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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빅뱅 퓨처 _ 세상의 판을 뒤흔드는 거대한 힘 _ LG경제연구원 지음
05 _ 인공지능폰 _ 정말 똑똑한 폰이 온다.
스마트폰의 진화
‘수불석폰手不釋Phone'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시대다. 사람들은 손에서 스마트폰을 떼지 못한다. 하루 동안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3시간에 달하고, 스마트폰을 꺼내 보는 횟수는 100회를 넘는다. 수면 시간을 제외한 17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10분마다 스마트폰을 꺼내 보는 셈이다. 사용 시간뿐만 아니다.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은 당연하고, 이제는 편의점, 택시, 미용실 등 현실 공간에서도 활용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덕분이다.
이처럼 일상생활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은 덕분에 스마트폰은 전자 산업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빠른 성장을 거듭하며 거대한 시장을 창출했다. 2016년 스마트폰 시장은 3,4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전자 산업을 대표해온 TV 시장은 1,000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한다. 스마트폰을 빼고는 전자 산업을 이야기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스마트폰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PC와 같은 일상재화(Commoditization)를 피할 수 없게 되고, 수많은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으로 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이후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가벼운’ 스마트폰 vs ‘무거운’ 스마트폰
미래 스마트폰에 대한 논의에서 빠지지 않는 주제는 스마트폰이 가벼워질 것인지, 무거워질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다. ‘가벼운’ 스마트폰은 대부분의 기능이 네트워크상의 클라우드에 적용되고, 스마트폰은 네트워크 연결에 초점을 맞춘 단순한 기기로 퇴화할 것이라는 주장이고, ‘무거운’ 스마트폰은 프라이버시, 보안 등의 이슈로 스마트폰에 저장된 정보가 늘어나고, 보다 많은 기능을 갖추면서 스마트폰 성능이 더욱 발전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미래에는 네트워크의 발전으로 언제 어디서나 상시적인 연결이 가능해지고, 네트워크 비용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면 ‘가벼운’ 스마트폰도 가능성 있는 전망이다. 가벼운 스마트폰에 가장 가까운 형태가 웨어러블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어폰, 헤드셋과 같은 단순한 액세서리부터 컴퓨팅 성능과 네트워크 연결 기능을 갖춘 스마트 워치, 스마트 안경 등으로 발전해 스마트폰을 대체할 가능성도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웨어러블 기기에 스마트폰 같은 수준 높은 경험이나 범용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작은 스마트 워치에서 대화면 스마트폰과 같은 시청 경험과 조작성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구글 글라스의 사례가 보여줬듯이, 증강현실용 안경은 프라이버시 침해 등의 이유로 사회적으로 용인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들 웨어러블 기기는 스마트폰을 대체한다기보다는 스마트폰과 연결해 스마트폰 사용 경험을 보완하고, 강화하는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에는 스마트폰에 연결된 다양한 기기가 사용자 데이터를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사용자의 필요와 선호를 간파해내는 것이 스마트폰의 핵심적인 가치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특히 신체에 밀착된 웨어러블이 축적하는 사용자 데이터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의미에서 웨어러블이 스마트폰을 대체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해도, 스마트폰의 발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스마트폰의 핵심 콘셉트가 문자를 보내고, 동영상을 시청하는 ‘보는 스마트폰’ 이라는 점, 향후 프라이버시와 보안 이슈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점, 물리적인 소유가 주는 만족감 등을 생각해보면 가벼운 쪽보다는 무거운 쪽이 시장의 주류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스마트폰 발전을 이끄는 핵심 부품
무거운 스마트폰 관점에서 본다면 하드웨어, 특히 주요 핵심 부품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디스플레이, 카메라, 외장 소재 등이 스마트폰의 가치를 높일 ‘3대 핵심 부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디스플레이는 과거와 같이 향후에도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래 디스플레이의 가치는 크기와 해상도가 아니라, 새로운 형상(Form Factor)을 구현하는 데서 창출될 전망이다. 이것이 플라스틱 기판을 사용하는 플렉서블 OLED에 주목하는 이유다. 천편일률적인 직사각형 스마트폰의 형상을 휘고, 접는 방식으로 다양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휴대성, 조작성, 대화면이라는 상충된 가치를 모두 구현하게 될 전망이다.
미래에도 핵심 부품의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이는 또 다른 부품은 카메라다. 하지만 과거와 같이 화소수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사진을 손쉽게 찍을 수 있는 기능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그 첫 번째 사례는 2개의 카메라가 나란히 장착된 듀얼 카메라다. 지금은 화질을 개선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것까지 확대하고, 고급 DSLR 카메라에서만 가능했던 아웃포커스(Bokeh)효과를 구현하는 등 사용자가 원하는 사진을 쉽게 촬영하도록 진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카메라 수를 늘리고 성능만 높여서는 안 된다. 카메라 센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소프트웨어 발전도 필수적이다. 애플의 경우에는 아웃포커스 효과를 구현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인식 기술까지 접목할 정도다.
또 다른 카메라의 가치는 두께다.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와 있음)’ 없는 매끈한 디자인을 가능케 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두께가 이미 7㎜ 이하로 줄어들었고, 카메라 기능은 더욱 많아진다는 점이 문제다. 기존 기술로 부품을 소형화하는 것이 한계에 다다른다는 의미다. 현재 프리미엄 스마트폰 카메라에는 렌즈가 7장까지 사용되고, 자동 초점, 손 떨림 보정을 위해 자기장을 이용한 액추에이터(Actuator) 등이 사용되는데, 향후에는 전기활성 고분자(Electro Active Polymer, EAP)와 같은 기능성 소재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융·복합 기술을 끊임없이 적용하고 있는 카메라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들어 부상하고 있는 새로운 핵심 부품은 외장 소재다. 애플에서 시작된 금속, 유리 소재 경쟁은 아직까지도 중요한 경쟁 테마가 되고 있다. 금속과 유리를 적용하기 시작한 초기에는 소재 자체가 중요한 차별화 포인트가 되었지만, 이제는 다양한 색상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금속과 유리 특유의 고급스러움을 즐기기 위해서는 금속의 무게, 쉽게 깨지고 지문이 묻는 유리의 단점을 감수해야만 한다. 향후에는 금속과 유리의 심미성에 기능성을 더하는 방식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언브레이커블(Unbreakable), 물이나 먼지가 묻지 않는 초발수·초친수·셀프힐링(Self-healing) 등 다양한 기능성 소재가 미래 외장 소재의 가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미래에 대한 모바일 업계의 우려와 고민은 깊다.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진화한 것과 같은 사용자 가치를 혁신할 만한 테마를 찾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인공지능폰
2016년에 들어서면서 ‘스마트폰 이후 Post Smartphone’에 대한 고민이 깊었던 모바일 업계에 희소식이 들리고 있다. 인공지능이 모바일의 핵심 기술로 급격히 부상한 것이다. 구글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기며 소위 ‘알파고 쇼크’를 몰고 온 데 이어 페이스북, 구글, 애플의 수장들도 인공지능을 핵심 기술로 꼽기 시작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인공지능의 첫 번째 상용화 서비스가 모바일을 타켓팅하고 있다는 점이다. 페이스북, 구글, 애플이 모두 인공지능을 탑재한 모바일 메신저를 들고 나왔고, 애플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스마트폰의 카메라, 사진 관리 기능에 인공지능을 결합했다. 구글도 첫 번째 자체 스마트폰인 ‘픽셀Pixel’의 차별화 포인트를 인공지능에 맞추고 있다. 또 모바일 기업들의 인공지능 업체 인수합병도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 덕분에 스마트폰의 미래에 대한 논의는 인공지능이라는 주제로 모아지는 추세다. 이름은 스마트폰이지만, 실제로는 멀티미디어폰에 그쳤던 스마트폰이 인공지능을 통해 이름에 걸맞은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 성숙기를 맞은 스마트폰 시장이 인공지능이라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물론 스마트폰 초기에 스마트폰을 정의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던 것처럼, 인공지능AI폰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 인공지능폰이라는 새로운 디바이스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인공지능폰을 향한 두 가지 접근 방법
이세돌 9단과의 대결에서 승리하며 인공지능의 화두를 던진 알파고는 클라우드상에 존재하는 분산형 컴퓨터로 알려졌다. CPU 1,202개와 GPU 176개를 사용했다고 하는데, 이는 현재 최고 성능을 갖춘 컴퓨터 5,000대를 구동하는 것과 같은 수준이다. 이처럼 방대한 컴퓨팅 파워를 요구하는 작은 휴대폰에서 사용하기 위한 첫 번째 방식은 클라우드상의 인공지능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것이다. 휴대폰은 센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를 이해하는 컴퓨팅 작업은 클라우드에서 수행하는 방식이다. 현재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 방식으로 인공지능을 구현하고 있다.
하지만 클라우드 방식은 네트워크 연결이 반드시 필요하고, 각종 사용자 데이터를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하게 되므로 잠재적인 프라이버시 및 보안 이슈가 존재한다. 또 기본적으로 스마트폰 자체는 큰 변화가 없으므로 포스트 스마트폰 관점의 혁신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인공지능 서비스와 연결된 스마트폰이지, 인공지능폰은 아닌 셈이다.
이런 의미에서 포스트 스마트폰 혁신이라고 부를 만한 변화는 작은 휴대폰에서 인공지능을 적용하려는 시도에서 나올 것으로 개대된다. 이런 관점에서 가장 주목해야 하는 기업은 애플이다. 경쟁 기업인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과는 달리, 애플은 휴대폰 안에서 인공지능을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2016년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애플은 클라우드 방식 인공지능의 프라이버시 및 보안 이슈를 지적하면서, 애플의 인공지능은 사용자 데이터를 외부로 전송하지 않는 방식임을 강조했다.
애플의 인공지능은 2016년 발표한 iOS 10의 ‘애플 포토’에 처음 적용되었다. 애플 포토는 단순히 사진을 보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메모리’라고 불리는 인공지능 기능을 통해 사용자의 사진을 4,000개 이상으로 분류하고, 사진의 표정만으로 7개 감정을 인식할 수 있다고 한다.
아이러니한 부분은 인공지능 분야의 주요 기업 중 애플이 가장 낮은 평가를 받는다는 점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후발 주자가 선두 주자들과 다른 전략을 추진한다면 과연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을 거두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애플의 전략이 다른 기업들과 다른 것은 후발 주자라는 관점보다는 사업모델의 관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클라우드 방식의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기업들의 면면을 보면 사업 모델이 애플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공지능 알렉사Alexa를 적용한 스피커 ‘에코’를 출시하며 일반 소비자용 인공지능 제품과 서비스에서 한발 앞선 아마존, 클라우드상의 검색·메신저·파트너 서비스를 인공지능으로 통합해 제공하려는 구글, 17억 명의 사용자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서비스를 확산시키려는 페이스북 등 애플의 경쟁사들은 대부분 인터넷 서비스로 돈을 버는 기업이다. 반면 애플은 아이폰, 아이팟, 맥북 등 하드웨어로 돈을 버는 기업이다. 이런 사업모델의 차이가 인공지능에 대한 접근 방식의 차이를 가져온 셈이다.
클라우드 방식은 현재 기술 수준에서 상용화할 수 있는 방식일 뿐 아니라,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이 잘할 수 있는 방식이다. 하지만 애플의 눈으로 본다면 클라우드 방식은 성공 가능성이 높지만, 애플이 잘할 수 있는 방식은 아니다. 물론, 애플이 시도하려는 인공지능폰은 ‘휴대폰 안에 컴퓨터 5,000대를 집어넣는’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다. 그렇지만 애플이 다시 한 번 혁신에 성공한다면, 또 한 번 전인미답의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물론, 스마트폰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한 구글이 애플의 새로운 혁신을 수수방관할 리 없다. 이런 의미에서 올해 구글이 출시한 자체 스마트폰 픽셀은 의미심장한 시도다. 특히 픽셀 스마트폰 전용 반도체까지 개발할 계획이라는 점은 인공지능폰에 대한 구글의 포석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인공지능폰, 가능할까?
인공지능 서비스와 연결된 스마트폰이 아니라, 인공지능폰을 구현하는 것은 현재 수준에서 본다면 불가능에 가깝다. 알파고 수준의 컴퓨팅 파워를 작은 휴대폰에 적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AI폰의 첫 번째 과제는 휴대폰에 응용할 인공지능을 정의하는 일이다.
현재 구글, IBM, MS 등은 어떤 과제든 수행할 수 있는 ‘범용 인공지능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빅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대용량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 하지만 AI폰에 탑재될 인공지능이 반드시 범용 인공지능일 필요는 없다. 휴대폰에는 사용자 데이터 분석에 특화된 ‘작은 인공지능Small AI’을 탑재하고, 작은 인공지능이 사용자 특성에 맞춰 질문을 만들어내면 클라우드상의 ‘대형 인공지능Big AI’이 답을 주는 방식이라면, AI폰의 컴퓨팅 파워가 대형 인공지능 수준까지 높아질 필요는 없다. 애플의 인공지능 전략도 이와 같은 방식을 따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아이폰의 작은 인공지능은 사용자를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작은 인공지능이 만든 질문을 클라우드상의 시리Siri가 답을 주는 방식이다.
그러나 향후 사물인터넷, 모바일 헬스 케어 등이 일반화되는 상황을 생각해본다면, 인공지능폰의 작은 인공지능이 분석해야 할 데이터도 적지 않은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인공지능을 목적에 따라 나누는 것 외에도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인공지능폰에 맞게 최적화하고, 인공지능폰의 컴퓨팅 파워를 높이는 시도가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인공지능폰의 두 번째 과제는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을 최적화하는 일이다. 현재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이 학습할 빅데이터를 확보해야 하고, 빅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컴퓨팅 파워를 구축해야만 한다. 그러나 적은 데이터Small Data만으로 인공지능을 구현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효율화하려는 시도는 인간이 사물을 인지하는 방식이 현재의 인공지능보다 매우 효율적이라는 점에 착안한다. 2012년 구글은 고양이 이미지를 인식하는 인공지능을 선보였는데, 이를 위해 학습한 이미지 수는 1,000만 개, 사용한 CPU는 1만 6,000개에 달한다. 현재의 인공지능이 각도, 크기, 색상이 서로 다른 이미지를 모두 학습해야만 고양이라는 이미지를 판별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인간은 고양이라는 이미지를 한 번 학습하면 어떤 환경에서도 고양이를 식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유럽 등에서는 2013년부터 국가 차원의 두뇌 연구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2016년부터 인간 두뇌의 알고리즘을 밝히기 위한 ‘MICrONS Machine Intelligence from Cortical Networks’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5년간의 전반부 연구에서 두뇌 지도를 완성하고, 후반부 작업에서는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 연구가 목표를 달성한다면 인간의 효율적인 정보 처리 알고리즘을 활용해 빅데이터나 대용량 컴퓨팅 파워 없이도 인공지능을 구현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남은 인공지능폰의 과제는 휴대폰 프로세서의 컴퓨팅 파워를 높이는 일이다. 인공지능을 위한 프로세서에 요구되는 컴퓨팅은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스마트폰 프로세서와는 다르다. 복잡한 계산을 할 수 있는 연산 능력이 좋은 소수의 코어Core 보다는 연산 능력은 낮아도 여러 개의 코어가 병렬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강력한 대포 한 방보다는 여러 명의 소총수가 필요한 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인공지능 프로세서의 또 다른 조건은 모바일 기기의 특성에 맞춰 저전력, 소형화를 구현하는 것이다. 소비 전력이 매우 낮은 단순한 코어 여러 개를 작은 면적에 집적하는 것이 관건인 셈이다.
이런 인공지능 프로세서의 조건에 근접한 사례가 2014년 IBM이 발표한 ‘트루노스TrueNorth’ 칩이다. IBM은 인간 두뇌를 구성하는 뉴런과 유사한 구조로 동일 크기의 기존 프로세서 대비 소비 전력을 1,000분의 1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우표 크기의 트루노스 칩에는 약 100만 개의 뉴런이 적용되었는데, 이는 인공지능을 구현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는 이 칩의 컴퓨팅 파워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지능폰이 가져올 변화
나를 잘 아는 인공지능이 손안에 들어온다는 것은 그 자체로 매력적인 일이다. 하지만 인공지능폰이 가져올 변화는 사용자를 위한 혜택에 그치지 않는다. 산업 측면에서도, 사회적 측면에서도 파괴적인 변화를 가져오기에 충분한 듯 보인다.
광고가 사라진다.
내가 필요한 것, 내가 좋아하는 것을 잘 아는 인공지능이 나 대신 쇼핑을 해준다고 생각해보자. 판매자 입장에서는 굳이 엄청난 돈을 들여 광고를 하고, 프로모션을 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인공지능 플랫폼 업체와 계약만 해두면 광고 없이도 판매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2016년 디지털 광고에 투자되는 비용은 전 세계적으로 2,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지만 이 광고를 본 사람들이 실제로 구매하는 비율은 4% 수준에 불과하다. 96%에 달하는 투자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사라지는 셈이다. 광고라는 관점에서 계산해본다면 인공지능은 낭비되는 디지털 광고비용, 1,90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셈이다. 한화 200조 원이 넘는 엄청난 금액이다. 2016년 1월, 6년 동안 투자해온 iAd 광고 사업을 포기한 애플이 2016년 6월 세계개발자회의에서 인공지능을 강조하고 나선 일련의 움직임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소비자가 아니라, 사용자가 중요해진다.
인공지능폰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를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고, 사용자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사용자가 처한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TPO(Time, Place, Occasion) 데이터, 시용자의 필요와 선호를 이해하기 위한 데이터 등은 모두 매우 민감한 개인 정보다. 인공지능 서비스 기업 혹은 인공지능폰 제조사가 이런 개인 정보를 공유받기 위해서는 고객과 기업의 기존 관계를 넘어서는 신뢰가 필수적이다. 개인 정보를 공유 받는 기업이 사용자 자신보다도 더 프라이버시와 보안을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 공유된 개인 정보가 사용자의 가치에 반해 기업의 가치만을 위해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
현재의 기업과 고객의 관계로는 이런 수준 높은 신뢰를 기대하기 어렵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고객은 매장을 방문하는 소비자Shopper이고, 제품을 이용하는 사용자User에게는 소홀하기 때문이다. 향후 인공지능폰이 가져올 변화를 준비하는 기업이라면 고객과 신뢰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내려야 한다. 소비자만큼이나 사용자도 중요한 고객으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한 첫 번째 변화다. 소비자에게 새로운 제품을 판매하는 것도 중요한 기업 활동이지만, 기존 사용자들에게도 꾸준히 새로운 기능과 성능을 제공하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활동이 되어야 한다.
『2030 빅뱅 퓨처 _ 세상의 판을 뒤흔드는 거대한 힘 _ LG경제연구원 지음』 中에서 一部 拔萃 編輯한 글
첫댓글 스마트폰의 진화는 이제 초보의 수준을 넘고있는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넘 급격한 변화는 달갑지 않더군요.
저도 스마트폰이 이제 막 첫돌을 지났다 보는 것에 동의합니다.
그리고 넘 급격한 변화 쫓아만 댕기다가 죽을까? 겁납니다. 못 누리고요.^^
개인적으로 세상 그만 변해도 그만이라고 봅니다.
@오늘과내일 변화를 즐기며
변화의 방향과 속도 보다 조금 앞선 준비를 하는
우리들을 기원해 봅니다!
고맙습니다!
고운 시간 되세요!
어제 항공우주 박물관에 다녀 왔어요..드론과 가상현실...아이들체험비는 많이 들었지만 스마트폰 만으로도 가상현실 체험하는 모습에 깜놀~^^;
고맙습니다!
고운 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