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와 괴짜는 반사회적이다.
이유
어릴적 친구들과 노는 것보다 혼자 노는 것이 더 좋다고 느꼈다면 반드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가령 말 끝을 물고 늘어지는 친구 때문에 피곤했다거나, 이간질 하는 친구였거나, 매사에 싸우려 드는 친구였거나, 어울려 노는 놀이가 재미 없었거나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혼자 노는 것이 더 좋다는 아이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혼자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다. 책을 좋아하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혼자 해야 잘 할수 있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을 볼수 있다.
몇십년이 흐르고 그때의 그 아이들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놀랍게도 혼자 해야 잘 할수 있는 일에 종사하고 있다. 작가가 되었거나 화가가 되었거나 혹은 연구직이거나 등 혼자 해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을 잘 해내고 있다.
그들의 인간관계를 살펴보면 대부분 같은 직업군의 사람들과 어울리거나 반사회적 삶을 살고 있다. 인터뷰를 해보면 이 사람, 저 사람 눈치 봐가며 사는 생활이 적합하지 않았다거나, 혼자 책상 앞에 있을 때 가장 좋았다거나, 혼자 그림을 그릴 때 가장 살아있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혼자 있을 때보다 친구들과 어울려 수다를 떨고 있을 때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을 살펴보면 혼자 열중해서 하고 있는 취미가 없거나, 돈벌이에 집착하고 있는 것을 볼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당연한 생활이다. 그런데 어느 것에 더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삶은 완전히 다르게 흐르고 있었다. 두 가지 형태 중 어떤 삶이 더 낫다고 평할수는 없다. 모두 선택한 삶을 살고있기 때문이다. 전자는 돈 버는 일보다 예술활동이 더 쉬웠고, 후자는 돈 버는 일이 더 쉬웠던 것이다. 그런데 삶의 종착역에서 점검해보면 예술 활동을 했던 사람의 삶이 더 가치가 있었다. 결국 돈은 영원하지 않지만 예술은 영원하므로 그만큼 더 치열하게 살아왔다고 볼수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벌이는 필수다. 경제적 활동이 안정되었을 때 예술도 허용된다. 이 둘을 병합해서 하기란 쉽지 않다. 돈을 잘 버는 것이 능력인 시대, 혼자 잘 노는 것도 능력이다. 그리고 한 가지 일을 끝까지 해내는 것도 능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