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별의별이주로 함께 참여하고 있는 남궁윤 선생님과 함께 이동장터 준비합니다.
9시 15분,
마을로 들어가는 길, 산길로 올라가는 한 쪽에서 급하게 한 어머님이 손짓을 합니다. 초입구에 사시는 어머님이셨습니다.
산에서 무엇을 하시는가 싶었는데, 고사리를 한창 캐고 계셨다고 합니다.
"내가 저번에, 저 끝에 집에 기계를 빌렸는데, 카스 깡으로 된거 한 박스 좀 사다 줄려고~" 하십니다.
알고보니 두 집은 사돈 관계였고, 서로 돕고 살던 집이었습니다. 어머님에게는 위치를 확인하였고 어머님께서는 본인도 마시겠다며,
6개 묶음 하나를 달라고 하시곤 가방에 넣고 그렇게 숲으로 사라지셨습니다.
그러고 한창 올라가니 그 끝에집 어머니가 오셨습니다.
"저기 아랫집에서 기계 빌렸다고 카스 캔 한 박스 선사 하셨어요`" 하니,
"아휴 뭘 또 선사까지 한대~" 하시며 좋아하십니다. 그러곤 어머니께서도 왠일인지,
"커피 젤 큰거 하나랑 그 담에 작은거 하나 주쇼~" 하십니다.
어머님께서도 어디에 선사를 하실려고 하셨던 것 같았습니다.
동네 분들은 이렇게 선물 하는 품목들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먹고 쓰는 물건들 중심으로 선물을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것이 주로 술, 커피, 화장지, 두유를 많이 선택하셨습니다.
9시 40분,
오늘은 어르신께서 앉아계셨습니다.
"어르신 지난주에 늦어서 어르신 못뵀지요~" 했는데, 어르신 머리가 달라지셨습니다.
"응~ 읍에 나가서 머리하고 왔당게~" 하십니다.
어르신은 못봤어도 괜찮으시다며 알아봐주신것이 기분이 좋으셨는지 웃으십니다.
그러곤 된장을 비롯하여 고등어, 사이다, 맛소금 등 식재료를 많이 사십니다.
"오늘 돈을 너무 많이 썼네. 담에 더 사야겠어~" 하십니다.
9시 50분,
오늘은 안나오신 불가리스 고객님들. 집으로 가니 집안에 계셨습니다.
"내가 다리가 아파서 나갈지 말지 고민하고 있었어~ 앞으로 내가 안나가도 일로 갖고 오게나~" 하십니다.
그런 사이 안쪽에서도 아랫집 어르신 나오십니다. 사이좋게 불가리스 2줄씩 나눠갖고 가십니다.
9시 55분,
이제는 허리가 많이 나아진것 같은 어르신. 지난번 허리뼈가 금가서 누워만 계셨는데 그 새 많이 나아져보이셨습니다.
"이제는 많이 괜찮아졌어~ 살만하네~" 하시는 어르신.
여러가지 물건 사시며 고맙다고 인사 건네주시는 어르신이 감사했습니다.
10시 25분,
"자네 어찌 방송 안키고 오는감?" 하시는 어르신.
방송 키고 왔었는데, 아마 못들으셨나봅니다.
"병 안갖고 가는가?" 하는 말씀에
바로 차에 병 실어드리고, 그간 못온 이야기를 해드렸습니다.
지난번 외상값도 갚아주시고 술도 팔아주시는 어르신. 그런 와중 옆집 삼촌 오는 모습 보니, 언넝와서 물건 갈으라는 어르신.
점빵 매출 올려주시는데, 이 마을에 1등 공신이십니다.
옆집 삼촌께선,
"매주 이렇게 목요일마다 오시네요. 꾸준하시네요. 마치 암묵적 약속 인것 같군요." 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점빵은 약속하고 예약하고 가는 것이 아니라, 늘 가는 시간대로 꾸준하게 갈 뿐입니다.
11시,
오랜만에 윗집 어르신 나오셨습니다.
"내가 이 콩나물 사먹으려고 얼마나 기다렸는데. 매번 나오면 사라지고 매번 나오면 가버리고..."
어르신께선 파킨슨을 앓고 있어서 걷는 것이 어려우십니다. 그간 너무 빨리 갔나 싶었습니다.
그래도 오늘 콩나물 한 봉지 사서 다행이라고 말씀하시는 어르신.
콩나물 한 봉 사는 일이 이렇게 어려운 일일 줄이야...
11시 15분,
아랫쪽에서 어르신이 부랴부랴 오십니다.
"아휴... 점빵차 가는 줄 알고 내가 얼마나 빨리 온 줄 알어?" 하시며 바나나 한 손 고르십니다.
지난번에도 바나나 사신다고 하신 말씀에 없어서 못팔았는데, 오늘은 바로 사시니 기분이 좋습니다.
"어르신 오실 때까지 저는 기다립니다~" 하고 말씀드리니,
"고맙네~" 하시며 웃으십니다.
한창 밭일하느라 바쁜 지금, 읍에도 나가기 어려운데, 이렇게 근처까지 와서 어르신들이 필요하신 물건을 살 수 있도록 돕는 일,
농촌의 일상에서 필요한 일임을 오늘도 생각해봅니다.
13시 20분
잠깐 다시 들어온 마을, 물건을 배달하고 내려가는 길, 아까 요플레사고 숟가락 못드린것, 어머님 보이셔서 챙겨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어머님께서는 "이거 줄려고 일부러 여까지 왔어? 상추좀 줄까? " 하시며
밭에 있던 상추 몇뿌리를 뜯어주십니다.
"이만큼은 먹어야 먹을만하지" 하시며 한 봉지 가득주십니다. 상추 잘 씻어서 주말에 스낵랩 해달라고 아내에게 이야기 해봐야겠습니다.
13시 30분,
붕어싸만코 배달 요청 전화가 왔습니다. 아이스크림이라 녹으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아이스팩 3개 꽉꽉 넣고 챙겨갑니다. 도착 하기 전 어르신께 전화드리니 어르신께서 알겠다고 하시며 나와있겠다고 하십니다.
"내가 요 붕어를 먹고 싶어서 주문 했어~" 하시며 웃으시는 어르신.
읍에 나가시던 길이었나봅니다. 붕어 10마리 받고 흐뭇하게 집으로 가시는 어르신. 아이스크림 안녹게 배달 완료하고 마을로 향합니다.
13시 45분,
오늘은 왠일로 회관에 많이 계시는 어르신들.
"오전에 일했어요~" 하시는 회장님.
일하시고 회관에 모두 모여서 쉬고 계셨나봅니다. 그래서 그런지 얼굴이 발그레 하십니다.
회장님은
"수퍼타이 있어요? 그리고 술 한 박스 얼마죠?" 하시더니,
"이거 소세지 얼마에요?" 하시곤 5만원짜리 주십니다.
"내가 오늘 만나면 5만원 쓸려고했어~" 하시며 웃으시는 회장님. 덕분에 매출이 쑥 올라갑니다.
14시 10분,
"잠깐~~잠깐" 하시는 회장님
"요즘 경로당에서 식사도 잘 안해먹어~~ 부식비도 안나오는 것 같어~~" 하시는 회장님.
경로당에서 식사할 때 필요한 재료들 사시곤
"내가 오늘 총무한테 결제하라고 할께~" 하십니다. 지나가다 보이면 꼭 붙잡고 팔아주시려는 회장님 고맙습니다.
14시 15분,
오늘은 일찍이 삼촌이 나와계셨습니다. 오늘도 컨디션은 좋아보입니다.
이것저것 다 사시곤, 소세지 5개 사시는 삼촌,
"이건 엄마 줘야지, 엄마도 잘 챙겨야지~" 하십니다.
요즘들어 컨디션이 매우 좋아보이는 삼촌, 이제 술을 조금만 줄이고 대외 활동 하시는 것도 조금 기대해봅니다.
14시 20분,
오늘은 어르신께서 만원을 두셨습니다. 종이에 써있지 않아서 무엇일지 어르신께 여쭤보러 들어갔습니다.
어르신께서는 평소 누워계셨는데 오늘은 화투점을 치시며 웃고 계셨습니다. 뭔가 점괘가 좋으셨나봅니다.
어르신께 만원이 무엇인지 여쭤보니
"멸치 두고 가라고 만원 둔거야~~" 하십니다.
멸치 잠시 가지러간사이, 어르신께선 마당까지 나오셨습니다. 평소 거의 안나오셨는데, 여기까지 나오셔서 놀랐습니다.
어르신께서는 고맙다고 말씀하시며 점빵차가 갈 때까지 지켜봐주셨습니다. 늘 따듯하게 바라봐주시는 어르신의 시선이 감사하네요.
14시 40분,
잠시 기다리는 동안 어르신께서 집에서 끌차를 끌고 나오셨습니다.
어르신께서도 회관에서 부식비가 나오지 않는것 같다고 하시며 조금 걱정을 하셨습니다.
무엇이라도 하나 더 팔아주고 싶은 어르신의 마음이셨겠지요.
15시,
어르신이 어디에 계셨는지, 저 멀리서 소리가 들립니다.
"아휴 내가 고추 하고 있는데, 이제 왔네~"
"여기 차오는거 알고 내가 읍에서 계란도 안사왔어~ 이거 왕란이여??" 하시는 어르신.
"왕란은 아닌데... 그래도 저희 계란 좋다고 다들 많이 사시던데요~~" 말씀드리니,
"어쩔수 없지 뭐~" 하시며 허허허 웃으십니다.
모든 욕구를 맞춰드릴순 없는것이 저도 아쉽지만...이럴땐 어떻게 해야하나 싶기도 합니다. 저마다 원하는 욕구는 다를테니 말이지요.
15시 10분,
어르신 댁 경사로가 이상하게 설치 되어있었습니다.
지난번 공사하러 온 사람을 봤는데... 이건 아무리봐도 아니었습니다. 바로 면사무소 연락드리고 현장 점검 요청드렸습니다.
어르신과 요양보호사분께서도 한참을 이야기하셨습니다. 아무리 지원해주는 입장이라도 어르신의 입장을 존중하고 여쭤보며 작업해주셨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을 많이 해봅니다.
15시 20분,
오늘도 회관에 계시는 어르신들.
다시다를 달라고 하신 어르신. 그리고 그 옆에선 샤프란을 달라고 하신 어르신.
말이 섞이다보니 다시다는 9천원, 샤프란 6천원인 상황에서 다시다를 주문하시곤 천원을 받고 손을 안빼고 계셨습니다.
어르신께선 다시다도 6천원으로 들으셨나봅니다.
그러더니 옆에 어르신께선 웃으시며
"나도 이렇게 손 내밀고 있어야겠다~" 하십니다.
16시,
오늘도 어르신들은 젤 끝에집에 몰려계십니다.
"아니 지난번에 준 요플레가 맛이 없어~~ 울 아덜이 사준 요플레는 딸기도 요만큼 있꼬 하는데~~" 하셔서
불가리스에서 나온 요플레를 다시 드려봅니다.
어르신께선 "이건 맛난거지? 하시며 함 먹어볼께~ "하십니다.
옆에 계신 총무님,
"지난번 회관에 외상있지? 그거 제하고, 울집에 초고추장, 식용유, 당면 놓고 가줘~" 하십니다.
그리곤 회장님,
"울 사우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는데, 맥주 한 깡 줘봐~ 그 하얀거 있제?" 하십니다.
하이트를 찾는 분이 많이 없었는데, 여기 회장님 사위도 하이트를 좋아하셨나봅니다.
그래서 제차 다시 여쭤보며, 정말 하이트에요? 라고 여쭤보니
"그럼 뭘 많이 사는데?" 하셔서 카스 많이 산다고 하니,
"그럼 한 깡에서 반반 섞어줘~"하십니다.
맥주 한 박스, 치킨 반반처럼 카스, 하이트 반반 섞어 한 박스 만들어 드렸습니다. 어르신꼐서도 흡족하시며 좋다고 하십니다.
일을 한창 하는 시즌이다보니 어르신들께선 술과 음료수, 빵을 많이 찾으십니다. 더울 때 인부들 가족들 먹을 것들은 떨어지면 안되니 바로바로 채워놓으십니다. 사람챙기는 일이 중요하것이겠지요. 무더위에 어르신들 건강이 무리가 안가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