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일시: 2017년 2월 11일 (토)
o 날씨: 맑음
o 산행경로: 보불로삼거리 - 시부거리 갈림길 - 탑골 갈림길 - 토함산 - 석굴암 일주문 - 불국사 입구 - 불국사 주차장
o 산행거리: 11.2km
o 소요시간: 3시간 반
o 일행: 나홀로
o 등산정보: 토함산
▶ 등산지도
입춘이 벌써 지났건만 올 겨울들어 최강의 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춥다고 집에 웅크리고 있으면 이렇게 2월도 보낼것 같아 가까운 토함산을 찾았다. 새해들어 일반산행으로는 첫번째 산행이다. 1월 한달을 푹(?) 쉬었더니 집을 나서기가 쉽지 않다. 울산 북구에서 토함산으로 향하는 7번 국도에는 토요일인데도 엄청난 정체가 벌어지고 있다. 괜히 나섰나...
10시를 넘긴 시간이지만 산행들머리로 잡은 보불로 삼거리 주차장은 찬바람만 휑하다. 등산로는 화장실의 우측 뒷편에서 시작한다.
▼ 보불로 삼거리 주차장
시작부터 약간의 오르막길이다. 한달을 쉰 탓에 퇴화된(?) 다리는 초반부터 거북이 걸음이 된다. 찬바람에 코끝이 맵다. 추위 때문인지 트랭글도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는다. 이렇게 약 1km를 쉬엄쉬엄 올라가면 다음부터는 비교적 완만한 숲길이 이어진다.
▼ 토함산 방향 등산로
빼곡한 숲과 나무가지 사이로 잠깐 내려다 보이는 보문관광단지 외에는 토함산까지 지루한 숲길이 계속된다. 토함산까지는 두번의 비교적 센 파고를 넘어야 한다.
▼ 내려다본 블루원다이너스CC 및 보문관광단지
완만한 등산로는 작은 봉우리를 만나 다시 올라간다. 그 오르막길에 한마리 구렁이가 지나가고 있다. 보불로 삼거리 기점 약 2.5km 지점에서 처음으로 산객을 만났다. 많이 추운날씨지만 산은 언제나 사람을 부른다...
작은 오르막길인데도 등에는 땀이 조금씩 배어든다. 칼바람에 귀와 코 끝은 시린데 몸은 설설 풀리나 보다. 오르막을 오르면 다시 완만한 숲길이 이어지고, 들머리 기준 3.4km 지점에 갈림길이 있다. 진행방향의 왼쪽으로 만호봉 방향의 샛길이 보이지만 생태복원을 위하여 출입을 금지한다는 밧줄과 팻말이 설치되어 있다.
▼ 갈림길
다시 한동안 편안한 숲길이다. 별다른 조망도 없어 그저 그냥 걷는다. 걷는것이 심심하면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된다. 2nd 라이프는 제대로 가고 있는건가? 지난 한달은 어떻게 보냈지? 찬 바람에 코가 매운데, 마스크라도 준비할 껄... 날머리에 가면 택시가 있을까? 등등 시시껄렁한 잡념이 편안한 산길에 동행을 하고 있다.
어느듯 시부거리 삼거리다. 진행방향으로 좌측이 시부거리 방향이다. 등산로에는 소나무와 잡목이 엉키고 설켜 있으며, 중간중간에 전나무인지 잣나무인지 미끈한 숲길도 나타난다.
▼ 시부거리 삼거리 (들머리에서 4.6km)
들머리 기준 약 5km를 지나면서 등산로는 토함산 정상을 향해 고개를 치켜들기 시작한다. 약 3~400m의 고도를 올라서야 한다. 등산로는 비교적 뚜렷하지만 별다른 조망은 없다. 가픈숨을 몰아쉬며 한발한발 거리를 좁혀 나간다. 오른쪽 엉덩이에 나타난 약간의 통증 때문에 발걸음이 늦춰진다...
거침없던(?) 오르막길은 정상을 약 0.5km 남기고 탑골 갈림길을 지난다. 진행방향으로 우측이 탑골 방향이다. 탑골 갈림길을 지나면 등산로는 임도를 따라 가며, 토함산 정상 직전에 공원지킴터가 자리잡고 있다.
▼ 탑골 갈림길 (들머리에서 6.5km)
▼ 공원지킴터
공원지킴터를 지나면 경주 남산방향으로 조망이 트이고 전망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경주의 역사를 품고 있는 남산 고위봉과 금오봉이 건너편으로 바라다 보인다.
▼ 토함산 정상에서 바라본 남산 방향
조망포인트 바로 위가 토함산 정상이다. 정상에는 큰 정상석과 작은 정상석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동해에서 밀려오는 거침없는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한다. 추운 날씨에도 토함산을 찾은 산객들은 정상 아래 양지바른 곳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정상에서의 만찬(?)을 즐기고 있다.
▼ 토함산 정상 (745m, 보불삼거리에서 7km)
토함산 최재호
토함산 잦은 고개
돌아보면 쪽빛 동해
낙락한 장송 등걸
달래넝쿨 휘감기고
다람쥐 자로 앞질러
발을 멎게 하여라
한 고비 또 한 고비
올라서면 넓은 한계
스러진 신라 천년
꿈도 서려 감도는가
막달아 아늑한 여기
굴이 하나 열렸네
칡뿌리 엉킨 흙을
둘러막은 십육나한
차거운 이끼 속에
푸른 숨결 들려오고
연좌에 앉으신 님은
웃음 마저 좋으셔라
건너편 함월산 너머로 감포와 대왕암 방향의 동해가 자리잡고 있다. 파란 하늘이 바다를 빨아 올렸는지, 푸른 바다가 하늘을 흡수하였는지 하늘과 바다간에 구분이 보이지 않는다.
토함산 정상 아래에 헬기장이 자리잡고 있다. 햇볕이 따스한 양지바른 곳에는 삼삼오오 늦은 점심을 즐기는 산객이 있는가 하면 한쪽구석에는 산객들이 일어선 곳의 쓰레기를 줍는 한분이 있다. 버리는 사람과 치우는 사람, 이것도 정반합일까?
▼ 토함산 정상부 헬기장
토함산 정상에서 하산길은 석굴암 주차장을 경유하여 불국사로 내려가야 한다. 석굴암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등산로는 넓찍하며, 산책을 즐길수 있을 만큼 여유가 있다. 걸터 앉을수 있는 나무도 지나고, 추령 갈림길도 지나고 철쭉군락지도 지나고...
▼ 추령갈림길 (토함산 정상에서 0.3km)
하산길 우측 언덕위에 성화 채화지가 자리잡고 있다. 경북도민체전과 경북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시 이곳에서 성화가 채화되었다고 한다.
▼ 성화 채화지
토함산 정상에서 이렇게 1.4km를 내려오면 토함산 공원지킴터를 지나고 석굴암 일주문 앞에 서게 된다.
▼ 토함산 공원지킴터
석굴암을 찾은 관광객들이 많이 보인다. 일주문 아래에 있는 주차장은 만원이고, 그 옆의 범종각에는 한무리의 일행들이 경건한 자세로 범종을 타종하고 있다. 안내문을 보니 한타에 1천원이라고 한다. 석굴암 구경은 다음번에 가족과 함께 하기로 하고...
▼ 석굴암 매표소 및 일주문 전경
[석굴암 석굴] 이 석굴암은 신라 경덕왕 재위 당시 재상 김대성이 처음 건립하였는데 건립 당시에는 석불사(石佛寺) 라고 불렀다. 경덕왕 때에는 석굴암 외에도 불국사, 황룡사, 대종 등 많은 문화재들이 만들어져 신라의 불교예술이 전성기를 이루었다. 석굴의 평면 구조는 앞쪽이 네모나고 뒤쪽은 둥글다. 석굴에는 본존불을 중심으로 천부상, 보살상, 나한상, 거사상, 사천왕상, 인왕상, 팔부신중상 등이 조각되어 있다. 인도나 중국의 석굴 사원과는 달리 화강암을 인공으로 다듬어 조립한 이 석굴은 불교 세계의 이상과 과학기술 그리고 세련된 조각 솜씨가 어우러진 걸작이다. 석굴암 석굴의 구조는 입구인 직사각형의 전실과 원형의 주실이 복도 역할을 하는 통로로 연결되어 있으며 360여개의 넓찍한 돌로 둥근형태의 주실 천장을 교묘하게 축조한 것이다. 이 건축 기업은 세계에 유래가 드문 뛰어난 기술이다. 삼국유사에 김대성이 전세의 부모를 위하여 건립했다고 전하는 석굴암은 신라 예술의 극치이자 동양 불교미술의 대표적 작품으로 평가되어, 9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등재되었다. (안내판)
▼ 범종각
▼ 석굴암 주차장
등산로는 석굴암 매표소 뒤편에서 불국사 방향으로 이어져 있는데, 불국사 입구까지 약 2.2km 의 내리막길이다. 이곳 등산로에는 관광객보다 베낭을 맨 산객들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 불굴사방향 등산로
석굴암 주차장에서 약 1km 내려오면 오동수 화장실을 만나고, 그 왼쪽 골짜기로 약 100m 들어가면 오동수 약수터가 있다. 약수터로 향하는 산객들의 뒤를 좆아가보니...
▼ 오동수 화장실
▼ 오동수 약수터
[오동수 약수] 이곳 바위틈에서 흘러내리는 맑고 깨끗한 물은 오동수라 전해오고 있다. 오동수라 하는 연유는 시기와 인명은 미상이나 옛날 한 스님이 오동나무 지팡이를 짚고 이곳을 지나다가 이상히 여겨 지팡이로 바위를 젖혀보니 맑은 물이 솟아났다하여 오동수라 명명하였다 하며 또한 약수터라고도 한다. 이곳에 조기에 등산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음으로 1980년부터 1984년가지 불국사 청년회에서 이 주위를 정비하였고, 1985년 조국순례 자연보도 조성사업으로 시에서 현재와 같이 정비하였으니.... (안내판)
오동수 화장실을 지나 정비된 등산로를 따라 불국사로 향한다. 등산로 옆으로는 토함산의 동물, 식물생태 및 관련 정보를 담은 안내판이 늘어서 있다.
불국사를 조금 앞두고 좌측으로 청마 유치환 님의 시비와 함께 토함산과 석굴암, 불국사와 관련한 詩畵가 설치되어 있다.
▼ 청마詩碑
▼ 토함산 탐방지원센터
불국사 입구에는 석굴암 입구보다 더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있다. 약 1.2km의 물리적 거리의 차이 때문일까? 불국사와 석굴암이 가지는 지명도의 차이일까?....
▼ 불국사 입구
[불국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1교구 본사이다.〈삼국유사〉에 의하면 751년 김대성이 이 절을 창건했다고 한다. 창건 이후 여러 차례의 중창과 중수를 거쳤으며 현존하는 주요건물들은 대체로 임진왜란 이후 복구된 것이다. 불국사는 신라인이 염원한 이상의 불국토를 3갈래로 구현한 것으로 〈법화경〉에 근거한 석가의 사바세계는 대웅전으로,〈무량수경〉에 근거한 아미타불의 극락세계는 극락전으로, <법화경>에 근거한 비로자나불의 연화장 세계는 비로전으로 대표된다. 즉 불국사의 경내는 석단에 의하여 단상의 불국토와 단하의 속계로 양분된다. 석단 위에 청운교·백운교, 칠보교·연화교라는 2쌍의 다리를 놓았다. 대웅전 앞에 있는 3층석탑과 다보탑은 쌍탑구조이다. 극락전에는 금동아미타불좌상을 안치했으며, 무설전 뒤에는 관음전이 있다. (백과사전)
불국사도 다음번에 가족과 함께 하기로 하고.... 주차장 주변의 리어카에서 파는 뜨끈뜨끈한 어묵탕이 끌리지만 토함산 정상에서 먹은 점심 때문인지 선듯 손이 가지 않는다...
▼ 불국사 주차장에서 바라본 토함산
불국사 주차장에서 택시를 타고 보불로 삼거리에 주차해 둔 차를 픽업하러 가는 도중에 바라본 토함산은 사바의 세상을 초탈한 모습이다...
▼ 토함산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