 복덕을 얻을 수 있느니라.
만약 개미에게 이 티끝 같은 보시를 한다면 역시 얻는 복덕의 과보가 무량할 것이니라. 천하의 극빈자인들 이러한 미진 같은 가루마저 없겠는가. 누구인들 하루에 세번 가루를 섭취하고 목숨을 보전하지 못하는 자가 있겠느냐. 그러니 모든 사람은 마땅히 먹는 것의 절반은 구걸하는 자에게 보시할지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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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남자여, 지극히 가난한 사람이어도 누가 알몸으로 의복이 없는 자가 있겠느냐. 만약 의복이 있다면 어찌 한 올의 실을 주어 떨어진 것을 깁게 할 수 없으며, 한 손가락 만큼의 헝겊으로 등심지를 만들 수야 없겠느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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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남자여, 천하에 사람으로서 누가 빈궁하기로 몸뚱이도 없는 자가 있겠느냐. 만약 몸뚱이가 있다면 남이 복을 짓는 것을 보거든 가서 몸으로 마땅히 도울지니라. 기뻐하고 싫어함이 없이 하면 또한 시주로서 복덕을 얻느니라. |
혹 때로는 못한 것이 있고, 똑 같은 것이 있고, 혹 더 나은 것이 있을 수 있으나, 이 인연으로 내가 파사익왕의 음식을 받을 때 또한 축원하기를, 「왕과 빈궁한 사람이 얻는 바 복덕이 평등하여 차별이 없으라」고 하였느니라. |
선남자여, 사람이 향을 사는데 도향(塗香)ㆍ말향(抹香)ㆍ산향(散香)ㆍ소향(燒香) 등 이러한 네 가지 향을 접촉하는 사람이면 사는 자나 파는 자나 같이 향내를 맡는 것에 다름이 없지만, 그러나 이 모든 향은 털끝만큼도 잃는 것이 없는 것처럼, 보시행을 닦는 덕도 역시 이와 같아서 혹 많거나, 혹 적거나, 혹 굵거나, 혹 가늘거나, 혹 따라 기뻐하고 마음과 몸으로 가서 돕거나 혹 멀리서 보거나 듣거나 하면서 마음으로 기뻐하면 그 마음이 같기 때문에 얻는바 과보도 차별이 없느니라. |
선남자여, 만약 재물이 없는데다가 남이 보시하는 것을 보고나서 마음에 기뻐하지도 아니하고 복전을 의심하면 이것이 빈궁함이며, 만약 재보가 많아서 자재하여 걸림이 없고, 좋은 복전이 있어도 안으로 신심이 없어서 받들어 보시하지 않으면 이 또한 빈궁함이니라.
그러므로 지혜로운 자는 다소간에 있는 것에 따라서 힘이 닿는데까지 베풀어 주나니, 보시를 제외하고는 인간과 천상의 낙을 얻고 무상락에까지 이를 수 없느니라. 그러므로 내가 경에 말하기를, 「지혜 있는 자는 밥 한 덩이가 남아서 자기가 먹으면 살고 남에게 주면 죽을 것을 보면서도 오히려 베풀어 줄 터인데, |
하물며 많은 것이겠느냐」고 하였느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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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남자야, 지헤로운 자는 마땅히 재물은 덧없는 것이라고 관해야 하느니라. 이렇게 무상하기 때문에 한량없는 세상에서 잃고, 무너지고, 줄고 없어져서 이익을 얻을 수 없다. 비록 이렇게 덧없는 것이긴 하나 능히 보시하면 한량없는 이익을 지으니 어찌 아끼고 애석해 하여 보시하지 않으리요.」하느니라. |
지혜로운 자는 또 관찰하기를,「세간에 만약 계를 지키고, 많이 들으면 이 인연의 힘으로 아라한의 과보를 획득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비록 이 과보를 얻어도 기갈의 괴로움 따위는 능히 차단(遮斷)하지 못하나니, 만약 아라한으로서 방사(房舍)와 의복ㆍ음식ㆍ침구(臥具)ㆍ의약 등을 얻기가 어렵다면 모두 이것이 전 세상에서 보시를 하지 않은 인연 때문이라」고 하느니라. 파계한 사람도 만약 즐겨 보시를 행하면 이 사람이 비록 아귀ㆍ축생으로 떨어지더라도 항상 배부르고 만족하여서 부족함이 없게 되느니라. |
선남자여, 보시를 제외하고는 자재와 해탈의 두 과보를 얻을 수 없나니, 만약 계를 지킨 사람이 비록 천상에 태어나더라도 보시를 하지 않았으면 그 때문에 좋은 음식과 미묘한 영락 등을 얻지 못하나니, 만약 세간의 낙과 무상락을 구하고자하면 응당 즐겨 보시할지니라. |
지혜로운 자는 마땅히 생사가 끝이 없는데 낙을 받는다는 것도 역시 그러하다는 것을 관찰하고, 그러므로 생사를 끊기 위하여, 보시하되 즐거움을 받을 것을 구하지 않느니라. |
또 이렇게 관찰할지니라. 「비록 풍요로움이 4천하의 땅을 소유한 정도여서 한량없는 즐거움을 받는다 하더라도 오히려 만족한 줄을 알지 못하나니, 그러므로 나는 마땅히 무상락을 위하여 보시를 행할지언정 인간이나 천상의 것을 위하지 하지 않을 것이다」고. 왜냐하면 덧없기 때문이요, 끝이 있기 때문이니라. |
선남자여, 만약 누가 말하기를,「시주와 받는 자와 즐거움을 받는 것이 다 이 오음이라. 이와 같은 오음은 곧 항상함이 없거늘, 오음을 놓아 베푼들 누가 저것을 받을 것인가. 비록 받는 자가 없어도 선과(善果)는 멸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베푸는 자도 받는 자도 없다.」고 하거든, 마땅히 반문하기를「베풂과 받음이 있는가? 없는가?」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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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베풂은 곧 이 베풂이요, 받음은 곧 나(我)」라고 하거든, |
또 말하기를,「나도 또한 이와 같아서 베풂은 곧 베풂이요, 나는 곧 오음이다」고 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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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음(陰)을 베풂은 여기서 덧없는 것인데,「누가 저기서 받는가?」고 하거든, |
「자세히 들으라, 자세히 들으라.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말하리라. |
종자는 항상 한 것인가?, 항상 함이 없는 것인가?」 |
만약 항상 하다고 하거든, |
「어떻게 종자가 없어져 싹이 나느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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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 허물을 보고 다시 항상 함이 없다고 하거든 또 마땅히 말한다. |
「만약 항상함이 없다면 종자에 때로 거름ㆍ물ㆍ흙 따위의 공을 주면 어찌하여 싹이 자라게 되는가?」 |
만약, 종자는 비록 항상 함이 없으나 공업(功業)을 쓰기 때문에 싹과 실과를 얻는 것이라고 하거든, 마땅히 말하기를, |
「오음도 마찬가지니라」 |
만약 말하기를, 「종자 가운데에 먼저 이미 싹이 있는 것을 인공과 물ㆍ거름이 요인(了因)이 되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 뜻은 그렇지 않다. |
왜냐하면 요인(了因)으로 조장시키는 물건에는 증감이 없다. 많으면 많이 있고 적으면 적게 있다. 그런데 이제 물과 거름으로 싹이 자란다. 그러므로 본래 없어도 이제 있느니라. |
만약, 요인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첫번째는 많음이요, 두번째는 적음이라. 많은 즉, 큰 것을 복, 적은 즉, 작은 것을 보나니 마치 등불을 켰을 때 밝음이 많으면 큰 것을 보고 밝음이 적으면 작은 것을 보는 것과 같다고 한다면, 이 뜻은 그렇지 않으니라. |
왜냐하면, 마치 한 종자에 많은 물과 거름을 주어도 능히 한 때나 하루에 자라서 사람과 같거나 사람보다 더 크게 될 수 없는 것과 같으니라. |
만약, 요인이 비록 두 가지가 있으나 요컨대 시절을 기다려야 하며, 물건이 적으면 조장시킴이 적고 물건이 많으면 조장시킴이 많으니, 그러므로 나는 요인은 더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고 한다면, 그것은 그렇지 않느니라. |
왜냐하면 너의 법은 항상한 것이기 때문이라, |
그러므로 마땅히 이와 같은 말은 하지 말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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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남자여, 종자와 싹은 다르다. 비록 다르다 하더라도, 서로 같아서 끊이지 않는다. 오음도 마찬가지니라. |
선남자여, 싹은 종자에서 자라고, 줄기는 싹에서 자라고, 잎은 줄기에서 자라고 꽃은 잎에서 자라고 열매는 꽃에서 자라는 것과 같이 오음의 하나의 도는 오음의 다른 다섯가지 도에 영향을 미친다. |
만약 이와 같이 행위를 하는 자와 그 과보를 받는 자가 다르다고 하는 것은 너의 견해요, 내가 설한 바가 아니니, 왜 그런가? 너의 법 가운데는 행위자는 나(我)고, 과보를 받는 것은 몸인데도 다시 행위를 하는 자와 그 과보를 받는 자가 다름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불살계(不殺戒)를 받는 것은 곧 나다. 이 인연으로 몸에 묘색(妙色)을 얻는다. 그러므로 너의 법에는 받는 자에게 원인이 없고 행위하는 자에게 과보가 없으니 이와 같은 허물이 있는 것이다. |
만약 말하기를 내(我)가 짓고 몸이 받는 다면 나도 또한 이와 같아서 여기서 짓고 저기서 받는다. 또 마땅히 묻기를, 「너는 몸과 아(我)가 다르다. 몸이 음식ㆍ피복ㆍ영락을 받는데 묘식(妙食)의 인연으로 좋은 색력(色力)을 얻고, 악식(惡食)의 인연으로 나쁜 색력을 얻는다. 이 좋고 나쁜 색이 만약 인연에 속하였다면 나는 무엇을 얻을 것인가? 만약 내가 우수(憂愁)ㆍ환희(歡喜)를 얻는다」고 말한다면 어찌 이것이 행위자와 받는 자가 다른 것이 아닌가? |
비유하건대 어떤 사람이 힘을 얻기 위해 우유를 먹는데, 이 사람이 오래 먹어서 몸에 큰 힘과 훌륭한 색을 얻었다면, 어떤 수척한 사람이 보고 마음으로 기뻐하였다고 하자, 이 사람이 곧 큰 색력을 얻겠는가? |
만약 얻지 못한다고 말한다면, 나도 또한 이와 같거늘 몸이 짓는 바 일에 내가 어떻게 얻는가? 왜냐하면 서로 같지 않은 때문이다. |
나의 법은 그렇지 않아서 음작(陰作)ㆍ음수(陰受)가 상사(相似)하여 끊어지지 않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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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남자여, 만약 오음이 항상 함이 없어서, 이것이 저것에 이르러서 과보를 받지 못한다고 말한다면, 이것은 그렇지 않느니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