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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Dc, 강지영, 김성희, 김이환, 박애진, 전건우, 정명섭, 주원규 공저 | 르네상스 | 2017년 08월 25일
제목만 읽어도 톡톡 튀는 개성이 엿보이는 이야기 여덟 편을 하나로 묶은 청소년 단편 소설집『첫사랑 위원회』. 수록된 이야기 하나하나는 다 날것의 생명력을 니고 있다. 한 편 한 편 뜯어보면 도무지 섞일 것 같지 않은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가만히 보면 여덟 가지 이야기는 하나의 실에 잘 꿰어져 있다. ‘그래도 함께’라는 실에.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녹록치 않은 현실 속에서도 혼자가 아닌 ‘함께’를 가꾸고 지향하고 모색한다. 참신한 소재와 발랄한 상상, 독특한 배경과 인물들이 빚어내는 생기 넘치는 청소년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작품집이다.
저 자 소 개
DcDc : 영화배우 김꽃비의 팬이자 SF 작가. 작품집 『대통령 항문에 사보타지』, 장편소설 『무안만용 가르바니온』 출간. 공동 작품집 『이웃집 슈퍼히어로』에 참여.
강지영 : 장편소설 『프랑켄슈타인 가족』, 『하품은 맛있다』, 『엘자의 하인』, 『심여사는 킬러』, 『어두운 숲 속의 서커스』, 『신문물 검역소』, 작품집 『굿바이 파라다이스』, 『개들이 식사할 시간』 출간
김성희 : 한국콘텐츠진흥원 2014 스토리 작가 데뷔 프로그램, 2015 콘텐츠 원작소설 창작과정에 선정. 장편소설 『마이 미스 미세스』 출간, 공동 작품집 『당신이 죽어야 하는 일곱 가지 이유』에 참여.
김이환 : 제2회 젊은 작가상 우수상, 제1회 멀티문학상 수상. 독립영화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 장편소설 『절망의 구』, 『디저트 월드』, 『엄마를 찾아서 마법의 성으로』 출간, 『이웃집 슈퍼히어로』 외 다수의 공동 작품집에 참여.
박애진 : 장편소설 『부엉이 소녀 욜란드』, 『지우전 ; 모두 나를 칼이라 했다』,
작품집 『원초적 본능 feat.미소년』, 『각인』 출간. 『커피 잔을 들고 재채기』 외 다수의 공동 작품집에 참여.
전건우 : 장편소설 『밤의 이... 야기꾼들』과 『소용돌이』 출간. 공동 작품집 『한국 공포문학 단편선』, 『한국 추리스릴러 단편선』 외 다수의 공동 작품집에 참여.
정명섭 : 2013년 제1회 직지소설문학상 최우수상, 2016년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NEW 크리에이터상 수상. 현재 한국 미스터리 작가 모임에서 활동 중.
장편소설 『적패1, 2』, 『쓰시마에서 온 소녀』, 『아로, 직지를 찍는 아이』,
『명탐정의 탄생』, 『사라진 조우관』, 『남산골 두 기자』 출간.
공동 작품집 『안드로메다 소녀』, 『광장에 서다』, 『내가 덕후라고?』에 참여.
주원규 : 장편소설 『열외인종 잔혹사』로 2009년 제14회 한겨레문학상 수상.
장편소설 『천하무적 불량 야구단』, 『광신자들』, 『주유천하 탐정기』, 『아지트』, 평론집 『성역과 바벨』 출간
들어가며
DcDc 비인가 하교 자문위원 선홍지의 청춘개론
강지영 각시
김성희 첫사랑 위원회
김이환 유니콘은 내 거
박애진 우리 반에 늑대인간이 있다
전건우 커닝 왕
정명섭 조선 소년 탐정단 - 사역원 피습 사건
주원규 역사는 그 방 옆에서 자란다
“성공적인 비인가 하교를 위한 수칙 그 첫 번째 기억해? 거짓말쟁이의 가장 큰 무기는 진실이라는 거. 두 번째 수칙을 가르쳐 줄게. 거짓말쟁이의 가장 큰 약점은 거짓이야. 자기가 말한 거짓말에 스스로조차 속아 버릴 때 그 거짓말은 최악이 되는 거야. 요즘 선생들이 딱 그 짝이라고. 자기가 이미 죽었다는 것조차 눈치채지 못하고 기어다니는 좀비라고. 청춘과 추억을 모조리 임용 시험에 꼴아박느라 제대로 된 것은 무엇 하나 배우지 못한 채 늙어 죽은 좀비. 학교는 지옥이야. 좀비들만 활보하는. 하지만 밖으로 나가는 문은 항상 열려 있는 지옥이지.”
--- p.33, 〈비인가 하교 자문위원 선홍지의 청춘개론〉
“컴 온, 컴 온. 마이 그랜드마더 이즈 슬리핑.”
형이 소곤거렸다. 그러자 검정색 천으로 온몸을 가린 자그마한 소녀가 병실로 걸어 들어왔다. 길고 짙은 속눈썹이 에워싼 커다란 눈동자가 나와 증조할머니를 차례로 훑었다.
“앗살람 알라이쿰.”
소녀의 목소리가 뉴스 속보와 뒤섞였다.
“방금 들어온 소식입니다. 중동 발 호흡기 증후군 메르스가 공기로도 전염될 수 있다는 소식이…….”
--- p.78, 〈각시〉
“그거 알아? 가장 어려운...“성공적인 비인가 하교를 위한 수칙 그 첫 번째 기억해? 거짓말쟁이의 가장 큰 무기는 진실이라는 거. 두 번째 수칙을 가르쳐 줄게. 거짓말쟁이의 가장 큰 약점은 거짓이야. 자기가 말한 거짓말에 스스로조차 속아 버릴 때 그 거짓말은 최악이 되는 거야. 요즘 선생들이 딱 그 짝이라고. 자기가 이미 죽었다는 것조차 눈치채지 못하고 기어다니는 좀비라고. 청춘과 추억을 모조리 임용 시험에 꼴아박느라 제대로 된 것은 무엇 하나 배우지 못한 채 늙어 죽은 좀비. 학교는 지옥이야. 좀비들만 활보하는. 하지만 밖으로 나가는 문은 항상 열려 있는 지옥이지.”
--- p.33, 〈비인가 하교 자문위원 선홍지의 청춘개론〉
“컴 온, 컴 온. 마이 그랜드마더 이즈 슬리핑.”
형이 소곤거렸다. 그러자 검정색 천으로 온몸을 가린 자그마한 소녀가 병실로 걸어 들어왔다. 길고 짙은 속눈썹이 에워싼 커다란 눈동자가 나와 증조할머니를 차례로 훑었다.
“앗살람 알라이쿰.”
소녀의 목소리가 뉴스 속보와 뒤섞였다.
“방금 들어온 소식입니다. 중동 발 호흡기 증후군 메르스가 공기로도 전염될 수 있다는 소식이…….”
--- p.78, 〈각시〉
“그거 알아? 가장 어려운 문제의 오답은 정답보다 더 정답 같다는 거.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답을 고르고, 정답을 고르는 사람은 정말 얼마 없다는 거.”
“그래서 내가 틀렸다는 거야”
“아니…….”
연희가 말했다.
“틀린 답은 있어도 나쁜 답은 없다고 생각해.”
예은은 연희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디지를 보며 희게 번들거리던 눈은, 지금 보니 눈동자가 유난히 진한 검은색이었다.
--- p.112, 〈첫사랑 위원회〉
상자 안에는 예쁜 유니콘이 있었다.
아주 작은, 주먹보다도 작은 말이었다. 쪼그리고 앉아 잠들었던 유니콘은 고개를 들고 선동을 올려다보았다. 일어나서 몸을 흔들자 빛나는 파란색 털이 흔들렸다. 상자 밖을 내다보다가 마음에 안들었는지 다시 상자 안에 몸을 웅크렸다. 선동은 손가락을 넣어 유니콘의 등을 살짝 쓰다듬었고, 유니콘은 곧 눈을 감고 잠이 들었다.
--- p.136, 〈유니콘은 내 거〉
“가지 마. 새끼 고양이도 다치고 겁에 질렸을 때는 가까이 가는 거 아니야.”
“새끼 고양이가 다쳤으면 돌봐 줘야지.”
“새끼 고양이도 육식동물이야! 하물며 지수는 랑인이라고! 저 꼴을 보면서도 못 알아들어? 지수랑 어울리니까 네가 이런 일을 겪은 거야!”
“지수랑……어울려서”
연진은 지수를 보았다. 아까 그 늑대인들은 연진을 미끼로 지수를 불러냈다. 지수는 연진을 구하러 달려와 정체를 드러내면서까지 싸웠다. 연진은 지수에게 가까이 갔다.
“괜찮아, 나야, 겁먹지 않아도 돼.”
--- p.221, 〈우리 반에 늑대인간이 있다〉
중원중학교에서는 해마다 중간고사 직후 2학년을 대상으로 특이한 시험이 열린다. 바로 커닝이 공공연히 허락되는 한자 시험이었다.
규칙은 간단했다. 커닝은 할 수 있다. 단, 들키면 빵점이 된다. 그야말로 누구의 기술이 더 우월한지를 겨루는 시험. 물론, 점수가 성적에 반영되지는 않는다. 허나 만점을 받은 이에게는 ‘커닝 왕’이라는 영예로운 칭호와 함께 뷔페 2인 식사권이 제공된다.
다음달 열하루라면 마침 여자 친구와의 백일 즈음이다. 게임 머니에 용돈을 탕진한 윤에게는 뷔페 2인 식사권이 꼭 필요했다.
--- p.230, 〈커닝 왕〉
“삼촌은 사실 시키는 대로 한 것 뿐이고 우 역관이 밀무역을 주도했대요.”
이시현이 덧붙였다.
둘의 얘기를 들은 장영실이 빙그레 웃었다.
“어디 우 역관뿐이겠느냐. 배후를 캐면 더 많은 역관들이 관여하고 있을 것이다.”
“걸리면 크게 처벌 받을 일을 왜 하는 거죠”
아람의 물음에 장영실이 거의 완성되어 가는 자격루를 바라보면서 대답했다.
“어른이 되면 욕심도 같이 자라난단다. 그 욕심의 방향이 사람마다 다른 것이지. 내 욕심은 시간을 찾는 데 있고, 우 역관의 욕심은 재물을 모으는 데 있던 거지.”
--- p.291~292, 〈조선 소년 탐정단-사역원 피습 사건〉
X처럼 있어 주는 것만으로 긴장감을 풀어 주고 불안을 덜어 주는 선택받은 룸메이트들이 이 도시에 흔하지 않게 서식하고 있다. 그건 정말이지 의학, 과학, 심지어 미신의 힘으로도 입증된 바가 없다. 하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편하게 말해 위로생물체라 불리는 X와 같은 녀석들은 알고 있다. 자신들이 그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코앞에 테스트를 둔 나와 같은 사람들의 불안 지수를 현저히 줄게 해 준다는 사실을.
--- p.300, 〈역사는 그 방 옆에서 자란다〉
참신한 소재와 발랄한 상상, 독특한 배경과 인물들이 빚어내는
생기 넘치는 청소년 이야기 여덟 편, 〈첫사랑 위원회〉!!
〈비인가 하교 자문위원 선홍지의 청춘개론〉, 〈각시〉, 〈첫사랑 위원회〉
〈유니콘은 내 거〉 〈우리 반에 늑대인간이 있다〉, 〈커닝 왕〉
〈조선 소년 탐정단 - 사역원 피습 사건〉, 〈역사는 그 방 옆에서 자란다〉
제목만 읽어도 톡톡 튀는 개성이 엿보이는 이야기 여덟 편을 하나로 묶었다. 청소년 단편소설집 〈첫사랑 위원회〉는 이야기 하나하나가 다 날것의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젊은 작가 여덟의 발상과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결은 각기 다르지만 펄떡펄떡 살아 숨 쉬는 생기만큼은 어느 누구도 뒤처지지 않는다. 거기다 여러 작가의 여러 단편, 그것도 청소년 대상 단편이 한 권의 책으로 묶인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길이가 짧다고 해서 창작의 깊이가 달라지는 건 아니다. 단편소설을 두고 괴테는 ‘하나의 이상한 사건을 다룬 것’이라고 했으며 실레겔은 ‘경이적인 모멘트나 매혹적인 모멘트를 내포하고 구속하는 형식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그리고 하이제는 ‘행동의 통일, 시추에이션의 날카로움, 묘사의 선명성’을 단편이 지녀야 할 요소로 보았다. 〈첫사랑 위원회〉의 단편들이 그런 특징을 잘 살리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읽는 즐거움을 높여줄 것이다.
‘단편이라고 해도 기승전결과 때에 따라 반전이 포함되어야 하는데 짧은 분량 안에 모든 것을 풀어내야 해서 오히려 장편보다 어려울 때가 있’음에도 이 작업을 시작한 이유를 정명섭 작가는 ‘도전’이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단편은 ‘장편에서는 엄두도 못 낼 새로운 시도와 색다른 모습을 선보일 수 있는 시험무대이자 기회’라고도.
DcDc 작가의 〈비인가 하교 자문 위원 선홍지의 청춘개론〉은 연예인 김꽃비를 좋아하는 정오손이 그가 출연하는 신작 영화의 시사회 및 관객과의 만남에 참석하기 위해 어떻게든 학교 밖으로 나가기 위한 시도를 다루고 있다. 당연하게도 ‘비인가’일 수밖에 없는 그 시도를 성공시키기 위해 접촉한 자문 위원 선홍지와의 만남과 이어지는 관계를 눈여겨보게 된다. 거짓말쟁이의 가장 큰 무기는 바로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선홍지의 ‘진실’은 과연 무엇일지.
강지영 작가의 〈각시〉가 문득 반가운 것은 잊혀져가는 이야기꾼을 만나는 즐거움 때문이다. ‘...참신한 소재와 발랄한 상상, 독특한 배경과 인물들이 빚어내는
생기 넘치는 청소년 이야기 여덟 편, 〈첫사랑 위원회〉!!
〈비인가 하교 자문위원 선홍지의 청춘개론〉, 〈각시〉, 〈첫사랑 위원회〉
〈유니콘은 내 거〉 〈우리 반에 늑대인간이 있다〉, 〈커닝 왕〉
〈조선 소년 탐정단 - 사역원 피습 사건〉, 〈역사는 그 방 옆에서 자란다〉
제목만 읽어도 톡톡 튀는 개성이 엿보이는 이야기 여덟 편을 하나로 묶었다. 청소년 단편소설집 〈첫사랑 위원회〉는 이야기 하나하나가 다 날것의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젊은 작가 여덟의 발상과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결은 각기 다르지만 펄떡펄떡 살아 숨 쉬는 생기만큼은 어느 누구도 뒤처지지 않는다. 거기다 여러 작가의 여러 단편, 그것도 청소년 대상 단편이 한 권의 책으로 묶인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길이가 짧다고 해서 창작의 깊이가 달라지는 건 아니다. 단편소설을 두고 괴테는 ‘하나의 이상한 사건을 다룬 것’이라고 했으며 실레겔은 ‘경이적인 모멘트나 매혹적인 모멘트를 내포하고 구속하는 형식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그리고 하이제는 ‘행동의 통일, 시추에이션의 날카로움, 묘사의 선명성’을 단편이 지녀야 할 요소로 보았다. 〈첫사랑 위원회〉의 단편들이 그런 특징을 잘 살리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읽는 즐거움을 높여줄 것이다.
‘단편이라고 해도 기승전결과 때에 따라 반전이 포함되어야 하는데 짧은 분량 안에 모든 것을 풀어내야 해서 오히려 장편보다 어려울 때가 있’음에도 이 작업을 시작한 이유를 정명섭 작가는 ‘도전’이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단편은 ‘장편에서는 엄두도 못 낼 새로운 시도와 색다른 모습을 선보일 수 있는 시험무대이자 기회’라고도.
DcDc 작가의 〈비인가 하교 자문 위원 선홍지의 청춘개론〉은 연예인 김꽃비를 좋아하는 정오손이 그가 출연하는 신작 영화의 시사회 및 관객과의 만남에 참석하기 위해 어떻게든 학교 밖으로 나가기 위한 시도를 다루고 있다. 당연하게도 ‘비인가’일 수밖에 없는 그 시도를 성공시키기 위해 접촉한 자문 위원 선홍지와의 만남과 이어지는 관계를 눈여겨보게 된다. 거짓말쟁이의 가장 큰 무기는 바로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선홍지의 ‘진실’은 과연 무엇일지.
강지영 작가의 〈각시〉가 문득 반가운 것은 잊혀져가는 이야기꾼을 만나는 즐거움 때문이다. ‘옛날옛날에 어느 동네에 어떤 사람이 살았는데……’로 시작되는 할머니의 옛이야기를 다시 듣는 구수함, 그리고 으스스한 반전을 만끽할 수 있다.
김성희 작가의 〈첫사랑 위원회〉는 청춘의 영원한 주제, ‘사랑’의 탄생과 과정을 되짚어보게 하는 작품이다. 여자애들이 눈에 별을 박고 코 앞에 두 손을 모으게 하는 훈남의 아무도 모르는 사생활을 약점으로 잡아 학생회장이 되려고 하는 예은의 고군분투가 아슬아슬하면서도 뭉클하게 다가온다. 예은이 겨우겨우 찌질한 첫사랑을 확인하는 순간이 그러나 결코 찌질하게만 여겨지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
김이환 작가의 〈유니콘은 내 거〉는 이제 막 마법을 배워가는 아이 선동의 마법 같은 이야기이다. 초콜릿을 먹으면 무지개 폭죽을 쏘아올리는 조그만 유니콘은 선동에게 어떤 존재인가. ‘내 것’으로 하고 싶은 그 욕구는 그저 갖고 싶은 소유욕인가, 아니면 따뜻이 보살펴주고 싶은 마음인가.
박애진 작가의 〈우리 반에 늑대인간이 있다〉에는 천연덕스럽게 진짜 ‘늑대인간’이 등장한다. 그것도 같은 학교 같은 교실에. 다만 누가 늑대인간인지 드러나지 않을 뿐. 그렇지 않은가, 늑대인간이라고 아무 때나 늑대로 변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인간이라고 해서 늘 인간다운 것만도 아니다. 오늘, 학교에서 일어나는 많은 문제들이 녹아있는 가운데 또한 그 많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우정은 얼마만큼의 진실과 함께 싹트는 것인지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전건우 작가의 〈커닝 왕〉은 드러내놓고 커닝을 조장하는 커닝 대회에 참가하는 고수들의 이야기다. 커닝 왕이 되기 위해 흘린 땀방울이 땅바닥에 떨어져 냇물을 이루도록 수련하는 깜찍한 학생들의 사연도 그 땀방울만큼이나 많고 다양하다. 고수들의 활약상이 밉지 않은 과장법에 스며들어 수많은 커닝 기술들이 탄생한다. ‘서장훈’, ‘밑장빼기’, ‘개구리 인술’, ‘모가지’……. 극한 수련 끝에 명예의 전당에 오른 최강자는 과연 누구일 것인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펼쳐지는 고수들의 눈물 나는(?) 우정도 놓치지 않아야 할 묘미다.
정명섭 작가의 〈조선 소년 탐정단 - 사역원 피습 사건〉은 소년들의 영원한 로망, 탐정 이야기다. 단편 추리 소설이라는 색다른 매력에 조선 시대라는 배경 그리고 역사 속 인물 장영실과 낯선 회회인(아랍 회교도)까지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읽는 즐거움을 더하는 작품이다.
주원규 작가의 〈역사는 그 방 옆에서 자란다〉는 평범한 공고생이 일으킨 황당한 혁명을 거쳐 황당하게 탈바꿈한 대한민국의 모습을 그린다. 그 세계에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간극이 씁쓸하게 존재하는 현실이 펼쳐진다. 작가가 이긴 자들의 역사가 아닌 함께하는 자들의 역사에 관심 한 번 가져줬음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쓴 이야기.
『첫사랑 위원회』, 한 편 한 편 뜯어보면 도무지 섞일 것 같지 않은 이야기들이다. 언뜻 보면 때로는 어둡고 때로는 암울하고 또 때로는 외롭고 황당하다. 그래서 지금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세계가 그렇지 않은가 염려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만히 보면 여덟 가지 이야기는 하나의 실에 잘 꿰어져 있다. ‘그래도 함께’라는 실에.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녹록치 않은 현실 속에서도 혼자가 아닌 ‘함께’를 가꾸고 지향하고 모색한다. 그 관계가 첫사랑이든 우정이든 ‘위로 생물체’든 마법의 세계에서 튀어나온 유니콘이든…….
그래서 언뜻 보면 차갑고 시크하고 건조해보이지만 가만히 보면 희망이 드러난다. 언제나 진부하지만 그럼에도 언제나 새로운 희망이.
첫댓글 정명섭 선생님과 여러 선생님들이 함께 쓰신 책이네요.
제목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선생님^^
첫사랑... 간질간질.. 2017년에는 첫사랑을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궁금하네요. ^^
첫사랑에 대하여 첫사랑 위원회에 문의하고 싶네요. ^^ 축하드립니다.
정명섭 선생님 첫사랑 위원회, 궁금해지는 제목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축하 축하드립니다^^
왜 두근거리지요?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