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샌안토니오와의 경기, 참 -_- 막장이었죠.
1쿼터에만 9개의 턴오버에, 픽앤롤 한번만 휘저으면 오픈샷 내주는 수비에, 영 마음에 안드는 심판 파울콜까지. 뭐 죽음의 텍사스 원정에서 전승하리라 생각하진 않았으니, 내일 휴스턴 잡아줬음 좋겠네요.
제가 얼마전에, 코비의 이번시즌 오펜스에서의 롤이란 글을 쓰며, 코비의 롤이 득점에서 리딩으로 바꼈다는 말씀을 드린바있습니다. 그리고 여태까지 코비가 보여준 모습에 대만족한다구 적었구요. 한가지 빼먹은게 있는것 같습니다. 코비가 보여준 모습에는 대만족이나, 필잭슨의 전술에 대해선 "Trash" 라는 생각을 버릴수가 없네요.
자, 여기 코비 브라이언트라는 선수가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리그 최고의 선수라 하고, 적어도 리그 최고의 "스코어러"라는 데에는 대부분 동의를 합니다. 트라이앵글 오펜스의 무서운점은, 이런 폭발적인 선수의 폭발력을 팀 전술에 자연히 녹아들게 할수 있다는점에 있습니다.
트라이앵글 오펜스는 한쪽사이드에 탑 45도 각도에 한명, 베이스 라인에 한명, 그리고 포스트에 한명이 삼각형 형태로 서서 트라이앵글을 구축하고, 탑에 한 선수가 있고, 위크사이드 윙에 또 다른 한 선수가 위치한다는건 모두가 잘 아실껍니다.
이 트라이앵글 오펜스에서 득점을 가장 많이 할수있고, 1on1이 가능한 자리는, 트라이앵글 오펜스에서 포스트 자리와 위크 사이드 윙 자리입니다. 그 자리외에는 사실 오픈샷을 쏘는게 주목적인 자리라고 할수있겠죠. 마이클 조던을 시작으로, 샤킬오닐, 코비등은 모두 대부분의 경기를 이 두 자리중 한 자리에서 플레이했습니다.
이번시즌의 코비를 제외하면요. 이번시즌 코비는 아이솔레이션을 '아예'허락받지 못한체, 탑이나, 45도 엔트리 자리나, 베이스라인 자리에서 대부분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는 무슨뜻이냐. 코비가 리그 최고의 스코어러의 모습을 보여줄수 없는, 단순한 트라이앵글 오펜스를 셋업하는 5명중 하나의 롤 플레이어, 그 이상의 그 이하의 비중도 받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트라이앵글 오펜스는 저렇게 정해진 셋으로 시작을 하지만, 진행되는것에는 수십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조정하는것은, 어느 위치에 어느 선수가 있느냐 하는거죠.
예를 들어, 코비가 탑에있고, 45도 각도에서 포스트로 공이 투입됬다면, 공을 투입한 선수는 골밑 아래로 컷을 하는것이 아니라 탑에 있는 코비에게 스크린을 걸어주어 코비가 오픈 점퍼를 쏠수있게 하거나, 그게 아니면 포스트맨과 픽앤롤을 할수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그게 아니라, 반대쪽 윙에 코비가 있다면, 공을 투입한 선수는 안으로 들어가 코비에게 스크린을 걸어줘 코비가 팝 아웃해서 오픈샷을 쏠수 있게 해줘야죠.
또한, 만일 예를 들어 스트롱 사이드 트라이앵글에서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아 다시 반대쪽 윙으로 공이 넘어왔다고 보죠. 만일 이 때 공을 잡은 선수가 로니 튜리아프라면, 그에게는 아무 1on1기술이 없음으로, 다시 포스트 맨과 윙 맨이 이쪽 사이드로 돌아와 트라이앵글 오펜스를 셋업하게 됩니다. 그러나 만일 이곳에서 공을 잡은선수가 코비라면, 그의 리그 최고의 1on1기술을 믿고, 아이솔레이션을 주는게 당연하죠.
근데 올시즌 레이커스는 이게 안되고있습니다. 코비가 탑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컷을 안으로 해서 아무 1on1기술이 없는 콰미가 던컨과 아이솔레이션을 갖고, 코비가 윙에서 공을 잡았는데 다시 이쪽사이드에 트라이앵글이 만들어져 코비앞에는 3명의 수비수가 있게되죠. 그리고 지난 3년간 이 오펜스만 죽어라 돌렸고, 지난 두시즌에는 올바르게 진행, 아니 이때는 오히려 코비의 비중이 지나치게 컸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이건 필잭슨이 그렇게 하라고 시킨것이 분명합니다.
즉, 코비를 다른 4명의 선수와 아무 차이없는 선수로 생각하여, 5명의 선수가 골고루 슛 기회를 갖고, 코비또한 오픈되있으면 쏘고, 아니면 공을 돌려라, 이거겠죠.
이론상, 말은 됩니다. 그러나 위에도 썼듯이, 이리되는 바람에 아무 공격력이 없는 콰미와 밈이 던컨과 일대일을 하고있고, 스스로 슛을 만들어낼수 있는 코비는 위크사이드에서 손들면서 "공줘"하고 소리칠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코비의 오늘 자유투 시도갯수가 몇개입니까.0입니다. 오늘 슛 19개 쐈습니다. 일찍 경기결과가 판단나고 가장 슛을 많이쏘는 마지막 3분을 벤치에 있었다는점을 보면, 얼마나 적은 수인지 알수있습니다. 더 기가 막힌건, 제대로 된 하프코트 셋에서 코비가 쏜 슛의 수는, 5개 이하라는 점입니다. 대부분이 그가 트렌지션에서 쏜 슛이거나, 아니면 너무 답답해서 트라이앵글 오펜스를 깨고 묻지마 3점을 쏜 것들이죠.
위에도 적었듯이 코비는 이번시즌 트라이앵글에서 1on1공격이 가능하지 않은 자리에 베치가 되고있고, 이는 코비의 엄청난 공격 재능을, 그냥 낭비하는 거로 밖에 생각할수 없습니다. 트라이앵글 오펜스에서 가장 키가 되는 자리는, 바로 트라이앵글의 중심 포스트맨의 자리입니다.
일단 공이 이곳으로 투입되면, 이 선수에 맞춰 모든 선수들이 컷을 하고 스크린을 서주고, 그 상황에서 이 사람은 어느곳으로 패스를 할지, 아니면 스스로 공격할지를 정해야죠. 더 어이가 없는건 이번시즌 이 자리를 맡는 선수들이 대부분 콰미,바이넘,밈등의 빅맨이라는 점입니다.
이것이 어떤 상황을 연출시키느냐 하면, 일단 공이 투입되면, 그들은 아무 컷,스크린,오픈맨도 보지못하고, 블랙홀이 되어 무조건 슛을 쏴버립니다. 너무나 단조로운 포스트업으로 한번의 공격이 끝나는 것이죠.
과거 불스의 경기들을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이 자리는 10번중 8번은 조던의 자리였습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특유의 포스트업으로 득점도 많이했지만, 넓은 시야로 오픈맨들을 정확히 찾아주며 원활한 오펜스가 흘러 가는데 1등공신을 했죠. 3핏 시절의 레이커스 당시에는 샤크가 이 자리를 맡았고, 그에게는 사실 패싱센스도 필요없었죠. 그냥 공격하면되니깐 -_-
이 자리는, 코비의 자리가 되어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지만, 레이커스 볼 핸들러의 부족등을 생각해보면, 필잭슨이 코비를 이 자리에 넣지 않는건 어느정도 이해가 갑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월튼이나 옥돔같이 포스트에서 1on1공격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컷과 스크린을 통해 생기는 오픈맨들에게 패스를 해줄수 있는 선수들을 넣어야 되는데, 이곳에 들어가는 선수가 죄다 블랙홀의 빅맨이다 보니, 일단 이 포스트에 공이 들어가면, 너는 너대로 돌아라 나는 쏜다 식의 경기운영이 되어버리는거죠.
이러다보니 코비가 있는데 콰미의 던컨을 상대로 하는 포스트업에 아이솔레이션을 걸어주고, 라대만이 포스트업이후 턴어라운드 페이더웨이를 쏘고, 룩 월튼이 트렌지션에서 스크린받고 동네한바퀴 돌다가 수비 두명위로 페이더웨이를 쏠때,정작 코비는 트렌지션에서 점퍼나 쏘는 상황이 발생하는겁니다.
더 이상 코비는 수비 2~3명을 달고 다니지 않습니다. 왜냐, 득점을 할수있는 구역인 15~20풋 윙에 있는게 아니라, 28풋 마크에서 앤트리 패스를 넣어주고 있기 때문이죠.
한술 더떠, 이번시즌은 코비를 위한 픽앤롤도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시즌은 트라이앵글 오펜스가 어느정도 안돌아가면, 타임아웃 이후 4,5번의 공격은 연속으로 코비와 빅맨의 픽앤롤,팝 상황을 만들어, 공간을 만들고 코비가 공격을 만들어 나갈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지만,오늘 경기에서 탑 45도 왼쪽 각도에서 코비와 빅맨의 픽앤롤은 콰미의 덩크로 이어진 단 한번뿐이었습니다.
휴스턴, 클블등의 경기를 보면, 1류급 스윙맨들이 가장 큰 임팩트를 주는게 이 픽앤롤 상황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얼마나 필잭슨이 코비를 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는가가 확실히 들어납니다.
물론, 지난시즌 초반에도 코비는 경기당 이정도 슛을 쐈습니다. 그러나 차이점은,그때는 코비가 스스로 플레이를 만들수 있는 권한이 있고, 또한 돌파하여 자유투를 얻을수 있었다는데 반해, 지금은 그럴수가 없다는 점에 있습니다.
트라이앵글 오펜스를 시작하는 방법도 이상합니다. 트라이앵글 오펜스는 기본적으로 셋 오펜스이고, 경기 속도를 늦춰야 잘돌아가는데, 요즘 레이커스 선수들은 기회만 됬다 하면 냅다 오픈코트에서 달려서 일단 한번 돌파해보고 안되면 다시 뒤로 돌아 트라이앵글을 셋업합니다.
그리고 이런짓을 하는선수가, 가장 이 오펜스를 잘 이해할꺼라 믿었던 피셔이기에, 충격은 더합니다.
트라이앵글 오펜스는 기본적으로 투가드가 공을 몰고 오는걸로 시작합니다. 이러면서 어느쪽에 트라이앵글을 셋업할지, 아니면 그냥 바로 누구에게 아이솔레이션 혹은 포스트업 기회를 줄지 결정할수 있고, 상대의 프레셔가 강할경우 백도어 플레이로 쉬운 바스켓을 얻을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과정은 선수들을 진정시키고, 정확하게 계산된대로 오펜스를 운영할수 있게 해주죠. 근데 이렇게 속공시 막 올라와서 나름 킬 패스 해보고 돌파 해보고 이러고 빼내면, 그 과정을 생략하게 되고, 이렇고 저렇고를 떠나서 제 기억에 이번시즌 턴오버중 80퍼센트는 이런 상황에서 무리한 플레이를 하다가 발생했습니다.
계속 이렇게 하는걸보면, 이것또한 필잭슨이 지시한 것이 아니라 할수없고, 이는 저를 더 돌아버리게 할 뿐입니다.
이번시즌 초반 필잭슨이 구상하고 있는 트라이앵글 오펜스는 코비라는 재능을 썩힌체 운영되고 있으며, 코비 외에 다른선수들의 실력이 리그 평균을 넘지 못하는 레이커스의 상황으로 볼때 이는 결코 올바른 선택이 아닙니다. 코비는 스스로의 재능으로 보나 타 팀메이트 들의 역량으로 보나 리그에서 가장 많은 슛을 쏴야 하는선수이고, 그리 되지 않으면 레이커스는 서부의 강호들과의 경기에서 피닉스 전처럼 쏘면 다들어가지 않는 이상 결코 이길수 없습니다. 부디 필잭슨과 코칭 스테프가 이점을 깨닫고,(이미 깨달았겠죠) 변화를 주기를 바랍니다. 내일 휴스턴전 좋은 경기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