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1일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 출범 20주년을 기념하는 ‘2019 따오기 국제포럼’이 서울 포시즌즈 호텔에서 열렸다. 추궈홍 중국대사, 나가미네 일본대사, 따오기와 관련이 있는 한중일의 지방 도시인 한정우 창녕 군수, 미우라 니이가타현 사도시 시장, 장젠궈 섬서성 한중시 부시장 등 3국의 많은 관계인사들이 참석했다.
한중일협력사무국 이종헌 사무총장(외교부 대사급)은 개막식에서 “한중일 3 국은 따오기와 같은 공통분모를 찾아감으로써 사람과 사람을 보다 가깝게 만들고 3국 우호관계를 더욱 심화시켜야 한다“며 인사말을 했다. 이어 중국대사와 일본대사 등 참석한 많은 인사들이 한중일 우호를 강조했다. 오후에는 3도시 어린이들이 함께 한국어로 ‘따오기’ 노래를 선보이는 등 3국의 교류공연으로 우호 분위기를 고취했다.
따오기는 동북아시아에 서식하는 국제보호 조류이다. 멸종 상태인 한국에는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북경 방문 때 중국으로부터 기증받은 후 창녕군에서 복원 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지난 5월 22일 방사 행사를 가진 바 있다. 일본도 같이 기증받아 사도시에서 복원에 성공하여 3국에서 따오기를 다시 볼 수 있게 된 것을 기념하여 서울포럼에 이어 가을에는 섬서성, 내년에는 사도시에서 따오기 국제포럼을 열 계획이다.
따오기가 역사와 경제 현안 등으로 복잡하게 얽힌 3국 협력의 상징으로 부각될 수 있을 것인가? 최근의 한일, 한중 관계를 보면 갈수록 요원해지는 게 아닐까? 한중일협력사무국 개설 20주년을 기념하여 열린 중요한 상징적인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경남신문, 경남매일 등 지방언론과 인터넷뉴스, 연합뉴스 외에는 아예 보도조차 되지 않았다.
유럽은 오랫동안 끊임없는 전란을 겪으며, 특히 1, 2차 세계대전에서는 수천만 명이 목숨을 잃을 정도로 서로 적대감이 컸을 텐데도 30여 개의 나라가 협의와 토론을 통해 하나의 나라처럼 되어 가고 있지 않은가? 그에 비해 같은 유교문화권의 긴 역사를 가진 한중일 3국은 전쟁과 적대보다 평화의 시기가 훨씬 길었는데도 불구하고 한중일 통합은 멀어져 간다.
지난 7월 11일 ‘2019 따오기 국제포럼’이 서울 포시즌즈 호텔에서 열렸다.
10월에는 중국에서 따오기 창작무용극단이 와서 서울, 부산, 창원, 대구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따오기 군무를 이미지화한 공연으로 일본에서는 작년까지 100회 공연을 성공시켰다고 한다. 일본은 중일 우호를 위해 천황 부부, 아베 총리를 비롯한 정·재계 주요 인사들이 직접 공연을 관람함으로써 큰 홍보 효과를 올렸다고 한다.
과연 한국 공연에는 문 대통령을 비롯한 정·재계 주요 인사들이 얼마나 관심을 갖고 관람할 것인가? 우리나라의 정재계 지도자들도 문화예술을 통해 동북아의 삭막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누그러뜨릴 수 있는 여유와 지혜를 갖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