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9월20일 화요일 정오시
바람이 차다. 그렇게 기승을 부리던 더위가 달아난 것일까. 서늘한 바람은 찬기를 느낀다.
지금은 늘상 다니는 백양산 정상을 오르는 입구의 정자에 앉아있다. 지난 금요일은 순천, 화순에 걸쳐있는 해발948m의 母后山을 다녀왔다. 일행은 6명, 산행거리는 약5시간 이상이 소요되었다. 정상에서 약30분정도의 휴식겸 식사시간을 가졌고 내려오는길은 다른길을 택했는데 거리도 조금 더 길었고 가파르고 미끄러운 흙길이 아니면 돌과 바위들이 이어지는 무척 힘든 길이었다.
차로 왕복 6시간 이상이 걸렸으니 힘든 하루가 된 것이다. 작년 이후 이렇게 힘든 산행은 처음인것 같다.
올해는 탈장으로 고생하고 수술후 거의 한달을 조신하였고 산행중 다리를 심하게 다쳐 잠시 몸을 추스려야했다. 요즈음은 원인을 알수없는 왼쪽 엉치뼈에 불편함이 있어 다리로 전해오는 기분 나쁜 지린현상으로 처음 정형외과를 찾아 진료를 받이보니 엉치쪽에근육이 뭉쳐있다면서 진통제주사와 가벼운 물리치료를 받았다. 그리고 처방전을 해주면서 계속 아프면 다시 오라고했다. 많이걱정하고 갔으나 별것 아님을 알았다. 그러나 이틀정도 지나니 불편함이 여전하여 한의원을 찾았다. 침맞고 뜸을드리고 물리치료받고 하루 50분정도의 치료를 거의 열흘 가량 받고 있었다. 의사는 심한 운동은 자제해야한다고 했으나 기회가좋아 그냥 산행에 따라나선 것이다. 아침 6시30분에 집을나서 7시20분에 일행을 만나서 출발하여 집에 도착하니 9시가 넘어 있었다. 무려14시간 이상이 걸린것이다. 정말 피곤 했다. 간단한 요기와 샤워를하고 무릎과 허리에 파스를 붙이고 자리에 누우니 자정이 가깝다. 모후산 산행을 시작하고 채 한시간도 되지않아 내몸에 이상이 찾아왔다. 일행을 먼저 보내고 잠시 앉아 쉬었으나 상태가 쉽게 가시지 않았다. 늘 산행을 하고 있지만 이렇게 빨리 기력이 딸리기는 처음이다. 가끔은 피로도가 많이 쌓일 때도 있었지만 잠시 휴식하고나면 괜찮았는데 오늘은 아닌것 같았다.
겨우겨우 움직이는데 몸은 천근만근 도저히 올라갈수 있을것 같지 않았다. 그 순간 예전에 누군가에게 들었던 당이떨어진다는 말이 떠올랐다. 아! 이것이 당이 떨어져 오는 현상일까? 아~사탕을 가져올것을, 그러나 없는 사탕. 겨우겨우 걸어올라 갈림길에있는 정자에서 나를 기다리며 쉬고있던 일행과 합류할수 있었다. 내 얼굴이 몹씨 창백했었다고 했다. 거의 포기하는 심정으로 베낭에 매고간 음식들을 나누어주고 나는 돌아내려갈 초유의 생각을 했다. 여태 산행을 하면서 몸의 피로도로 중간에 산행을 포기한적은 없었던 것이다.
일행이 떠나면서 주는 사탕 두알, 그것을 먹고 조금 앉아 있으니 생기가 돌아오는 것 같았다. 다시 산행시작, 정상에서 이제 막 자리를 준비하는 일행과 합체 할수 있었다. 그리고 즐거운 식사시간후 원기를 회복 할수 있었다. 처음 겪은일, 하나의 경험으로 남을 것이다.
토요일은 종일 집을 떠나지 않았다. 정말 피곤했나보다 그냥 잤다깼다의 반복이었다.
일요일은 동심회모임 낮 12시 반에 만나 점심을 먹고 카페에들러 수다를떨고 저녁도 단체로 식당에서 해결하고 태풍소식을 들어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월요일은 백병원 약 타러가는 날, 밤새 태풍 지나가는 소리가 요란했다. 병원 갈 길이 걱정되었으나 다행히 07시 20분, 집을 나설때는 비도 바람도 잠잠해져 있었다.
그리고 오늘, 평소와 같이 3시간 정도의 산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