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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일아함경 제40권
增壹阿含經卷第四十
동진 계빈 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김월운 번역
東晉罽賓三藏瞿曇僧伽提婆 譯
44. 구중생거품(九衆生居品)
九衆生居品第四十四
[ 1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아홉 가지 중생들이 사는 곳이 있으니, 그곳은 중생들이 사는 곳이다. 어떤 것이 그 아홉 가지인가? 어떤 중생은 여러 가지 몸에 여러 가지 생각들을 가지고 있으니 이른바 하늘[天]과 사람[人]이다. 어떤 중생은 여러 가지 몸에 똑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이른바 최초에 출현한 범가이천(梵迦夷天)이다. 어떤 중생은 같은 몸에 여러 가지 생각들을 가지고 있으니 이른바 광음천(光音天)이다. 어떤 중생은 같은 몸에 같은 생각들을 가지고 있으니 이른바 변정천(遍淨天)이다.
어떤 중생은 허공의 영역이 한량없으니 이른바 공처천(空處天)이다. 어떤 중생은 식의 영역이 한량없으니 이른바 식처천(識處天)이다. 어떤 중생은 아무것도 없는 영역이 한량없으니, 이른바 불용처천(不用處天)이다. 어떤 중생은 생각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영역이 한량없으니 유상무상처천(有想無想處天)이다. 모든 중생들은 이 아홉 곳에서 산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중생들이 살고 있는 아홉 곳이 있다’고 하는 것이니라. 많은 중생들이 그곳에서 일찍이 살았었고 지금도 살고 있고 앞으로도 살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부디 방편을 구해 이 아홉 곳을 떠나도록 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爾時,世尊告諸比丘:“有九衆生居處,是衆生所居之處。云何爲九?或有衆生若干種身,若干種想,所謂天及人也。或有衆生若干種身,一想,所謂梵迦夷天,最初出現也。或有衆生一身若干想,所謂光音天也。或有衆生一身一想,所謂遍淨天也。或有衆生無量空,所謂空處天也。或有衆生無量識,識處天也。或有衆生不用處,所謂不用處天也。或有衆生有想無想,有想無想處天也。諸所生之處,名爲九也。是謂比丘,九衆生居處,群萌之類曾居,已居,當居。是故比丘,當求方便離此九處。如是諸比丘,當作是學。”
이시,세존고제비구:“유구중생거처,시중생소거지처。운하위구?혹유중생약간종신,약간종상,소위천급인야。혹유중생약간종신,일상,소위범가이천,최초출현야。혹유중생일신약간상,소위광음천야。혹유중생일신일상,소위편정천야。혹유중생무량공,소위공처천야。혹유중생무량식,식처천야。혹유중생불용처,소위불용처천야。혹유중생유상무상,유상무상처천야。제소생지처,명위구야。시위비구,구중생거처,군맹지류증거,이거,당거。시고비구,당구방편리차구처。여시제비구,당작시학。”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2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친원(嚫願)의 아홉 가지 공덕을 설명하리니 너희들은 잘 사유하고 기억하도록 하라. 내 이제 그 이치를 설명하리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있었다.
爾時,世尊告諸比丘:“當說嚫願有九種之德。汝等善思念之。吾今當敷演其義。”是時,諸比丘受佛教誡。
이시,세존고제비구:“당설친원유구종지덕。여등선사념지。오금당부연기의。”시시,제비구수불교계。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저 어떤 것을 친원의 아홉 가지 공덕이라고 하는가?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단월(檀越) 시주(施主)가 세 가지 법을 성취하고, 보시한 물건도 세 가지 법을 성취하며, 보시를 받은 사람도 세 가지 법을 성취하게 된다.
그 단월 시주는 어떤 세 가지 법을 성취하는가? 단월 시주는 믿음을 성취하고, 서원(誓願)을 성취하며, 또 살생하지 않게 되나니, 이것을 일러 ‘단월 시주가 성취하는 세 가지 법’이라고 한다.
보시한 물건은 어떤 세 가지 법을 성취하는가? 그 보시한 물건은 빛깔을 성취하고, 냄새를 성취하며, 맛을 성취하게 되나니, 이것을 일러 ‘보시한 물건이 성취하는 세 가지 법’이라고 한다.
보시를 받은 사람은 어떤 세 가지 법을 성취하는가? 보시를 받은 사람은 계율을 성취하고, 지혜를 성취하며, 삼매를 성취하나니, 이것을 일러 ‘보시를 받은 사람이 성취하는 세 가지 법’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달친(達嚫:보시)은 이러한 아홉 가지 법을 성취하고, 큰 과보를 얻게 하며, 감로(甘露)와 같은 적멸(寂滅)의 세계에 이르게 하느니라.
무릇 시주에게 그 복을 빌어 주고 싶다면 부디 방편을 구해 이 아홉 가지 법을 성취하도록 하라.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佛告比丘:“彼云何名爲嚫願九種之德?比丘,當知檀越施主成就三法,所施之物亦成就三法,受物之人亦成就三法。彼檀越施主云何成就三法?於是檀越施主信成就,誓願成就,亦不殺生,是謂檀越施主成就此三法。所施之物云何成就此三法?於是施物色成就,香成就,味成就,是謂施物三事成就。云何受物之人成就三事?於是受物之人戒成就,智慧成就,三昧成就,是謂受施之人成就三法。如是達嚫成就此九法,獲大果報,至甘露滅盡之處。夫爲施主,欲求其福者,當求方便,成就此九法。如是比丘,當作是學。”
불고비구:“피운하명위친원구종지덕?비구,당지단월시주성취삼법,소시지물역성취삼법,수물지인역성취삼법。피단월시주운하성취삼법?어시단월시주신성취,서원성취,역불살생,시위단월시주성취차삼법。소시지물운하성취차삼법?어시시물색성취,향성취,미성취,시위시물삼사성취。운하수물지인성취삼사?어시수물지인계성취,지혜성취,삼매성취,시위수시지인성취삼법。여시달친성취차구법,획대과보,지감로멸진지처。부위시주,욕구기복자,당구방편,성취차구법。여시비구,당작시학。”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3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아홉 가지 법을 성취하는 것이 있다. 어떤 것이 그 아홉 가지인가? 뻔뻔스러움ㆍ욕됨을 참아냄ㆍ탐하는 마음ㆍ인색함ㆍ생각을 버리지 않음ㆍ잘 잊음ㆍ잠이 적음ㆍ숨어서 하는 음행ㆍ은혜를 갚지 않는 것, 이 아홉 가지이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아홉 가지 법을 성취하는 것’이라고 한다.
나쁜 비구도 아홉 가지 법을 성취한다. 어떤 것이 그 아홉 가지인가? 나쁜 비구는 뻔뻔스럽고ㆍ욕됨을 참아냄ㆍ탐내는 마음이 있음ㆍ인색함ㆍ잘 잊음ㆍ잠이 적음ㆍ숨어서 음행을 함ㆍ은혜를 갚지 않음ㆍ생각을 버리지 않는 것 이 아홉 가지이다.
爾時,世尊告諸比丘:“爲成就九法。云何爲九?强顏,耐辱,貪心,慳著,心念不捨離,健忘,少睡,隱匿婬泆,亦無返復,爲九。是謂比丘爲成就此九法。惡比丘亦復成就九法。云何爲九?於是惡比丘强顏,耐辱,貪心,慳著,健忘,少睡,婬泆靜匿,亦無返復,念不捨離爲九。
이시,세존고제비구:“위성취구법。운하위구?강안,내욕,탐심,간저,심념불사리,건망,소수,은닉음일,역무반부,위구。시위비구위성취차구법。악비구역부성취구법。운하위구?어시악비구강안,내욕,탐심,간저,건망,소수,음일정닉,역무반부,념불사리위구。
어떤 것을 나쁜 비구의 뻔뻔스러움이라고 하는가? 즉 나쁜 비구는 구하지 않을 것을 구하여 사문의 행에 어긋나나니, 이런 비구를 뻔뻔스럽다고 말한다.
云何惡比丘强顏?於是惡比丘不應求者,而求之,違沙門之行。如是比丘名爲强顏。
운하악비구강안?어시악비구불응구자,이구지,위사문지행。여시비구명위강안。
나쁜 비구가 욕됨을 참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즉 나쁜 비구는 여러 어진 비구들 앞에서 자기를 칭찬하고 남을 비방하나니, 이런 비구를 욕됨을 참는다고 말한다.
云何惡比丘耐辱?於是惡比丘在諸賢善比丘所,自稱歎說,毀呰他人。如是比丘名爲耐辱。
운하악비구내욕?어시악비구재제현선비구소,자칭탄설,훼자타인。여시비구명위내욕。
비구가 탐심을 낸다는 것은 무엇인가? 즉 비구가 남의 재물을 볼 때마다 탐심을 내는 것이니, 이것을 탐심을 낸다고 말한다.
云何比丘生貪心?於是比丘見他財物,皆生貪心。此名爲貪也。
운하비구생탐심?어시비구견타재물,개생탐심。차명위탐야。
비구가 인색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즉 비구가 자신이 얻은 가사와 발우를 남과 나누어 가지지 않고 항상 혼자 간직해두었다가 쓰나니, 이것을 인색하다고 말한다.
云何比丘慳著?於是比丘所得衣鉢,不與人共,恒自藏擧。如是名爲慳著。
운하비구간저?어시비구소득의발,불여인공,항자장거。여시명위간저。
비구가 잘 잊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즉 나쁜 비구는 항상 묘하고 선한 말을 빠뜨리고 또 방편을 생각하지 않으면서 나라 일이나 전쟁하는 법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이와 같이 나쁜 비구는 이렇게 잘 잊음을 성취한다.
云何比丘健忘?於是惡比丘恒多漏失妙善之言,亦不思惟方便,論說國事、兵戰之法。如是惡比丘成就此健忘。
운하비구건망?어시악비구항다루실묘선지언,역불사유방편,론설국사、병전지법。여시악비구성취차건망。
나쁜 비구가 잠이 적다는 것은 무엇인가? 즉 나쁜 비구는 사유해야 할 법은 사유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것을 나쁜 비구가 잠을 적게 잔다고 한다.
云何惡比丘少於睡眠?於是惡比丘所應思惟法,而不思惟。如是惡比丘少於睡眠。
운하악비구소어수면?어시악비구소응사유법,이불사유。여시악비구소어수면。
나쁜 비구가 숨어서 음행을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즉 나쁜 비구는 숨어서 한 짓을 남에게 말하지 않고는 ‘내가 저지른 음행을 남들이 몰랐으면’ 하고 생각한다. 이런 것을 비구가 숨어서 저지르는 음행이라고 한다.
云何惡比丘匿處婬泆?於是惡比丘所爲隱匿,不向人說:我今行婬,勿令人知。如是比丘所隱匿婬泆。
운하악비구닉처음일?어시악비구소위은닉,불향인설:아금행음,물령인지。여시비구소은닉음일。
나쁜 비구가 은혜를 갚을 줄 모른다는 것은 무엇인가? 즉 나쁜 비구는 공경하는 마음이 없어 스승과 어른을 받들어 섬기지도 않고 귀중한 사람을 존경하지도 않는다. 이와 같은 것을 나쁜 비구는 은혜를 갚을 줄 모른다고 한다.
云何惡比丘無返復?於是惡比丘無恭敬之心,不奉事師長尊貴重之人。如是惡比丘無有返復。
운하악비구무반부?어시악비구무공경지심,불봉사사장존귀중지인。여시악비구무유반부。
만일 나쁜 비구가 이 아홉 가지 법을 성취하여 생각하기를 버리지 않는다면 그는 끝내 도과(道果)를 이루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모든 나쁜 법은 버리겠다고 생각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若惡比丘成就此九法,念不捨離者,終不成道果。是故比丘,諸惡之法,念當捨之。如是比丘當作是學。”
약악비구성취차구법,념불사리자,종불성도과。시고비구,제악지법,념당사지。여시비구당작시학。”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4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공작새는 아홉 가지 법을 성취하였다. 어떤 것이 그 아홉 가지인가? 공작새는 얼굴이 단정하고, 소리가 맑으며, 걸음걸이가 조용하고, 때를 알아 움직이며, 음식을 절제할 줄 알고, 항상 만족스럽게 생각하며, 분산(分散)하지 않기를 생각하고, 잠이 적으며, 또 욕심이 적어서 은혜를 갚을 줄 안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공작새가 성취한 아홉 가지 법’이라고 하느니라.
현철(賢哲)한 비구들도 아홉 가지 법을 성취한다. 어떤 것이 그 아홉 가지인가? 어진 비구는 태도가 단정하고, 음성이 맑으며, 걸음걸이가 조용하고, 때를 알아 움직이며, 음식을 절제할 줄 알고, 항상 만족스럽게 생각하며, 흩어지지 않기를 생각하고, 잠이 적으며, 또 욕심이 적어서 은혜를 갚을 줄 아느니라.
爾時,世尊告諸比丘:“孔雀鳥成就九法。云何爲九?於是孔雀鳥顏貌端政,音響淸徹,行步庠序,知時而行,飮食知節,常念知足,念不分散,少於睡眠,亦復少欲,知於返復。是謂比丘,孔雀之鳥成就此九法。賢哲比丘亦復成就九法。云何爲九?於是賢善比丘顏貌端政,音響淸徹,行步庠序,知時而行,飮食知節,常念知足,念不分散,少於睡眠,亦復少欲,知於返復。
이시,세존고제비구:“공작조성취구법。운하위구?어시공작조안모단정,음향청철,행보상서,지시이행,음식지절,상념지족,념불분산,소어수면,역부소욕,지어반부。시위비구,공작지조성취차구법。현철비구역부성취구법。운하위구?어시현선비구안모단정,음향청철,행보상서,지시이행,음식지절,상념지족,념불분산,소어수면,역부소욕,지어반부。
어진 비구는 태도가 단정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른바 그런 비구는 나가고 들어오고, 가고 오고, 나아가고 멈추는 것을 적절하게 하여 끝내 그 법도를 잃지 않는다. 이와 같은 것이 ‘어진 비구는 그 태도가 단정하다’는 것이니라.
云何賢善比丘顏貌端政?所謂彼比丘出入、行來、進止之宜,終不失敍。如是賢善比丘顏貌端政。
운하현선비구안모단정?소위피비구출입、행래、진지지의,종불실서。여시현선비구안모단정。
비구의 음성이 맑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런 비구는 뜻과 이치를 잘 분별하여 끝내 착란(錯亂)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것이 ‘비구가 음성이 맑다’는 것이니라.
云何比丘,音響淸徹?於是比丘,善別義理,終不錯亂。如是比丘音響淸徹。
운하비구,음향청철?어시비구,선별의리,종불착란。여시비구음향청철。
비구의 걸음걸이가 조용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런 비구는 때를 알아 움직이되 차례를 잃지 않는다. 또 외울 만한 것은 다 외우고 익힐 만한 것은 다 익힐 줄 알며, 침묵해야 할 때는 침묵할 줄 알고 일어나야 할 때는 일어날 줄 안다. 이와 같은 것이 ‘비구가 때를 안다’는 것이니라.
비구가 때를 알아 움직인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런 비구는 가야 할 때 곧 가고 머물러야 할 때 곧 머무르며 절차를 따라 법을 듣는다. 이와 같은 것이 ‘그 비구는 때를 알아 행한다’는 것이니라.
云何比丘,行步庠序?於是比丘,知時而行,不失次敍,又知可誦知誦,可習知習,可默知默,可起知起。如是比丘,知於時節。云何比丘,知時而行?於是比丘,應往卽往,應住卽住,隨節聽法。如是比丘,知時而行。
운하비구,행보상서?어시비구,지시이행,불실차서,우지가송지송,가습지습,가묵지묵,가기지기。여시비구,지어시절。운하비구,지시이행?어시비구,응왕즉왕,응주즉주,수절청법。여시비구,지시이행。
비구가 음식을 절제할 줄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런 비구는 얻은 음식에 여유가 있으면 남들과 함께 나누어 먹으며 자기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것이 ‘그 비구는 음식을 절제할 줄 안다’는 것이니라.
云何比丘,飮食知節?於是比丘,所得遺餘,與人共分,不惜所有。如是比丘,飮食知節。
운하비구,음식지절?어시비구,소득유여,여인공분,불석소유。여시비구,음식지절。
비구가 잠이 적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런 비구는 초저녁에는 깨어 있음을 익히고, 37품(品)을 빠짐없이 익히며, 항상 경행(經行)하고, 혹 눕더라도 깨어 있어 그 마음을 깨끗이 한다. 또 한밤중에는 심오한 이치를 사유(思惟)하고, 새벽이 되면 오른쪽으로 누워 다리를 포개고 밝아오는 모습을 사유하다가 다시 일어나 경행하면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한다. 이와 같은 것이 ‘그 비구는 잠이 적다’는 것이니라.
云何比丘,少睡眠?於是比丘,初夜時習,於警寤習三十七品,無有漏脫,恒以經行,臥覺而淨其意,復於中夜,思惟深奧,至後夜時,右脅著地腳腳相累,思惟,計明之想,復起經行,而淨其意。如是比丘,少於睡眠。
운하비구,소수면?어시비구,초야시습,어경오습삼십칠품,무유루탈,항이경행,와각이정기의,부어중야,사유심오,지후야시,우협저지각각상루,사유,계명지상,부기경행,이정기의。여시비구,소어수면。
비구가 욕심이 적어서 은혜를 갚을 줄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런 비구는 3존을 받들어 섬기고 스승과 어른을 받들고 공경한다. 이와 같은 것이 ‘그 비구는 욕심이 적어서 은혜를 갚을 줄 안다’는 것이니라.
이와 같이 어진 비구는 아홉 가지 법을 성취하느니라. 부디 이 아홉 가지 법을 기억하고 받들어 행해야 하느니라.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云何比丘,少欲,知於返復?於是比丘,承事三尊,奉敬師長。如是比丘少欲,知於返復。如是賢善比丘成就九法。今此九法,當念奉行。如是比丘,當作是學。”
운하비구,소욕,지어반부?어시비구,승사삼존,봉경사장。여시비구소욕,지어반부。여시현선비구성취구법。금차구법,당념봉행。여시비구,당작시학。”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5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자는 아홉 가지 법을 성취하고 있어서 남자를 결박한다. 어떤 것이 그 아홉 가지인가? 이른바 노래하고ㆍ춤추고ㆍ재주부리고ㆍ연주하고ㆍ웃고ㆍ울고ㆍ항상 방편을 쓰고ㆍ스스로 요술처럼 얼굴과 몸을 꾸미는 것 따위이다. 그러한 것들을 모두 계산하여 그 백 배, 천 배를 하더라도 끝내 견줄 수 없을 만큼 강하게 사람을 결박하는 것은 접촉[更樂]이다.
내가 지금 모든 법을 관찰하건대 접촉이 사람을 제일 강하게 결박하는 것이다. 이 보다 더한 것은 없으니, 이것을 따르는 남자들은 아주 단단하게 결박을 당하게 되느니라.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부디 이 아홉 가지 법을 버려야 하겠다고 그렇게 생각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爾時,世尊告諸比丘:“女人成就九法,繫縛男子。云何爲九?所謂歌儛、伎樂、笑、啼,常求方宜,自以幻術,顏色、形體,計爾許事中,唯有更樂,縛人最急,百倍、千倍,終不相比。如我今日觀察諸義,更樂縛人,最急無出是者。隨彼男子繫之牢固也。是故諸比丘,當念捨此九法。如是比丘,當作是學。”
이시,세존고제비구:“녀인성취구법,계박남자。운하위구?소위가무、기악、소、제,상구방의,자이환술,안색、형체,계이허사중,유유경악,박인최급,백배、천배,종불상비。여아금일관찰제의,경악박인,최급무출시자。수피남자계지뢰고야。시고제비구,당념사차구법。여시비구,당작시학。”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6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우가라죽원(優迦羅竹園)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一時,佛在優迦羅竹園中,與大比丘衆五百人俱。
일시,불재우가라죽원중,여대비구중오백인구。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이제 너희들을 위해 미묘한 법을 설명하리라. 이것은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으며 마지막도 좋다. 그 이치는 깊고 그윽하며 범행을 청정(淸淨)하게 수행하는 것이니, 이 경의 이름은 ‘일체 법의 근본[一切諸法之本]’이라고 하느니라. 너희들은 잘 사유하고 기억해야 한다.”
爾時,世尊告諸比丘:“我今與汝當說妙法,初善,中善,竟善,義理深邃,淸淨修行梵行。此經名曰一切諸法之本。汝等善思念之。”
이시,세존고제비구:“아금여여당설묘법,초선,중선,경선,의리심수,청정수행범행。차경명왈일절제법지본。여등선사념지。”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이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諸比丘對曰:“如是,世尊。”是時,諸比丘從佛受教。
제비구대왈:“여시,세존。”시시,제비구종불수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일체 법의 근본’이라고 하는가? 비구들아, 범부(凡夫)들은 성현(聖賢)의 가르침을 듣지 못하고 여래의 말씀을 보호하지 못하며, 선지식을 가까이하지 않고 선지식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들도 흙을 관찰하여 그것을 사실 그대로 안다. ‘이것은 흙이다’라고 그렇게 흙이라고 살펴 안다. 사실 그대로 이것은 흙이듯이 또한 이것은 물이고, 또 이것은 불이며, 또 이것은 바람이다. 그러나 이 4대가 합해서 사람이 되면 어리석은 사람들은 그것을 좋아한다.
하늘은 스스로 하늘인 줄 알고 하늘에서 좋아하나니, 범천(梵天)은 범천이라고 스스로 알고 있고, 대범천(大梵天)은 대범천이라고 스스로 알아 자기보다 나은 자는 없다고 하며, 광음천(光音天)들은 광음천에서 왔다고 스스로 알고 있고, 변정천(遍淨天)은 변정천이라고 스스로 알고 있으며, 과실천(果實天)은 과실천이라고 스스로 알아 착란하지 않는다.
佛告之曰:“彼云何名爲一切諸法之本?於是比丘,凡夫之人不睹賢聖之教,亦不掌護如來言教,不親近善知識,不受善知識言教,彼觀此地,如實知之:此是地,如審是地,如實是地。亦復是水,亦復是火,亦復是風。四事合以爲人,愚者之所娛樂。天自知爲天,樂於天中天,梵天自知爲梵天,大梵自知爲大梵,無能出者。光音天還自相知,由光音天來。遍淨天自知爲遍淨天,果實天自知爲果實天,而不錯亂。
불고지왈:“피운하명위일절제법지본?어시비구,범부지인불도현성지교,역불장호여래언교,불친근선지식,불수선지식언교,피관차지,여실지지:차시지,여심시지,여실시지。역부시수,역부시화,역부시풍。사사합이위인,우자지소오악。천자지위천,악어천중천,범천자지위범천,대범자지위대범,무능출자。광음천환자상지,유광음천래。편정천자지위편정천,과실천자지위과실천,이불착란。
또 아비야타천(阿毗耶陀天)은 아비야타천이라고 스스로 알고 있고, 공처천(空處天)은 공처천이라고 스스로 알고 있으며, 식처천(識處天)은 스스로 식처천이라고 알고 있고, 불용처천(不用處天)은 불용처천이라고 스스로 알고 있으며, 유상무상처천(有想無想處天)은 유상무상처천이라고 스스로 알고 있다.
보는 자는 본다고 스스로 알고 있고, 듣는 자는 듣는다고 스스로 알고 있으며, 하고자 하는 자는 하고자 한다고 스스로 알고 있고, 지혜로운 자는 지혜롭다고 스스로 알고 있으며, 같은 무리는 같은 무리라고 스스로 알고 있고, 많은 무리는 많은 무리라고 스스로 알고 있으며, 모두 갖춘 자는 모두 갖추었다고 스스로 알고 있고, 열반한 자는 열반했다고 스스로 알아 그 안에서 스스로 즐거워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지혜로운 자들이 하는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阿毘耶陁天自知爲阿毘耶陁天,空處天自知爲空處天,識處天自知爲識處天,不用處天自知爲不用處天,有想無想處天自知爲有想無想處天。見者自知爲見,聞者自知爲聞,欲者自知爲欲,智者自知爲智,一類自知爲一類,若干類自知爲若干類,悉具足自知爲悉具足,涅槃自知爲涅槃,於中而自娛樂。所以然者,非智者之所說也。
아비야타천자지위아비야타천,공처천자지위공처천,식처천자지위식처천,불용처천자지위불용처천,유상무상처천자지위유상무상처천。견자자지위견,문자자지위문,욕자자지위욕,지자자지위지,일류자지위일류,약간류자지위약간류,실구족자지위실구족,열반자지위열반,어중이자오악。소이연자,비지자지소설야。
그러나 성중(聖衆)은 성인을 찾아가 뵙고 그 법을 받으며, 좋은 벗을 섬기고 항상 좋은 벗을 가까이한다. 이 흙의 요소를 관찰하고는 그것을 모두 분명히 알고, 그것이 온 곳을 알기 때문에 거기에 집착하지 않아 물드는 마음이 없다. 물ㆍ불ㆍ바람에 대해서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사람ㆍ하늘ㆍ범왕천ㆍ광음천ㆍ변정천ㆍ과실천ㆍ아비야타천ㆍ공처천ㆍ식처천ㆍ불용처천ㆍ유상무상처천과 보고 듣고 기억하고 아는 것과 같은 종류인지 다른 종류인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며, 나아가 열반에 있어서도 그 열반에 집착하지 않고 또 열반이라는 생각을 내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것을 모두 잘 분별하고 잘 관찰하기 때문이니라.
만일 그 비구가 번뇌가 없어진 아라한으로서 할 일을 이미 마쳤고, 무거운 짐을 버렸으며, 생사(生死)의 근본을 알아 평등이 해탈한 자라면 그는 능히 흙의 요소를 분별하기 때문에 거기에 집착하는 생각을 전혀 일으키지 않는다.
若聖弟子往覲聖人,承受其法,與善知識從事,恒親近善知識。觀此地種,皆悉分明知所來處,亦不著於地,無有污染之心;水、火、風,亦復如是。人、天、梵王、光音、遍淨、果實、阿毘耶陁天、空處、識處、不用處、有想無想處、見、聞、念、知、一種、若干種乃至於涅槃,亦不著於涅槃,不起涅槃之想。所以然者,皆由善分別,善觀察。若彼比丘漏盡阿羅漢,所作已辦,捨於重擔,盡生死原本,平等解脫,彼能分別地種,都不起想著地種。
약성제자왕근성인,승수기법,여선지식종사,항친근선지식。관차지종,개실분명지소래처,역불저어지,무유오염지심;수、화、풍,역부여시。인、천、범왕、광음、편정、과실、아비야타천、공처、식처、불용처、유상무상처、견、문、념、지、일종、약간종내지어열반,역불저어열반,불기열반지상。소이연자,개유선분별,선관찰。약피비구루진아라한,소작이판,사어중담,진생사원본,평등해탈,피능분별지종,도불기상저지종。
사람ㆍ하늘ㆍ범왕천 나아가 유상무상처천에 대해서도 다 그러하며, 열반에 이르렀어도 열반에 집착하지 않고 열반이라는 생각을 내지 않는다. 왜냐하면 모두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없어졌기 때문이니라.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여래(如來)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은 흙이라는 요소를 잘 분별하기 때문에 흙의 요소에 집착하지 않고 흙의 요소라는 생각도 일으키지 않는다. 왜냐하면 애욕의 그물을 부수었기 때문이다.
존재[有]로 말미암아 태어남[生]이 있고 태어남으로 말미암아 늙음과 죽음이 있는데, 그것을 모두 없앴기 때문에 여래는 가장 바른 깨달음을 이루었느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을 때, 비구들은 그 가르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악마 파순이 그들의 마음을 막아 버렸기 때문이었다.
人、天、梵王乃至有想無想處,亦復如是,至於涅槃,不著涅槃,不起涅槃之想。所以然者,皆由壞婬、怒、癡之所致也。比丘,當知如來至眞等正覺善能分別於地,亦不著於地種,不起地種之想。所以然者,皆由破愛網之所致,因有有生,因生有老死,皆悉除盡。是故如來成最正覺。”佛說此語時,是時,諸比丘,不受其教。所以然者,由魔波旬閉塞心意故。
인、천、범왕내지유상무상처,역부여시,지어열반,불저열반,불기열반지상。소이연자,개유괴음、노、치지소치야。비구,당지여래지진등정각선능분별어지,역불저어지종,불기지종지상。소이연자,개유파애망지소치,인유유생,인생유로사,개실제진。시고여래성최정각。”불설차어시,시시,제비구,불수기교。소이연자,유마파순폐새심의고。
“이 경의 이름은 ‘일체 법의 근본’이라고 한다. 나는 이제 자세히 설명하였다. 불세존(佛世尊)이라면 누구나 수행해야 하는 일들을 나는 이제 완전히 시행하였다. 너희들은 부디 조용한 곳이나 나무 밑에서 뜻을 바르게 가지고 좌선(坐禪)하며 이 묘한 이치를 깊이 사유하라. 지금 실천하지 않으면 뒤에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이것이 나의 가르침이니라.”
此經名曰一切諸法之本,我今具足說之。諸佛世尊所應修行,我今已具足施行。汝等當念閑居樹下,端意坐禪,思惟妙義。今不爲者,後悔無益。此是我之教誡也。”
차경명왈일절제법지본,아금구족설지。제불세존소응수행,아금이구족시행。여등당념한거수하,단의좌선,사유묘의。금불위자,후회무익。차시아지교계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7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羅閱城) 가란타죽원(迦蘭陀竹園)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一時,佛在羅閱城迦蘭陁竹園所,與大比丘衆五百人俱。
일시,불재라열성가란타죽원소,여대비구중오백인구。
그때 라열성에 어떤 한 비구가 있었는데 그 비구는 병에 걸려서 매우 위중해져 누운 채로 대소변을 보면서 제 힘으로는 잘 일어나지도 못하고, 또 찾아가 돌봐주는 비구도 없었다.
爾時,羅閱城中,有一比丘,身遇疾病,至爲困悴,臥大小便,不能自起止,亦無比丘往瞻視者,晝夜稱佛名號:“云何世尊獨不見愍?”
이시,라열성중,유일비구,신우질병,지위곤췌,와대소편,불능자기지,역무비구왕첨시자,주야칭불명호:“운하세존독불견민?”
그는 밤낮으로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며 말하였다.
“어찌하여 세존께서는 저만 가엾게 여기지 않으시나이까?”
그때 세존께서 그 비구가 원망하고 부르짖으며 여래에게 귀의하는 소리를 천이(天耳)로 들으시고,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너희들과 함께 여러 방을 둘러보며 그들이 사는 곳을 살피리라.”
是時,如來以天耳,聞彼比丘稱怨喚呼,投歸如來。爾時,世尊告諸比丘:“吾與汝等,悉案行諸房,觀諸住處。”
시시,여래이천이,문피비구칭원환호,투귀여래。이시,세존고제비구:“오여여등,실안행제방,관제주처。”
비구들이 아뢰었다.
“그렇게 하십시오, 세존이시여.”
諸比丘對曰:“如是,世尊。”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에게 앞뒤로 에워싸여 여러 방을 둘러보셨다.
그때 앓고 있던 비구는 세존께서 오시는 것을 멀리서 보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지만, 혼자서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이때 여래께서 그 비구에게 다가가 말씀하셨다.
“가만있어라, 가만있어라. 비구야, 움직이지 말라. 나에게 좌구(坐具)가 있으니 나는 여기 앉으면 된다.”
是時,世尊與比丘僧,前後圍繞,諸房閒案行。爾時,病比丘遙見世尊來,卽欲從座起,而不能自轉搖。是時,如來到彼比丘所,而告之曰:“止,止。比丘,勿自動轉,吾自有坐,具足得坐耳。”
시시,세존여비구승,전후위요,제방한안행。이시,병비구요견세존래,즉욕종좌기,이불능자전요。시시,여래도피비구소,이고지왈:“지,지。비구,물자동전,오자유좌,구족득좌이。”
그때 비사문천왕(毗沙門天王)은 여래께서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알고는 야마(野馬) 세계에서 사라져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와서는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서 있었다. 또 석제환인(釋提桓因)도 여래께서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알고는 곧 부처님께로 왔다. 범천왕(梵天王)도 여래의 마음속 생각을 알고 범천에서 사라져 부처님이 계신 곳으로 와서는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사천왕도 여래의 마음속 생각을 알고 부처님 계신 곳으로 와서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서 있었다.
是時,毘沙門天王知如來所念,從野馬世界沒,來至佛所,頭面禮足,在一面立。是時,釋提桓因知如來心中所念,卽來至佛所。梵天王亦復知如來心中所念,從梵天沒,來至佛所,頭面禮足,在一面坐。時,四天王知如來心中所念,來至佛所,頭面禮足,在一面立。
시시,비사문천왕지여래소념,종야마세계몰,래지불소,두면례족,재일면립。시시,석제환인지여래심중소념,즉래지불소。범천왕역부지여래심중소념,종범천몰,래지불소,두면례족,재일면좌。시,사천왕지여래심중소념,래지불소,두면례족,재일면립。
이때 부처님께서 병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너의 병은 좀 나았는가, 더하지는 않은가?”
是時,佛告病比丘曰:“汝今患苦有損,不至增乎?”
시시,불고병비구왈:“여금환고유손,불지증호?”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자의 병은 갈수록 더하며 덜해지지 않습니다. 참으로 희망이 없습니다.”
比丘對曰:“弟子患苦,遂增不損,極爲少賴。
비구대왈:“제자환고,수증불손,극위소뢰。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간호인은 어디 있는가? 누가 와서 돌보아 주는가?”
佛告比丘:“瞻病人今爲所在?何人來相瞻視?”
불고비구:“첨병인금위소재?하인래상첨시?”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금 이렇게 병이 들었는데도 아무도 돌보는 사람이 없습니다.”
比丘白佛言:“今遇此病,無人相瞻視也。”
비구백불언:“금우차병,무인상첨시야。”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지난날 병들기 전에 너는 병자를 찾아가 문병한 일이 있는가?”
佛告比丘:“汝昔日未病之時,頗往問訊病人乎?”
불고비구:“여석일미병지시,파왕문신병인호?”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병자들을 찾아가 문병한 일이 없습니다.”
比丘白佛言:“不往問訊諸病人。”
비구백불언:“불왕문신제병인。”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바른 법 안에서 좋은 이익을 얻지 못하였다. 왜냐하면 문병하러 다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구야, 너는 이제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직접 너를 공양하며 조금도 불편이 없게 하리라. 나는 지금 천상과 인간에서 제일 뛰어나 짝할 자가 없고 또 일체 병자를 돌보아 줄 수 있다. 구호할 이 없는 이를 구호해 주고 장님에게는 눈이 되어 주며, 모든 병자를 구호해 준다.”
그때 세존께서 손수 더러운 것들을 치우고 다시 좌구를 까셨다.
佛告比丘:“汝今無有善利於正法中。所以然者,皆由不往瞻視病故也。汝今比丘,勿懷恐懼,當躬供養,令不有乏。如我今日天上、人中,獨步無侶,亦能瞻視一切病人。無救護者,與作救護;盲者,與作眼目,救諸疾人。”是時,世尊自除不淨,更與敷坐具。
불고비구:“여금무유선리어정법중。소이연자,개유불왕첨시병고야。여금비구,물회공구,당궁공양,령불유핍。여아금일천상、인중,독보무려,역능첨시일절병인。무구호자,여작구호;맹자,여작안목,구제질인。”시시,세존자제불정,경여부좌구。
이때 비사문천왕과 석제환인(釋帝桓因)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들이 알아서 이 병든 비구를 보살피겠습니다. 여래께서는 더 이상 힘든 일을 하지 마소서.”
是時,毘沙門天王及釋提桓因白佛言:“我等自當瞻此病比丘,如來勿復執勞。”
시시,비사문천왕급석제환인백불언:“아등자당첨차병비구,여래물부집로。”
부처님께서 모든 하늘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그만두라. 내가 스스로 알아서 하리라. 옛날 일이 기억나는구나. 여래는 아직 부처가 되지 못하고 보살행(菩薩行)을 닦고 있을 때에 비둘기 한 마리를 위해 스스로 목숨을 바친 적이 있거늘, 하물며 지금은 불도를 이루었는데 어떻게 이 비구를 버리겠느냐? 결코 그럴 수 없느니라. 또 석제환인도 일찍이 이 병든 비구를 돌보지 않았고, 또 세상을 보호하는 주인인 비사문천왕도 이 비구를 돌보지 않았다.”
그러자 석제환인도 비사문천왕도 모두 잠자코 대답을 못했다.
佛告諸天曰:“汝等且止。如來自當知時。如我自憶,昔日未成佛道,修菩薩行,由一鴿故,自投命根,何況今日以成佛道,當捨此比丘乎?終無此處。又釋提桓因先不瞻此病比丘,毘沙門天王護世之主亦不相瞻視。”是時,釋提桓因及毘沙門天王皆默然不對。
불고제천왈:“여등차지。여래자당지시。여아자억,석일미성불도,수보살행,유일합고,자투명근,하황금일이성불도,당사차비구호?종무차처。우석제환인선불첨차병비구,비사문천왕호세지주역불상첨시。”시시,석제환인급비사문천왕개묵연불대。
그때 여래께서는 손수 비를 들고 더러운 오물을 치우고 다시 자리를 깔아 주셨다. 또 그의 옷을 빨고 세 가지 법으로 보살피시고는 병든 비구를 부축해 앉히고 깨끗한 물로 목욕을 시켰다. 그러자 위에 있던 하늘들이 향수를 뿌렸다. 이때 세존께서는 그 비구를 목욕시킨 뒤에 평상 위에 앉히고 손수 밥을 먹여 주셨다.
爾時,如來手執掃篲,除去污泥,更施設坐具,復與浣衣裳,三法視之,扶病比丘,令坐淨水沐浴,有諸天在上,以香水灌之。是時,世尊以沐浴比丘已,還坐牀上,手自授食。
이시,여래수집소수,제거오니,경시설좌구,부여완의상,삼법시지,부병비구,령좌정수목욕,유제천재상,이향수관지。시시,세존이목욕비구이,환좌상상,수자수식。
세존께서는 그 비구가 밥을 다 먹은 것을 살피시고는 발우를 치우고 곧 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3세(世)의 병을 버려야 한다. 왜냐하면 비구야, 마땅히 알아야 한다. 태어남[生]에는 태에서 지내야하는 괴로움이 있다. 태어남으로 말미암아 늙음[老]이 있으니, 대개 늙게 되면 몸이 여위고 기운이 고갈된다. 늙음으로 말미암아 병듦이 있으니, 대개 병이 생기면 앉거나 눕거나 신음하게 되고 404가지 질병이 한꺼번에 닥치게 된다. 병듦으로 말미암아 죽음[死]이 있으니, 죽게 되면 몸과 정신이 분리되어 좋거나 나쁜 세계로 가게 되는 것이다. 죄가 큰 사람은 지옥에 들어가 칼 산ㆍ칼 나무ㆍ불 수레ㆍ숯불이 가득한 화로에서 구리쇠 녹인 물을 마시게 될 것이다. 또 혹은 축생(畜生)으로 태어나 사람들에게 부림을 당하고 풀을 먹으면서 한량없는 고통을 받을 것이다. 또 헤아릴 수 없는 무수한 겁 동안, 수십 유순이나 되는 큰 키에 목구멍은 바늘처럼 작은 아귀의 몸이 되어 구리쇠 녹인 물을 그 입에 들이붓게 될 것이다.
그렇게 무수한 겁을 지나 겨우 사람의 몸을 얻더라도 몽둥이로 맞으며 이루 말할 수 없는 고문을 당할 것이다. 또 무수한 겁을 지나 천상에 태어나게 되더라도 사랑하는 이와 만나기도 하고 사랑하는 이와 헤어지기도 하면서 만족할 줄을 모르다가 성현의 도를 들은 뒤에야 괴로움을 떠나게 될 것이다.
爾時,世尊見比丘食訖,除去鉢器,告彼比丘曰:“汝今當捨三世之病。所以然者,比丘,當知生有處胎之厄,因生有老。夫爲老者,形羸氣竭,因老有病。夫爲病者,坐臥呻吟,四百四病一時俱臻。因病有死。夫爲死者,形神分離,往趣善惡,設罪多者,當入地獄,刀山劍樹,火車爐炭,呑飮融銅,或爲畜生,爲人所使,食以芻草,受苦無量,復於不可稱計無數劫中,作餓鬼形,身長數十由旬,咽細如鍼。復以融銅而灌其口,經歷無數劫中,得作人身,搒笞拷掠,不可稱計。復於無數劫中,得生天上。亦經恩愛合會,又遇恩愛別離,欲無厭足。得賢聖道,爾乃離苦。
이시,세존견비구식흘,제거발기,고피비구왈:“여금당사삼세지병。소이연자,비구,당지생유처태지액,인생유로。부위로자,형리기갈,인로유병。부위병자,좌와신음,사백사병일시구진。인병유사。부위사자,형신분리,왕취선악,설죄다자,당입지옥,도산검수,화차로탄,탄음융동,혹위축생,위인소사,식이추초,수고무량,부어불가칭계무수겁중,작아귀형,신장수십유순,인세여침。부이융동이관기구,경력무수겁중,득작인신,방태고략,불가칭계。부어무수겁중,득생천상。역경은애합회,우우은애별리,욕무염족。득현성도,이내리고。
여기 온갖 괴로움을 벗어난 아홉 종류의 사람이 있으니, 아홉 종류란 누구누구인가? 이른바 아라한으로 향하는 이ㆍ아라한을 얻은 이ㆍ아나함으로 향하는 이ㆍ아나함을 얻은 이ㆍ사다함으로 향하는 이ㆍ사다함을 얻은 이ㆍ수다원으로 향하는 이ㆍ수다원을 얻은 이와 아홉 번째는 종성(種性)의 사람이다.
비구야, 이것을 일러 ‘여래가 세상에 나타나는 것은 매우 만나기 어렵고, 사람의 몸을 얻기도 어려우며, 바른 나라에 태어나기도 어렵고, 선지식을 만나는 것 또한 그러하며, 설법을 듣는 것도 어려운 일이고, 법과 법이 서로 일어나는 것 또한 아주 가끔씩 있는 일이다’라고 하는 것이다.
비구야, 마땅히 알아야 한다. 지금 현재 여래가 이 세상에 출현해 있어 바른 법을 들을 수 있고, 너는 모든 감각기관이 갖추어져 그 바른 법을 들을 수 있다. 그런데도 지금 힘쓰지 않는다면 후회해도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내 가르침이니라.”
今有九種之人離於苦患。云何爲九?所謂向阿羅漢、得阿羅漢、向阿那含、得阿那含、向斯陁含、得斯陁含、向須陁洹、得須陁洹、種性人爲九。是謂比丘,如來出現世閒,甚爲難値,人身難得;生正國中,亦復難遭;與善知識相遇,亦復如是;聞說法言,亦不可遇。法法相生,時時乃有。比丘,當知如來今日現在世閒,得聞正法,諸根不缺,堪任聞其正法,今不慇勤,後悔無及。此是我之教誡。”
금유구종지인리어고환。운하위구?소위향아라한、득아라한、향아나함、득아나함、향사타함、득사타함、향수타원、득수타원、종성인위구。시위비구,여래출현세한,심위난치,인신난득;생정국중,역부난조;여선지식상우,역부여시;문설법언,역불가우。법법상생,시시내유。비구,당지여래금일현재세한,득문정법,제근불결,감임문기정법,금불은근,후회무급。차시아지교계。”
그때 그 비구는 여래의 가르침을 듣고 존귀한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곧 그 자리에서 세 가지 밝음[三明]을 얻어 번뇌가 다하고 마음에 이해가 생겼다.
爾時,彼比丘聞如來教已,熟視尊顏,卽於座上,得三明,漏盡,意解。
이시,피비구문여래교이,숙시존안,즉어좌상,득삼명,루진,의해。
부처님께서 그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병의 근본을 알았느냐?”
佛告比丘:“汝以解病之原本乎?”
불고비구:“여이해병지원본호?”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이미 병의 근본을 알고 태어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을 벗어났습니다. 이것은 다 여래의 신력(神力)에 힘입은 것입니다. 4등심(等心)으로 한량없고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일체 중생을 덮어 보호하심으로 인해 몸과 입과 뜻이 깨끗해졌습니다.”
比丘白佛:“我以解病之原本,去離此生、老、病死,皆是如來神力所加,以四等之心覆護一切,無量無限,不可稱計。身、口、意淨。”
비구백불:“아이해병지원본,거리차생、로、병사,개시여래신력소가,이사등지심복호일절,무량무한,불가칭계。신、구、의정。”
세존께서는 다시 자세히 설법하시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가셨다.
是時,世尊具足說法已,卽從座起而去。
시시,세존구족설법이,즉종좌기이거。
그때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빨리 건추(揵椎)를 쳐서 라열성에 있는 모든 비구들을 빠짐없이 보회강당(普會講堂)에 모이게 하라.”
爾時,世尊告阿難曰:“汝今速打楗椎,諸有比丘在羅閱城者,盡集普會講堂。”
이시,세존고아난왈:“여금속타건추,제유비구재라열성자,진집보회강당。”
아난은 부처님의 분부를 받아 곧 비구들을 모두 보회강당에 모으고 부처님께 나아가 아뢰었다.
“비구들이 다 모였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때를 아소서.”
是時,阿難從佛受教,卽集諸比丘在普會講堂,前白佛言:“比丘已集。唯願世尊,宜知是時。”
시시,아난종불수교,즉집제비구재보회강당,전백불언:“비구이집。유원세존,의지시시。”
세존께서 강당으로 나아가 자리에 앉아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국왕이나 도적이 두려워 출가해 도를 배우는 것인가? 비구들아, 견고한 믿음으로 위없는 범행을 닦는 까닭은 태어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과 근심ㆍ슬픔ㆍ괴로움ㆍ번민을 버리고자 함이요, 또 열두 개의 단단한 고리를 벗어나고자 함이다.”
爾時,世尊往至講堂所,就座而坐。爾時,世尊告諸比丘:“汝等學道,爲畏國王、盜賊,而出家乎?比丘,信堅固,修無上梵行,欲得捨生、老、病、死、憂、悲、苦、惱,亦欲離十二牽連。”
이시,세존왕지강당소,취좌이좌。이시,세존고제비구:“여등학도,위외국왕、도적,이출가호?비구,신견고,수무상범행,욕득사생、로、병、사、우、비、고、뇌,역욕리십이견련。”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諸比丘對曰:“如是,世尊。”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출가한 자로서 같은 스승 아래 물과 젖처럼 화합한 자들이다. 그런데도 서로를 보살피지 않는구나. 지금부터는 부디 서로 서로 보살피도록 하라. 만일 병든 비구에게 제자가 없거든 대중들이 차례를 정해 병자를 간호하도록 하라. 왜냐하면 이 외에 병자를 간호하는 것보다 그 큰 복과 더 훌륭한 일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병자를 돌보는 것은 나를 돌보는 것과 다름이 없느니라.”
佛告諸比丘:“汝等所以出家者,共一師,同一水乳。然各不相瞻視。自今已往,當展轉相瞻視。設病比丘無弟子者,當於衆中,差次使看病人。所以然者,離此已,更不見所爲之處,福勝視病之人者。其瞻病者,瞻我無異。”
불고제비구:“여등소이출가자,공일사,동일수유。연각불상첨시。자금이왕,당전전상첨시。설병비구무제자자,당어중중,차차사간병인。소이연자,리차이,경불견소위지처,복승시병지인자。기첨병자,첨아무이。”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일 누군가 내게 공양하고
과거 모든 부처님께 공양한다면
내게 베푼 그 복과 덕은
병자를 돌본 것과 다름이 없으리.
爾時,世尊便說斯偈: 이시,세존편설사게:
設有供養我, 설유공양아,
及過去諸佛, 급과거제불,
施我之福德, 시아지복덕,
瞻病而無異。 첨병이무이。
세존께서 이렇게 분부하시고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지금부터 비구들이 서로 서로를 돌보게 하라. 만일 비구가 알고도 행하지 않거든 법과 율로써 다스려라. 이것이 내 가르침이니라.”
爾時,世尊說此教已,告阿難曰:“自今已後,諸比丘,各各相瞻視。若復比丘知而不爲者,當案法律。此是我之教誡。”
이시,세존설차교이,고아난왈:“자금이후,제비구,각각상첨시。약부비구지이불위자,당안법률。차시아지교계。”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8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공경할 만하고 귀하게 여길 만한 아홉 종류의 사람이 있으니, 그들을 공양하면 복을 얻을 것이다. 어떤 것이 그 아홉 종류인가? 이른바 아라한으로 향하는 이ㆍ아라한을 얻은 이ㆍ아나함으로 향하는 이ㆍ아나함을 얻은 이ㆍ사다함으로 향하는 이ㆍ사다함을 얻은 이ㆍ수다원으로 향하는 이ㆍ수다원을 얻은 이, 그리고 향종성인(向種性人)이 그 아홉 가지이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아홉 종류의 사람들이 있으니, 그들을 공양하면 복을 얻고 끝내 손해가 없을 것이다’라고 한 것이다.”
爾時,世尊告諸比丘:“有九種之人可敬,可貴,供之得福。云何爲九?所謂向阿羅漢、得阿羅漢、向阿那含、得阿那含、向斯陁含、得斯陁含、向須陁洹、得須陁洹、向種性人,爲九。是謂比丘,九種之人,供之得福,終無耗減。”
이시,세존고제비구:“유구종지인가경,가귀,공지득복。운하위구?소위향아라한、득아라한、향아나함、득아나함、향사타함、득사타함、향수타원、득수타원、향종성인,위구。시위비구,구종지인,공지득복,종무모감。”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9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의 가란타죽원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一時,佛在羅閱城迦蘭陁竹園所,與大比丘衆五百人俱。
일시,불재라열성가란타죽원소,여대비구중오백인구。
그때 만호(滿呼) 왕자가 세존께 찾아와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아 아뢰었다.
“저는 일찍이 ‘주리반특(朱利槃特) 비구는 로가연(盧迦延) 범지와 변론하였으나 그 비구가 대답하지 못하였다’고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저는 또 ‘여래의 제자들 중에서 모든 감각기관이 둔하고 지혜가 없기로는 그 비구보다 더한 자가 없고, 여래의 우바새(優婆塞)들 중에 집에서 지내는 자로서는 가비라위성(迦毗羅衛城)에 사는 석가족 구담(瞿曇)이 모든 감각기관이 둔하고 소견이 막혔다’고 들은 적이 있습니다.”
是時,滿呼王子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是時,滿呼王子白世尊言:“我曾聞朱利槃特比丘與盧迦延梵志共論,然此比丘不能答對。我又曾聞如來弟子衆中,諸根闇鈍,無有慧明,無出此比丘上者。如來優婆塞中,在居家者,迦毘羅衛城中瞿曇釋種,諸根闇鈍,情意閉塞。”
시시,만호왕자지세존소,두면례족,재일면좌。시시,만호왕자백세존언:“아증문주리반특비구여로가연범지공론,연차비구불능답대。아우증문여래제자중중,제근암둔,무유혜명,무출차비구상자。여래우파새중,재거가자,가비라위성중구담석종,제근암둔,정의폐새。”
부처님께서 왕자에게 말씀하셨다.
“주리반특 비구는 신통력(神通力)이 있고 상인(上人)의 법을 얻었으나 세상에 변론(辯論)하는 법은 익히지 못하였다. 왕자야,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 비구는 아주 묘한 법을 가졌느니라.”
佛告王子曰:“朱利槃特比丘有神足之力,得上人之法,不習世閒談論之宜。又王子,當知此比丘者極有妙義。”
불고왕자왈:“주리반특비구유신족지력,득상인지법,불습세한담론지의。우왕자,당지차비구자극유묘의。”
만호 왕자가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긴 하시지만 저는 여전히 ‘어떻게 큰 신력이 있는데 저 이학(異學)의 외도들과 변론하지 못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는 지금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께 공양을 올릴 수 있도록 청합니다. 그러나 주리반특 한 사람만은 제외하겠습니다.”
是時,滿呼王子白世尊言:“佛所說雖爾,然我意中,猶生此念:云何有大神力,而不能與彼外道異學,而共論議。我今請佛及比丘僧。唯除朱利槃特一人。”
시시,만호왕자백세존언:“불소설수이,연아의중,유생차념:운하유대신력,이불능여피외도이학,이공론의。아금청불급비구승。유제주리반특일인。”
세존께서 잠자코 그 청을 받아 주셨다. 이때 왕자는 세존께서 청을 받아 주신 것을 보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고 곧 물러갔다. 그는 그날 밤으로 갖가지 맛있는 찬과 음식을 장만하였고 좋은 자리를 펴고는 세존께 아뢰었다.
“때가 되었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
是時,世尊默然受請。是時,王子已見世尊受請已,卽從座起,頭面禮世尊足,右遶三帀,便退而去,卽其夜,辦種種甘饌飮食,敷好坐具,而白:“時到,今正是時。”
시시,세존묵연수청。시시,왕자이견세존수청이,즉종좌기,두면례세존족,우요삼잡,편퇴이거,즉기야,판종종감찬음식,부호좌구,이백:“시도,금정시시。”
그때 세존께서 주리반특에게 발우를 건네주며 뒤에 남아 있게 하시고는 여러 비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라열성으로 들어가셨다. 왕자의 집에 이르러서는 제각기 차례대로 앉았다. 그때 왕자가 세존께 아뢰었다.
“원컨대 여래께서는 발우를 제게 주소서. 저는 이제 손수 여래께 공양을 올리겠습니다.”
爾時,世尊以鉢使朱利槃特比丘捉,在後住。將諸比丘衆,前後圍遶,入羅閱城,至彼王子所,各次第坐。爾時,王子白世尊言:“唯願如來,手授我鉢。我今躬欲自飯如來。”
이시,세존이발사주리반특비구착,재후주。장제비구중,전후위요,입라열성,지피왕자소,각차제좌。이시,왕자백세존언:“유원여래,수수아발。아금궁욕자반여래。”
세존께서 왕자에게 말씀하셨다.
“발우는 지금 주리반특에게 있는데 그만 가지고 오질 않았다.”
佛告王子曰:“今鉢在朱利槃特比丘所,竟不持來。”
불고왕자왈:“금발재주리반특비구소,경불지래。”
왕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께서 비구를 한 명 보내 그 발우를 가져오게 하소서.”
王子白佛言:“願世尊,遣一比丘,往取鉢來。”
왕자백불언:“원세존,견일비구,왕취발래。”
부처님께서 왕자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직접 가서 여래의 발우를 가져오너라.”
佛告王子:“汝今自往取如來鉢來。”
불고왕자:“여금자왕취여래발래。”
그때 주리반특 비구는 신통으로 5백 그루의 꽃나무를 만들었고, 그 나무 밑에 마다 주리반특 비구가 앉아 있었다.
爾時,朱利槃特比丘化作五百華樹,其樹下,皆有朱利槃特比丘坐。
이시,주리반특비구화작오백화수,기수하,개유주리반특비구좌。
이때 왕자는 부처님의 분부를 듣고 발우를 가지러 갔다. 그는 5백 그루의 나무 밑에 모두 주리반특 비구가 선정에 들어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앉아 흐트러짐이 없는 모습을 멀리서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누가 진짜 주리반특 비구일까?’
이때 만호 왕자는 곧바로 세존께 돌아가 아뢰었다.
“그 동산에 갔더니 전부가 주리반특 비구여서 누가 진짜 주리반특 비구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爾時,王子聞佛教已,往取鉢,遙見五百樹下,皆有朱利槃特比丘,於樹下坐禪,繫念在前,無有分散。見已,便作是念:何者是朱利槃特比丘?是滿呼王子卽還來世尊所,而白佛言:“往彼園中,均是朱利槃特比丘,不知何者是朱利槃特比丘。”
이시,왕자문불교이,왕취발,요견오백수하,개유주리반특비구,어수하좌선,계념재전,무유분산。견이,편작시념:하자시주리반특비구?시만호왕자즉환래세존소,이백불언:“왕피원중,균시주리반특비구,불지하자시주리반특비구。”
세존께서 왕자에게 말씀하셨다.
“그 동산으로 다시 가 한가운데 서서 손가락을 퉁기며 ‘진짜 주리반특 비구는 부디 자리에서 일어나 주시오’라고 말하라.”
佛告王子曰:“還至園中,最在中央住,而彈指,作是說:其實是朱利槃特比丘者,唯願從座起。”
불고왕자왈:“환지원중,최재중앙주,이탄지,작시설:기실시주리반특비구자,유원종좌기。”
왕자는 분부를 받고 다시 동산으로 가 한 가운데 서서 이렇게 말하였다.
“진짜 주리반특 비구는 부디 자리에서 일어나 주시오.”
是時,滿呼王子受教已,復至園中,在中央立,而作是說:“其實是朱利槃特比丘者,便從座起。”
시시,만호왕자수교이,부지원중,재중앙립,이작시설:“기실시주리반특비구자,편종좌기。”
왕자가 이렇게 말하자, 변화로 만들어진 5백 명의 비구는 저절로 사라지고 오직 주리반특 비구 한 명만 남았다. 이때 만호 왕자는 주리반특 비구와 함께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서서 아뢰었다.
王子正作是語已,其餘五百化比丘自然消滅,唯有一朱利槃特比丘在。是時,滿呼王子共朱利槃特比丘,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立。
왕자정작시어이,기여오백화비구자연소멸,유유일주리반특비구재。시시,만호왕자공주리반특비구,지세존소,두면례족,재일면립。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참회합니다. 저는 이 비구에게 큰 신통과 위력이 있다는 여래의 말씀을 믿지 않았습니다.”
爾時,滿呼王子白佛言唯願世尊今自悔責不信如來言教,此比丘有神足大威力。”
이시,만호왕자백불언유원세존금자회책불신여래언교,차비구유신족대위력。”
부처님께서 왕자에게 말씀하셨다.
“너의 참회를 받아준다. 여래는 결코 두 말을 하지 않는다. 또 이 세상에는 이 세상을 오가며 돌아다니는 아홉 종류의 사람이 있다. 어떤 것이 그 아홉 종류의 사람들인가? 첫째는 남의 마음을 미리 아는 사람이요, 둘째는 말을 들으면 곧 아는 사람이며, 셋째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아는 사람이요, 넷째는 사리를 관찰한 뒤에야 아는 사람이며, 다섯째는 맛을 보고 난 뒤에야 아는 사람이요, 여섯째는 뜻을 알고 맛을 본 뒤에야 아는 사람이며, 일곱째는 뜻도 모르고 맛도 알지 못하는 사람이요, 여덟째는 사유와 신통의 힘을 배우는 사람이며, 아홉째는 배운 법이 적은 사람이니라. 왕자여, 이것을 일러 ‘이 세상에 있는 아홉 종류의 사람’이라고 하느니라. 이와 같이 왕자여, 저 모습을 보고 아는 사람이 그 여덟 종류 중에서 제일이니, 그보다 뛰어난 이가 없기 때문이니라.
지금 이 주리반특 비구는 신통은 익혔지만, 다른 법은 배우지 못하였다. 그래서 이 비구는 항상 신통으로 사람들을 설법하곤 하느니라. 지금 이 아난 비구는 모습을 보면 곧 그 사람의 마음을 안다. ‘여래에게는 이것이 필요하다. 이것은 필요하지 않다’고 알며, 또 ‘여래는 이것을 말씀하실 것이다. 이것은 여읠 것이다’라고 알아 그것을 모두 분명히 안다. 그런 점에서는 지금 이 아난 비구보다 나은 이가 없다. 그는 모든 경(經)의 이치를 두루 보아 통하지 못한 것이 없느니라.
또 이 주리반특 비구는 하나의 형상을 변화시켜 여러 가지 형상으로 만들고, 또 그것을 도로 합해 하나로 만든다. 이 비구는 뒷날 공중에서 열반할 것이다. 나는 이 아난 비구와 주리반특 비구처럼 열반에 들 다른 비구를 보지 못했다.”
佛告王子曰:“聽汝懺悔。如來所說終無有二。又此世閒,有九種人周旋往來。云何爲九?一者豫知人情;二者聞已,便知;三者觀相,然後乃知;四者觀察義理,然後乃知;五者知味,然後乃知;六者知義,知味,然後乃知;七者不知義,不知味;八者學於思惟神足之力;九者所受義尟。是謂王子,九種之人出現世閒。如是王子,彼觀相之人,於八人中,最爲第一,無過是者。今此朱利槃特比丘,習於神足,不學餘法。此比丘恒以神足,與人說法。我今阿難比丘觀相便知,豫知人情,知如來須是,不用是,亦知如來應當說是,離是。皆令分明。如今無有出阿難比丘上者博覽諸經義,靡不周遍。又此朱利槃特比丘能化一形,作若干形,復還合爲一。此比丘後日,當於虛空中,取滅度。吾更不見餘人取滅度,如阿難比丘、朱利槃特比丘之比也。”
불고왕자왈:“청여참회。여래소설종무유이。우차세한,유구종인주선왕래。운하위구?일자예지인정;이자문이,편지;삼자관상,연후내지;사자관찰의리,연후내지;오자지미,연후내지;륙자지의,지미,연후내지;칠자불지의,불지미;팔자학어사유신족지력;구자소수의선。시위왕자,구종지인출현세한。여시왕자,피관상지인,어팔인중,최위제일,무과시자。금차주리반특비구,습어신족,불학여법。차비구항이신족,여인설법。아금아난비구관상편지,예지인정,지여래수시,불용시,역지여래응당설시,리시。개령분명。여금무유출아난비구상자박람제경의,미불주편。우차주리반특비구능화일형,작약간형,부환합위일。차비구후일,당어허공중,취멸도。오경불견여인취멸도,여아난비구、주리반특비구지비야。”
이때 세존께서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의 성문(聲聞) 중에서 몸을 변화시켜 크게도 하고 작게도 하는데 있어서 제일인 비구로는 주리반특 비구만한 이가 없느니라.”
是時,佛復告諸比丘曰:“我聲聞中,第一比丘,變化身形,能大能小,無有如朱利槃特比丘之比。”
시시,불부고제비구왈:“아성문중,제일비구,변화신형,능대능소,무유여주리반특비구지비。”
이때 만호 왕자는 손수 음식을 집어 여러 스님들을 공양하였다. 그리고 발우를 거두고는 작은 자리를 가지고 와서 여래 앞에 서서 합장하고 아뢰었다.
“원컨대 세존이시여, 주리반특 비구가 항상 저희 집으로 와서 그가 필요로 하는 의복ㆍ잡물과 사문의 법을 모두 저희 집에서 받도록 허락하소서. 마땅히 목숨을 마칠 때까지 그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 이바지하겠습니다.”
是時,滿呼王子手自斟酌,供養衆僧,除去鉢器,更取小座,在如來前,叉手白世尊言:“唯願世尊,聽朱利槃特比丘,恒至我家,隨其所須衣被、雜物、沙門之法,盡在我家取之。當盡形壽,供給所須。”
시시,만호왕자수자짐작,공양중승,제거발기,경취소좌,재여래전,차수백세존언:“유원세존,청주리반특비구,항지아가,수기소수의피、잡물、사문지법,진재아가취지。당진형수,공급소수。”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왕자여, 너는 주리반특 비구에게 참회하고 네가 직접 그렇게 청하라. 왜냐하면 지혜롭지 못한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을 분별하려 한다면 그것은 될 수 없는 일이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을 분별한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니라.”
佛告王子:“汝今王子,還向朱利槃特比丘懺悔,躬自請之。所以然者,非智之人欲別智者,此事難遇。欲言智者能別有智之人,可有此理耳。”
불고왕자:“여금왕자,환향주리반특비구참회,궁자청지。소이연자,비지지인욕별지자,차사난우。욕언지자능별유지지인,가유차리이。”
이때 만호 왕자는 즉시 주리반특 비구를 향해 예를 올리고 자기 성명을 일컬으며 용서를 구하였다.
“큰 신통을 가진 비구시여, 저는 교만한 마음을 품었었지만 지금부터 다시는 범하지 않겠습니다. 부디 저의 참회를 받아 주십시오. 다시는 감히 범하지 않겠습니다.”
是時,滿呼王子卽時,向朱利槃特比丘禮,自稱姓名,求其懺悔:大神足比丘,生意輕慢,自今之後,更不敢犯。唯願受懺悔,更不敢犯。
시시,만호왕자즉시,향주리반특비구례,자칭성명,구기참회:대신족비구,생의경만,자금지후,경불감범。유원수참회,경불감범。
주리반특 비구가 말하였다.
“그대의 허물을 용서하겠으니 이후로 다시는 범하지 마십시오. 또한 성현을 비방해서는 안 됩니다. 왕자여,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어떤 중생이라도 성인을 비방하면 그는 반드시 세 갈래 나쁜 세계에 떨어지고 지옥에 태어나게 됩니다. 왕자여, 마땅히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합니다.”
朱利槃特比丘報曰:“聽汝悔過,後莫復犯,亦莫復誹謗賢聖。王子,當知其有衆生誹謗聖人者,必當墮三惡趣生地獄中。如是王子,當作是學。”
주리반특비구보왈:“청여회과,후막부범,역막부비방현성。왕자,당지기유중생비방성인자,필당타삼악취생지옥중。여시왕자,당작시학。”
그때 세존께서 만호 왕자를 위해 매우 미묘한 법을 말씀하시어 그를 격려하고 기쁘게 해 주셨고, 그 자리에서 이런 축원을 하셨다.
제사에서는 불이 으뜸이고
경서에서는 게송이 제일이다.
사람 가운데선 임금이 제일 높고
모든 흐름 중에선 바다가 최고이다.
숱한 별 가운데선 달이 첫째요
광명 가운데에서는 해가 제일이네.
爾時,佛與滿呼王子,說極妙之法,勸發令喜,卽於座上,得演此呪願:祠祀火爲上,
經書頌爲最,
人中王爲尊,
衆流海爲首,
星中月爲先,
光明日第一。
이시,불여만호왕자,설극묘지법,권발령희,즉어좌상,득연차주원:사사화위상,
경서송위최,
인중왕위존,
중류해위수,
성중월위선,
광명일제일。
위와 아래 그리고 사방의
형상이 있는 모든 것들과
천상과 또 인간 중에선
저 부처님이 가장 높나니
만일 복을 구하려 한다면
삼불타(三佛陀)에게 공양하여라.
上下及四方, 상하급사방,
諸所有形物, 제소유형물,
天及世閒人, 천급세한인,
佛者最爲尊, 불자최위존,
欲求其福者, 욕구기복자,
供養三佛業。공양삼불업。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마치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셨다.
爾時世尊說此偈已卽從座起。
이시세존설차게이즉종좌기。
그때 만호 왕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是時滿呼王子聞佛所說歡喜奉行。
시시만호왕자문불소설환희봉행。
[ 10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아난이 세존께 아뢰었다.
“이른바 선지식(善知識)이란 곧 범행(梵行)을 행하는 사람의 절반입니다. 왜냐하면 좋은 길로 인도해 함이 없는 곳[無爲]에 이르게 하기 때문입니다.”
爾時阿,難白世尊言所謂善知識者。卽是,半梵行之人也:“將引善道以至,無爲。
이시아,난백세존언소위선지식자。즉시,반범행지인야:“장인선도이지,무위。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선지식은 곧 범행을 행하는 사람의 절반이라는 그런 말을 하지 말라. 왜냐하면 무릇 선지식이란 범행을 행하는 사람의 전부이기 때문이니라. 그는 함께 종사(從事)하면 그를 인도해 좋은 길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나 역시 선지식으로 말미암아 무상정진등정각(無上正眞等正覺)을 이루었고, 그 도의 결과를 이룸으로써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는 중생을 제도하여 모두들 태어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을 면하게 한 것이니라. 이 사실로 보면 선지식은 범행을 행하는 사람의 전부임을 알 수 있느니라.
佛告阿難:“勿作是言 言善知識者卽是半梵行之人所以然者夫善知識之人卽是全梵行之人與共從事將視好道我亦由善知識,成無上正眞等正覺以成道果度脫衆生不可稱計皆悉免生老病死以此方便知夫善。知識之人、全、梵行之人也。
불고아난:“물작시언 언선지식자즉시반범행지인소이연자부선지식지인즉시전범행지인여공종사장시호도아역유선지식,성무상정진등정각이성도과도탈중생불가칭계개실면생로병사이차방편지부선。지식지인、전、범행지인야。
또 아난아, 만일 선남자와 선여인이 선지식과 함께 종사한다면, 그는 신근(信根)이 더욱 튼튼해지고 들음ㆍ보시ㆍ지혜의 덕이 모두 갖추어지리라.
마치 달이 차려고 할 때면 그 광명이 보통 때보다 차츰 더하는 것처럼, 만일 선남자와 선여인이 선지식을 가까이 한다면 믿음ㆍ들음ㆍ기억ㆍ보시ㆍ지혜가 모두 늘어날 것이다. 이런 사실로 보더라도 선지식은 곧 범행을 행하는 사람의 전부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느니라.
復,次阿難若善男子善女人與善知。識共,從事,者信根增益聞施慧德皆悉備具猶如,月欲盛滿,光、明、漸增,倍於常時。此亦如是若有,善男子善,女人親近。善知識信,聞念施慧皆悉增益以此方便知,其、善、知、識、者,卽是全梵。行之人也。
부,차아난약선남자선녀인여선지。식공,종사,자신근증익문시혜덕개실비구유여,월욕성만,광、명、점증,배어상시。차역여시약유,선남자선,녀인친근。선지식신,문념시혜개실증익이차방편지,기、선、지、식、자,즉시전범。행지인야。
만일 내가 옛날에 선지식과 함께 종사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끝내 등광불(燈光佛)의 수기를 받지 못했을 것이다. 선지식과 함께 종사하였기 때문에 제화갈라불(提和竭羅佛)로부터 수기를 받은 것이니라. 이런 사실로 보더라도 선지식은 범행을 행하는 사람의 전부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느니라.
若我昔日不與善知識從事,終不爲燈光佛所見授決也。以與善知識從事故,得爲與提和竭羅佛所,見授決。以此方便,知其善知識者,卽是全梵行之人也。
약아석일불여선지식종사,종불위등광불소견수결야。이여선지식종사고,득위여제화갈라불소,견수결。이차방편,지기선지식자,즉시전범행지인야。
아난아, 만일 이 세상에 선지식이 없었다면 높고 낮은 차례도 없고, 부모ㆍ스승ㆍ형제ㆍ종친의 구별도 없었을 것이니, 저 돼지나 개와 똑같은 무리가 되어 온갖 나쁜 인연을 짓고 지옥으로 갈 죄의 종자를 심었을 것이다. 선지식이 있었기 때문에 부모ㆍ스승ㆍ형제ㆍ종친의 구별이 있게 된 것이니라.”
若當阿難,世閒無善知識者,則無有尊卑之敍,父母、師長、兄弟、宗親,則與彼豬犬之屬,與共一類,造諸惡緣,種地獄罪緣。有善知識故,便別有父母、師長、兄弟、宗親。”
약당아난,세한무선지식자,칙무유존비지서,부모、사장、형제、종친,칙여피저견지속,여공일류,조제악연,종지옥죄연。유선지식고,편별유부모、사장、형제、종친。”
이때 세존께서 곧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선지식은 나쁜 사람이 아니고
그의 법은 물질을 위함 아니네.
그는 나를 좋은 길로 인도하나니
그 친구의 말이 가장 높은 말이다.
是時,世尊便說此偈: 시시,세존편설차게:
善知識非惡, 선지식비악,
親法非爲食, 친법비위식,
將導於善路, 장도어선로,
此親最尊說。 차친최존설。
“그러므로 아난아, 다시는 ‘선지식은 범행을 행하는 사람의 절반이다’라고 말하지 말라.”
“是故阿難,勿復更說言善知識者,是半梵、行之人也。”
“시고아난,물부경설언선지식자,시반범、행지인야。”
그때 아난은 부처님으로부터 가르침을 받고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는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阿難從佛受教,聞佛所說,歡喜奉行。
이시아난종불수교,문불소설,환희봉행。
[ 11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의 기사굴산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一時,佛在羅閱城耆闍崛山中,與大比丘之衆五百人俱。
일시,불재라열성기도굴산중,여대비구지중오백인구。
그때 석제환인(釋帝桓因)은 삼십삼천에서 사라져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와서는 머리를 조아려 발아래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서서 세존께 아뢰었다.
“하늘과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또 그 마음은 무엇을 구하나이까?”
是時,釋提洹因從三十三天沒,來至佛所,頭面禮足,在一面立,白世尊言:“天及人民有何想念,意何所求?”
시시,석제원인종삼십삼천몰,래지불소,두면례족,재일면립,백세존언:“천급인민유하상념,의하소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세상 사람들은 흐르는 물과 같아서 그 본성이 같지 않고 향하는 곳도 각기 달라 생각이 일정하지 않다. 천제(天帝)여,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나 역시 옛날 무수한 아승기겁 전에 이렇게 생각했었다.
‘하늘과 사람들의 마음은 어디로 향하며, 그 소원은 무엇일까?’
그러나 그 겁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 마음이 똑 같은 자를 한 사람도 보지 못하였다. 석제환인이여,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세상 중생들은 뒤바뀐 생각, 무상(無常)한 것을 영원한 것이라고 헤아리는 생각, 즐겁지 않은 것을 즐겁다고 헤아리는 생각, 나[我]라고 할 것이 없는데 나라는 것이 있다고 여기는 생각, 깨끗하지 않은데 깨끗하다고 여기는 생각, 바른 길을 삿된 길로 여기는 생각, 악한 짓에 복이 있다는 생각, 착한 행에 악이 있다는 생각을 일으킨다. 이런 사실로 보더라도 중생들은 그 바탕을 헤아릴 수 없고 그 성행이 각기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느니라.
佛告之曰:“世閒流浪,其性不同,所趣各異,想念非一。天帝,當知昔我無數阿僧祇劫,亦生此念:天及衆生之類意何所趣向,爲求何願?從彼劫,至今日,不見一人心共同者。釋提洹因,當知世閒衆生起顚倒之想,無常計常之想,無樂計樂之想,無我有我之想,不淨有淨之想,正路有邪路之想,惡有福想,福有惡想。以此方便,知衆生之類其根難量,性行各異。
불고지왈:“세한류랑,기성불동,소취각이,상념비일。천제,당지석아무수아승기겁,역생차념:천급중생지류의하소취향,위구하원?종피겁,지금일,불견일인심공동자。석제원인,당지세한중생기전도지상,무상계상지상,무악계악지상,무아유아지상,불정유정지상,정로유사로지상,악유복상,복유악상。이차방편,지중생지류기근난량,성행각이。
만일 중생들이 모두 똑같은 생각을 하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중생들이 사는 아홉 곳은 알 수도 없고, 또 중생들이 사는 아홉 곳이라고 분별하기도 어려울 것이며, 그 정신이 머무는 곳 역시 밝히기 어려울 것이다. 또 여덟 가지 큰 지옥이 있다는 것도 알 수 없고, 축생들이 가는 곳도 분별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옥의 고통도 분별할 수 없고, 부귀한 네 성(姓)이 있다는 것도 알 수 없을 것이며, 아수륜(阿須倫)이 나아가는 길도 알 수 없을 것이요, 또 삼십삼천에 대해서도 알 수 없을 것이다.
만일 그 마음이 모두 똑같다면 그것은 광음천(光音天)과 같은 것이다. 중생들은 여러 종류가 있어서 그 생각도 여러 가지이게 마련이다. 따라서 중생들이 사는 아홉 곳과 그 정신이 머무르는 아홉 곳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여덟 가지 큰 지옥과 세 갈래 나쁜 세계가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으며, 나아가 삼십삼천도 그와 마찬가지이다. 이런 사실로 보더라도 중생들은 그 본성이 같지 않고 그 행이 각기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느니라.”
若當衆生盡同一想,無若干想者,九衆生居處,則不可知,亦難分別。九衆生居神識所止,亦復難明。亦復不知有八大地獄,畜生所趣,亦復難知,不別有地獄之苦。不知有四姓之豪貴,不知有阿須倫所趣之道,亦復不知三十三天。設當盡共同一心者,當如光音天。以衆生若干種,想念亦若干種,是故知有九衆生居處,九神所止處,知有八大地獄、三惡道,至三十三天,亦復如是。以此方便,知衆生類其性不同,所行各異。”
약당중생진동일상,무약간상자,구중생거처,칙불가지,역난분별。구중생거신식소지,역부난명。역부불지유팔대지옥,축생소취,역부난지,불별유지옥지고。불지유사성지호귀,불지유아수륜소취지도,역부불지삼십삼천。설당진공동일심자,당여광음천。이중생약간종,상념역약간종,시고지유구중생거처,구신소지처,지유팔대지옥、삼악도,지삼십삼천,역부여시。이차방편,지중생류기성불동,소행각이。”
그때 석제환인이 세존께 아뢰었다.
“여래의 말씀은 참으로 기이하고 아름답습니다. 중생들의 본성과 행(行)이 같지 않고 그 생각 또한 각기 다릅니다. 중생들은 그 소행이 같지 않기 때문에 파랑ㆍ노랑ㆍ하양ㆍ검정과 크고 작은 따위의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하늘 일이 너무 많아 이만 천상으로 돌아갈까 합니다.”
是時,釋提桓因白世尊言:“如來所說甚爲奇雅。衆生之性,其行不同,想念各異。以其衆生所行不同故,致有靑黃白黑,長短不均。又且世尊,諸天事猥,欲還天上。”
시시,석제환인백세존언:“여래소설심위기아。중생지성,기행불동,상념각이。이기중생소행불동고,치유청황백흑,장단불균。우차세존,제천사외,욕환천상。”
부처님께서 석제환인에게 말씀하셨다.
“때를 알아서 하라.”
佛告釋提洹因曰:“宜知是時。”
불고석제원인왈:“의지시시。”
석제환인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를 올리고 이내 물러갔다.
是時,釋提洹因卽從座起,頭面禮足,便退而去。
시시,석제원인즉종좌기,두면례족,편퇴이거。
그때 석제환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구지(九止)ㆍ친(嚫)ㆍ공작(孔雀)과
계박(繫縛)과 법본(法本)을 설하시고
병(病)ㆍ공양(供養)ㆍ반특(槃特)과
범행(梵行)과 약간상(若干想)에 대해 설하셨다.
爾時,釋提洹因聞佛所說,歡喜奉行。이시,석제원인문불소설,환희봉행。
九止、嚫、孔雀, 구지、친、공작,
繫縛、法之本, 계박、법지본,
病、供養、槃特, 병、공양、반특,
梵行、若干想。 범행、약간상。
增壹阿含經卷第四十 증일아함경권제사십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계묘세고려국대장도감봉칙조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