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립외교연구원(FSI)은 한국어와 중국어, 일본어, 아랍어를 가장 배우기 어려운 언어인 '난이도4'로 분류했다. 한글은 한 두 시간이면 깨치지만 한국어는 쉽게 배울 수 있는 말이 아니다. 한국어는 조사가 다양하고 어미변화가 많은 데다 존비어, 호칭 등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국어학자는 한국어 동사 변화가 무려 60~70가지나 돼 외국인들이 배울 때 큰 어려움을 느낀다고 말한다. 가령 '좋아하다'라는 동사는 좋아해, 좋아하니, 좋아하네, 좋아하겠어, 좋아하시네 등으로 어미가 변화무쌍해 배우기 어렵다. 존비어 문화 역시 한국어 학습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상하관계가 전제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물리적인 대화 자체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호칭 문화도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어려움이 있다. 예를 들어, 영어에서는 삼촌(三寸)관계의 여성을 하나의 단어인 ‘aunt’라고 부르지만 한국어에서는 이모, 고모, 숙모, 외숙모 등으로 구분해서 부른다. 한국어는 특히 친족 호칭어의 체계가 복잡하게 발달되어 있고 또한 다양한 상황에서 가족이 아닌 대상에게도 널리 쓰이고 있다.
또한 동사가 형용사와 비슷하게 행동하다 보니 ‘~하다’로 끝나지만 동사가 될 수도 있고 형용사가 될 수 있다. 거기다 주어와 목적어를 모두 생략하고 말 할 수 있기 때문에 늘 문맥을 생각하며 생략된 주어와 목적어를 찾아내야 한다. 한국에서는 일상 대화에서 주어와 목적어가 너무도 많이 생략된다.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가 많이 생겨난다.
그리고 한국어의 특정 소리가 외국인들에게 매우 어렵다고 한다. 영어의 경우 자음 21개와 모음 5개로 구성되었지만 한국어는 자음 19개와 모음 21개로 구성되었다. 그중에서 발음하기 어려운건 바로 쌍자음과 모음들이다. 예를 들어 ‘ㄱ’과 ‘ㄲ’의 차이나, ‘ㅐ’와 ‘ㅔ’ 차이도 구분하기 어렵다고 한다. 미묘한 차이가 있다고 하지만 차이를 구별하기 힘들어 처음 한국어를 배울 때 힘든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발음이라고 한다.
한국어가 배우기 정말 어려운 이유는 띄어쓰기다. 띄어쓰기의 기본이 되는 형태소(形態素) 범주를 놓고 아직도 학자들끼리 싸우고 있다. 띄어쓰기를 처음으로 사용한 문헌은 1877년 영국인 목사 존 로스가 쓴 '조선어 첫걸음'(Corean Primer)이다. 이어 1896년에 주시경, 서재필, 미국인 선교사 허버트 등이 만든 독립신문이 띄어쓰기를 사용했다. 그 후 1933년 조선어학회가 한글맞춤법통일안을 제정하면서 띄어쓰기가 보편화 되었지만 국어학자들 조차 띄어쓰기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