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우희 동시인의 『언제나 깔깔깔』 책을 읽었다. 책 제목 ‘깔깔깔’이 그저 웃음 소리인 줄 알았다. 『언제나 깔깔깔』 빛나는 얼굴은 때깔/ 예쁜 옷맵시는 태깔/ 맛있는 음식은 맛깔/ 때깔, 태깔, 맛깔/모두 만나면/ 언제나 깔깔깔 -역시나 깊이 있는 글을 쓰는 그녀의 창의적인 발상에 또 한 번 감탄하였다. 이전에 그녀의 수필집을 읽었다. 대가족 맏며느리로서 암과 투병하면서도 봉사하는 삶을 살아온 수필집에서 그녀의 향기를 마셔온 터라 그녀 이름만으로 향기 가득한 책장을 넘겼다. 특히 이번에 낸 동시는 외국 사는 손주들에게 생일 선물로 주고 싶어 영어로 번역해 가져갔다는 후일담에서 손주 사랑하는 할머니의 지극한 사랑까지 느낄 수 있었다. 문학회 여행 때마다 회원들에게 홍삼을 챙겨와 나눠주는 등 그녀는 온통 베풂과 나눔의 덕성과 순수한 동심으로 살고 있기에, 각장 12편씩 4부로 실어둔 동시를 읽을 때마다 그녀를 만나듯, 즐거워졌다. 두 세편만 가져와 본다. <여름방학> 아빠, 엄마/ 바다로 가요/(중략)/ 파도는/ 기다란 혀로/ 내 발을 간지럽혀요. -파도를 친구로 보는 눈이기에, 파도가 혀로 발을 간지럽히는 느낌을 느낄 수 있다. <무릅쓰다> 비가 온다/ 비를 무릅쓰고/ 걷는다/ 생각이 복잡하다/ 복잡을 무릅쓰고/ 생각한다 - ‘무릅쓰다’ 말의 힘을, 말의 운율로 가져와 교훈은 속에 숨기며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시다. <때문이지> 감나무가 텅 빈 하늘에/ 붉은 등 하나/ 밝힐 수 있는 것은/해 뜨면 꽃 피고/ 서리 맞으면 잎 지는 걸/ 그때그때/ 잘 해냈기 때문이지/ 그랬기 때문이지 -나는 이 시를 읽으며 시인에게 편지를 쓰고 싶어졌다. 임선생님! 시동생들 부모 대신 공부시켜 키우고, 투병 중에도 아들자식 잘 키우더니, 외국에 사는 손주의 꿈이 작가라는 소리에 영작 동시까지 써서 들고 가는 당신은 그 자리에서 그때그때 최상의 일을 잘 해내셨기 때문이지요? 당신의 덕성으로 빚은 동시집 작품을 사랑하며 당신의 삶을 존경합니다. 『언제나 깔깔깔』 동시집을 읽은 어린이들 역시, 창의적인 발상을 키우며 온 세상을 밝게 비추는 덕성으로 자라나겠지요? 기대감이 큽니다.(11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