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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기 스크랩 찰자세 시즌2 제28호 ★ 헝그리 초코 크래커
2찰리 추천 0 조회 424 08.08.22 14:01 댓글 5
게시글 본문내용

 

시하눅빌에서는 때마침 선교관에 빈방이 있어서 선교사님께서 방 하나를 내 주셨다.

피시방도 근처에 있고, 시장도 근처에 있고, 끼니도 때 되면 나오고, 비 맞을 염려 없고

모든 해변이 골고루 떨어져 있는 시내 중앙부에 위치해서

예상치 못했던 달콤한 휴식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넷이 아직 보편화 되지 않은 곳이어서 개인적으로 인터넷을 집에 연결하려면 아직까진 많이 비싸다고 한다.

선교관 건너편에 있는 컴퓨터 3대 있는 피시방은 시간당 1$씩 하고

가끔 포털사이트 로그인이 안 될 정도로 느릴 때도 있지만 그럭저럭 쓸 만하다.

그건 그렇고 그것 보다 훨씬 더 반가운 것을 근처에 있는 슈퍼에서 발견했다.



 

 

다름 아닌 초콜릿이다!

여행 중에 현지 슈퍼에서 찾기 힘들었던 초콜릿을 보니 구미가 당긴다.

군대에서 초코파이 당기는 것과 비슷한 증상인 것 같다.

눈에 들어온 이상 사먹긴 사먹어야겠는데

‘초코바 하나에 국수가 몇 그릇이야?’ 라며 계산하려고 하기에

머리의 계산기를 강제 종료시키고 손이 가는대로 마구 집었다.

머리의 시동을 껐는데도 불구하고 그람 수를 비교해가며 가격대비 양을 고르고 있는 거 보면

몸에도 쪼잔함이 배었는지 화끈하지 못하다.ㅋ



그렇게 초코바를 하루에 몇 개씩 먹어도 계속해서 부족하다는 신호가 온다.

그래서 다음에 슈퍼에 갔을 때는 다른 방법을 찾아 봤다.

그리고 해결책을 찾았다.



 

 

바로 초콜릿 잼과 크래커이다.

조금 헝그리한 방법이긴 하지만 한쪽 비스킷 면에다 초코 잼을 듬뿍 바른 후

또 하나의 비스킷을 얹혀 서로 엇갈리게 한 바퀴 돌려주면 잼은 골고루 묻게 된다.

그리 하면 이름 하여 ‘헝그리 초코 크래커’ 탄생이다.



크래커 한 줄 다 먹어갈 때쯤이면 초콜릿 생각이 한동안 나지 않는다.

초코 잼의 가격이 조금 세기는 하지만 두고두고 크래커 다섯줄 찍어 먹을 때 까지 버텨주고

그 뒤엔 초코바 한 박스는 해치운 듯한 뿌듯함과 느끼함이 교차하면서 질려버리게 된다.ㅋ



 

 

자전거 타고 시하눅빌의 구석구석을 누벼 보기도 했다.

50년 전만이어도 정글이었던 곳이어서인지 경사가 많이 졌다.



 

 

그렇다. 시하눅빌(Sihanoukville)은 1959년에 설립되었으므로

몇 천 년의 역사를 가진 캄보디아의 중요도시라고 생각하기 어렵게

생긴 지 반세기 채 되지 않은 도시이다.

숲을 밀고 바다를 파서 캄보디아의 첫 심해 항구가 만들어진 것이다.



 

 

시하눅빌(Ville)이라는 도시 명칭에서 프랑스 어감이 나는 것은

그때당시 프랑스사람들과 설립하면서 City 가아닌 Ville 으로 세계 공식명칭이 되고

앞의 시하눅은 그때당시의 왕의 이름을 따서 붙혔다.

캄보디아어로도 시의 이름이 크롱쁘레 씨학녹(도시 시하눅)이었지만

1970년 시하눅의 왕건이 무너지면서 도시의 이름이 캄퐁솜(Kampong Som)으로 바뀌게 된다.

그러고 나서 폴폿 정권도 무너지고 다시 공식 명칭이 크롱쁘레 씨학녹(Sihanoukville)으로 돌아왔지만

캄퐁솜이라는 명칭도 그대로 쓰이고 있고 현지에선 캄퐁솜으로 더욱 잘 통한다.



내가 자전거 타고 이곳으로 올 때 사람들에게 시하눅빌이 어느 방향에 있냐고 물으면

사람들이 못 알아들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왕권당은 시하녹빌을 제안하고, 전 공상당원은 캄퐁솜이라고 고집한다고도 하지만

구지 전 공상당원이 아니었어도 호치민시와 비슷하게 사이공이라는 옛 이름을 사용하는

베트남 사람들이 있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항구에서 조금 더 가서 북쪽 끝에 있는 어촌에도 가보았다.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느낀 것은 이곳 남자들은 배구를 참 좋아 한다는 것.



 

 

비오고 난 후에 흐르는 구정물 위에서 노는 아이들.

사진 한 장 뽑아서 주니깐 답례로 예쁜 돌 하나를 선물로 준다.

미끄럼틀이 뭔지 모르고 자라는 아이들이지만 어느 나라 아이들보다 즐거워 보인다.



 

 

시하눅빌은 항구 도시이면서 아시아의 새로운 해변으로 이목을 끌고 있는

휴양 도시이기도 하다.



 

 

해변 주변에 레스토랑의 재미있는 외관.

폴폿 정권 때 그들이 미국 화물선을 강탈하는 바람에 도시가 미군에게 공습 받은 적도 있고

수도로 향하는 4번 국도가 산적들로 유명하고 몇몇 외국인이 납치되기도 하는 치한이 안 좋은 곳이어서

몇 십년간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기도 했었다.



 

 

그리고 나라가 조금 안정을 되찾은 1997년 이후로 몇몇 용맹스러운 배낭여행자들이 찾기 시작했고

2006년에는 그 전 년에 비해 30%가 넘는 32만 명의 관광객이 발길을 이으면서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이다.

그래서 도시 곳곳에 게스트하우스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지금은 우기라서 거의 텅텅 비다시피 썰렁하지만 성수기인 11월에서 4월 사이에는 방 찾기가 어렵다고 한다.



 

 

시골 분위기에 자연 그대로의 조용한 하얀 모래사장에서 뒹굴며

이웃 나라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조용히 쉬었다 갈 수 있는 것이 이곳의 매력일 텐데

관광객이 점점 많아지면서 정부에서나 해외 투자자들이나 이곳을 가만히 납두지 않을 계획을 짜고 있다.



카지노 단지를 만들어 아시아의 라스베이거스로 만들겠다는,

밤 문화를 활성화 시켜서 태국의 파타야로 만들겠다는,

리조트들로 성형해서 푸켓으로 만들겠다는 등의 소리가 많이 들려오고

비수기인 요즘엔 공사 중인 건물들로 전기드릴과 망치질 소리로 요란하다.



 

 

오트레 해변(Otres Beach)으로 가는 길에는 도로변에 천막을 치고 사는 사람들을 보았다.

그들의 사연을 들어보니 참 슬프다.



내 땅이라고 신고 같은 것 할 필요 없을 때부터 한참을 이곳에서 살아온 주민들은

사무소에 자기 땅이라고 신고하러 갔다고 한다.

처음에는 주민들의 땅이라고 등록 시켜준다고 했다가 나중에 가서는 이미 임자가 있는 땅이라며

정부에서 무력을 동원해 사람들을 쫓아냈다고 한다.

이 땅이 오트레 해변 바로 뒤에 위치해서 가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갈 곳이 없기에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 집을 다시 짓고 사는데

다음에는 그들의 집을 불태워서 내쫓았다고 하는 사연이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없지만 하루 빨리 그들이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선교사님께서 하시는 많은 사역 중 갈 곳 없는 오트레비치의 아이들을 픽업해서

학교에서 교육 시키고 다시 집으로 보내주는 것을 알게 되어 무지 반가웠다.

무력이 아직 통하는 이곳의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며

미래 캄보디아 사회의 꿈을 심는 것이 바로 이 나라 국민에게 필요한 것이 아닐까.

(선교사님 홈페이지: www.cambodia.pe.kr)



 

 

캄보디아 동부 끄라쩨에서 하룻밤 신세졌던 차이목사님이 졸업한 신학교에서

학생들과 자전거 여행에 관해서 얘기 누면서 좋은 친교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렇게 캄퐁솜에서의 1주일은 눈 깜짝 할 새에 지나갔다.

자전거 짐받이에 맞는 나사와 스페어타이어도 챙겼고

몸은 푹 쉬면서 바닷물에 소독까지 해줬으니

어디 다시 계속해서 세계로의 길을 이어 보자.



 

 

2008년 6월 13-19일



* 한성호/김은실 선교사님, 캄퐁솜성경교회 성도님들, 캄퐁송학교의 학생들 모두 너무 감사합니다.^^





http://7lee.com

察李의 자전거 세계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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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8.08.22 20:10

    첫댓글 캄보디아가 아직은 위험나라라 생각했었는데 그렇지가 않는 모양이군요..역시나 어느나라든 민초들은 밟히면서 삽니다. 그래도 다시 살아나는게 민초들이니 희망을 안고 살수 밖에요. 너무 교육적인 자전거 여행아닌가요? ㅋㅋㅋ

  • 08.08.23 13:01

    잘 읽었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즐거운 여행이 되시길 바랍니다

  • 08.08.24 16:24

    재미있게 늘 애독하고잇습니다....건강하시고요~~ 다음후기 기대합니다

  • 08.08.25 09:43

    늘~~~ 건강하게 여행하시길 하나님이 님의 길을 예비하십니다 주안에서 승리하시길....

  • 08.08.25 10:33

    어촌풍경과 아이들의 모습이 정겹군요..잘 보았습니다..즐겁고 안전한 여행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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