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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九尾狐)의전설을알고계십니까?
"호오, 여우로구나."
"네 녀석의 심장을 빼먹어주마."
"자, 꼬리 좀 보자꾸나."
"어디다 손을 데는 거야! 이 손 놓지 못해?!"
"이미호(二尾狐)? 애송이 주제에 깡은 있구나."
"이 녀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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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심장을 빼먹을 수 있으면 빼먹거라. 애송이."
류현의 발걸음이 정적이 흐르는 긴 복도를 울렸다.
"설향, 무슨 일이냐."
"예, 예에-? 무,무슨 말씀이신지....."
설향과 월연이 어색하게 웃었다.
"분명히 느꼈을 텐데. 결계가 흔들렸다."
"그, 그렇다면 빨리 복구를 하시는게....."
"또 실험을 하였구나..... 그렇지?"
류현의 얼굴에 비열한 웃음이 그려졌다.
"아,아니요. 저희는....."
"그래..... 실험 재료는 무엇이었느냐?"
"백사의 머리와 황소개구리의 뒷다리, 그리고 류현님의 머리카락 다섯개....."
"이런 바보야! 그 걸 말해버리면 어떡해!"
월연이 소리쳤다.
그 것에 류현의 이마에 주름이 하나가 더 늘었다.
집안일 때문에 만든 식신들이 이렇게 속을 썩일 줄 이야!
"당장 방을 치워 놓고, 결계는 너희들이 복구하도록 해!"
류현에게서 검은 오오라가 풍겨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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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의 화가 어느 정도 멈추었을 때, 류현이 미령의 방을 찾았다.
오늘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미령에 무엇인가가 이상하다고 생각해서일까.
"...으음.."
미향이 현기증이 일어날 정도로 독하게 베어있는 방 안에서 미령이 웅크려서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아, 이제서야 생각이 났다.
삼미호(三尾狐)가 될 날이 별로 않남았다는.
여우에 대해서 지식이 없는 류현은 곧장 기연을 불렀다.
"기연."
"부르셨습니까."
새카만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기연이 고개를 숙였다.
"미령이 왜 이러지?"
"삼미호가 되려고 합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여우들의 꼬리가 한 개 더 늘어나는 일이죠."
"삼미호가 되면 어떻게 되지?"
"며칠 전에 구미호 구미원을 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구미호 구미원의 능력은 화(火). 구미호라는 칭호에 걸맞게 대단한 화력을 지닌 여우입니다. 여우는 삼미호 때부터 자연의 힘을 물려받는다고 합니다."
"자연의 힘이라..... 불이나, 물. 이런 것을 말하는 것 인가?"
"예."
류현의 표정이 묘해졌다.
남자의 정기나 빨아먹고 살던 이 요물들이, 언제부터 이렇게 강해졌을까?
"그럼 미령의 능력은 무엇인지 알 수 있나?"
"그 것은 자연이 선택하는 것. 저는 알지 못합니다."
류현이 미령의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아까는 불에 지핀 것 처럼 몸이 뜨겁더니, 요번에는 차갑게 식어버렸다.
숨을 쉬는 것을 보지 못했다면, 정말 죽었다고 착각할 만큼.
"류현님. 여우는 달의 음기를 힘으로 삼는 종족들입니다. 달의 음기를 받게 하셔야 합니다."
"마당에 데려놓으라, 이 말인가?"
"예."
류현이 먼저 마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그 뒤로 기연이 미령을 들어올려서는 마당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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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휘황찬란하게 보름달이 떠 있었다.
이 새까만 밤 하늘에 단 하나의 별들도 없고, 오직 저 둥그런 달만이 존재했다.
등마루에 싸늘히 누워있는 미령의 몸에 미세한 움직임이 보였다.
땀으로 흠뻑 젖은 옷이 바람에 한없이 흔들렸다.
"아아-..... 아아아아아-!!!!!"
핏빛 요기가 방출되었다.
미령의 투명한 붉은색의 눈동자에 둥그런 달이 비쳤다.
미령의 눈동자가 말하는 듯 했다.
'어서 꼬리를 줘. 네가 가지고 있는 힘을 나에게 줘.'
"꽤나 난리를 치는 군."
류현이 심드렁하게 말했다.
그 때였다.
류현이 밤 하늘을 보고는, 주먹으로 등마루의 바닥을 친 건.
"이런-!"
잊고 있었다.
식신들에 의해서 깨어진 결계를.
식신들에게 너희가 깬 것이니, 고쳐놓으라고 말은 했지만.
식신들에게 결계를 복구할 힘이 있을 리가 없다.
그 걸 잊고 이렇게 노닥거리고 있었다니!
"이런 잡것들이!"
밤 하늘에 잡귀들이 떼지어 몰려있었다.
여우가 꼬리를 얻을 때 에는, 그 찰나의 순간 요기가 방출되고 무방비가 된다.
그 요기의 냄새를 맡고 잡귀들이 모여든다.
그래서 여우들이 떼지어 무리생활을 하는 것 이었다.
미령의 자매들처럼 극소수의 예외들은 있지만.
달의 음기를 받은 요괴들은 힘이 강해진다.
그럼 골치 아파지는데, 그 게 딱 지금이었다.
'맛있는 여우 냄새야.'
'강해보이지는 않아.'
'저 여우의 요기 먹고 싶어. 정말 맛있을 것 같아!'
'저 건 내 거야!'
'아니야, 내가 먼저 찜했다고!'
잡귀들이 서로 다퉜다.
귀가 밝은 류현이 그 대화를 듣고는, 눈썹이 한 쪽으로 지켜올렸다.
"내 집에 속한 것을 함부로 가지려 들지 말아라."
류현의 말에, 잡귀들이 저마다 수군거렸다.
'뭐래?'
'흥, 인간 주제에!'
'누굴까? 영능력자? 음양사?'
'그 게 무슨 상관이야. 옳지! 알겠다! 저 인간, 저 여우의 요기를 먹을 생각이야!'
'저 여우는 내 거야!'
잡귀 한 마리가 깨어진 결계를 틈으로 류현의 집에 들어왔다.
그러자, 잡귀들이 저마다 깨어진 결계를 틈으로 들어오려고 했다.
"누가 감히 나에게 속한 것을 취하려 하느냐!!!!!"
그 소리는 천둥과도 같은 우렛소리였다.
그 소리에 잡귀들의 몸이 두려움으로 웅크려졌다.
벼락이 내리꽂히는 것 같았다.
류현의 손이 잡귀들이 떼지어 몰려있는 곳으로 향했다.
류현의 검지손가락이 큰 원을 그리고, 그 곳에 사(死)의 한자를 썼다.
"죽는다."
바글바글 몰려있던 잡귀들이 밤 하늘의 유성처럼 산산조각이 되어서 후두둑 떨어졌다.
"별로야. 이 힘은."
류현이 등을 돌렸다.
미령의 주위로 시퍼런 전류들이 파지직 하고 튀고 있었다.
"전(電)의 여우라....."
더 이상 미령이게는 현기증까지 일으켰던 미향(尾香)이 나지 않았다.
열도 나지 않았고, 몸이 차갑게 식지도 않았다.
지쳐서 잠든 미령을 들어올린 류현의 표정이 굉장히 재미있다는 듯, 그렇게 웃고 있었다.
* * *
"벌써 장충현으로 가신다고요? 미령이 완전하게 회복되지도 않았는데....."
"장충현은 지금 가도 빠듯하다. 일은 빨리빨리 처리하는 것이 가장 좋다. 누님과 약조를 했으니 지켜야 도리겠지."
류현이 장충현으로 가겠다고 나선 건, 미령이 삼미호가 된 3일 후 였다.
"그럼 미령은....."
"두고 가겠다. 보약이나 잘 챙겨주도록."
"예."
류현이 말에 올라탔다.
그러자, 집 안에서 큰 소리가 울려퍼졌다.
"나도 갈래!"
전보다 더 길어진 머리카락에, 키가 더 큰 여인이 뛰쳐나왔다.
"또 무슨 고집이냐. 그냥 나 혼자 다녀오겠다."
"또 밖에 못나가게 할 거잖아!"
"내가 집에 있어도 밖에 못나가는 건 마찬가지다."
류현이 말에 올라타면서 대꾸했다.
그러자, 미령이 소리쳤다.
"그래 좋아! 그럼 요번에는 또 어디를 갈까? 궁에나 한 번 가볼까?!"
미령의 말에 류현이 분을 삭히 듯, 말 고삐를 꽉 쥐어잡았다.
진짜 이 놈의 여우 새끼가!
열이 받았는지 류현의 얼굴이 새빨게 졌다.
류현이 주먹을 꽉 쥐었다.
정말 한 대 때릴 기세였다.
"옷을 입고 나오도록 해라. 늦으면 혼자 가 버릴 것 이다!"
결국에는 지고 마는 류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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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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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야-. 장충현은 어디 있는 곳 이야?"
"수도에서 하루를 꼬박 달리면 갈 수 있는 곳 이다."
"아아, 그런데 왜 가는 거야?"
"누님의 친구가 곤란에 처해있는 것 같다더군. 누님이 부탁했다."
"착한 동생이네."
미령의 말에 류현이 무섭게 미령을 노려보았다.
요즘 드는 생각이 있다.
이 남자, 누굴까.
일개 영능력자라 하기에는 강하고.
하지만, 이 남자는 왕의 신하이고.
큰 언니의 공격을 막아내고, 화구(火口)까지도 막아내고.
식신을 부리는 것을 보면 음양사 같기도 한데, 그 건 아닌 것 같고.
"뭘 그렇게 멍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이냐."
"응? 아니야, 아무것도."
처음에는 이 남자가 굉장히 무서웠었다.
살생(殺生)을 많이 저지른 눈동자도 아닌데, 괜히 오한이 들었다.
그래서 지레 겁을 먹었었다.
지금은 익숙해져서 괜찮아졌지만.
"나는 지체할 시간이 없다."
류현이 그 말을 끝으로 말을 빨리 몰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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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꼬박 하루를 달려서 하루가 지난, 그 다음 날 아침에야 장충현에 도착했다.
"어디서 오셨습니까?"
"큰 주인님께 이 서신을 전해주면 알 거라 하더군요."
류현이 마당을 쓸고 있는 하인에게 서신을 건넸다.
그러자, 얼마 후에 젊은 한 쌍의 부부가 마중을 나왔다.
부부의 주위에는 11명의 아이들이 모두 제각각 뛰어놀고 있었다.
"령아의 동생이라 들었습니다.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안으로 드시지요."
"예."
그렇게 류현을 졸졸 따라서 들어간 곳은, 손님들을 접대하는 방이었다.
시녀가 차를 내올 때 까지 아무 말이 없던 부부는 한숨을 시작을 말을 늘어놓았다.
"제가 이리 염치 없이 령아에게 도움을 청한 건..... 제 아이 때문이랍니다."
아이?
"령아는 제가 알고 있는 음양사들 중에서도 최고였습니다. 그래서 혹시 요괴에 대해서 아는 것이 있나 하고....."
"누님은 지금 집안에 잠시 일이 생겨서 못나온답니다. 그래서 누님께서 저에게 부탁을 하셨습니다. 저도 누님처럼 대단한 음양사는 아니지만, 일개 영능력자이니 웬만한 일은 처리할 수 있을 것 입니다. 누님의 친우분이라고 하시니, 제 힘을 다해서 도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리 감사할 때가....."
여인의 손이 떨렸다.
"저는 자식을 12명이나 가지고 있답니다. 하지만, 그 12명 모두 딸입니다."
"하지만..... 아까는 아이들이 11명이었던 것 같습니다만....."
".....12번째아이는..... 요괴가 데려갔습니다....."
"요괴요?"
"예. 이 건 정말 기억도 나지 않을 때 에요. 10년도 훨씬 넘었으니까요. 제 남편은 장충현의 장남입니다. 하지만, 저는 천한 출신의 가문에서 태어난지라 시어머니의 반대가 무척 심했습니다. 그래서 남편과 함께 산으로 도망을 간 적이 있었습니다. 집안에서 있는 자식이라곤 제 남편 하나 뿐 인데, 그 충격으로 혈압이 높으신 어머니는 쓰러지셨습니다. 남편이 다시 돌아감에도 불구하고 마찬가지였지요. 원래 지병을 앓고 계셨던 어머니는 낳을 기미를 보이지 않으셨어요."
여인의 말은 계속되었다.
옆에 있던 남편은 여인의 손을 꽉- 하고 붙잡았다.
"아무리 저를 모질게 대하셨던 어머니였지만, 죄책감이 밀려왔습니다. 옆에서 너무나 힘들어하는 남편과, 그리고 점점 기울어져가는 집안. 그래서 하늘에 대고 싹싹 빌었습니다. 어머니 좀 살려달라고 말이에요. 그렇게 이레를 밤낮으로 빌은 덕일까요. 누군가가 말하더군요. 네 12번째 아이를 달라고. 하지만, 그저 환청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레를 제대로 먹지 못했고, 정신까지 혼미한 상태였으니까요. 그렇게 10년이 넘게 흘렀습니다. 아들은 태어나지 않고, 딸만 태어나는 탓에 어머니의 노기는 더하셨고, 두번째 첩과 세번째 첩. 그리고 네번째 첩까지 들이시더군요. 그리고 12번째 아이를 제가 요괴에게 팔았다고 오해하신 어머니는 저를 내치시려고 해요. 하지만, 제 남편과 아이들이 이 곳에 있는데 제가 어찌 떠날 수 있겠습니까....."
여인의 긴 말이 끝나자, 류현의 입술이 움직였다.
"어리석은 행동에서 비롯된 결과입니다."
".....예?"
"인간은 모르겠지만, 요괴는 약속을 자신의 목숨과도 같이 여깁니다. 그게, 비록 한 줌의 먼지처럼 작은 요괴라도 말입니다."
"그, 그럼 어떻게 하면....."
"기분이 조금 불쾌하셔도 참아주시기 바랍니다."
류현이 손을 여인의 머리에 짚었다.
수많은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재빠르게 지나갔다.
자, 어디있느냐.
보여져라.
"아....."
여인이 짧은 신음을 흘렸다.
표정으로 보아,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시간이 얼마쯤 지났을까.
손을 뗀 류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저기-."
"약속을 하신 건 마님이시니, 그 요괴가 싫다고 한다면 저도 어찌할 수는 없습니다."
"....."
집에서 나온 류현이 말에 올라탔다.
"류현, 무슨 요괴야?"
"요괴가 아니다."
류현이 안개로 덮여진 혜요산(慧曜山)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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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한 곳은 허름해진 사당, 그리고 거미줄로 덮여진 큰 나무로 만들어진 대문이었다.
그 곳에 성큼성큼- 들어간 류현이 인사를 했다.
"수신(水神)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내 이름을 아직까지도 기억하는 인간이 있단 말이오? 이거 반갑소."
뿌연 안개 속에 가려진 건 화려한 전각.
그리고, 아름다운 여인들이었다.
"어인 일이오? 인간들의 발걸음이 끊긴 이 곳. 그대가 무슨 일로 이 곳까지 오셨소이까?"
비단같은 갈색 머리를 가진 여인이 웃어보였다.
"수신(水神)님께서 가져가신, 12번째 아이를 찾으러 왔습니다."
첫댓글 즐감입니다~ㅋㅋㅋ 미령이는 번개의 능력을 가진건가여?ㅋㅋ 멋있는데여~ㅋㅋ 전 류현과 미령의 러브모드를 강력하게 추천합니다~ㅋㅋ
+_+으흐흐저도바라는바에요
아 재밌어요 ^^
읽어주셔서감사합니다~^_^
ㅋㅋ이거 제가 보는 만화책이랑 똑같네ㅋㅋ 어디의 신이 약속으로 아이를 받으러가서 의뢰하고, 그 의뢰남이 가서 달라고하는것.그 의뢰남과 신은 친하다. 그리고 처음에는 화를내다가 나중에는 결국 돌려준다. 아이를,,ㅋ
헉!그만화책이름이뭐에요?!ㅠ0ㅠ
아마 꼬빈님이 말한거 반혼사 일거에요 아마도ㅋㅋ 미령!! 번개라늬!!!! 특이한 케이스인가요??
반혼사..ㅠ_ㅠ반혼사한번읽어봐야겠네요ㅠ.ㅠ...
근데 반혼사 여러 스토리중 하나에요 신이 선녀??중 최고 던가 암튼 그런직위였나??그러고 남자 이름이 화룡강 인가?? 암튼 엄청난 놈 입니닼ㅋㅋ하지만 걱정마세요 호호우 님 소설하구 스토리 자체가 다르뉘깐요!! >*< 호호우님 앞으로 건필하시요!!!
헤헤헤헤헤감사합니다~>.<
미령이 특이한 케이스엿슴 좋게다능~~
주인공은다특별하기마련이죠+.+
끼야악~!!! 주말밖에 못하는...ㅠㅠ 살려주세요~!!(응??) 항상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헤헤...특별히살려드릴게요..<죄송합니다~읽어주셔서감사합니다~>_<
수신이 여자였구나;;
ㅠ.ㅠ제가여자라서.....히힛
수시나~ < 얘가원래이래요- _-)
히힛읽어주셔서감사합니다~>_<
갈수록 재밋어지네요 ㅋㅋㅋㅋㅋㅋ
헤헤헤헤헷정말요?읽어주셔서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