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홍익인간 (弘益人間)이 새로운 사상적 대안이다
[출처] 한국의 홍익인간이 새로운 사상적 대안이다|작성자 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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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인류를 구제할 법칙 홍익인간사상 1
작가: 박찬희 - 출판: 보경문화사발매
-13.08.28-
우리나라가 정치적, 경제적으로 성공하여 자신감이 생기자 요즘 한국이 세계의 리더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 자주 나오고 있다. 나아가 한국이 새로운 세기의 중심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들린다.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인 골드만 삭스도 2050년에는 한국의 GDP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걸 보면 단순히 조그만 성공에서 우쭐대는 치기라고 치부할 수만은 없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러한 논의는 지난 세기말부터 거론되고 있는 '인류 문명사의 전환'과도 직결되어 있다. 인간의 생활환경이 크게 바뀌고 따라서 생활 방식도 크게 바뀌었다. 국제사회의 정치,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적 질서도 크게 달라짐에 따라 기존의 이론과 사고방식으로는 현실을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 일상화 되고 있다.
이제 인류 문명을 지배하는 기존의 주류 사상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사상적 대안'의 모색이 활발하게 일어나게 되었다. 한국 사회를 풍미하는 이른바 패러다임의 전환이니, 말세니 종말이니, 개벽이니 후천시대니 하는 것들도 다들 지금이 이러한 문명 전환기임을 말해주는 하나의 징표이고, 새로운 사상이나 가치관의 대두에 대한 갈망을 의미한다.
만약 바라는 대로 훗날 한국이 세계의 중심국가가 된다면, 이는 1인당 국민소득이 높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아마도 한국이 "새로운 사고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기 때문"일 것이다. 말하자면 "인류가 공감하는 새로운 사상과 미래의 삶의 양식을 창조"했기 때문일 것이다. 세계의 중심이 서양에서 동양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말은 이제 별로 새로운 이야기도 아니다.
이것은 단순히 중국이 세계 최대 경제대국으로 부상했으며, 앞으로 그 위상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경제적 맥락으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인류 문명의 주축인 동양 문명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역할이 도래한다는 문명사적인 시각에서 보아야 한다.
세계사는 바야흐로 기독교문명 시대에서 탈기독교문명 시대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그동안 세계를 지배하던 서양의 문명관으로는 현재 인류가 당면한 과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는 서양사상의 한계에 대한 인식에서 비롯되고 있다.
서구인들은 다시금 역사를 보며 기독교보다 현실 인식에 대한 왜곡이 덜하고 자연과 상식에 더 합치하는 동양사상에 주목하게 된 것이다. 단순히 동양의 경제력 상승에만 그 원인이 있지 않다. 주지하다시피 동양에서 경제성장은 일본이 선두주자였다. 하지만 여기서 제국주의적 침략에 바탕을 둔 19세기 일본의 성장은 논외로 하자 20세기 후반에 들어 일본을 필두로 한국, 타이완, 홍콩, 싱가포르라는 작은 용 네 마리의 성공적인 경제성장의 길을 따라 큰 용 중국이 경제대국으로 등장하자 이들의 공통문화인 유교 문화가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동양이 경제성장으로 서구에 대한 물질적 열세와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면 서구 중심적인 사상으로부터의 전환은 급속히 진행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동양에서도 동북아의 조그만 반도 나라인 한국이 어떻게 새로운 문명의 중심이 될 수 있을까? 한국의 자산이 무엇이기에 그러한 원대한 비전을 그릴 수 있단 말인가?
한국의 현 위치에 대한 정확한 문명사적 인식은 대단히 중요하다. 바로 민족의 정체성 자체에 관한 문제이며, 발전의 원동력이 될 민족의 뿌리에 대한 자존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에는 새로운 사상이나 가치관을 창조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추어져 있는가? 동양사상의 정수인 불교와 유교가 가장 화려하게 꽃피운 곳이 한국이다.
특히 그 실천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수 있었던 것은 국가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집중도가 높고 통제에 용이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서양사상의 원천 중 하나인 기독교가 동양 문명권 내에서 가장 번창한 곳이 바로 한국이다. 동양사상 및 서양사상의 정수를 다 가진 것이며,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한국은 지구 상 어느 나라보다도 사상적으로 부유하다. 일찍이 서구 문화를 도입한 일본에 한국보다 200년이나 앞서 기독교가 전파되었으나 일본의 기독교는 통계상으로만 보아도 인구의 1~2%도 못 미치는 미약한 수준이다.
중국도 일찍이 기독교가 전래되었으나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 세기 공산주의 혁명의 성공으로 공산주의 유물론 이외의 사상은 배척을 받아 탄압되었다. 외래 종교인 기독교뿐만 아니라 중국의 전통사상인 유교나 불교까지 배척되었다.
그러나 한국에서 기독교의 위상은 특별하다. 한국의 기독교는 외국의 선교사가 아닌 한국인 스스로가 국내에 도입한 세계 유일의 사례다. 이제 한국의 기독교는 가장 강력한 종교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유례없는 기독교 전파의 성공사례가 되고 있다. 결국 한국은 지구상에서 동양사상과 서양사상이 같이 꽃피고 있는 유일한 나라인 셈이다.
이러한 현상은 문명사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문명의 중심이 동양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은 동양사상으로의 회귀가 아니라, 문제가 되는 서양사상을 극복한 동양사상이어야 하기 때문에, 서구 기독교가 충분히 개화하지 못한 곳에서는 서양사상을 극복할 수 있는 바탕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서구인의 근본적 고민을 체험하지 못한 사회에서 서구를 넘어서고 서구를 품을 수 있는 대안적 사상이 나오기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결국 한국은 동서양 사상의 변증법적 통합을 통해 동서양을 포괄하는 새로운 사상이 출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토양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 사상은 곧 인간을 모든 가치의 중심으로 삼는 인본주의 사상이다. 부처와 공자, 예수와 같은 성인의 가르침도 그 핵심은 인본주의다.
성인들은 당시 신을 섬기는 방식이 오히려 인간을 괴롭히며 고통을 주는 모순된 현실을 비판하며, 이를 개혁해 신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고 나아가서 인간이 바로 신이라는 혁명적 사상을 주창했다.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으며 누구나 군자가 될 수 있다는 사상이나, 인간이 안식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안식일이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는 말씀이 바로 이를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성인의 말씀이 끊임없이 살아 있는 이유도 바로 이들의 인본주의 사상 때문이며, 시대마다 나타나는 개혁 주장은 주객전도로 상실된 인본주의를 다시 시대에 맞게 부활시키자는 것이다. 문명의 전환기인 오늘날에 '새로운 가치관'을 찾아야 한다면 이는 다름 아닌 상실된 인본주의를 회복해 새로운 시대에 맞게 재창조하자는 것이며, 바로 우리의 전통사상이 지구 상 최초로 나타난 인본주의의 정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