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마을 대학살 터에서
죽은 자는 말이 없고
산자는 잊었나니
아는 자는 멀리 있고
가까운 자는 외면하고
학살자는 입 다물고
천불산 뒤자락
깊은 골짜기
외로운 언덕에
찔레꽃 피고지는데
찾는 이 없이
잡초만 우거졌네
아 아
불령조선인!
독립 염원하는
조선인이라고
불태워 죽임당했노라
그대들
불길 속에서
자유 새 나라 보았는가
열망하던
하나님 나라 보았는가
아 아
하늘도 외면한
그 처절한 시간에
하나님 품에 안겼는가
에미와 처자들의
통곡 소리
하늘 찔렀어도
일본군 개새끼들
아수라장 속에 춤추는데
아 아 그대들
끝내 불타 죽었노라
오호 애재라
해방의 시대
그대들 잊혔다고
슬퍼하지 마소
처음부터
상놈이었으니
역사가 어찌
무지렁이 백성을
기억하리오
아 아
하늘이여
그 날 그 시간
처참한 광경을
겨레의 가슴에
불질러 주소서
독립을 꿈꾸던 넋들
역사의 굽이굽이
함성 지르며
함께 살게 하소서
2019년 6월 22일
경신년 10월 노루마을(장암동) 대학살 터에서
화형당한 36인의 희생을 추모하며
우담초라하니
카페 게시글
광야의 노래(자작시)
일제에 의한 노루마을 대학살 터에서(2019년 6월 쓴 시)
yiso
추천 0
조회 3
23.05.31 03:42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