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매일의 은혜를 기록하는 이유
미국 골든 코넬 신학교에서 진행하는 중국 목회자 세미나가 저희 교회에서 모이고 있습니다. 어제 한국 교회의 성장과 위기, 그리고 그 극복책으로 예수 동행 운동에 대하여 강의를 하고 한 시간 동안 질문을 받았습니다.
다 들 진지하게 강의를 들으셨고 또 깊은 질문도 많았습니다.
인상깊은 질문 하나는 한국 교회가 기도 많이 하는 교회로 알고 있는데, 그렇게 기도를 많이 하는데, 한국 교회에 왜 위기가 왔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솔직히 기도의 방향을 잘못 정하고 기도했기 때문이라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리고 예수동행 운동을 통하여 기도를 회복시키시는 하나님의 역사에 대하여도 말씀드렸습니다.
이어서 한 중국 목사님께서 하신 말씀이 감동이 되었습니다.
자신은 중국의 한 지역 교회의 담임목사인데, 자신의 교회가 독립교회여서, 목회 보고를 할 교단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직접 보고를 드려야 하겠다는 마음에 한 주간 동안 교회에 있었던 일들을 꼼꼼히 메모해 놓았다가 매 주 화요일에 목회 보고서를 쓴다고 했습니다.
그 마음이 너무나 귀하고 사랑스러웠습니다.
그 분이 목회를 잘하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 목사님이 보고서를 썼다고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하나님께 보낼 수 있겠습니까?
기록하는 순간, 그것은 하나님께 다다른 것입니다.
주님은 그 목사님의 말씀을 통하여 제게 매일 쓰는 일기가 주님께 드리는 제 하루의 보고서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누구나 자신이 겪은 일을 있는 그대로 정확히 기록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받은 은혜를 다 기록할 수 있는 사람도 없습니다.
기록은 그 자체가 감사의 고백이고 회개의 고백이고, 믿음의 결단이고 간증일 뿐입니다.
그래서 매일의 기록이 영적으로 너무나 큰 유익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오스왈드 챔버스가 쓴 "그리스도의 정체성" 에 어떤 유명한 설교자가 자신의 삶을 현실 속에서 점검해보니 자신이 설교한 내용의 반도 믿지 않고 살더라고 고백한 부분이 나옵니다.
우리가 매일 매일의 삶을 기록해 보려는 것은 스펜서의 고백처럼 "일주일에 6일 동안은 세상 사람처럼 생각하며 살고 오직 하루만 잠깐 주의 자녀처럼 산다." 는 말에 해당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매일 일기를 기록한다는 것은 수고로운 일입니다.
그러나 기록함으로 얻는 유익이 엄청납니다.
주님이 주시는 은혜와 말씀을 생각으로만 느낀다면 정확하게 파악되지도 않고 금방 소멸됩니다. 그런데 기록해 보면 주님의 마음이 정확하게 드러나고 오래 기억됩니다.
실제로 예수동행일기를 통하여 저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하나님의 구체적인 인도하심을 받을 수 있고 하나님의 역사를 체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기록된 은혜는 자신에게만 유익한 것만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해지게 됩니다. 많은 믿음의 사람들이 일기를 쓴 까닭에 우리는 그가 받은 은혜와 그의 믿음이 성숙해지는 과정을 알 수 있고 자신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어거스틴, 존 웨슬리, 조나단 에드워드, 데이비드 브레이너드, 스탠리 존스, 조지 폭스, 잔느 귀용, 체임버스, 아펜젤러, 헨리 마틴, 짐 엘리엇, 허드슨 테일러, 윌버포스 조지 휫필드, 등 위대한 하나님의 종들은 거의 다 일기를 썼다는 사실이 일기의 유익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어느 성도가 “목사님께서 우리들에게 예수동행일기를 쓰게 하시는 목적이 무엇인가요?” 하고 물어왔습니다.
제가 교인들에게 예수동행일기를 쓰게 하는 목적은 한가지입니다.
다윗처럼 예수님과 친밀히 동행하며 살아보자는 것입니다.
사도들과 초대 교회 성도들이 누렸던 예수 그리스도와의 친밀히 동행하는 삶을 우리도 살아보자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