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3일]
Stryn에서의 야간버스를 타고 트론하임으로 향했다.
야간 버스에서 자세를 고쳐잡기를 여러 번, 선 잠을 자다가 깨니 어느새 버스는 토론하임의 시내를 통과하고 있었다.
새벽녘의 트론하임은 조용한 하나의 소도시에 불과했다.
버스 유리창 밖으로는 트론하임의 일부분밖에 볼 수 없었기에 어떠한 특별한 기억을 가지기는 힘들었다.
버스에서 내려 바로 옆에 있는 기차역으로 이동하여 기차 시간을 확인하였다.
기차역을 벗어나서 도시를 구경하기는 시간이 촉박하여 거금을 들여 화장실로 향했다.
나름대로 새로운 하루의 시작을 준비한답시고 화장실을 갔는데 그 결정이 불필요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Narvik에 도착해서 알았다.
하루 종일 기차와 버스를 타고 가는데 먼 준비가 필요했던가...ㅜ.ㅠ
기차를 기다리면서 노르웨이에서 나의 조식으로 자리잡은 사과를 배낭에서 꺼내 물었다.
약간은 허술해 보이는 기차에 자리를 잡고 장시간의 여행을 대비하여 책을 들었다.
스트린에서 "노르웨이의 숲-한글판"을 두고 왔기에 새로 "해리포터-불의 잔"을 들었다.
그러나 전날의 야간 버스에서의 여정으로 피곤했던지 잠을 자다 깨서 책 보다 다시 자다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Fauske에 도착했다.
기차에서 내려서 본 Fauske의 처음 느낌은 조용한 시골마을을 연상시켰다.
지나가는 사람도 없고 떠들석한 모습도 없고 정말이지 한적하다는 표현이 딱 맞았다.
기차역 주변을 거닐다 보니 어디서 따가운 시선들을 느껴보니 동양인의 모습을 어색하게 쳐다보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사람들이 부담스러워 기차역으로 돌아와 주저앉아 초여름의 맑은 날씨를 느꼈다.
조용한 도시와 주변을 바라보니 아침 일찍부터 나서는, 그리고 아웅다웅 싸우는, 밤늦게까지 시끌벅적한 우리나라의 모습과 사람들이 약간은 서글퍼졌다.
Narvik으로 가는 버스가 도착하고 유레일패스로 버스요금을 할인받아 우울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Fauske에 남겨두고 노르웨이 최북단 기차역이 있다는 Narvik으로 향했다.
(참고 : 버스요금 할인은 기사 아저씨마다 말이 틀려서 혼돈이 되었다. 유로, 스칸레일만 된다는 분이 계셨고 유레일 패스를 받아주신 분도 계셨는데 그 부분에서는 아직도 의문이다.)
Narvik으로 가는 버스는 우리나라처럼 목적지만을 향해 달리지 않았다. 이곳저곳을 정차하며 물건도 배달해 주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마치 목표만을 향해 쉬지 않고 달리는 우리나라 사람과 여유를 가지고 사는 노르웨이 사람을 그대로 표현한 듯 보였다.
정차할 때마다 내려서 노르웨이의 곳곳을 보고 사진을 찍었다.
한 마을에서는 노을이 지고 있길래 사진을 찍고 나서 시간을 보니 이게 왠...시계가 밤 10시를 지나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제야 내가 책에서만 보는 백야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더욱 빨리 Narvik에 도착하고 싶어졌다.
서세원의 유행어처럼 "산넘고 물넘고 바다건너서" 어찌어찌 Narvik에 도착했다.
늦은 밤에 환한 도시를 거닐다 보니 묘~한 기분이 느껴졌다.
호텔을 변형한 호스텔에서 체크-인을 하고 늦은 밤에 밝은 하늘을 쳐다보면서 하루종일 Narvik으로 향하느라 힘들었던 몸을 눕혔다.
<출처 : ★배낭길잡이★ 유럽 배낭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