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pan data-ke-size="size18"><b>감자가 맛있는 까닭</b></span></p><p> </p><p> </p><p>긴 겨울 지나</p><p>땅이 스르르 풀리고</p><p>개구리가 꿈틀대고</p><p>지렁이가 땅을 갈고</p><p>제비꽃이 피고</p><p>따뜻한 바람이 불고</p><p>봄비가 내리면</p><p> </p><p>우리 식구들은 거름을 뿌리고</p><p>씨감자를 심어요.</p><p>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아요.</p><p>비닐도 치지 않아서</p><p>감자가 따뜻한 햇볕을 느끼며 자라요.</p><p>새소리, 바람소리 듣고 자라요.</p><p>풀벌레 소리, 개울물 소리 듣고 자라요.</p><p>여우비도 맞고 소나기도 맞으며 자라요.</p><p> </p><p>그리고 말이에요,</p><p>음치인 아버지가 감자밭에서</p><p>풀을 매고, 북주기*를 하며 노래를 불러요.</p><p>무엇보다 어머니가</p><p>술 좋아하는 아버지한테 쏘아붙이는 잔소리가</p><p>감자를 더 맛있게 한다니까요!</p><p> </p><p> </p><p><span data-ke-size="size14">*북주기 : 식물이 잘 자라고 넘어지지 아니하게 뿌리나 밑줄기를 흙으로 불룩하게 덮어주는 일.</span></p><p> </p><p> </p><p>-서정홍, 『감자가 맛있는 까닭』(창비교육)</p><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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