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 먹으면 간 신장이 나빠진다?
필자가 한국과 카자흐스탄에서 진료하면서 한국 분들이 자주 묻는 질문 중 하나가 한약 먹으면 간에 안좋은거 아니냐 신장이 망가진다는데 먹어도 되는 것이냐 이다.
한마디로 답하자면 한의사의 진료를 통해 인증된 한약재를 처방받아 복용하면 안전하다.
한약재는 대부분 식물의 잎이나 뿌리인데 상식적으로 양약보다 훨씬 안전하지 않겠는가?
한국 제약회사들이 최근 한약재를 기반으로 한 천연물 신약 연구와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소식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한약재로 의약품을 만들 때는 안정성이 이미 수천년에 걸쳐 인정되었기에 임상1상과 유전독성시험, 생식발생독성, 발암성 시험이 면제되고 그 효용성 또한 수천년 동안 한의사들이 임상을 통해 사용해왔기에 최근 활발히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2015년 중국 최초의 여성 노벨수상자인 중국전통의학연구원 투유유 교수도 한약재인 청호에서 추출한 활성성분인 아르테미시닌(artemisinin)이 말라리아 치료에 효과적임을 밝혀 노벨상을 수상하였다.
그렇다면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는 루머는 어디서 발생한 것인가?
이는 2003년에 나온 한 오류 투성이의 보고서에서 출발한다. 양방 내과 교수가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 독성간염 원인의 57.9 %가 한약재라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였고 일년 만에 저자는 심각한 오류를 인정하였다. 하지만 이 논란의 보고서는 양의사들의 한약 먹지 말라는 루머의 근거로 재생산되어 퍼지게 되었고 양의사들의 근거없는 한약 비하가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의사의 정확한 진단을 통한 한약은 간에 안전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간기능을 더 좋게 한다는 논문이 최근 많이 발표되고 있다.
한약재는 중금속이 많다?
한약을 제일 많이 먹는 아이 부모는 한의사이고 양약을 제일 적게 먹는 아이 부모는 양의사이다. 필자가 진료를 하면서 환자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고 대부분의 한의사 양의사 선생님들이 이에 해당할 것이라 생각한다. 만약 한약재가 중금속 덩어리고 몸에 해롭다면 어느 한의사 부모가 자식에게 한약을 먹이겠는가?
한의원에 유통되는 한약재의 경우 수입과 유통, 판매 등에 있어 식약처의 엄격한 관리와 GMP기준에 맞춰서 납품되는 정식 의약품이다. 한의원에서 한의사의 진단을 통해 처방받는 한약은 보통 우리가 먹는 음식보다 중금속 함량 등에 있어서 훨씬 안전하다.
그렇다면 매스컴에서 가끔 보도되는 중금속 약재는 어떤 것일까? 보통 길거리나 약재시장, 마트 등에서 일반인들이 쉽사리 구매할 수 있는 식품용 약재는 수입이나 유통과정에서 제대로 된 검사를 받지 않고 판매되는 그야말로 식품이기 때문에 섭취에 주의를 하여야 한다. 식당에서 음식의 풍미를 높이고 손님들에게 건강함을 홍보하기 위해서 한약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음식에 들어가는 약재는 식품으로 유통되는 한약재인 것이다. 매스컴에서 이슈가 되는 한약재의 중금속이나 안정성 문제도 대부분 의약품으로 유통되는 한약재가 아닌 관리가 되지 않는 식품용 약재가 원인이 된다.
오히려 갈근, 당귀, 영지 , 다엽 등의 한약재의 경우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을 제거하고 체내에 흡수되는 것을 막는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