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에 오른 지난해 오늘 글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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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포의 새벽 편지-598
동봉
물이여!
한 방울 물이여!
그대 언제 어디에서 왔는가
수십억 년 전 저 먼 우주에서 왔나니
내 어찌 그대의 공을 잊을 것이랴
쌀이여!
한 톨 쌀이여!
그대 어디에서 어떻게 왔는가
수천만 년 전 작은 풀씨에서 왔나니
우리 어찌 너의 공을 모르겠느냐
소금이여!
하얀 소금 알갱이여!
그대 언제 어디에서 왔는가
수십억 년 전 수십 수백만 km 밖에서
혜성을 타고 운석에 실려 왔나니
아 어찌 소중하지 않으랴
배추여!
빨간 고추여!
하얀 마늘이여!
까만 포도송이여!
오곡백과 온갖 푸성귀여!
나는 너희가 어디서 왔는지 다 알고 있단다
수 억 수십 억 년 전 과거로부터 왔나니
그때부터 거의 동일한 DNA를 지닌
우리는 소중한 이웃이었어라
산소여!
숨 열어주는 산소여!
너는 언제 어디서 시작되었는가
몇십 억 년 전 스트로마 톨라이트에서 시작하여
풀 돋고 나무 자라고 큰 숲을 이루어가며
이 순간까지 쉼없이 이어지는
광합성 작용에서 왔나니
아! 푸른 자연과 빛나는 태양이어라
나 이제 눈 감고 그윽히 생각해보니
내 부모미생전父母未生前 소식도 중요하지만
물 한 방울 쌀 한 톨 소금 알갱이 하나
대추 한 알 푸성귀 이파리 하나까지
너희 미생전 소식도 알아야 하리
내 내 내게만 집착執着하다가
되려 너희들의 소종래마저 다 잊었구나
말로는 천지天地의 은혜를 들먹이면서도
물 한 방울의 소중함을 깜빡했구나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하여
봄부터 소쩍새는 그리 울었고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그렇게 울었노라고
생명의 법칙을 옛시인은 노래했는데
나 나 나만 알고 너희를 잊었구나
한없이 고마워라
나를 호흡하게 하는 산소여!
끝없이 고마워라
나와 함께하는 온갖 존재여!
더없이 고마워라
나를 움직이게 하는 공간이여!
눈물 나도록 고마워라!
모두의 부모미생전 소식을 간직한 시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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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절]공양기도문
거룩한 부처님께 귀의하옵고
거룩한 가르침에 귀의하오며
거룩한 스님들께 귀의합니다
한 알의 쌀알이라도
농부의 피와 땀과
정성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 공양을 베푸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안으로는 정신을 살찌우고
밖으로는 육신을 보살펴
부처님의 혜명을 잇기 위해
이 공양을 받습니다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ㅡ 감사히 먹겠습니다 ㅡ
08/28/2016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