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지역 협치] 자치구 현장 스케치
관악구 시민협력플랫폼, 시민사회와 지역정치를 말하다!
여름의 문턱을 넘어 더위가 시작되는 7월, 시민사회와 지역정치에 관심이 있는 주민들이 관악시민협력플랫폼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관악구청 대강당으로 모여들었습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지금,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정치개혁에 대한 열의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열의를 반증하듯,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소소한 정치참여 방법부터, 적극적인 정치참여 방법까지 논의하고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이날의 토론회는 평소 정치에 관심이 있었지만 참여방법을 몰랐던 마을주민과 정치개혁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던 관악주민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의 목소리를 나누기 위한 목적도 있었는데요. 정치 참여에 대한 관심이 있는 주민들을 위해, 그리고 지역의 기반인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 관악시민협력플랫폼이 주최하고 공익활동가마당의 시민정치팀에서 주관하여 개최하였습니다.
▲ 관악구 시민협력플랫폼 토론회, “응답하라, 2018”
토론회를 주최한 관악 시민협력플랫폼은 관악구 시민사회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진 지역 거점으로 관악구의 민간 네트워크 확장과 시민주체의 성장을 통해 지속가능한 기반을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공론화하고 해결하는 역할도 맡고 있는데요. 이 날은 현재 지방선거제도의 문제점과 시민사회의 정치참여에 대한 필요성을 논하기 위해 토론회를 개최하였다고 합니다.
토론회는 이명애 난곡 새숲도서관 관장의 사회로 시작되었습니다. 퇴근 이후 저녁시간에 모인 만큼 식사를 하지못한 분들을 위해 다과와 음료도 제공되었습니다. 간단한 식사를 하며 모인 사람들끼리 얼굴을 익히고 편안하게 대화할 분위기가 무르익을 즈음, 전문 발제를 선두로 본격적인 토론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선거제도 개편과 지역정치]
▲ 선거제도 개편 필요성에 대해 발제하는,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첫 번째 발제는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가 ‘선거제도 개편과 지역정치’라는 주제로 포문을 열었습니다. 하승수 발제자의 말에 따르면, 한국의 지방선거제도는 세계 최악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정당득표율과 의석비욜이 불일치하는 불비례성이 특히나 심각한 수준이라고 하는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선거 득표율에 따른 의석 배분이 이뤄짐으로써, 표의 등가성을 높이고 득표율에 따른 의석배분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정당설립이 어렵고, 지역정당(local party)도 인정하지 않음으로 인해 다양한 정치세력들이 지역정치에 참여하는 데에도 장벽이 많다고 합니다. 높은 선거권, 피선거권 조항으로 인해 청년들의 지역정치 참여도 봉쇄되어 있다고 해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2018년 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 이전까지 선거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정치개혁 공동행동’의 이름으로 네트워크를 발족하였습니다. ‘정치개혁 공동행동’은 △연동형 비레대표제 등 민심을 그대로 반영하는 공정한 선거제도 개혁, △정당 정치 활성화와 여성정치 확대, △18세 선거권과 표현의 자유 등 참정권 확대를 위해 다양한 지역과 부문이 참여하는 범국민적 운동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올해 하반기에 열릴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선거제도 개혁을 이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의지를 밝히며, 하승수 대표의 첫 번째 발제를 마무리하셨습니다.
▲정치개혁 공동행동이 제안하는 3대 의제, 11대 과제
출처 : 선거법개혁공동행동 changeelection.net
[시민사회의 지역정치 참여 경험]
▲ 시민정치에 대해 발표하는 곽충근 관악주민연대 사무국장
두 번째 발제는 곽충근 관악주민연대 사무국장이 ‘관악 시민사회와 지역정치’를 주제로 발표하였습니다. 지난 해 추운 겨울을 촛불과 함께 보내며, 정권교체를 경험했던 현 시대의 시민들은 정치참여에 갈망하고 있음을 현장에서 많이 접하고 있다 합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대표의 실패’로 대변되는 대의민주주의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할 시기임을 강조했습니다. 위기에 처한 대의민주주의를 폐기하기보다는 선출된 대표가 주권자의 목소리에 더 민감할 수 있도록, 대리인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보완하기 위해서는 시민사회의 정치참여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고 하는데요. 이처럼 시민이 주체가 되어 다양한 참여와 협치방식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시민정치’라고 합니다.
정치의 내용이 지역의 이슈, 생활과 밀접한 문제로 확대되면서 자연스레 시민정치의 방식과 경로도 전통적인 대의민주주의의 범위를 넘어서고 있다고 합니다. 기존 정치에서 배제되거나 간과되었던, 일상생활적 의제까지 정치의 내용을 확장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민정치의 참여 방법과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일본의 사례를 덧붙여 소개해주셨습니다.
일본 도쿄에 인접해 있는 가나가와현의 사례에 따르면, 가나가와 네트워크는 주민청원을 통한 조례제정이 현의회에서 부결되면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생활과 밀접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정치의 변화가 불가피하고 생활의 모든 것이 정치와 관계되어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시민활동의 연장으로 가나가와 네트워크를 설립하여 지방선거에 후보자를 내어 1999년 39명의 의원을 당선시킴으로써, 생활자(주민)의 정치참여를 실천하게 되었는데요. 현재까지 가나가와 네트워크의 정치활동은 생활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민사회활동의 필요에 충실하고 정치권력화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참고자료 : 19년의 자치실험, 일본 가나가와네트워크 운동 )
일본 가나가와현의 우수사례와 더불어, 관악구청과 관악구의회의 부패한 권력의 사례를 전달해주셨습니다. 대리인에게 권력을 위임하고 방관했을 때, 대리인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권력을 남용하게 되고, 이 때 발생할 수 있는 사례와 그에 대한 관악구 시민사회의 대응을 소개해주셨습니다. 인사비리부터 성추행 사건, 자신의 책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는 게으른 의정활동까지. ‘절대권력은 절대부패한다’는 말처럼, 견제받지 않는 권력의 위험성을 여실히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대의민주주의 속에서, 권한을 위임받은 대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견제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못지않게 주민의 의견과 생활현실을 의정활동과 구행정에 반영시킬 수 있는 대표를 선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해요. 선거제도에 대한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대응을 강조하시면서, 두 번째 발제를 마무리해주셨습니다.
[응답하라, 2018]
▲ 관악시민의 적극적인 정치참여를 독려하는 박승한 관악사회복지 상임이사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한 1991년부터 2017년까지 총 7번의 기초·광역의회선거와 6번의 기초·광역단체장 선거가 있었습니다. 2018년은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동안 관악의 시민사회는 다양한 형태로 지방선거에 참여해 왔다고 합니다. 지방선거의 경우 직접 후보를 내는 거에서부터 정책제안, 환경후보, 녹색후보 등 간접적인 후보지원활동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해왔다고 해요.
특히 2018년 지방선거는 선거제도 개혁과 지방분권강화 등 개헌국면과 맞물리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국면에서 치러질 가능성이 많다고 합니다. 정치개혁공동행동을 중심으로 비례대표제를 확대하는 등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지난 6월 국회를 통과한 정치개혁특위에서는 국회의원선거만이 아니라 지방선거제도의 개혁도 논의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 참석한 시민들과 정치개혁 토론을 진행 중인 관악시민협력플랫폼
발제를 모두 마치고, 패널 토론회를 통해 참석하신 시민분들과 자유롭게 토론을 이어갔습니다. 토론시간이 되자 시민들은 적극적으로 논의의 장에 함께해주셨습니다. 투표로 표현되는 유권자의 표심을 제대로 반영하는 방향으로, 선거제도를 개편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관악의 시민사회는 지역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달라진 제도에서 선거참여의 방식은 어떻게 논의되어야 할까요? 참석하신 시민분들은 다양한 질문을 해주셨는데요. 결국 관악의 시민사회가 올바른 방식과 방향으로 권력이 사용될 수 있도록 지역정치를 견인하기 위해서는, 시민의 적극적인 정치참여와 생활정치를 통한 주민의 자치력을 향상시켜야겠습니다. 구체적인 해답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관악시민과 함께 공론과 숙의과정을 겪으면서, 올바른 방향을 찾아갈 수 있도록 꾸준한 관심을 부탁드리며 토론회를 마무리했습니다.
3시간에 걸쳐 진행된 열띤 토론회는 관악시민들이 촛불 이후, 정치참여와 사회변화에 대한 관심과 열망이 높다는 것을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관악시민협력플랫폼을 기반으로 지역사회 주민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역량을 축적하고,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자치력을 주민 정치력으로 발전시키길 기대합니다.
▲ 선거개혁을 위한 관악구 시민사회의 활발한 활동을 응원합니다!
글, 사진 : 서울협치추진단 사무국 청년활동가 신동민
참고자료
지방선거제도 전국 간담회 자료집
정치개혁 공동행동 전국 간담회 “지방선거제도, 제대로 바꾸자”
보도자료
코리안 투데이, 관악시민협력플랫폼 토론회 “응답하라, 2018”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