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동희오토 사내하청 노동자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노동계인사 1000인 공동성명서
“현대건설 인수보다 동희오토 사내하청 문제부터 해결하라" 공동선언자 일동
1. 취지
- 2008년 말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재벌대기업의 사상최대 실적갱신 소식이 언론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반면 대부분의 중소기업, 서민과 노동자들은 위기극복이라는 정부의 선전과 달리 경기회복을 실질적으로 체감하고 있지 못합니다. 특히 10대 재벌로 대표되는 주요 대기업들의 현금성자산 총액이 올해 1분기에 무려 60조를 돌파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 반면, 연초에 그들이 약속한 청년취업예정자를 위한 신규채용규모가 제대로 지켜질지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 특히 현대차그룹의 경우 작년 당기순이익이 5조 8382억원을 기록함으로써, 전년 대비 무려 70%의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이와 같은 수익호조는 정부의 세제지원조치, 계열사간 부당내부거래, 원하청 불공정하도급거래, 국내소비자에 대한 판매가격 전가와 같은 요인들이 영향을 미쳤지만, 사상최대수익의 가장 중요한 원천은 바로 ‘절망의 공장’인 동희오토에서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열악한 노동조건 하에서 일하고 있는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희생과 고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최근 현대건설 인수전에 나서면서, 자동차 판매로 벌어들인 엄청난 자금을 자신의 몸집불리기에 사용하려고 합니다. 2000년 9월 1일 창사 이래 ‘자동차 전문그룹’을 자신의 경영목표로 삼고 지금까지 자동차사업 중심의 수직적 계열화를 추구해온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에 나선 것은 매우 부적절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 결론적으로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인수에 앞서 현재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사내하청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먼저 실행해야 합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의해 우리는 현대차그룹의 고용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기 위해 이와 같은 공동성명서를 제안합니다.
2. 목적
-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전 참가를 계기로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한 무책임성과 비도덕성을 사회적으로 공론화한다.
- 현대차그룹의 고용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제기하고 사내하청을 비롯한 비정규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사회적으로 여론화한다.
- 현대차그룹의 성장신화 이면에서 가장 큰 희생과 고통을 당한 동희오토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정몽구회장에게 촉구한다.
3. 주요내용
- “현대자동차그룹의 성장신화에는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자동차 도급제도와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피와 눈물이 숨어있다.”
- “현대자동차그룹은 최대 6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건설 인수에 나섬으로써 자신은 물론, 한국자동차산업의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
- “글로벌 TOP 3를 지향하는 자동차 전문기업인 현대차그룹 산하에 생산직 노동자가 모두 사내하청 비정규직인 ‘절망의 공장’이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동희오토이며, 이 곳에서 일하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지금도 정리해고의 불안과 최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
- “오늘의 현대자동차그룹을 있게 한 ‘모닝신화’는 동희오토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희생과 고통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만큼, 이제 그 성과를 이들 비정규 노동자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인수보다 먼저 자동차산업의 질적 경쟁력과 지속가능한 산업선순환을 위해 동희오토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정규직화해야 한다.”
4. 공동선언 추진계획(안)
- 10월 18일부터 25일까지 공동성명서 회람 및 선언자 취합
- 10월 26/27일 중 국회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통한 발표
※ 별첨: 공동성명서(초안)
[성명서]
현대차는 현대건설 인수보다 동희오토 문제해결에 먼저 나서야 합니다
- 인수자금 1%로 사내하청 노동자의 정규직화 충분히 가능-
최근 방송 및 각종 매체에 현대건설과 관련된 하나의 광고가 세간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우리는 현대차그룹이 자동차전문그룹으로 발돋움하기를 바랍니다.” 지난 2000년 워크아웃이 되었다가 최근 매수자 공모를 낸 현대건설의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는 현대그룹이 낸 광고카피입니다. 언론에서는 현대건설 인수전을 며느리와 정씨 일가의 자존심 싸움으로 전하면서 각종 흥미위주의 기사를 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전을 보면서 가슴을 칠 수밖에 없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바로 오늘날 현대차그룹을 있게 한 산하 사내하청업체에 고용되어 있는 약 2만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입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재벌인 현대차그룹은 2009년 12월 말 현재 매출액 66조 4400억, 영업이익 4조 2700억, 당기순이익5조 8400억원을 달성하여 사상최대의 실적을 거두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전 국민이 고통받고 있던 2009년 말 현재 무려 6100억원을 배당하였을 뿐만 아니라, 사내유보금 6조 8400억원, 현금성자산 12조 3300억원을 자신의 금고에 쌓아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대차의 사상최대의 실적퍼레이드에 대해 보수언론은 ‘현대의 성장신화’라고 칭송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신화’의 이면에는 무엇이 있습니까? 2000년 9월 1일 현대차그룹 출범 이후 10년 동안 이루어낸 성장의 과실은 물심양면의 정부지원, 계열사간 부당내부거래에 의한 초과이익, 노동자와 중소협력업체의 피와 눈물, 그리고 국내소비자의 비용부담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특히 우리는 세계에 유례가 없는 사내하청 비정규 노동자의 희생과 고통을 주목하고자 합니다. 혹시 ‘모닝’이라는 기아자동차의 경차를 아시는지요? 작년 한해 약 18만대가 팔린 이 자동차는 생산직 노동자 100%가 사내하청 비정규직인 ‘절망의 공장’ 동희오토에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 자동차의 생산과 조립은 동희오토에서 이루어지지만, 그 외 나머지 설계, 부품조달과 판매 및 에프터서비스 모두 기아자동차가 관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아자동차 노동자와 달리 동희오토 노동자들은 시급 4110원에 불과한 최저임금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원 1000명에 현재까지 이직자가 무려 3000명에 이를 정도로 엄청난 노동강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글로벌 TOP 3를 지향하고 자동차전문그룹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완성차업체에서 이러한 비윤리적이고 무책임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것입니까?
이에 우리 공동선언단 일동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현대차그룹과 정몽구회장에게 하고자 합니다.
재벌대기업은 위기 때만 되면 언제나 공멸의 위험을 언급하면서 ‘고통분담’을 이야기해왔습니다. 하지만 노동자의 희생을 강요했던 당신은 언제 한번 제대로 ‘이익배분’을 한 적이 있었습니까? 이익배분은 차치하더라도 2006년 글로비스 비자금사건으로 인해 실형을 받게 되었을 때 사면을 전제로 국민들에게 약속한 8400억원의 ‘사회공헌기금’이라도 빠른 시일 내에 제대로 사회에 환원해야 합니다.
우리는 현대건설 인수에 현대차그룹이 나설 이유도 없으며, 나서서도 안된다고 판단합니다. 토목과 건축을 주요사업으로 성장한 현대건설이 자동차전문그룹에게 왜 필요한 것입니까? 98년 외환위기 때와 같이 재벌일가의 방만경영으로 인한 유동성위기의 짐을 다시 노동자와 국민들에게 전가시키려고 합니까? 무리하게 대우건설을 인수하려다가 심각한 기업위기에 빠진 금호그룹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합니다. 차라리 지금이라도 수많은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희생과 고통에 의해 벌어들인 인수자금을 이들의 정규직화에 사용하여 과거의 잘못을 스스로 치유하는 것이 더 올바른 선택입니다.
더구나 현대자동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가 정의선 부회장을 위한 편법적 경영승계를 위한 수순이라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미 동일업종을 담당하는 계열사인 현대엠코가 있는데, 무려 6조원을 들여 현대건설을 인수한다는 것은 결국 현대건설의 인수와 현대엠코와의 합병을 통해 현대엠코를 우회상장하고 이로 인한 주가급등과 지분매각을 통한 초과이익을 실현하고자 한다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나리오의 궁극적인 목적은 현대모비스와 글로비스 합병과정에서 지분확보를 위한 종자돈 마련에 있으며, 이는 지주회사장악을 통한 편법적 경영승계를 목표로 한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가 한국자동차산업은 물론, 한국경제 모두에게 크나큰 짐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금할 수가 없습니다.
이에 우리 공동선언자들은 현대차그룹과 정몽구회장에게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 현대건설 인수에 매달리기 보다 동희오토 사내하청문제부터 먼저 해결해야 합니다.
-. 현대건설 인수자금의 1%로 충분히 가능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당장 실천해야 합니다.
-. 국민에게 약속한 사회공헌기금을 빠른 시일 내 사회에 환원하고 자동차전문그룹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2010년 10월 26일
"현대건설 인수보다 동희오토 사내하청 문제부터 해결하라" 공동선언자 일동
첫댓글 오늘아침에 다녀왔습니다. 플랭카드 뗏다 붙이기로 몇일 째 밤잠도 제대로 못자고 있더군요.
그 큰 기업이 참 치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