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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어(크마에어)를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처음에는 태어나서 처음 그려보는 그림이라서
크마에어 자음, 모음 형태 자체가 추상화같은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그림마다 소리(음가)와 글자가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하루도 쉬지않고 시간날 때마다 그 놈의 지렁이를 손으로 그리고 눈으로 쳐다보고
귀로 수십번을 들으면서 캄보디아 노래와 동영상을 보면서 캄보디아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려고 나름대로 노력을 했다.
그러다가... 어느날 갑자기 한자 두자 눈에 익은 글씨가 점점 많아지게 되었다.
신기하다.
지금은 그림이 아니라 그 그림도 제 규칙을 따라 그려가고 있다.ㅋㅋ
물론, 뜻은 아직 모른다.
우선 기본 자음과 모음을 눈과 머리와 손에 익히는데 시간이 필요하고
특히, 나이든 머리가 따라주지 못해 힘들지만,
이 부호의 뜻과 형태만 Root 메모리에 저장한다면 나머지 응용 부분은 쉬워 질 것이다.
또한, 나름대로 기초 캄보디아어 책을 사서 열공하고 있지만,
문제는 크마에인이 하는 발음이 귀과 입에 낯설게 들린다는 점이다.
인터넷에서 캄보디아 카페에 가입을 하고 올라온 동영상을 보고 있긴 하지만,
실제 회화를 음성으로 들을수 있는 예문이 아무래도 부족하다.
그렇다고 강남에 크마에어 학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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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내 방식대로 크마에어를 배울수 있는 방법을 찾기로 했다.
책을 통해 외워야 할것은 쎄빠지게 외워야 하겠지만...
원어민 발음은 실제로 확인하고 반복 학습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
그래서 한국에 들어온 캄보디아 노동자들 도움을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주일에 한번, 적당한 시간(내가 낚시를 안가는 때)에 만나 두시간정도 캄보디아어와
캄보디아 문화와 생활에 대한 대화를 하는 시간을 가지는 정도면 될 것이다.
그러면, 나는 캄보디아를 한국에서 배울수 있고, 노동자는 노는 시간에 아르바이트해서
본국의 교사 한달 월급정도를 벌수 있을 것이다.
(1주에 2시간, 20$를 레슨페이로 생각하고 있다.)
사실, 내가 캄보디아에 배낭여행하기 위해서 배워야할 크마에어라면
별도 과외까지는 필요하지 않을지 모른다.
내가 여행 기본 회화예문만 대충 외워서
어디서 어떤상황이든 영어와 섞으면 필요한 의사소통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은 내가 놀기 위해 필요한게 아니라 늦둥이 딸내미를 이해하고
함께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언어인 만큼 내가 그 뜻과 그 마음과 그 눈치까지
어느 정도는 이해를 해야 한다.
말뿐만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까지(정치와 사회는 빼고) 배우려면 현지인에게 1:1 과외를 받는게
네아의 어린시절과 앞으로 커가야하는 미래에 대한 상황 파악이 쉽지 않을까?...
아뭏튼 네아 아빠로서의 역할 준비가 한가지씩 모양새를 갖춰가고 있다.
크마에어 선생께 내가 한국말로 하고 싶은 말을 크마에어로 써 달라고 하면
원어 편지도 될테지만...일주일 지렁이글씨를 배웠다고
내가 직접 써보낼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자신감이 생긴다.
조금 글씨가 틀리면 어쩌랴?...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 세상 모든 부모가 자식을 정석대로만 키우지는 않지 않은가?
더구나 늦게 만난 이국의 낯선 아빠가
싼스크리스트어를 그려서 보낸다는 마음은 알지 않겠는가?...
<네아가 아빠를 응원을 하고 있다...꼭 할수 있다고.
그리고, 끝까지 나와 자신을 위해 V하라고....>
첫댓글 네아 아빠의 노력이 헌신적입니다 씨렁이 글씨를 쓰고 원어민 교사에게 배우고, 딸애미에게 보내는 편지가 꿈트렁거리는 글로 쓰여져 네아에게 갔을 때를 생각하면, 네아에게 그 보다 큰 보탬은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가슴에 안고 다닐 것입이다. 그토록 즐기시는 쏘가리 낚시를 접고 지렁이 글 쓰기와 읽기를 땀흘려 하실 님을 연상하고 인류애를 느낍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하지만, 쏘가리 낚시를 안하는게 아니라...지금 장마철이라 강물이 황톳물로 변해서 낚시를 못가니까 집에서 묵직하게 눌러앉아 크마에어 공부에 열중하고 있는 중입니다. ^^ ㅎㅎ 우리 딸내미도 카메라만 들이대면 V자를 만들곤 했었습니다. 아이들은 전세계가 똑같은가 봅니다. 이 사진은 근래에 보내온 사진인데 네아가 귀엽지요?...ㅎㅎ
자식을 위해 글도 배우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행복하세요~~
ㅎㅎ 머리가 안 따라줘서 고생은 하고 있습니다만, 새로운 말을 배우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어제 이주민노동자센터에 협조를 구했는데 아직 한국에 들어온 캄보디아 사람이 많지 않은가 봅니다. 제 주변에 약 30여명의 유학생, 노동자, 국제결혼 신부가 있다고 하는데 어떤 분이든 성실한 분을 만나게 되면 시간당 알바 이상으로 한국의 정을 알려줄 생각입니다. 우선은...제가 크마에어로 딸내미에게 묻고 싶고 듣고 싶은 말을 가르켜 줘야겠지요?.... 늘 새로운 도전은 새로운 쏘가리 포인트를 발견하는 것처럼 가슴 설레는 군요. 아찌님도 건강하시고요...늘 좋은 영상 감상 잘하고 있습니다.
네아의 밝게 웃는 모습을 봅니다 아빠를 응원하고 있는 모습이 확실합니다 카타는 집을 지어 주었는데 C hofran 님께서는 사랑을 전해 주시고 계십니다 감사드립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네아와 저를 위해서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 이번에 이 놈과 인연을 맺으면서, 제가 있는 공장에 근무하게된것을 감사드렸습니다. 제가 네아에게 관심을 가지자 제 주변의 많은 분들...특히 동남아 지역을 담당하고 계시는 분이나 또는 한국에서 캄보디아 사람과 관계되는 분들이 눈에 보입니다 모든 분들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지천명의 의미를 조금 알것 같습니다. 전시회 준비 잘 하시고 성공적인 전시회가 되시길 빕니다. 기간중에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몇몇 단체와 협조했는데 한곳에서 적당한 사람.. 캄보디아 출신을 소개 받기로 했습니다..조만간, 좋은 선생님과 인연이 닿겠지요. 알아보니까, 한국에 들어올수 있는 외국인들은 다양한데, 캄보디아인은 몽골,방글라,인니,베트남 등 우리가 쉽게 알고 있는 동남아국가 출신들보다 비자조건이 너무 힘들더군요....그래서 더더욱 캄보디아 원어민 선생님을 스승님으로 모시기로 결심이 섰습니다. ㅎㅎㅎ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했어요.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시는 모습이 멋지네요.. 10년후의 훌륭한 성인이 된 네아의 모습이 보이는 걸요. 흰 도화지에 그림을 잘 그려주세요 ^ ^.
예, 백프로 공감입니다. 또 어떻게 보면 가장 어려울때일수록 교육에 투자를 해야 미래가 있는데 네아는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앞서고 있습니다. 작지만 지속적인 도움이 아마 네아가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할수 있도록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자니...이 나이에 엉뚱한 외국말 배운다고 스스로 고생길은 택했지만, 점점 더 매력이 느껴집니다. 또, 중간에 포기할수 없는 선택을 했습니다. 책임을 질수 있는 범위까지는 끝까지 해보겠습니다. 관심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아이들이 희망입니다. 늘 수고가 많으십니다. 이제, 방학에 들어갔으니 조금 여유를 찾으시겠네요...좋은 시간 보내시길 빕니다.
문법공부는 캄보디아 아가씨와 결혼한 한국 신랑이 개인교습하는 과정을 시작하기로 했고... 회화와 문화는 의정부 지역에 있는 깜뿌찌아 근로자와 협조가 되었습니다. 매주 2시간씩 만나서 가장 빠른 시간내에 깜뿌찌아(캄보디아)의 문화를 배울 생각입니다. 내일 근로자를 만나서 그 양반이 우리나라 적응에 필요한 도움은 내가 주고 내가 필요한 깜뿌찌아에 대한 지식은 배울 계획입니다. 서로 윈윈게임이 아닐까 싶네요. 그 양반은 아마, 한국에서 지금까지 받지 못했던 가장 성의있는 서비스를 받을거고, 저는 네아를 만나기 위해 진짜 필요한 지식을 얻을 것입니다. 네아를 위해 기도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