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비 못낸 한국 유학생 돕자" 일본 전역서 100만엔 성금
[중앙일보 김현기] 수업료를 못내 퇴학 위기에 놓인 한국 유학생의 안타까운 사연에 일본인들의 온정이 밀려들었다. 도쿄의 한 미술대학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하던 한국인 유학생 노모(27.여)씨가 학비를 못 내게 된 것은 지난해 11월 부친이 갑자기 위암으로 쓰러지면서다.
졸업을 앞두고 개인전 준비에 아르바이트로 번 돈 전부를 쏟아부었기 때문에 학비를 내지 못할 형편이 됐고 학교 측에선 지난달 14일 "체납 학비를 (4월) 17일까지 일시불로 내지 않으면 퇴학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통보해왔다.
이 같은 사연이 14일자 요미우리(讀賣)신문 사회면에 '유학생의 꿈'이란 제목으로 조그맣게 보도되자 일본 각지에서 격려 편지와 지원금이 쇄도했다. 전달된 돈이 거의 100만 엔에 달했다.
50대의 한 남성은 "돈이 없어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했던 나의 과거를 떠올렸다"며 "돈은 나중에 출세한 다음 갚아도 늦지 않다"며 아예 적금을 털어 밀린 학비 63만 엔 전액을 지원했다.
익명의 한 노부부는 "전쟁으로 당신 나라에 큰 폐를 끼쳤다. (노씨의 사연을 듣고) 가슴이 뜨거워졌다"는 편지와 함께 봉투에 2만 엔을 넣어 보내왔다. 이 밖에도 "나라 간에 삐걱거릴수록 서로 돕고 사는 게 중요하다" "나의 마음을 담아 내 연금을 보낸다" "노씨의 그림을 사겠다" 등의 격려 편지가 요미우리신문사에 쇄도했다.
노씨는 이 덕분에 무사히 졸업장을 받았다. 내년에는 도쿄예술대 대학원 박사과정에 진학해 한국화와 일본화 지식을 활용해 문화재 복구 공부를 계속할 참이다.
노씨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이들이 뭉클한 마음 하나로 대가 없이 큰 도움을 주는 데 놀랐다"며 "두 나라가 정치적으로는 티격태격하고 있지만 평범한 국민 간엔 따뜻한 마음이 서로 통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고마워했다. 노씨는 "다음은 내가 일본 사람을 도와주는 측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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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죽지않아~ 죽지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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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랜만에 훈훈한 소식... 죽지않아!!!
눈물 맺히게 하네...
이런건 좀 좋구나.. 하지만 난 74434만 보면 눈물나..
안습... 윗대가리들은 냅두고 국민들끼리라도 잘 지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