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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三國志) (70) 여포의 속셈
한편, 도겸이 죽고난 뒤, 서주 태수(太守)가 된 유현덕은 인의(仁義)의 선정(善政)을 베풀어, 오십 삼만에 이르는 서주의 육군(六郡) 백성들이 편안히 살 수 있도록 정치와 치안을 보살폈다.
얼마전 있었던 메뚜기떼로 부터의 피해 복구도 육군 백성들이 협력하여 차츰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데다가 유비는 이곳에서 아내도 얻고, 탁현에 홀로계신 어머니까지 서주로 모셔 들였다.
이러다 보니 유비, 관우, 장비, 자룡을 비롯한 도공의와 미축등 전임 성주 도겸이 거느렸던 문무백관들 조차, 유비에게 충성을 다하고 있었으니, 태평성대가 따로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난데없이 성루에 걸려있는 징이 세차게 연속해서 세 번 울렸다.
이 소리는 성 밖에 적군이 나타났을 때를 알리는 징 소리이었다.
유비를 비롯한 만조 백관들은 모두 깜짝 놀라는 바로 그때,
"아뢰옵니다! 아뢰옵니다!"
수문 경계병이 큰소리로 뛰어들며, 황급히 아뢴다.
"여포가 팔천 철기(鐵騎)를 이끌고 성 밖에 와있습니다."
"여포가?"
유비는 흠칫 놀라며 관우, 장비, 자룡을 비롯한 도공의와 함께 성루로 급히 달려나갔다.
그리하여 밖을 내다보니, 저만치서 여포가 수천 군사를 이끌고 서주성을 바라보며 우두커니 서 있는 것이 아닌가?
그것을 본 도공의가 걱정스런 얼굴로 유비에게 묻는다.
"유 공! 여포가 우리 서주성을 공격하려는 것이 아닐까요?"
그러자 성밖의 군형(軍形)을 유심히 살펴본 유비가 ,
"진형(陳形)으로 봐선, 아닌 것같네!"
하고 대답하였다.
이렇게 유비를 비롯한 문무백관들이 걱정스런 시선으로 성 밖의 동태를 유심히 살피는 중에, 여포쪽에서 한 장수가 말을 달려 성문밖 조교(弔橋) 앞으로 내닫더니, 말에서 뛰어내리며 두 손으로 서신을 받들어 올리며 큰 소리로 외치는 것이었다.
"군위장군(軍尉將軍) 여포가 뵙자하옵니다!"
그러자 유비가 부하에게 명한다.
"가서 받아오라!"
성문이 열리고 한 장수가 말을 달려나가 서신을 나꿔채왔다.
이런 모습을 멀찍이 지켜보던 여포가 초조한 듯 옆에 있는 진궁에게 묻는다.
"공대 선생, 유비가 우리를 들여보내 주지 않으면 어찌합니까?"
"염려마시오. 유비는 인의군자요. 지금 그의 가장 큰 적은 조조이니, 조조의 대군을 막으려면 우리 도움이 필요할게요."
"음 !... 좋소이다. 그럼 유비가 우리를 걷어준다면 어찌해야 합니까?"
그러자 성문쪽을 유심히 바라보던 진궁이 여포를 돌아보며, 미소를 머금고 대답한다.
"아주 간단하지요, 상황을 지켜 보다가 행동에 옮기면 되는겁니다."
그 말에 여포는 고개를 끄덕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한편, 성루에선 여포의 서신을 받아들고, 이를 본 뒤에 유비가 주변을 휘돌아보며,
"잘됬어! 여포가 조조한테 패한 뒤에 갈 곳이 없어 우리한테 의탁하러 온거야."
하고 말하자, 장비가 대번에 콧방귀를 뀌며,
"흥! 그놈이 우리한테 무슨 낮짝으로 왔답니까? 우리 삼형제가 그놈하고 붙었을 때, 목을 베지 않은 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 할 판인데!"
하며, 화가 잔뜩 실린 걸걸한 목소리로 한마디 한다.
그러자 유비가 타이르듯이 말한다.
"그때와는 다르지않나? 잊지 말게, 후일 여포가 바른 마음을 먹고 동탁을 없애 버리고 한 실(漢室)을 다시 일으키는 공(功)을 세웠으니, 영웅이라 칭 할 만 하지. 그 일로 천하의 칭송도 받았고, 더구나 여포는 맹장인데다가 팔천 철기가 있으니, 여포의 도움을 받는다면 조조의 공격도 두려울 것이 없네."
그러자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관우가,
"형님! 여포는 용맹하기는 해도 신의가 없습니다. 그러니 그를 곁에 두는 것은 호랑이를 키우는 격이니 조심해야 합니다."
하고 조용한 어조로 말하였다.
그러자 장비가 대뜸 말을 받으며,
"맞아요, 맞아! 둘째 형님 말씀이 맞아요! 여포 저 놈이 잘 하는 거라곤 뺀질뺀질한 얼굴로 여자 후리는게 제일이고, 나머지는 하나도 쓸데가 없는 놈이라구요!"
그러자 유비가 웃음을 머금으며 장비를 쳐다본다.
"훗 ...! 그게 무슨 말인가?"
"사실이잖소? 형님! 생각해 보시오. 여포한테 애비가 몇 명이오? 네? 정원도 애비, 동탁도 애비, 왕윤도 애비, 거기다 제 놈 친아버지까지 더하면, 자그마치 애비가 네 명이 아니오? 애비 넷이 모두 여포 저놈 때문에 죽었으니, 저놈은 살(殺)이내린 놈이라오. 누구든지 저놈의 애비가 되면 곱게 죽지 못한다구요."
장비의 투정어린 소리를 내내 미소로 듣던 유비는,
"나는 여포와 친구가 되려는 것 뿐이지, 애비가 되려는 것이 아니니 너무 걱정말게."
하고 말하자, 장비가 덛붙여 한 마디를 더한다.
"이번에는 저놈이 아들이 되려는게 아니라 애비가 되겠다는 거라구요. 분명 우리에게 의탁하러 온 게 아니고, 서주를 삼켜버릴 속셈을 가지고 나타난거라구요. 틀림없어요!"
유비는 더 이상 장비와 입씨름 하지 아니하고 찬찬한 시선으로 성 밖을 다시 내다 보았다.
여포가 몰고온 팔천 철기는 기다림에 지쳐서 말과 병사들이 좀이 쑤셔온 듯이 질서 정연한 대열에서 연실 꿈틀거렸다.
기다림에 지친,여포가 진궁에게 말한다.
"선생! 이만 갑시다. 우릴 받아주지 않으려나 봅니다."
그러자 진궁이 단호한 어조로 대답한다.
"아니오! 기다려봅시다!"
그러자 여포가 짜증이 섞인 말로,
"벌써 두 식경이나 기다리지 않았습니까? 동탁을 만날 때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지금하고 그때와는 다르오. 유비가 동탁도 아니고 말이오."
한편, 성루의 유비는 자기의 결정을 모두가 따르게 하기 위해 이런 말을 하였다.
"우리도 차근차근하게 따져보세, 얼마전 여포가 조조의 본거지인 연주를 기습하지 않았다면, 조조가 우리 서주에서 어찌 퇴각했겠으며, 우리가 어찌 안전을 되찾을 수가 있었겠나? 그런 여포가 우리에게 의탁하러 왔는데 받아주지 않는다면 도리가 아니네.
더구나 우리가 한 실을 부흥시키고 대업을 이루려면, 많은 영웅들과 교류해야 하네. 현재 우리의 적은 조조고, 여포의 적 또한 조조이니, 여포와 합세하여 조조에게 대적해야 비로서 승산이 있네.
조조가 남긴 명언이 있지 않나? <내가 천하를 대신할지 언정 천하가 나를 대신 할 수는 없다>고, 그렇다면 나도 한 마디 할까? <천하가 날 대신 할지 언정, 내가 대신할 수는 없다."
그러자 이때까지 듣고만 있던 조자룡이 나서며 말한다.
"현명하신 판단입니다!"
이어서 관우, 장비, 도공의와 미축등은 유비의 결정에 대한 더 이상의 반론이 없었다.
유비가 명한다.
"성문을 열어라! 내가 친히 여포를 맞을 것이다!"
그러자 장비가 심통어린 소리를 한 마디 내지르며 자리를 뜬다.
"보려면 형님이나 보슈! 나는 저런놈 꼴은 보지 않을테니!"
이윽고 성문이 열리고 유비가 호위병과 함께 밖으로 나왔다.
순간, 그것을 본 여포는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진궁을 돌아보며 말한다.
"보십시오, 유비가 직접 맞으러 나오는군요."
진궁이 여포에게 다짐하듯 말했다.
"명심하시오. 유비를 만날때는 필히 공손히 대해야 합니다."
여포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알겠습니다."
여포와 진궁은 천천히 말을 몰아 유비앞에 이르러 말에서 뛰어내려,걸어오는 유비를 맞았다.
그리고 여포는 가까이 다가오는 유비를 향해 국궁배례로써,
"패전지장 여포가 서주 자사 유현덕을 뵈옵니다."
하고 기쁜 소리로 외치자 유비가 웃는 얼굴로 화답한다.
"오랫동안 기다려왔는데, 이제서야 봉선, 공대 두 분을 뵙는군요. 오늘 뵙게되어 기쁘기 한량없습니다."
하고 말을 하며,
"어서 들어가시지요."
하고 두 사람을 안내하여 성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곧 유비는 여포를 환영하는 환영연을 벌였다.
그리하여 술이 여러 순배 돌아가 여포가 고단한 몸에 술이 몹시 취하자, 유비에게 취중소리를 한다.
"현덕, 천하의 기량중에 누구의 기량이 가장 최고인 줄 아시오?"
여포의 말끝은 술에 취해 꼬부라져 있었다.
유비는 미소를 지으며 화답한다.
"모릅니다. 가르쳐주십시오."
그러자 여포는 유비에게 한 손의 손가락을 세워 보이며 한심하단 어조로,
"이 여포가 이끄는 팔천 기병이오! 그 팔천 기병중에 가장 용감한 자가 누군지는 아시오?"
유비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한다.
"그건 압니다. 여포지요!"
그러자 여포는 호쾌한 웃음을 웃어제친다.
"하하핫! 맞아 , 맞아! 그렇소!"
여포는 유비에게 손가락질을 해가며 웃어젖혔다.
이런 모습을 본 관우는 순간 두 눈을 아래로 내리깔며 화가난 듯한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여포는 재미있는 듯이 계속하여 떠들어댄다.
"내 적토마는 하루 천 리를 달리고 내 방천화극은 쇠도 깨뜨린단말야!... 세상 사람들이 나를 뭐라고 칭하는 줄 아시오?"
유비가 미소를 띠며 대답한다.
"사람중엔 여포, 말중엔 적토!"
"그렇치! 그거야! 자, 됐소!"
여포는 술잔을 들이킨다.
그러자 여포의 이런 모습에 안절부절하던 진궁이 당황한 어조로 여포를 만류한다.
"봉선, 봉선! ... 이제 가서 쉽시다!"
그러자 여포가 팔을 휘저으며 진궁의 제지를 거부한다.
"아니야, 아냐! 술 벗을 만났으니, 백 잔도 천 잔도 좋지! 자, 자, 술, 술!"
여포가 빈 술잔을 들어 술을 재촉하자 시종이 쪼르르 달려와 여포의 잔에 술을 채운다.
여포가 불쾌한 얼굴로 유비를 부른다.
"현덕! 우리가 손을 잡으면 대업은 떼 논 당상이 아니오? 당신은 성 안에 앉아서 매일 차와 술이나 마시면서 노래나 듣고, 놀고 기다리면, 다른 일은 내가 다~ 하겠소! 이 여포가 말이오!... 내가 팔천 철기를 이끌고 당신을 위해서 천하를 싹쓸이 하겠다는 말이오... 그리고 우리 둘이서 반씩 나눠갖는 거요, 어떻소? 구미가 당기지 않소?"
그러자 지금까지 아무런 말도 없이 듣고만 있던 관우가 입을 열었다.
"여 장군! 그렇게 대단하신 영웅께서 어째서 연주성에서는 조조에게 패하셨소?"
하고 물으니 여포가 핏대를 올리며 말한다.
"나는 복양성을 지키고, 이봉과 설란이란 놈들에게 연주성을 지키도록 했는데 그 두 놈들이 술과 계집에 미쳐서 돌아가는 바람에 연주성을 조조에게 내주게 된 것이오. 그러나 복양성에서만은 조조가 나에게 패했소. 내가 조조를 어떻게 물리쳤는지 아시오?"
"모르겠습니다. 장군이 알려 주시오"
관우가 대답한다.
그러자 여포가 이번에는 관우를 향하여 취중의 손을 휘저으며 말하려는데, 진궁이 서둘러 먼저 말한다.
"자, 자. 봉선! 유 공께 한 잔 올립시다."
그러나 여포는 진궁의 말을 무시하고, 그쪽을 향하여 손을 덮어 누르듯이 보이며 관우에게 계속 말한다.
"그날, 천지가 어둡고 달빛조차 없었소. 내가 홀로 적진 깊이 들어가니 붉은 도포를 입은 놈이 도망치고 있었소. 나는 놈의 투구를 내리치며 <조조는 어디 있는냐?>하니, 그 놈이 내게 말하길 <저 앞에 황마(黃馬)를 탄 놈이 조조>라고, 그래서 내가 황마를 탄 놈을 쫓아가서 단칼에 쓰려뜨렸지!
그런데 알고 보니 그 놈은 일개 교위(校尉)에 불과한 자였고 정작 조조는 붉은 도포를 입은 놈이었더군, 순간의 내 실수로 놈이 내 방천화극에서 살아난거지, 어떻소? 정말 교활한 놈이 아니오?"
관우가 대답한다.
"교활하군, 감히 여 장군을 속이다니 말이오."
유비가 이 말을 듣고 입을 연다.
"조조가 교활한 것은 재능과 계략에 있습니다. 조조를 난세의 간웅이오, 치세의 능신이라 하는데, 간적과 간웅은 한 글짜 차이지만 실은 천지차이지요. "
여포가 유비의 말을 듣고, 호언장담을 한다.
"나 여포만 있으면, 그놈, 조조가 간적이요, 간웅이라도 독 안의 쥐새끼 일 뿐이오! 자, 현덕! 약속합시다! 나는 천하평정을 할 테니, 당신은 서주를 지키시오! 아... 나 한테는 군량만 공급하면 되오..."
유비가 여포의 호언장담을 듣고, 단박에 대답한다.
"좋습니다. 그리고 지금 제가 맡고 있는 서주 자사직도 알고 보면 잠시 대행일 뿐입니다. 천자께서 하명이 있으셨던 것도 아니고, 제후들 역시 인정한 것은 아니죠. 봉선 형은 강한 군대와 용맹함이 있고, 천자께서 친히 내린 직위, 군위장군(軍尉將軍)으로써 충훈후(忠勳侯)에 봉해진 분이신데, 저 유비는 아무런 하사받은 관직도 없었으니 사실, 이 자리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여포가 술 취한 눈알로 유비를 빤히 올려다 보며 묻는다.
"아, 그럼 서주가 필요없다는 거요?"
유비는 대답 대신에 자리에서 일어나 서주목 인장을 가지고 여포 앞으로 갔다. 그리고 그것을 여포에게 내밀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여 장군께서 서주목 인장을 받으시고, 서주 자사가 되십시오."
그러자 진궁이 자리에서 황급히 일어나 여포의 손을 잡으며,
"봉선! 안 됩니다!"
하고 말리며, 유비를 향해 두 손을 읍하고 허리를 굽히며 말한다.
"유 공! 의탁하러 온 처지에... 귀공께서 거두어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인데, 어찌 그런 마음을 품겠습니까? 부디, 의심의 눈길을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자 양쪽의 눈치를 살피던 여포도 유비에게 두 손을 읍해 보이며 말한다.
""됐소! 그럴순없소. 다만, 이 여포가 서주의 평화를 지켜 드리기는 하겠소."
그러자 유비가 다시 말한다.
"봉선 형! 공대 형! 두 분께서는 제가 가식적으로 보이십니까? 아닙니다... 저는 진심으로 하는 말 입니다. 그 이유는 첫째, 여포는 천하가 인정하는 강한 군대가 있고, 둘째, 공대 형이 돕고 있으니 어찌 대업을 이루지 못 하겠습니까? 셋째, 조조가 유비는 두려워하지 않으나 여포는 두려워 하니, 결국 서주를 두 분에게 넘기기만 하면 평화를 유지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자 진궁이 얼굴을 일그려 뜨리며 말한다.
"아이고! 유 공! 그리 말씀 하시는 것은, 우리를 쫓아내시려는 것으로 들립니다."
"아, 그건 아닙니다. 절대 아닙니다."
"봉선! 아무래도 우리가 속히 서주를 떠나 다른 곳으로 가야겠소. 유 공을 불편하게 할 수는 없는 일이오"
진궁이 여포를 붙잡고 말한다. 그러자 유비는 고개를 흔들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그럼 이럽시다. 두 분께서는 잠시 쉬시고 이 문제는 나중에 다시 상의하십시다."
"고맙습니다."
진궁은 여포를 대신하여 유비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서둘러 여포를 부축하고 숙소로 향하였다.
술취한 여포를 부축하여 객사로 돌아온 진궁은 여포가 자리에 벌떡 누워버리자, 그의 팔을 붙잡아 일으키며 황당하단 어조로 말한다.
"봉선, 아이구, 봉선! 들어보시오! 조금전에는 장군이 너무 경솔했소! 유비는 말로만 그런척 한 것인데 어쩌자고 서주목 인장을 받으려고 하셨소?"
그러자 자리에서 반쯤 몸을 일으킨 여포가 실눈을 뜨며 대꾸한다.
"준다고하지 않소? 내가 뺏으려는 것도 아니고, 제 손으로 준다는데 받지 못할 이유라도 있소?"
그러자 진궁이 어림없다는 말투로,
"아이고! .... 우릴 시험한 거요... 유비는 진심으로 그런 것이 아니오. 설사 진심으로 그런 것이라고 해도, 관우와 장비, 두 형제가 호랑이 같이 눈을 뜨고 있었는데, 가만히 있었겠소?"
그러자 여포는 진궁의 추궁이 귀찮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며,
"아.... 됐습니다. 그럼, 유비의 진심은 뭐란 말이오?"
하고 반문하였다.
그러자 진궁은 잠시 자리에서 서성이며,
"유비의 진심은 장군에게 은혜를 베푸는척 하며, 장군을 이용해서 조조에게 맞서려는 거요."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여포는 헛웃음을 켜며 말했다.
"허헛, 그래요? 나 역시 조조에게 맞서려고 하는데?"
"전혀 다르오! .. 생각해 보시오. 유비 생각은 자신이 주(主)가 되서 장군을 장수로 쓰려는 것이고, 장군은 자신이 주가 되어 유비를 쓰려는 것이 아니오? 장군은 심지어 서주 자사 자리까지 노리는데 그가 용납하리라 생각하시오?"
여포는 진궁의 말을 듣고, 침묵에 잠긴다. 잠시 후, 여포는 정신이 돌아온 듯 눈을 깜빡이며 진궁에게 묻는다.
"그럼 어찌하면 되겠습니까?"
그러자 진궁이 정색을 며 말한다.
"유비는 우리를 진심으로 쓰고자 함이오, 괜찮소! 우리도 그의 요구에 부응하여 기회를 옅보는거요. 장군이 유비와 결의 형제를 맺어, 관계를 다져 놓고, 이 후의 일은 상황을 보아가면서 우리에게 유리한 쪽으로 결정합시다."
그러자 여포가 고개를 끄덕이며,
"예,예! 알겠습니다. 공대 선생 말씀대로 하지요...."
하고 대답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