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글을 길게 쓰면서 상상력과 현실을 대비해본다.
옛날에 개미와 베짱이가 살았어요.
개미는 부지런하게 일을 하면서 알뜰살뜰 살았지요.
그러나 베짱이는 매일매일 빈둥대며 백수 건달로 살았어요.
개미는 하루종일 일만 했어요.
개미가 쉬는 시간이라고는 잠잘때와 식사시간, 그리고 화장실을 갈때 뿐이었어요.
누가 봐도 개미는 <일중독> 이었습니다.
베짱이는 하루종일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시비도 걸고, 싸움도 하며 거칠게 살았습니다.
베짱이가 남에게 해코지를 안할때는 기타치며 노래할때 뿐이었어요.
점심시간이 되었어요.
개미가 그늘에 앉아서 도시락을 꺼내 밥을 먹으려고 할때 베짱이가 왔어요.
"어이~, 그거 이리 줘, 밥 좀 먹어야겠다."
"이건 내 도시락인데? 그럼 난 뭘 먹으라구?"
"넌 집에 가면 먹을거 많이 있잖아, 빨리 안 줘? 이걸 확~~!!"
개미는 어쩔수 없이 자신이 먹으려고 준비한 도시락을 베짱이에게 주었어요.
개미는 매일 일로 단련된 몸이라서 근육질 몸에 힘도 강하게 보였지만 싸움은 힘으로 하는게 아니거든요.
또한 혼내주려고 했다가 한 대 라도 때리게 되면 가만히 있을 베짱이도 아니었지요.
법에 신고를 하고 많은 합의금을 받아내려고 할게 뻔했거든요.
개미는 스스로 달래 가면서 집으로 향했어요.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내가 더러워서 참는다. 이 똥같은 놈아..`
베짱이는 개미에게 뺏은 도시락을 다 먹고는 빈 도시락을 길에다 그냥 던져버렸어요.
그것을 본 경찰관이 호루라기를 불며 베짱이에게 뛰어 왔어요.
"무단투기 하셨습니다. 신분증좀 주시지요."
"신분증? 나 그런거 몰라~. 그리고 내가 버렸다는 증거 있어?"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면 어떡합니까? 도로가 지저분해 지잖아요?"
"그럼 니가 줏어 버리면 되잖아."
"허~, 말이 안통하는 분이네."
"안통하니까 어서 가서 일이나 보셔~"
이렇게 베짱이는 생각나는대로 아무렇게나 살고 있었지요.
마을 사람들은 모두 베짱이를 싫어 했지만 뒷탈이 두려워서 말도 못하고 베짱이가 나타나면 슬금슬금 자리를 피했어요.
개미네 집은 조금씩 커져가고 있었어요.
개미는 좋은 여자를 만나 결혼도 하고 아이들도 낳았어요.
남들이 볼 때 개미는 아주 행복하게 사는듯 했습니다.
그러나 개미의 가족들은 행복하지 않았지요.
이유는 개미가 일밖에 모르기 때문이었지요.
새벽 일찍 나가서 저녁 늦게까지 일만 하는 남편, 집에 오면 잠만 자고는 다시 일터로 나가는 남편을 좋아할 여자는 없겠죠.
가끔은 가족들과 여행도 가고, 외식도 하고, 놀이공원도 가고 싶은게 가족들의 바램이었어요.
그러나 개미에게는 사치로 느껴졌기에 점심도 식당에 가서 먹는 일이 없고 도시락으로 해결했지요.
개미의 가족들은 아빠와 함께 있기를 원했지만 개미는 일만 했어요.
개미는 친구도 별로 없었어요.
세월이 흘러 40대의 나이가 되었어요.
개미의 아이들은 영국으로 유학을 가고, 아이들이 걱정된다며 개미의 아내도 아이들을 따라 영국으로 갔어요.
개미는 기러기아빠가 되었습니다.
개미는 더 열심히 일을 해야 했어요.
외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생활비와 학비를 보내야 했지요.
개미는 가족이 그리웠지만 그의 가족들은 그렇지 않았어요.
어렸을때부터 아빠와는 대화도 거의 없었고, 같이 있는 시간도 많지 않았기에 정이 별로 없었지요.
베짱이는 여전히 동네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괴롭혔어요.
점심시간이 되자 베짱이가 어느 식당에 들어갔어요.
"여기 설렁탕 한그릇 줘."
종업원은 사장에게 가서 말했어요.
"저기 또 베짱이가 왔는데 어떡해야 해요?"
"허~, 저녀석 왜 하필 우리 가게로 온거야.. 그냥 한그릇 내줘, 말 섞지 말고.."
종업원은 베짱이에게 설렁탕을 가져다 주었어요.
"이봐, 왜 김치가 이렇게 맛이 없어? 중국산 아니야?"
"우리나라산인데요?"
"근데 왜 이렇게 맛이 없냐구? 이런 김치로 손님을 받으면 되겠어?"
"손님에겐 음식값 안받을게요. 그냥 드시고 가세요."
"야, 내가 거지냐?"
베짱이는 먹던 음식을 바닥에 팽개쳤어요."
순간 다른 테이블에서 음식을 먹던 사람들의 시선이 베짱이에게로 쏠렸지요.
"뭘 봐? 짜식들아. 빨리빨리 처먹고 나가."
손님들은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식당을 나갔어요.
사장은 음식을 다 먹지도 못한 손님들에게 돈을 받을수가 없었지요.
사장은 베짱이에게 가서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아이고, 베짱이님 왜이러십니까?"
"이봐, 이렇게 맛없는 김치를 내놓고서 맛없다고 하니까 그냥 먹고 가라고? 내가 거지야?"
"아유, 죄송합니다. 저희 종업원이 실수를 했나보네요. 어떻게 하면 될까요?"
"여기서는 맛없어서 못먹겠고, 다른곳에서 밥 먹을테니까 밥값좀 줘."
사장은 베짱이에게 밥값을 주었어요.
음식값을 내기는 커녕 오히려 돈을 갈취해가니 어느 누구도 베짱이를 좋아하지 않았어요.
어떤 음식점은 베짱이가 들어가기 전에 문을 닫아버리는 곳도 있었지요.
베짱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안하무인이 되는것 같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