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쇠로 만든 나비경첩이
금방이라도 동백 숲으로 날아가려다가
문짝이 제 오랜 화두인 양
經인 양 손을 놓지는 못하는 봄날
대웅전 섬돌 위 군화가 수북하다
어떤 앳되고 비릿한 예감에
삼배나 하려던 마음이 삼천배로
깊어진다 무거워진다
명복을 비는 스무 살 얼굴들은
방금 세수라도 한 듯 맑다
사라진 한 켤레의 젊은 군화,
청신한 죽음을 위해
스님의 염불은 하염없고
중년 부부는 피가 다 빠져나간
창백한 얼굴로 불경의 이면과 저면을
이승과 저승인 듯 간절히 맞잡고 앉아 있고
나비경첩은 때로 날개의 좌우를 찢어지도록
펼쳐 이승과 저승을 잇는다
2007. 현대시학 6
카페 게시글
추천시
나비경첩/권현형
그늘나무
추천 0
조회 32
07.06.15 08:11
댓글 2
다음검색
첫댓글 시, 참 좋으네요~ 우리 절에도 젊은 아들을 먼저 보낸 어머니의 슬픈얼굴이 주말마다 보여 가슴 아팠었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시로 잘 지어놓았네요.
그 예쁜 얼굴에 선그래스까지 쓰고 죽여주네요^^ 얼굴 잊어 버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