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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수 괴담' 여기도 난리났다…천일염값 두달새 3배 껑충
중앙일보
입력 2023.06.17 05:00
업데이트 2023.06.1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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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호 기자 구독
지난 6일 오후 전남 신안군 마하탑염전. 4만6200㎡(약 1만4000평) 면적의 염전에서 작업자 2명이 천일염을 모으고 있었다. 작업자들은 염전용 밀대인 ‘대파’를 이용해 소금을 모은 뒤 수레에 실어 나르느라 연신 땀방울을 훔쳤다.
염전 관리부장인 김광호(63)씨는 “올해 유난히 비가 자주 온 데다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우려가 겹쳐 소금값이 뛰고 주문량도 크게 늘었다”며 “우리 염전은 육지에 큰 창고가 있어 덜하지만 벌써부터 창고가 빈 염전이 많다”고 말했다. 신안에서는 전국 천일염의 80%인 연간 20만톤의 소금이 생산된다.
천일염 20㎏에 3만원…‘오염수 방류’ 우려에 금값
지난 6일 오후 전남 신안군 마하탑염전에서 작업자들이 천일염을 만들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임박한 가운데 최근 천일염을 사고자 하는 식당 업주와 가정 주부들도 염전을 찾는 경우가 늘었다고 한다. 프리랜서 장정필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천일염 가격이 치솟고 있다. 올해 초 기상악화로 천일염 생산이 감소한 가운데 오염수 방류를 의식한 소금 주문이 쇄도해서다.
16일 신안군 등에 따르면 이날 천일염 20㎏ 한 포대가 3만8000원에 배송됐다. 택배비 6000원을 빼더라도 포대당 소금값이 최대 3만2000원까지 올랐다.
신안산 천일염은 지난 4월 1만2000원대에서 이달 초 1만9000원까지 올랐고, 이후로도 계속 값이 뛰고 있다. 신안군수협은 지난 8일 2021년산 천일염(20㎏) 배송가를 2만5000원에서 3만원으로 20% 올리기도 했다.
텅 빈 소금 창고…전국 마트도 ‘품귀현상’
소금값 상승과 수요 폭주가 맞물리자 주문대란 현상이 빚어졌다. 최대 천일염 산지인 신안에서까지 염전 내 소금 창고 중 빈 곳이 속출할 정도다. 서울과 대전·대구·제주 등의 대형마트에서는 진열장 내 소금 품귀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염전 직원인 정민철(62·신안군)씨는 “올해 소금 생산량이 20% 이상 감소한 상황에서 대량 주문이 쏟아지자 값이 뛴 것”이라며 “일부 염전들이 추가로 값이 뛸 것에 대비해 출하량을 줄인 것도 가격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소금이 방사능에 노출?”…대량 구매행렬
천일염 주문 폭주는 방사능에 노출된 소금을 먹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확산한 것이 직접적 원인이 됐다. 이같은 현상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2011년에도 한차례 나타났었다. 마하탑염전 대표인 유억근(70) 회장은 “그때는 아직 마르지 않아 물이 줄줄 흐르는 상태의 천일염도 포대당 2만원씩 주고 사갈 정도였다”고 말했다.
2011년 수준은 아니지만 최근들어 일부 식당업주는 물론이고 가정주부들까지 신안을 찾아가 천일염을 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주부 최모(45·나주시)씨는 “이웃들로부터 ‘평생 먹을 소금을 사놔야 한다’는 말을 공공연히 들었다”며 “급한대로 지인들과 함께 염전을 찾아가 천일염 3~4포대씩을 사 왔다”고 말했다.
염전들 “품귀 아니다”…사재기 자재 당부
‘소금 대란’ 논란에 염전 관계자들도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신안천일염생산자연합회 등은 지난 15일 보도자료를 내고 “신안 천일염은 품귀 상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최근 주문 폭주와 물류사 사정 등이 겹쳤을 뿐 소금이 없지 않다는 취지다.
현재 신안 농협에서는 품질관리를 위해 간수가 제거된 2021년산, 2022년산 천일염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 배송 지연은 주문 폭주 외에도 양파·마늘 수매 일정과 천일염 출하 업무가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천일염 생산자들은 “올해 햇소금을 본격 매입할 오는 7월까지는 소금값을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마하탑염전 유억근 회장은 “지난 6년간 20㎏ 한 포대에 5000원까지 떨어졌던 소금값이 최근 2만원대로 올라서면서 가격 폭등 논란이 나온 것 같다”며 “택배 주문이 늘어나 배송이 지연되고 있을 뿐 재고 부족이나 실질적인 가격 폭등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 “12년간 피해 제로(0)…천일염 안전”
지난 6일 오후 전남 신안군 마하탑염전에서 유억근 대표가 천일염을 손에 들어보이고 있다. 유 대표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천임염 방사능 검사를 286회 실시했는데, 한차례도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프리랜서 장정필
정부도 진화에 나섰다. 송상근 해양수산부 차관은 지난 15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브리핑에서 “현장을 확인한 결과 가공·유통업계 차원에서 발생하는 천일염 사재기 징후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
송 차관은 “개인 직거래 물량이 지난달보다 2배~5배까지 증가했지만, 이는 전체 거래량의 7∼8% 수준”이라고 했다. 천일염 직거래 물량이 늘어났지만, 전체 천일염 수급과 산지 가격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서는 “국내산 천일염은 안전하다”고 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천일염 방사능 검사를 286회 실시했는데,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지 않은 점도 강조했다. 그는 “7월부터 연말까지 염전 방사능 검사 대상을 150개소로 확대하겠다”며 “이미 생산돼 보관하고 있는 천일염도 출고 시점에 방사능 검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염전 폐업 급증…10년새 5분의 1 문 닫아
지난 6일 전남 신안군의 폐업 염전이 태양광 설비로 바뀐 모습. 신안에서는 2012년 염전 면적이 2662㏊에서 지난해 2171㏊로 18%(491㏊) 줄었고, 이중 449㏊에 태양광 설비가 들어섰다. 프리랜서 장정필
단기적으로 수급이 꼬인 점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염전 면적이 줄어든 것이 소금값 상승의 요인으로 꼽힌다. 신안군만 해도 염전 면적이 2012년 2662㏊에서 지난해 2171㏊로 18%(491㏊) 줄었다. 같은 기간 천일염 생산량도 23만톤 이상에서 20만톤대로 떨어졌다. 최근 10년 새 천일염값 하락으로 폐업한 염전 대부분은 태양광 설비(449㏊)로 바뀐 상황이다.
이번 소금값 급등이 염전업계에도 반가운 일만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국산 소금값이 오르면 값싼 중국산과 정제염 등이 국내시장을 잠식할 우려가 있어서다. 신안군 관계자는 “소금값 상승은 일시적으로 천일염업계에 이익을 줄 순 있으나 잠재적인 악재도 될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갤럽보다 20% 높은 지지율… 野 독선에 빠뜨린 김어준 여론조사
[주간조선]
이성진 기자
입력 2023.06.18. 05:25업데이트 2023.06.18. 09:34
지난 4월 14일 방송인 김어준씨가 자신의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여론조사꽃 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박시영 전 윈지코리아컨설팅 대표(오른쪽)와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다. photo 딴지방송국
여론조사업체 ‘여론조사꽃’의 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매주 독보적이다. 최근 순으로 보면 6월 2주 차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49.0%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리얼미터가 조사한 민주당 지지율은 44.2%,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실시한 전국지표조사에서는 26.0%였다. 6월 1주 차 여론조사꽃 조사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50%를 넘어선 52.2%를 기록했다. 당시 리얼미터(43.7%)와 한국갤럽(32.0%) 조사 결과를 훨씬 넘어선 수준이었다. 지난 5월 여론조사꽃 조사 또한 민주당 지지율은 50%대를 넘나들었다. 가장 높게 나타난 시기는 5월 3주 차로 54.4%까지 기록했다.
민주당은 지난 5월 김남국 의원의 코인 사태와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등으로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었다. 이런 시기에도 국민의 절반 이상이 민주당을 지지했다는 이야기다. 참고로 여론조사꽃의 지난 5월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여타 업체 조사와 비슷한 수준인 30%대로 집계됐었다.
문제는 민주당 지도부가 이런 여론조사꽃의 조사 결과에 의존하기 시작하면서 당내에서도 우려가 앞서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특히 올해 들어 당 지도부의 공식 논의 테이블에까지 여론조사꽃의 조사 결과를 올리고 있는데, 당내에선 “우리한테 우호적인 여론조사만을 보고 ‘정치적 자성’ 없이 내년 총선까지 내달리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총선 다가올수록 여론조사꽃에 의지할 것”
여론조사꽃이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조위)에 등록된 건 지난해 10월로 채 1년이 안 됐다. 하지만 타 여론조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민주당 지지율을 내놓으면서 정치권에선 이미 그 이름이 익히 알려졌다. 특히 설립자가 친민주당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씨란 점에서도 상당한 이목을 끄는 상황이다. 김씨는 지난해 4월 대선 직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선 기간에) 여론조사로 가스라이팅을 했다. 그것이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며 “언론사, 정당, 기업의 의뢰를 일절 안 받고 철저하게 독립적인 여론조사 기관을 설립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여론조사꽃은 김씨가 대표로 있는 딴지그룹 건물(서울 서대문구 소재) 내에 사무실을 두고 있으며, 조사 비용은 오직 여론조사 리포트 구독료로 충원한다는 입장이다. 이 업체의 여론조사 기획에는 친문 성향의 박시영 전 윈지코리아컨설팅 대표 등이 참여하고 있다.
여론조사꽃의 특징이 있다면, 정례조사 시 국내 여론조사 업체 중 유일하게 자동응답 조사(ARS)와 전화면접 조사(CATI)를 개별적으로 실시해 그 결과를 함께 발표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ARS는 정치 고관여층 중심의 응답이 많고 익명성이 보장돼 이른바 ‘샤이 표심’을 파악하기 수월하며, CATI는 정치 저관여층 응답까지 폭넓게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대다수 여론조사업체는 비용·인력 문제 등으로 두 가지 방법을 혼용하거나 이 중 한 가지 방법만을 취해 조사를 실시한다.
앞서 월등히 높게 나온 민주당 지지율은 모두 여론조사꽃의 ARS 조사에서 나타난 결과들이다. 일부 여론조사 결과표를 보면, 진보 성향 응답자들에게 더 많은 가중치가 부여되거나 응답률이 3% 미만으로 나타나는 등의 특이점이 보이긴 하지만 이것이 최종 지지율 결과에 영향을 미쳤거나 조사의 오류 요인으로 지적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론조사꽃 또한 여조위 심의를 받을 뿐 아니라 정당 지지율의 경우 여조위의 주요 검증 대상이다. 여론조사꽃은 아직까지 별다른 제재를 받은 바 없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여조위에서도 지지율 값이 튄다는 건 인지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뭐가 잘못됐다고 특정해서 말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당 지지율 조사 시 함께 묻는 질문들 자체가 편향적이라는 데엔 동의하는 의견이 많다. 여타 여론조사 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여론조사꽃 조사에는 현 정부의 외교나 정책, 행정 등의 적절성을 묻는 질문이 주를 이루고 있다. 김남국 의원 코인 사태 등 야권에 불리한 이슈는 아예 다루지 않고 있다. 또 가치 편향적인 내용이나 단어 활용으로 특정 답을 유도하는 질문도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음은 이와 관련한 일례의 질문들이다.
‘북한 인공위성 발사 후, 서울시는 경계경보를 발령하고, 20분 후 행정안전부는 오발령이라고 정정하는 등 큰 혼선이 있었다. 누구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보나’(6월 1주 차), ‘검찰은 헌정 사상 최초로 야당 대표의 3번 연속 검찰 출석을 요구했다. 이는 차기 대권 주자를 제거하려는 표적 수사라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2월 1주 차), ‘한동훈 장관은 청담동 술자리 의혹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과 더탐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허위사실 명예훼손으로 형사 고소와 10억 손배소를 제기했다. 검찰사무를 관장하는 법무부 장관으로서 한 장관 대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2022년 12월 3주 차)….
‘이재명 사퇴론’ 반박 근거로 활용
이런 여론조사꽃의 조사결과는 민주당 지도부의 공식 논의 테이블에도 이미 여러 차례 오른 바 있다. 지난 3월 정청래 의원이 최고위원회의, 라디오 방송 등에서 여론조사꽃의 결과를 인용하며 이 대표 사퇴설을 반박한 것이 대표적이다. 2월 의원총회 당시에는 여론조사꽃의 조사결과가 의원들에게 자료로 배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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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때 불법 저지르면 최대 4년간 선거 관련 조사 못한다
김씨의 경우 지난해부터 여론조사꽃의 결과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다수 인용하며 일련의 정치 현안을 야권에 우호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4월 14일 총선 1년을 앞두고 진행한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여론조사꽃의 조사를 “정교한 설계”라고 칭하며 “총선 3개월쯤 되면 여론조사꽃 결과를 목놓아 기다릴 겁니다. 의지하게 될 거예요”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미 강성 지지층이 주를 이루고 있는 이재명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선 여론조사꽃 조사가 유독 많이 공유되고 있다. 일부 지지자들은 여론 조사 참여 인증을 할 정도로 해당 조사에 상당한 지지를 보내는 상황이다.
당내에선 이런 분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최근 연이은 체포동의안 부결 등으로 당 안팎의 비판 여론이 지속되고 있는데, 야권에 우호적인 여론조사에만 의지하다 보면 정치적 자성의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이유 등에서다. 더군다나 여론조사꽃을 주도하는 김씨는 매 선거마다 당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 2020년 21대 총선이 대표적이다. 당시 민주당 내에선 총선에서 압승할 거란 내용의 내부 조사결과가 선거 2개월가량을 앞두고 공유됐던 것으로 알려진다. 양당에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따른 위성정당 설립을 고민하고 있었고, 민주당은 해당 조사를 근거로 “위성정당 설립은 하지 말자”는 공감대가 어느 정도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김씨가 2월 말 돌연 자신의 유튜브 방송을 통해 “민주당이 필패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피력하며 당 안팎으로 더불어시민당 창당 바람을 만들어냈다는 것이 당 일부 인사들의 이야기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그때도 그렇게 해서 민주당이 정치적 우를 범했다”며 “근데 지도부가 벌써부터 김씨의 여론조사꽃에 의지하기 시작하면 내년 총선에서 이것이 어떤 식으로 더 당을 좌지우지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선 ‘하우스 이펙트(House Effect)’, 즉 여론조사를 의뢰·수행하는 기관의 성향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가 편향성을 가진다는 경향을 고려하면, 여론조사꽃의 조사는 앞으로 여타 업체들과 더 큰 간극을 보일 여지가 크다는 지적도 한다. 자칫 민주당 진영의 독선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여조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단독] ‘두살 박정희’가 3·1 운동 진압? 이런 수업해도, 교육청 징계 없었다
‘교사 정치적 발언’ 민원 102건, 징계 13건뿐
김병욱 의원, 각지 교육청 자료 공개
입력 2023.06.01. 16:22업데이트 2023.06.01. 16:57
정치적 중립 의무를 가진 교사·교직원들이 제자를 상대로 정치적 발언·행위를 했다는 지난 수년간의 민원에 대해, 각 지방 교육청들이 대부분 아무런 징계를 하지 않고 넘겨온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실이 전국 시‧도교육청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 4월까지 교사 및 교직원 정치적 발언‧행위로 접수된 민원은 102건이었다. 그러나 교사 및 교직원이 정치적 발언‧행위로 징계 받은 사례는 13건에 그쳤다.
재작년 서울에서는 교사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천암함 함장에 대한 욕설과 막말을 쏟아냈지만, 교육청은 형사 처벌(벌금 100만원)이 이뤄진 다음에야 징계를 내렸다. 징계 내용은 정직 3개월이었다. 2020년 10월에는 광주에서 한 교사가 성인이 된 중학교 제자 4명에게 특정 정당 또는 특정인을 지지하는 문구가 삽입된 그림 등을 휴대폰 메시지로 보내 감봉 3월 징계를 받았다.
경북에선 2018년 모 중학교 교사가 역사 시험문제에 ‘다카키 마사오’(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본식 이름)라는 표현을 등장시켜가며 ‘박 전 대통령이 3‧1 운동을 진압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일제에 협력했다’는 식의 묘사를 했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17년생으로 1919년 시작된 3‧1 운동 진압과는 관련이 없다.
그런데도 경북교육청은 해당 교사를 징계하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 “조사해봤더니 교사가 정치적 중립을 어길 의도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당시 조사는 경북 안동교육지원청이 담당했었다. 안동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해당 사안을 왜 징계하지 않았는지 구체적인 이유는 모르겠다. 당시 담당자 중 남아 계신 분이 없어서 확인이 어렵다. 우리는 남아 있는 내부 자료를 토대로 처리 결과를 알려드린 것”이라고 했다.
2020년엔 모 고등학교 교사가 ‘사회주의가 옳다’고 주장했다는 민원이 접수됐으나 경북교육청은 “학교장이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며 징계하지 않았다.
2021년 광주광역시에서는 한 교사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서울시장 선거 결과를 두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결과에 인간 족속들에 대한 환멸이 일었다”고 적어 민원이 접수됐다. 광주교육청은 해당 교사에게 게시물을 삭제하겠다는 답변을 받고 사건을 징계 없이 자체 종결했다.
전북에서는 2019년 모 고등학교 교사가 ‘전두환‧박정희 개XX’ 발언을 했으나 징계 받지 않았고, 같은 해 또 다른 교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희롱하는 발언, ‘일본은 신이 나라를 만들다 싼 X이다’ 등 발언을 했다는 민원이 접수됐으나 징계 받지 않았다.
또 2019년 모 중학교 교사는 “역대 대통령 중에 문재인만이 잘한 대통령이다” 등 발언을 했다는 민원이 접수됐으나 징계 받지 않았다.
충남에서는 2022년 대선을 앞두고 한 교사가 과거 자신의 반 학생에게 카카오톡으로 올바른 후보에 투표해달라는 메시지를 발송했는데, 당시 해당 교사 카카오톡 프로필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사진을 걸어놨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충남교육청은 해당 교사에 대해 징계하지 않았다.
한 학생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공동취재단
강원도에서는 2022년 교사가 수업 중 “미국은 남조선 점령군” “6‧25는 미국이 유인한 전쟁” “이태원 압사 참사는 미국인들의 사회문화를 주입받아 일어난 일” 등의 발언을 했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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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정치 편향 교육” 폭로한 인헌고 학생, 구의원 됐다
강원도교육청은 “수업 중 ‘미국은 한국 점령군’ ‘6‧25는 애치슨 라인으로 미국이 북한의 남침을 자극한 전쟁’이라는 말을 한 사실을 확인했으나 이것은 언론 기사나 미국의 브루스 커밍스 교수의 주장을 인용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그렇지만 자칫 반미 정치 선동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있기에 해당 학교와 교사에게 이러한 점을 전달하고 신중하게 접근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했다. 징계는 따로 하지 않았다.
경남에서는 작년 대선을 앞두고 한 교사가 투표권이 있는 학생들에게 손을 들어보라고 한 후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를 뽑겠다고 한 학생에게 “와, 너 완전 극우네”라는 발언을 했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경남교육청은 해당 교사를 ‘지도’했다며 징계하지 않았다.
대구에서는 2018년 교사가 수업 중 ‘보수는 개XXX’라는 발언을 했다는 민원이 접수됐으나 징계는 없었다.
울산에서는 재작년 교사가 영어 수업 중 disaster(재난,재앙) 단어를 설명하면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을 겨냥해 ‘문disaster’이라는 발언을 했다는 민원이 접수됐지만 징계는 하지 않았다.
올해 들어서는 한 교사가 수업 중 ‘20대가 윤석열 정부를 왜 지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민원이 접수돼 감사가 진행 중이다.
충북에서는 최근 영화관람 체험학습 중 특별상영 주관단체에서 ‘윤석열 정권 거부한다’라는 문구가 기재된 피켓을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사진을 촬영했다는 민원이 접수돼 충북교육청이 조사 중이다.
김병욱 의원은 “교사가 수업과 시험을 이용해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학생에게 주입하는 행위는 정치적 중립 위반이자 자격미달”이라며 “교사의 정치편향 교육에 대해 엄중히 처벌해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