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부활 제5주일
2022년 6월 초, 기상청에서는 곧 올 장마를 예고했습니다. 이번 장마는 7월이 아닌 6월에 시작할 것이라면서 이른 장마로 큰 피해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 예고에 농가들은 어떻게 했을까요? 예정보다 이른 시기에 작물을 수확해야 했습니다. ‘혹시’라는 마음에 버티다가 정말로 비가 와 버리면 아무것도 얻어낼 수 없기에 가치가 조금 떨어지더라도 서둘러 수확하는 쪽을 선택한 것입니다.
그 결과는 어떠했을까요? 6월 장마 예고는 어긋났습니다. 비가 조금 오기는 했지만, 장마 수준은 아니었던 것이지요. 이에 수확을 미리 앞당겼던 농부들은 큰 피해를 봤다면서 항의했습니다. 기상청 예보는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쏟아졌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보면 이 과잉 예보가 훨씬 낫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비가 온다고 했다가 오지 않으면 경제적 피해를 보는 데서 그치겠지만, 비가 오지 않는다고 했다가 퍼부으면 준비하지 않아서 재산 피해뿐 아니라 인명 피해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상청은 비가 올지 안 올지 모를 때는 비가 온다고 예고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준비는 중요합니다. 더 큰 피해를 막는 데 꼭 필요합니다.
세상은 이렇게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준비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신앙인들은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할까요? ‘과연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준비는 잘하고 있는가?’라는 준비가 아닐까 싶습니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계속 지금 상태가 계속될 것이라는 안일한 마음을 가지고서는 큰 후회를 남기고 말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계속해서 ‘늘 깨어 있어라.’라고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예수님께서 “나는 참포도나무요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라면서 포도나무의 비유 말씀을 해주십니다. 그리고 우리 각자는 그 나무에 붙어 있는 가지라고 하시지요. 이 가지는 포도나무에 붙어 있어야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주님과 연결되어 있어야 영원한 생명이라는 결정적인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가지는 포도나무와 언제 붙어 있어야 할까요? 내가 어렵고 힘들 때만 붙어 있으면 될까요? 아니면 기분 좋을 때만 붙고, 그렇지 않으면 떨어져 있어도 될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가지는 포도나무에 붙어 있어야만 살 수 있고, 붙어 있어야만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주님께 붙어 있는 것은 여유가 있고 마음이 평안할 때가 아닙니다. 또 어렵고 힘들어서 부탁할 때만 붙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언제 붙어 있어야 할까요?
단 한 순간도 떨어져 있어서는 안 됩니다. 이것이 우리의 미래를 위한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확실한 준비가 됩니다. 따라서 매 순간 주님과 붙어 있으면서 주님의 뜻을 세상에 실천하는 주님의 제자가 되어야 합니다.
오늘의 명언: 자신의 나라를 사랑하려거든 역사를 바로 읽을 것이며, 다른 사람에게 나라를 사랑하게 하려거든 역사를 익혀 바로 알게 할 것이다(신채호).
사진설명: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