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고등학교 3년
전문대학교 2년 총 5년차에 접어드는 호텔조리전공인이다.
초등학교 3학년 10살때 꿈을 정해서
지금까지 바뀐적이 없다.
그리고 우연히 친구의 꾐에 넘어가 (날 이 구렁텅이로 밀어넣고 지는 도망간 놈이 하나있다.)
뷔페 주방에서 일을 하게 된다.
내가 이걸 쓰는 이유는 내 주위에도 낭자한 나 요리사 할래요 하는
후배님들에게 현실은 이렇습니다. 라고 해주기 위해?
물론 난 아직 경력 1년차에 신입중 신입이고 알바생이지만
원체 이 동네가 하는일이 비슷하고 누구든지 처음 들어가면 내가 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써주고 싶어졌다.
목차
1. 조리사와 요리사의 차이
2. 주방의 구성
3. 식자재 관리
4. 비전
1. 조리사와 요리사의 차이
나는 조리사 이다.
그리고 모두가 잘 아는 허셰프 최현석, 갑부 오셰득 셰프는 요리사 이다.
조리라는 것은 무언갈 굽고, 튀기고, 지지고, 찌고, 볶는 행위이고
요리는 조리를 통해 음식을 만들어 내는거다.
미묘한 차이지만, 하는 일의 차이는 크다.
우선 조리사는 레시피를 짜지 않는다.
왜냐 이미 만들어진 FM 레시피가 있다. 어기면 혼난다.
조리사는 자신의 이름을 내 걸 수 없다.
그냥 볶고, 지지고, 끓이기만 했으니까.
우리나라 외식업계는 프랜차이즈가 반 이상,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외식경영학도라면 전공책 제일 첫장에 있을 내용이다. 외식경영 화이팅)
프랜차이즈와 일반집 (파인다이닝 부터 집앞 분식집까지)의 가장큰 차이는
센트럴 키친인데 (본사 공장같은거다 자세한 설명은 밑에서 하도록 하겠다)
이것 덕분에 조리사들이 외식업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덕분에 매장은 저렴한 가격에 고퀄리티의 음식을 낼 수 있고,
조리사들의 업무량도 줄어 들 수 있다.
일반집 요리사들은 센트럴 키친이 없기 때문에 높은 단가와 인건비를 쓰게되고
자연스레 가격이 높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가격에 맞는 퀄리티를 내기위해
엄청난 업무량을 소화하고는 한다.
2. 주방의 구성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매장은 대부분 섹션이 나누어져 있다.
프랩 & 포션 -식자재 밑 손질 및 1인분 분량으로 나누어 포장해 놓는것
콜드 -샐러드
핫- 메인요리
프라이-튀김
라이브존- 손님들 앞에서 음식을 하는것, 초밥, BBQ등이 있으며 부르는 명칭은 매장마다 다르다.
CJ의 빕스 같은경우 베이커리. E-랜드 자연별곡의 경우 라이브존 이라고 한다
주문을 부르거나 빌지가 올라오면
그 음식을 만드는 섹션에서는 포션된 식자재를 용기에 넣고
버무리거나 (콜드)
튀기거나 (프라이)
볶거나 찐다 (핫)
그리고 음식을 담아 라인에 가져다 놓으면
서버들이 음식을 들고 나간다.
보통 노동의 강도는 핫파트가 높고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바쁠때 한번에 네개씩 팬을 돌리다보면 혼이 빠져나가는 기분이다)
스트레스의 강도는 라이브존이 갑이다. (컴플레인부터 질문까지 다 받는다)
라이브존에서만 6개월 넘게 있었는데, 할 말이 많다.
사소한 컴플레인 부터 소리지르는 손님까지 각양각색이다.
여자 점장님일땐 화장안하고 왔다고 쿠사리도 먹었으며
안 웃는다고 홀 매니저님께 혼도 났고 (컴플레인이 났단다.)
같은 말을 수 십번 반복해야 하고 (늘 손님은 물어보는거 물어본다)
죄송합니다만 고객님 어쩌구 저쩌구를 달고 산다.
차라리 홀은 이게 업무니까 그려려니 하고 넘어가는데 난 원체 성격이 더러워서 백키친에서 쌍욕하면서 소리도 지른다.
핫파트는 점장님이나 본사 직원이 눈여겨 보는 부분이라 퀄리티도 중요하고 말리면 쌍욕 먹기 딱 좋다.
실제로 신입이 혼자 라인을 빼고 있었는데 점장님이 홀로 나왔다는 소리에 나랑 중간관리자가 들어가고 신입을 뺐다.
프랩 포션의 경우 말리는 순간 전체 음식이 다 말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데
신메뉴 교체 시즌에 프랩 포션이 안되서 나랑 그 당시 매니저님이랑 남아서 새벽 2시까지 프랩 포션을 하고
딜리 아저씨랑 인사하고 퇴근했더랬다 (그러고 또 출근함 ㅂㄷㅂㄷㅂㄷ)
3. 식자재 관리
우리나라 외식기업 중에 센트럴 키친이 가장 잘되어 있는 곳은 CJ랑 E랜드다.
여기서 센트럴 키친이란, 본사에서 소스, 원물 (식자재 본연의 상태) 등을 공장에서 찍어내어
냉동, 냉장 상태로 딜리(유통) 하는것이다.
예를 들어 찜닭 이라는 메뉴가 있다.
일반집에서는 절단육을 사서 간장을 넣고 설탕을 넣고 감자, 당근, 오이를 썰어넣고 당면을 넣어 끓여 나갈 것이다.
하지만 프랜차이즈들은 냉동 절단육을 해동해서 찜닭소스 팩을 뜯어 붓고, 감자슬라이스, 당근슬라이스, 오이슬라이스 팩을 뜯어 물에 헹궈 팬에 넣고 불린 당면을 넣어 끓여 나갈 것이다.
이미 다 만들어진 재료를 넣고 끓인다는 것이다.
원물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인력이 부족한 매장의 경우엔 라인을 빼야하기 때문에 (음식을 만든다는 뜻) 쓰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전문 요리사를 고용한 필요가 없어지고 알바생으로 인력을 대체 할 수 있으니 인건비가 낮아지고
공장에서 대량생산 하니 규모의 경제에 따라 단가가 낮아져
19,900원에 40가지가 넘는 요리를 뷔페로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E랜드 기준)
이건 호텔뷔페를 가도 마찬가지다. (내 상사중에 새삥(외부경력직을 뜻하는 말이다)이 있는데 호텔에서 일하다 왔다)
그냥 웬만한 프랜차이즈는 다 이렇다.
매장마다 센트럴 키친 의존도는 차이가 있지만 (아웃백의 경우 소스는 매장에서 끓인다고 알고있다)
다 비슷하다.
4.비전
솔직히 비전은 없다.
주방에서 1년 가까이 일했지만 할 수 있는 요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과제로 1주일에 하나씩 레시피를 짜가야 했지만 업장에서의 일이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바닥이 좁아서 한번 눈 밖에 나면 소문도 빨리돈다.
(실제로 아는 오빠가 이런 케이스라 우리 매장 그만두고도 같은 브랜드 취업에 계속 실패했다. 일을 못한다는 소문이 쫙 나서)
호텔에서 일하다 나와서 다시 호텔로 들어가려면 말단부터 시작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따박따박 잘 나오는 시급과 (2015 기준 6750-6800원
내 친구들은 호프집 서빙이나 백화점 뷔페 서빙을 하며 5800-6000원을 받았다)
시스템을 배우기에는 프랜차이즈 만한게 없다.
승진에 나이를 구애받지 않으며
(나랑 친한 매니저 중에 25살도 있다 현재 나랑 같이 일하는 매니저님은 40이다
메리어트 호텔 주방 과장님이 교수님이였는데 쉰이 갓 넘으신걸로 안다)
해외 진출 (E랜드에서 중국에 투자를 엄청한다),
복지 까지 프랜차이즈만의 장점이 있다.
물론 하루에 8시간씩 서있고 본사오면 눈치 엄청 보고 매니저 잘못만나면 매장을 폭파시키고 싶을 때도 있다.
업장용어를 조금 소개하자면
일단 대부분 영어를 쓴다.
국자-래들, 집게-텅, 푸드팬 (사이즈별로 풀, 하프, 서드, 식스, 나인 재질에 따라 메탈- 이 붙기도한다)
음식이 하나도 없다 -86'd 보통 팔육 났다 라고 한다
액션플랜- 청소나, 식자재관리등 본사에서 매장마다 검사하고 내려오는 지시사아항이다. 맞춰서 청소하고 사진찍어서 보고한다
인벤토리-재고조사, 재고실사 (남은양과 실 사용량을 매일 체크한다 그리고 또 보고)
라벨링- 언제 개봉했는지, 소분했는지, 만들었는지를 요일별, 냉동, 냉장별로 구분해서 스티커를 붙인다
라인냉장고 -각 섹션별 냉장고 (매장마다 부르는 이름 다름)
트렌치 - 하수구 (라인트렌치, 메인트렌치로 나눈다)
워크인-냉장고
디쉬-설거지 하는 곳
백업-미리 음식을 만들어 놓는것
피대차, 엘카 -수레 종류
버싱-손님의 그릇을 치우는 것
폴리싱-그릇의 물기를 닦는것
포스팅-컴퓨터에 고객 명 수와 가격을 입력하는것 (영수증 만드는 것)
혹시 더 궁금한 거나 수정해줬음 하는 거 있으면 댓 달아줘!
첫댓글 인벤토리! 조리사랑 요리사랑 많이 다르구나 맨날 뷔페보면 힘들겠다 생각했었는데 대단하다
진짜 사람 없을땐 쉬는 날인데 마감만 해주러 9시에 출근해서 한시간 반만 일하고 퇴근하고 그랬었지.....ㅠㅠ
어머니가 조리사일을 오래하셔서 어느정도 알고 있기는 했지만, 조리사 역시 우리 사회 노동자의 안타까운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할까. 엄청난 노동강도에 걸맞는 대우는 커녕, 온갖 잡다한 일을 다하는 것은 둘째치고 고객한테 치여, 관리자들 눈치 봐야대고. 거기다가 좀만 어려워지면 제일 먼저 짤리게 되지.. 조리사뿐만 아니라 소위 서비스직 전체가 그렇지.. 아무튼 고생이 많다..
시급이 높은편이라고 생각 할 수 있지만 노동강도에 비하면...ㅎㅎㅎㅎㅎㅎㅎㅎ 고객한테 치이는거 진짜 돌아버릴것 같아 그래서 요즘은 후임들오면 맡기도 백키친으로 도망간다ㅋㅋㅋ
으와ㅡ 진짜 고생이시네요ㅠㅠ 식당 가면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밥 먹어야겠어요!!
아니 뭐 그렇게까지....헤헤.... 감사합니당..
신기하다... 대단해!! ㅠㅠㅠ
크아아앙 아니야ㅎㅎ 그냥 다 같은 직업의 하나일뿐..
우와 나랑 전혀 다른 분야의 직업에 관해서 글하나로 쉽게 이해할수 있는 좋은글이군요 ㅋㅋ 어렸을적부터 꿈이 뚜렷한 사람은 드물텐데 멋집니다
대학갈때 꽤 유용하게써먹었.....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해가 됬다면 다행이지만 쓰지 않은 뒷 내용 (청소라던가.. 가라치는법이라던가..)도 있습니닿ㅎㅎㅎ 고달픈 직업이예요 아껴주세요 ㅋㅋ
@이스 ㅋㅋㅋㅋㅋㅋ가라치는법 이런거도 재밋겠네요 ㅋㅋㅋㅋㅋ 화잇팅이심다 ㅋㅋ 아껴드릴게요 서로아낍시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