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26일
러시아를 대표하는 마린스키 극장의 유일한 한국 발레단원인 김기민군이 초청되어 함께
민쿠스의 발레 "돈키호테"를 공연했다.
한국사람들은 마린스키 극장하면 못사는 러시아에 있는 하나의 "오페라.발레극장"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내 생각으로 마린스키 극장은 세계 최고의 발레극장이다.
단원들은 월급외에 순회공연이나 러시아 내에서의 공연에대한 수당을 받는 등 체계적인 면에서도 시스템이 잘 되어있다.
10년 전 쭘 상 페테르부르그 예술가들의 월급은 150$ 정도로 열악했다.
이러다보니 좋은 예술가들이 자꾸 서방으로 빠져나갔고 대통령 푸틴은 위기감에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대통령이 인정하는 예술단체 단원들에게는 150$ 월급외에 매달 1,000$의 보너스를 따로 지급했다.
월급을 올릴경우 전 러시아 극장과 차별됨으로 문제가 생길것 같아서 대통령 하사금(그란드)을 지급했다.
그런데 지금 마린스키 단원들의 월급은 당시의 10배에서 100배까지 올랐다.
오페라단원중에는 월급만 2,000만원 이상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면 믿겠는가?
러시아 예술은 단순히 저절로 발달된 것이 아니고 왕이나 대통령의 특별한 관심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발레 돈키호테역시 당시 황제가 유럽에서 작곡가 "민쿠스"를 스카우트해서 마린스키 발레를 위해서 작곡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돈키호테는 음악의 분위기나 스타일이 유럽적이다.
러시아 발레를 대표하는 양대산맥은 마린스키극장과 볼쇼이 극장일 것이다.
수도인 모스크바의 볼쇼이극장은 현대적인 시도를 많이 하는반면,
제2도시인 빼째르부르그의 마린스키 극장은 고전적이라 할 수있다.
마린스키 극장이 이렇게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것은 예술 총감독 겸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에프 의 역활이 컷다고 본다.
그는 명성에 걸맞게 세계를 누비면서 활동하는데 자신의 이름을 걸고 스폰서를 끌어오고 티켓을 팔아서 단원들의 월급을 올렸다.
지금 마린스키 극장 단원들의 월급은 러시아 최고며 서방 유럽에 못지않다.
이렇게 월급이 많아지니 좋은 단원들이 러시아를 떠나지 않고 도리어 세계 좋은 예술가들이 러시아로 들어오는 것이다.
이런 세계적인 마린스키 발레단에, 한국인이 솔리스트로 활동한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김군은 여러 세계적인 발레 콩쿠르에 입상함으로 군대를 면재받았기에 앞길이 밝아 보인다.
김군은 발레만 잘 하는것이 아니고 발레에대한 생각이 바른것 같다.
우리극장의 연출이 마린스키극장과 다른 부분이 있지만,
그는 우리극장 발레단원들에게 맞추어 주려고 노력하고 또 지휘자인 나를 도와주려는 마음이 고맙다.
가끔 발레지휘를 하고싶지 않을때가 있는데
이유는 일부 발레 감독이 너무 발레에만 치우쳐서 음악을 등한시 할때다.
작곡가가 발레를 염두에두고 작곡을 했다고 하더라도 분명히 음악을 생각하고 곡을 썼을텐데
일부 발레감독이나 단원들은 오케스트라가 오로지 그들의 움직임에 음악을 마춰주길 원한다.
그러다보니 내가 생각하는 느낌과는 다른 템포와 음악으로 발레를 도와야 할때가 있다.
그렇게 공연을 마치고나면 굳이 나의 음악을 포기하면서까지 느낌도 없이 ...... 발레를 지휘하고싶지 않아진다.
물론 공연때 내가 원하는 템포와 음악으로 끌고갈수도 있으나
그럴경우 발레리나가 춤추기 불편해질테고 또 그것은 발레에대한 예의가 아니다.
발레단원들은 지휘자에게 많은 요구를 한다.
가장 많은 요구가 템포요 또 어떤부분에서 기다려달라 심지어는 음악이 흐르는 중에도 템포변화를 요구한다.
당연히 맞추어 주고싶고 좋은 작품을 함께 만들고 싶지만 오케스트라는 순간적인 템포변화가 어렵다.
발레단원들중에는 음악에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이나 템포감각이 부족한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어제와는 다른 템포로 춤을추는 자신의 상황은 이해를 못하고
오로지 자신의 동작을 보고 마추어 주길 원할때는 난감하다.
물론 내가 발레를 전공했고
발레동작을 보고 한눈에 감지할 정도의 발레지식이 있다면 가능하겠지만
난 아직은 그런 경지에 오르지 못했다.
물론 러시아 남부의 크라스노다르 오페라.발레극장의 발레지휘자는 예전에 모스크바 '볼쇼이극장" 솔리스트였다.
자신이 발레를 잘 하기에 발레단이 편하게 템포를 맞추어주고 변화를 감지해서 도와준다.
그런데 그런 발레지휘자의 문제는 발레를 반주하는 오케스트라의 음악이 대충일때가 있다.
신기한것은
일부 발레단원들은 음악이 무너지는것은 상관없이 자신이 춤추기 편한 템표만 맞으면 만족한다.
그러나 수준있는 발레리나는 높은 수준의 음악을 요구하고 또 음악과 조화롭게 자신의 모든것을 보여주는것 같다.
김기민군과는 돈키호테만 두번째다.
그런데 김군은 테크닉이 좋아서인지 오케스트라를 잘 배려해주고
또 지휘자인 내가 알아볼수 있게 확실하고 깔끔한 동작으로 춤을 추기에 함께 공연하기가 편하다.
김군은 한국인으로는 큰키에 울란우데 극장의 무대가 좁은느낌이 들정도로 시원스럽게 춤을춘다.
한국 발레가 이미 세계 콩쿠르를 휩쓸고 있지만 러시아 사람들이 그정도로 인정을 하지않는 것은 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김군이 두번이나 와서 좋은 공연을 보여준, 덕분에 울란우데관객들은 한국 발레를 다시보게 되었다.
발레지휘는 하면 할 수록 쉽지않다는 것을 느낀다.
오케스트라를 통제하여 음악만 만들면 되는 것은 가장 기초적인 상황이고
발레리나의 동작을 세심히 파악하여 템포를 잡고 또 움직임에 따라서 템포변화를 따라가야하는것이 쉽지않은 것이다.
그런데 발레단원중에는 특별히 다르지 않으면 지휘자에 마추어주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이미 다양한 경험을 통하여 큰 그림을 그리면서 작은 것은 포기하는 지혜를 터득한 것이다.
아직은 발레에대하여 결론을 내리지 못하겠다.
많은 것들은 시간이 해결하는것 같다.
첫댓글 발레지휘 힘들것 같아요. 음악과 발레 두가지 전문분야를 조화롭게 맞춰야하니 보통사람들은 한가지분야도 벅찰텐데 암튼 시간이 해결해 줄꺼라는 희망과 믿음이 힘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