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밤에 산을 타는 야간산행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밤에 산을 오르면 찜통더위는 없고 일사병이나 자외선의 위험은 적으면서 건강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대도시 주변에도 산들이 많아 시간 내기 힘든 직장인들 역시 손쉽게 야간산행을 즐길 수 있어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한 동호회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하지만 야간산행은 시야확보가 어려운 만큼 항상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이에 야간산행 시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 알아본다.
밤에 하는 운동이 건강에 좋다
야간산행이란 말 그대로 밤에 등산을 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왜 야간에 등산을 하는 것일까? 여름철에는 한낮 기온이 섭씨 30도 이상 치솟기 때문에 운동을 하려면 적잖은 더위를 감수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일사병이나 자외선의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하지만 야간에는 낮보다 기온이 5도 이상 내려가기 때문에 일사병이나 자외선을 피할 수 있다.
게다가 시간 제약 없이 느긋하게 할 수 있으며 퇴근 후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하기 때문에 동호인끼리 모이기도 쉽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이 같은 밤 운동이 건강에도 훨씬 이롭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돼 밤에 운동을 즐겨하는 ‘올빼미족’들이 더욱 늘고 있다.
지금까지는 밤에 운동을 하면 식물에서 이산화탄소가 나와 몸에 해롭다고 상식처럼 알려졌었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 시카고대학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오후 7시 이후에 하는 야간 운동이 낮 운동 보다 더 효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후 7시쯤 운동을 할 때 부신피질·갑상선 자극 호르몬의 분비량이 가장 신속하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 호르몬은 신진대사를 증가시키고 신체 각성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또 자외선 피해를 줄일 수 있으며 밤에 운동을 한 후 잠을 자면 뇌의 멜라토닌과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한다. 때문에 청소년이라면 성장에 도움이 되고 성인이라면 면역력 향상과 노화방지에 도움이 된다. 게다가 밤에 식물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양은 낮에 배출되는 산소에 비해 양적으로도 매우 미미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정도다.
당뇨병 환자나 고혈압 환자들에게도 좋다. 야간운동은 혈당을 효과적으로 떨어뜨리며 하루 중 혈압이 가장 낮은 시점이 밤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식사 후 하는 운동은 대사 작용을 활발하게 하고 비만이나 동맥경화 등 각종 부작용도 예방할 수 있다.
부상 위험 더 큰 야간산행
이처럼 건강에 좋은 야간산행이지만 그래도 주의해야 할 점은 많다. 부상의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야간산행 시 가장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은 바로 시야 확보이다. 환한 대낮과 달리 야간에는 손전등에 의지해 산행을 해야 한다. 또 밝기도 크게 떨어진다. 때문에 넘어지거나 부딪히지 않도록 주위를 잘 살펴야 한다. 특히 산에 오를 때보다 하산 시에 더 많은 부상을 당하기 때문에 신경을 써야 한다.
하산 시 부상을 더 많이 당하는 이유는 신체의 무게중심이 높고 허공에 떠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신체가 불균형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주로 입는 부상부위는 어디일까? 발목을 삐는 경우가 가장 많고 찰과상이나 타박상을 입는 경우도 많다. 낙석이나 미끄러짐 등으로 심할 경우 연부조직(근육, 인대, 지방, 섬유조직, 활막조직, 신경혈관 등)의 파열이나 연골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
우리가 흔히 ‘삐었다’고 말하는 발목 염좌는 테니스, 농구 같은 운동을 하다 발을 헛디디는 경우에종종 발생하며 산행 시에도 흔히 발생한다. 발목 염좌의 약 90%는 발바닥이 안쪽으로 뒤틀리면서 발생하는데 발이 정상적인 운동 범위보다 훨씬 많이 젖혀지면서 관절이 어긋나고 인대가 늘어나면서 손상된다.
찰과상도 흔히 입는 부상 중 하나다. 보통 ‘까졌다’고 표현하는 찰과상은 피부가 긁혀서 생기는 것으로 표피가 다양한 깊이로 소실되기 때문에 그 정도에 따라 더 쓰리거나 아플 수 있다. 타박상은 외부의 충격에 의해 피부에 상처를 주지 않고 피부 안쪽 층에서 내출혈이 생겨 멍이 드는 외상을 말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심하지 않으며 저절로 치유된다. 반면 연부조직의 파열이나 연골이 손상됐을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부상의 위험과는 별도로 무릎 관절염 환자들이라면 등산을 피해야 한다. 관절에 해롭기 때문이다. 무릎 관절은 체중을 받고 있는 관절로서 체중이 증가하면 증가한 무게의 약 10배까지 추가로 부하가 걸린다. 때문에 관절염 환자들은 운동을 할 때 무릎 관절에 얼마만큼 압력을 받는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관절염 환자가 산에 오를 경우에는 크게 문제가 없다. 등산으로 인한 관절 손상은 대부분 내려올 때 발생한다. 하산 시에는 무릎이 더 심하게 구부러지고 보폭도 빨라지기 때문에 체중의 평균 4.9배(경사도에 따라 3~6배) 무게를 무릎이 감당해야 한다. 배낭의 무게를 합치면 그 이상이 된다. 게다가 야간산행은 시야확보가 어려워 넘어지거나 부딪히기 더 쉽기 때문에 그만큼 무릎에 무리가 가기 쉽다.
무릎 관절이 안 좋은 사람들은 등산보단 가벼운 걷기, 실내 자전거 타기, 수영 등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근력을 강화할 수 있는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안전한 산행을 위해 스트레칭은 필수
그렇다면 부상 없이 안전하게 야간산행을 즐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우선 산행을 하기 전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 관절을 풀어줘야 한다. 스트레칭은 준비운동과 정리 운동 두 가지 측면에서 볼 때 꼭 필요한 것으로 심장에서 가까운 곳부터 시작하는 곳이 좋다. 일반적인 스트레칭 순서는 손→가슴부위→등→목→요추부 근육→대퇴부근육→비복근근육→아킬레스 건→족관절 등의 순서다. 특히 산행 시에는 몸의 균형을 잃어 발목을 삐는 경우가 많으므로 한쪽 발로만 서서 균형을 잡는 발목 근육 강화 운동에도 많은 신경을 쓴다.
둘째, 미리 일기예보를 챙기고 손전등, 구급약, 일행과 헤어질 경우를 대비한 나침반 및 휴대폰 등 기본 장비를 잘 갖춘다.
셋째 안전을 위해 운동복은 눈에 잘 띄는 밝은 색 계열을 입고 야광물체가 부착된 것을 입는 게 좋다.
넷째, 야간산행은 낮 산행 보다 다소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미리 코스를 정하고 평소 익숙한 등산로를 선택한다. 또 혼자서 하는 것보단 동호회나 아는 사람들과 함께 산행을 한다.
다섯째 한여름이라 해도 산에서는 일교차가 심하기 때문에 가장 추운 해뜨기 직전을 대비해 긴팔 옷을 준비하며 탈진 등에 대비해 물과 비스킷, 초콜릿 등의 비상식량도 넉넉하게 준비한다.
/헬스조선 편집팀
/도움말=유주석 대한민국정형외과 원장
야간 산행 이론...
야간산행은 밤에 움직이기 때문에 낮 산행과는 달리 몇 가지 기본적인 장비가 필요합니다. 산행지와 거리, 계절, 날씨 등에 따라 장비도 달라짐으로 등산장비는 완벽히 준비해야 합니다.
1. 전등 : 손전등이나 머리등은 꼭 필요합니다. 요즘에는 작고 가볍고 밝은 전등들이 나와 있습니다. 손전등보다는 머리나 목 그리고 팔에 착용하는 전등이 필요합니다.
2. 침낭 : 밤새 걷기를 위주로 하는 무박 야간산행이 아니라면, 산정이나 능선 상에서 비박을 하게 됩니다. 한여름에도 밤낮의 기온차가 심하기 때문에 침낭도 꼭 필요합니다.
3. 매트리스 : 매트리스는 습기나 냉기를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흔한 은박 돗자리에서부터 폴리에스테르, 공기매트리스까지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4. 방한복 : 한여름에도 산악 날씨는 예측하기 힘듭니다. 산악사고 중에서 저체온증으로 인한 사고도 잦은 편입니다. 일기예보와는 상관 없이 갑작스레 폭우가 내릴 수도 있고, 맑은 날씨라도 올라갈 때 흘렸던 땀이 식으면서 추워질 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야간산행할 때는 꼭 여벌의 옷을 준비해 가야 합니다. 방한복이라면 더욱 좋겠지요.
이 밖에도 산행의 목적에 따라 텐트, 코펠과 버너, 보온병, 비상식, 야광띠 등이 필요합니다.
◇ 야간산행의 안전수칙
야간산행은 일반적인 산행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리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산악사고는 주로 낮에 일어나며, 초행자보다는 오랜 동안 산을 다닌 사람들에게 일어납니다. 밤에는 본능적으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긴장을 풀지 않지만, 낮에는 위험한 암릉을 오르내리면서도 방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야간산행에도 위험한 순간들이 많습니다. 사고가 난 후에 후회를 하는 것처럼 바보짓은 없겠지요. 지금은 사소하게 여겨지는 것들이 사고 상황에서는 생사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안전 산행을 위해 지킬 건 확실히 지킵시다.
1. 산행 전에 세밀한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등산지도를 보거나 인터넷 정보 검색을 통해 산행지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모아야 합니다. 입산과 하산을 위한 산행 코스도 미리 결정하는 게 좋습니다. 인원이 정해졌다면, 물과 식량도 확보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날의 날씨를 파악하는 일입니다. 산은 도시나 평지와는 달라서 날씨 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조난을 피하려면, 산행일을 전후로 일주일 정도의 날씨는 파악해야 합니다.
2. 기본 등산장비를 갖춰야 합니다
땀을 잘 흡수하는 등산복과 미끄럼을 방지하는 등산화, 머리를 보호하는 등산모는 필수입니다. 또 여벌의 겉옷과 양말이 필요합니다. 산은 낮과 밤의 기온차가 심하기 때문에 여름에도 두툼한 옷을 가져가야 합니다. 또 깜깜한 밤길을 걸어야 하기 때문에 헤드랜턴(머리등)이나 손전등도 필수입니다. 만약 비박을 하는 야간산행이라면, 침낭-침낭커버-메트리스(돗자리) 등도 필요합니다.
3. 야간산행 중에 대열을 벗어나면 안 됩니다
산행지의 구간에 익숙한 사람이라도 대열을 벗어나면 본인도 위험할 뿐만 아니라 산행에 참여한 사람들에게도 불안감을 줍니다. 밤에는 십수미터 앞에 놓인 자연환경을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개인적인 행동은 사고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등산로에 익숙한 길잡이를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야간산행은 즐거울 것입니다.
4. 초행자의 경우, 위험 구간은 우회해야 합니다
산악사고의 대부분은 산행자의 오만과 방심에서 일어납니다. 누군가 비탈진 암릉을 멋지게 타고 올라간다 해서 무심코 그 사람을 따라가면 안 됩니다. 가파른 암릉 구간에서는 아름다운 경치를 조망할 수도 있겠지만, 초행자들에게 쉽게 접근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설사 온힘을 다해 특정한 바위에 올라간다 해도 내려가는 길이 없어 고립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5. 물과 비상 식량이 필요합니다
단 몇 시간의 산행이더라도 물과 비상식량은 필수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달리 우리 몸은 주변 상황에 무척 민감합니다. 건강한 사람이 평범한 산길을 걷다가도 탈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산 봉우리 주변에는 주로 암릉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에 정상까지는 많은 힘을 소모하게 됩니다. 산행을 하는 동안 적당히 쉬면서 물과 영양을 보충해 주는 게 좋습니다. 비상 식량으로는 먹기 간편한 과일이나 비스켓, 치즈나 초콜릿처럼 열량이 높은 것이 좋습니다.
6. 오르막 길보다 내리막 길을 조심해야 합니다
등산로나 바위를 오를 때는 시야가 확보되기 때문에 균형을 잃을 가능성이 낮습니다. 그러나 등산을 마치고 하산할 때나 바위에서 내려올 때는 미끌어지거나 발을 헛디뎌 넘어지곤 합니다. 비알진 등산로에서 넘어진다면 찰과상 정도로 끝나겠지만, 순간의 실수로 높은 바위에서 미끄러진다면 중상을 입게 되거나 생명을 보장할 수 없겠지요. 특히 하산할 때는 너무 조급하게 걷지 말고, 여유롭게 걸어내려와야 합니다.
7. 일정한 속도와 보폭을 유지해야 합니다
산행을 즐겁고 안전하게 하기 위해서는 체력을 적절히 조절해야 합니다. 계획보다 일찍 목적지에 닿기 위해 평소에 비해 너무 빨리 걷게 되면, 다리에 쥐가 나거나 금방 몸이 피로해집니다. 무리한 운동으로 다리에 힘이 빠지게 되면,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스스로 생각해 다소 힘들다 생각한다면, 잠시 쉬거나 걸음 속도를 늦춰야 합니다. 또 보폭은 일정하게 하는 게 좋고, 암릉 구간에서는 절대적으로 보폭을 좁혀야 합니다.
8. 산행 전후로 가볍게 근육을 풀어줘야 합니다
오랜만에 등산을 할 때 불과 얼마 걷지 못해 다리가 아프거나 쥐가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갑작스런 운동으로 근육이 뭉치거나 파열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은 사전에 예방할 수 있습니다.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준비운동을 하고, 걷는 동안 속도를 조절해야 합니다. 만약 다리에 쥐가 났다면, 다리를 펴고 허리를 굽혀 뭉친 근육을 늘려주어야 합니다. 근육이 이완되는 동안 물이나 이온 음료를 마시면 금방 회복될 것입니다. 쥐가 나지 않았더라도 산행 중에 물을 마시면 근육의 피로를 덜어주어 쥐가 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또 산행을 끝내고 나서 회복운동을 해주면 근육통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