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림 / 류시화 손가락을 못에 찔리거나 칼에 베이면 그 순간 손가락의 존재를 강렬하게 느끼게 된다 마찬가지로, 존재가 깊이 상처 입어 날개가 부러지거나 심장에 금이 갈 때 너는 비로소 너 자신에게로 돌아온다 울대를 다쳐 바람으로 대신 우는 울새처럼 차갑고 고독한 행성 가장자리에서 별똥별 빗금으로 금 간 곳 꿰매며 다시 삶에 놀라워하며 ㅡ시집《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수오서재,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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