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싸움! 지는 싸움!

[까만콩]

2주쯤전에 저희 어머니께서 두 가지 시술을 하셨습니다(시술과 수술의 차이를 모르겠습니다)

하나는 척추 압박골절로 인한 척추 압박 골절 성형술이고 다른 하나는 경피적 신경 성형술 입니다

척추 압박 골절 성형술은 저희 어머니가 넘어지셔서 1번 요추에 콘크리트 쳐야하는 시술이고

경피적 신경 성형술은 병원의 권유로 하게된 시술 입니다

병원에서는 두 가지 시술을 동시에 받으실 경우 10%DC를 해주겠다고 해서

나중에 상태가 악화되면은 시술로 처방이 불가능해서 수술을 하셔야 할지도 모른다고 해서

노인네 더 아프기전에  치료하는게 나으니 다소 비용 부담이 되긴하나

두 가지 시술을 동시에 받기로 했습니다

다행이 시술은 모두 잘 끝났습니다 어머니 상태도 좋아지셨구요

저는 여기서 갑자기 병원비가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도대체 10%DC의 근거가 무엇일까?

그리고 두 가지 시술을 동시에 진행하면 분명히 동일한 검사 및 진료 항목이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이 10%DC는 결국 내가 내지 말아야 할 금액을 병원에서 DC라는 명목으로

생색내기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생겨서 병원에 세부 내역서와 영수증을 요구 했습니다

하지만 이 세부 내역서와 영수증은 저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어느 약품이 어디에 쓰이고,무슨 도구(?)인지 명칭만으로는 도처히 알 수 없기 때문 입니다.

그래서 저는 각각의 시술에 대한 세부 내역서를 요구 했으나 병원측은 같은날 진료한 질병에

대해서는 영수증이나 세부 내역서는 한장으로만 드릴수 있다고 이것은 내부 방침입니다

라는 답변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너무 전문적인 분야라 저는 더 이상 그 어떤 합리적인 태도로

병원측과 대화를 지속 할 수 없었습니다.어쩔수 없이 저는 병원측의 태도에 시비를 걸었습니다

"당신네들 지금 나 무시 하는 거냐"

결국 저는 원무과 차장과 원만한 합의(?)후 어머니를 퇴원시켰습니다

병원에서는 저희가 원하는 가격에 병원비를 깍아주었습니다

이렇게 일단락 매듭지어지긴 했으나 저는 석연치 안은 기분을 떨쳐버릴수 가 없었습니다

도대체 이 진료비는 누가 책정 하는 것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의료보험 공단,보건 복지부,식품의약 안전청, 심평원등 각각의 기관에 문의 전화를 했습니다

통화를 하면 할수록 정말 어의가 없습니다.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비급여라고 하는 의료보험 적용

대상이 아닌 진료및 시술 수술비 책정은 병원에서 하는 것이며 이 금액에 대해 통제 하거나

조정 할수 있는 기관은 현재 어디에도 없으며 병원에서는 고객에게 고지 할 의무만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이야기 하면 나라에서 일부 비용을 보조하는 의료보험 적용 항목은 의료 보험 관리공단이나

심평원등에서 부당청구나 과잉청구 진료비에 대한 관리 감독 조정을 통해 혹 부당하게

납부한 진료비를 환급 받을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급여 항목 즉 의료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것은

병원에서 고시한 금액을 따를 수 밖에 없는 것 입니다.쉽게 말하면 엿장수 마음 인것입니다

제가 아무리 세부 항목에 대한 금액 제시를 요구해도 병원에서는 총금액을 맟추기식으로

제게는 제시 될 것이고 그 금액에 대한 정당함은 어디에서도 확인받을 수가 없는 것 입니다.

그래서 동일한 진료라 하더라도 병원마다 금액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저는 여기서 기륭전자 노동자들이 떠 올랐습니다.

언제 인지는 모르지만 저는 목사님께 이렇게 여쭤봤습니다

도대체 기륭전자의 투쟁에서 승자는 누구입니까라고?

200명의 노동자중 복직에 성공한 사람은 10여명에 불과하며그것도 일년 반이나 기다려야하다니....

5~6년간의 투쟁의 세월 속에서 정신적으로는 황폐해지고 망가진 육체는 회복이나 가능 할까요?

이런것들에 대한 보상이라고 하기에 복직은 너무나 작고 초라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실적으로 그분들은 너무나 많은 손해를 보셨습니다 

투쟁을 하지 안고 다른 직장을 구했다면 지금 얼마나 안락하셨을까요!

비교 대상이 안될 수도 있습니다 저와 기륭전자 노동자분들 하고는요 하지만

저는 왜인지 그분들이 생각이 나면서 이건 아니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분들에 비하면 기십만원의 병원비를 깍음으로해서 현실적으로

이익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알았습니다 이 구조가 얼마나 불합리하고

잘못된 구조라는 것을 제가 왜 기륭전자 노동자들을 떠올렸는지 이제

이해가 되실 것 입니다.

자신들의 현실적인 이익과 안위를 위해서 기륭전자의 마지막까지 투쟁하신분들은

적당히 타협해서 보통의 삶을 살아가기에 충분한 선량한 시민들 이실것 입니다

그러나 저 분들은 "사람"으로 살아가기위해 그리고 이런 나의 불합리하고 부당한 삶을

더 이상 후배들에게 살아가게 할수 없기에 그 고단한 삶을 선택 하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진 싸움  지는 싸움" 이라 했습니다

저는 현실적으로는 이겼습니다 병원비를 기십만원이나 깍았으니까요!

하지만 병원에서는 어느 누군가에게 내게서 못 받은 비용을 받아내겠지요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해서.보호자들의 불안한 마음을 담보로해서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결국 진 것입니다

나로 인해 누구인지도 모를 사람에게 그 비용을 고스란히 넘겼으니까요

직접적으로 넘기진 안았어도 병원에서는 새로운 진상 고객 대처법을

마련하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기회를 제공 했다고 할수도 있구요

그래서 이 불합리한 구조의 변혁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도대채 싸움 이라고는 해본적도 없고 하기도 싫은데 말입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가 분명하고 내가 무엇을 한다고 당장에 무슨 아니 어쩌면 영원히

무슨 변화가 생기지 안을수 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그냥 넘어가면 안될것 같은

생각이 들어 우선 몇자적는 것으로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수정]

미국의료보험체제를 폭로한 다큐 <식코>의 마이클 무어 감독까지는 아닐지리도, 이런 은주의 싸움과 경험을 알리는 것만으로도 승리의 시작이지 않을까? 아니 실패의 경험을 알리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결국 승리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지. 병원에서는 진상고객 대처법을 더욱 계발할지도 모르지만, 눈가리고 아웅 식으로 과잉청구를 하지는 못할꺼야, 은주의 경험을 병원 홈피 게시판에도 올리고 한다면 말야...혼자만의 일로 놔두는 게 아니고 알려야 해! 기륭처럼...

[까만콩]

예~ 그래서 각종 포털사이트나 제가 알릴수 있는 곳은 꾸준하게 글을 올려볼 계획 입니다 그러면서 저도 하나둘씩 배워나가기도 하겠지요!

[해밀]

모든 싸움은 일상의 소소한 표면에서 시작된다고 봅니다. 표면에서 붙잡은 문제를 끝까지 놓지 않고 천착해 들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본질이 보일 것이고 마침내 그 이면까지 꿰뚫어 보는 눈을 갖게 되는 거겠지요. 부당함은 도처에 널려 있으나, 그것을 문제삼느냐, 모른 척 넘어가느냐에 따라 세상이 고정되느냐 변화하느냐가 갈리겠지요. 여기서 승패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닐 거예요. 누가 어떤 관점에서 승패를 정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얼마든지 전복될 수 있는 거니까요. 까만콩님은 이 글을 정리해 내는 것만으로도 싸움의 의미와 결실을 스스로 체득하신 듯 보입니다. 일취월장 글솜씨는 부수적 결실이겠지요?^^

[까만콩]

전도사님 말씀처럼 도처에 부당함이 널려있고 제 마음 한구석에서는 이 부당함에 대항해서 싸워야 하는것인데 사실 저의 이런 태도도 그 부당함에 대항하는 태도라기 보다는 의사,병원 다시말해 기존질서의 부당함에 편승해서 특정이익을 선취하는 자들에 대한 소심한 복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있어서 저 역시 당당 하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이렇게 물러나면 안되지라는 울림이 끊임없이 터져나오니 제가 할수 있는 소심한 저항을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그것도 글로써 말입니다 ㅎㅎㅎ 도사님의 격려가 용기가 되어 실천해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