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도미술관 정면 벽에서

▶ 여행기간 : 2012년 6월 29일 ~ 8월 6일(37일)
▶ 여행국가 : 스페인, 프랑스, 스위스, 독일
▶ 여행인원 : 3명(아내, 아들, 나)
▶ 교통수단 : 현지 대중교통, 자동차 리스(장기간은 렌트보다 리스가 싸게 먹힌다)
【스페인】
▶ 2012일 6월 30일(토), 맑음
- 마드리드, 프라도미술관, 왕궁
수 년을 두고 꿈꾸어 왔던 가족과 함께 세계여행이다. 이번에 그 세 번째다. 이번에는 결혼한
딸은 함께 가지 못한다. 사는 이유가 되기라도 한 것처럼 이 날이 오기를 기다렸다. 따지고 보
면 내 주변에 여행을 훼방할 일들이 숱하다. 무사히 지낸다는 것, 아무 의식하지 아니하고 하
루하루를 평범하게 지낸다는 것은 사실 기적과도 같다.
나를 포함하여 가족들과 지인들의 무고가 사무치도록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여
행갈 날이 가까워지자 제대 앞 둔 병장이 떨어지는 낙엽도 피하며 몸조심하듯이 자동차 운전
을 삼가고 끼니때마다 음식도 가렸다.
처음 해외여행을 할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변함이 없다. 우리나라말고도 다른 나라
에서 사람들이 산다는 것은 신기했다.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까? 우리말 아닌 말로 서로
의 감정을 진솔하게 교감할 수 있을까?
가양대교까지 조바심 나게 차가 밀리더니 정체가 풀리자 폭우가 쏟아진다. 좋은 일은 이루어
지기 힘들다. 비행기가 뜰 수 있을까? 104년만이라는 극심한 가뭄에 허덕이던 터라 대놓고
무어라 말할 수는 없는 일이다.
비행기는 예정대로 뜬다. 대한항공이다.
서울에서 마드리드까지 10,349㎞. 비행시간 약 13시간. 오지산행 하루도 13시간인데 이걸 못
참으랴. 잠을 자면 빨리 갈까하고 5시간을 내리 잤으나 이후부터는 지지부진하다. 고전영화
라는 『모정(慕情)』, (1955년, 원제 : Love is a Many-Splendored Thing)을 보았다. 종군기자
로 윌리엄 홀덴과 미망인인 의사 제니퍼 존스가 주연이다. 신이 우리를 시기하지나 않을까 하
며 행복에 겨워하는 유부남의 불륜행각(?)은 눈꼴사납다. 저런 스토리에 내 청춘이 한 때 가
슴 설렜다니 믿지 못하겠다.
좌석에 부착된 개인용 모니터 리모컨 조작이 익숙해질 만하니 마드리드 공항이다. 현지시각
05시 50분이다. 어스름한 이른 아침이다. 입국수속이 간편하다. 입국신고서를 작성하지 않고
짐 검사도 없다. 라 가레나(La Garena)에 있는 떡집민박집 주인이 픽업 나왔다.
1. 마드리드 공항에서, 스페인 중년여자의 전형이다. 푸짐하다

2. 전철 안에서

3. 프라도 거리

4. 프라도미술관 외벽 장식

5. 프라도미술관 측면에 있는 벨라스케스 동상

6. 프라도미술관 정면에 있는 고야 동상

7. 프라도미술관 정면 벽에서

8. 프라도미술관 정면 벽에서

아침 먹고 마드리드 시내 관광에 나선다. 날은 구름 한 점 없이 맑다. 햇볕은 따갑지만 그늘에
들면 춥도록 시원하다. 전철을 타고 내릴 때에는 스스로 버튼을 눌러야 한다. 자동으로 열리
려니 기다렸다가는 전철 놓치고 내릴 곳도 지나친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에도 내가 건너겠다
는 의사표시로 교통신호 버튼을 누를 때가 많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리 기다려도 신호가 바뀌
지 않는다.
프라도(Prado) 미술관을 간다. 마드리드 중앙역 격인 아토차(Atocha) 역에서 내려 걸어간다.
프라도 거리의 널찍하고 울창한 나무숲이 보기 좋다. 프라도 미술관 앞에는 입장하려는 사람
들이 서너 열로 100여 미터 늘어섰다. 사진은 촬영금지다.
이슥하니 기다리다 들어간다. 17세기 그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작가들의 작품이 꽤 많다. 유
명인의 작품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웅성거린다. 우리도 그런 그림 앞에서는 오래 머문
다. 티치아노, 벨라스케스의 『궁전의 시녀들』, 엘 그레꼬의 『목자의 예배』, 루벤스, 고야
의 『옷 벗은 마야』, 『옷 입은 마야』,『1808년 5월 2일』, 『1808년 5월 3일』
‘유엔성냥 사건’이 생각난다. 1970년 10월 30일 우리나라 대법원은 고야의 그림『옷 벗은 마
야』를 성냥갑에 인쇄해 판 제조업자에게 “명화(名畵)라도 불순한 목적으로 사용하면 음란물
이 될 수 있으며, 이 경우 보는 사람의 성욕을 자극하고 흥분시킬 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성적
질서와 선량한 사회풍교를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유죄 판결을 내렸다.
당시 25원 하던 성냥은 그야말로 불티나게 팔렸다 하니 고야는 벽지인 우리나라에서도 유명
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고야는 그림으로 말했다. 1808년 나폴레옹의 군대가 스페인으로 진군해 왔을 때 스페인 민중
은 탐욕스러운 자국 재상 고도이의 학정에 질린 나머지 나폴레옹을 구세주로 여겼으나 나폴
레옹은 스페인 왕 카를로스 4세를 축출해버린 뒤 자기 동생인 조세프 보나파르트를 왕위에
앉혔다고 한다.
그러자 1808년 5월 2일 마드리드에서 격렬한 민중시위가 벌어졌는데 이튿날 나폴레옹 군대
는 시민들을 잔인하게 진압하고 처형하는 학살극을 자행했다. 고야는 자신이 목격한 이 사건
을 시위편인『1808년 5월 2일』과 학살편인 『1808년 5월 3일』두 편의 연작으로 표현했다.
내 눈에는 그림 담은 액자가 작품이다.
9. 프라도미술관

10. 프라도 거리

11. 프라도 거리

12. 바르

13. 솔 광장

14. 스페인 축구 우승의 주역들

15. 마요르 광장

16. 마요르 광장에서

17. 마요르 광장 주위 건물의 벽화

솔(Sol)광장 근처에서 우리나라 선술집 닮은 바라에서 점심 때운다. 서서 먹는다. 마요르 광장
으로 이동하여 명물이라는 건물벽화를 본다. 선정적인 그림이어서 눈 부릅떴으나 퇴색하여
희미하다. 어느 광장이나 그렇듯 마요르 광장 한가운데에는 늠름한 모습으로 말 탄 펠리페 2
세의 동상이 있다.
왕궁. 여기도 길게 줄섰다. 무료하지 않은 건 거리악사의 뛰어난 연주를 감상할 수 있어서다.
2인조로 아코디언과 전자 기타 연주다. 하바나 길라 등 우리 귀에 익숙한 곡조를 귀가 솔깃하
게 연주한다. 하도 신명이 나서 한 곡조 끝나면 저절로 박수소리가 터지고 저절로 감상한 대
가를 지불하게 된다. 이들도 시간대로 교대하는가 보다. 왕궁에서 나올 때는 바이올린니스트
가 연주한다.
세계를 주름잡던 스페인의 영광을 본다. 화려하다. 특히 천정화는 그 장대한 규모와 섬세한
장인의 솜씨에 전율한다. 연신 올려다보느라 고개 몸살하게 생겼다. 왕실 예배당은 그 절정이
다. 17시쯤 해서는 발목이 시고 눈도 아프고 녹초가 된다.
첫날부터 욕심이 지나쳤다. 그만 보고 숙소로 간다.
도로 이정표는 스페인어로만 표시하였다. 한글은 바라지도 않지만 영어라도 병기했으면 얼
추 알아보겠는데 낯선 알파벳 배열을 소화하려니 혀가 꼬이고 갑갑하다.
숙소에 들어오자마자 피곤하여 침대에 푹 고꾸라진다. 저녁 식사하시라는 노크소리에 깬다.
이 민박집은 스페인을 여행하는 한국인들이 들르는 정거장이기도 하다. 아침과 저녁 식사시
간 식탁에 모이면 대번에 반갑고 친근해진다. ‘산티아고 가는 길’을 다녀왔다는 사람들도 만
난다. 그들의 방금 전의 생생한 경험을 듣는 것 또한 즐겁다.
‘산티아고 가는 길’은 친한 친구나 부부 또는 가족과는 가급적 함께 가지 말라고 한다. 요컨대
사랑하는 사람과 가지 말라는 것이다. 이유인즉슨 워낙 멀고 고된 길이라 마침내 이기적인 본
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되고 아울러 부지불식간에 서로 미워하게 되기 십상이라고 한다.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그렇다면 그건 사이비 사랑이거나 사랑을 곡해하는 것이 아닐까?
내 생각이 너무 나이브한 건가?
18. 왕궁 앞 거리의 악사

19. 스페인 왕궁

20. 왕궁에서 내려다보는 풍경

21. 왕궁

22. 스페인 광장에 있는 세르반테스 동상

23. 스페인 광장

24. 스페인의 상징물이라는 곰 동상

첫댓글 마요르 광장을 출입하는 사방향의 골목들에 스페인 요리점들 들리셔서 그 특유의 숙성요리인 하몬(위 사진 12번이 하몬가게네요)에 스페인산 와인 한잔이 바로 죽이는데....ㅉㅉ. 거기까지 가셨는데 밤에 플레멘고 춤 한번 구경은 안하셨어요? 잘 보고 갑니다.
37일 동안, 유럽 4개국 다녀오셨네요, 부럽습니다. 생생한 이야기 사진으로 글로 올려주시겠네요, 2, 3......편을 기다려봅니다.......
구경 잘 했습니다,,,다음 편을 기대합니다
37일간 외국관광이라 대단한 기획입니다 누구나 할수 있는 일은 아니죠 많이 보고오세요 잠도 자지 말고 계속 다니세요
마드리드에 계시면 피노키오로 유명한 또레또 성도나 꼭 함 다녀 오세요. 후편들 기대 하겠습니다.
드류님 빈자리가 워낙 큰 것 같으니..
거 대충 둘러보고 빨랑 들어오세여~ㅋ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최고십니다~ㅎ
가족과 함께 즐거운 추억의 편안한 여행 이루시고, 스페인의 열정과 낭만을 오지팀에게 전파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