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ㆍ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에 관망세가 여전하다. 대기매수세들은 분양가상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기존 아파트값도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며 매수시점을 늦추고 있다. 미국ㆍ영국 등 선진국의 집값 상승세가 한풀 꺾인 것도 매수심리를 위축시킨다.
반면 집을 팔 계획이 있는 집주인들은 대선 전후 주택시장 규제완화책이 부각돼 집값이 한 차례 오를 것으로 예상해 매도 호가를 더 이상 낮추지 않고 있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와 한국부동산정보협회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0.09% 올라 지난주(0.14%)보다 상승폭이 둔화됐다.
강남권, 2주 연속 보합세
특히 강남권은 지난주(-0.02%)에 이어 이번 주(0.00%)에도 안정세가 두드러졌다.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공인(02-558-5001) 이병호 사장은 “대출 규제로 대기매수세들의 매수여력이 크게 떨어져 고가아파트의 경우 매수문의조차 끊긴 상태”라고 전했다.
강남구 수서동 래미안공인(02-459-8200) 이영란 사장은 “매도호가와 매수희망가 간의 차이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기존 아파트값이 내려갈 것이란 기대감으로 서울ㆍ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에 관망세가 여전하다.
다만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단지의 경우 재건축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도호가가 소폭 상승했다. 개포동 세진공인(02-572-1270)이기자 사장은 “추석을 전후해서 매수문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강동구(0.00%)와 양천구(0.02%)도 안정권을 유지하고 있다. 강동구 고덕동 실로암공인(02-426-8333)양원규 사장은 “자금 압박을 받는 집주인들은 올 여름까지 대부분 매물을 정리했고 지금 남아 있는 매물의 집주인은 비교적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 추가로 값을 내려 집을 처분하려고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양천구 신정동 삼성부동산(02-2646-6600)오광열 사장은 “급매물을 찾는 매수문의만 간혹 있을 뿐 거래는 뜸하다”고 전했다.
강북권은 소형만 꾸준한 오름세
강북권(0.27%)은 비교적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99㎡형(30평형)미만 소형아파트만 가격이 오르고 그 이상 면적의 아파트는 거의 움직임이 없다.
강북구 미아동 삼양부동산(02-983-3399)조정상 사장은“소형의 경우 찾는 수요에 비해 매물이 적어 오른 호가에 거래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심권(0.17%)의 경우 여름에 뜸했던 매수문의가 최근 들어 조금씩 늘고 있지만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는 역시 드물다.
마포구 도화동 부동산랜드(02-704-4989)남영옥 사장은 “급매물 가격이 어떤 수준인지 알아보려는 매수희망자들의 문의가 최근 늘었다”고 말했다.
용인 등지엔 급매물 적체
이번주 수도권 아파트값은 0.12%의 주간상승률을 기록했다. 포천(1.73%)ㆍ시흥(0.84%)ㆍ의정부시(0.52%) 등이 비교적 큰 폭으로 오른 반면 군포(-0.10%)ㆍ고양(-0.06%)ㆍ용인시(-0.05%) 등은 약세를 보였다.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 석사부동산(031-266-9400) 이호영 사장은 “최근 용인지역에서 분양된 힐스테이트와 래미안아파트의 청약성적이 좋게 나오자 그동안 매수시점을 늦춰왔던 대기매수세 중 일부가 광교신도시 인근 아파트를 중심으로 급매물 사냥에 나서기 시작했다”며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매수세에 비해 매물이 더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5개 신도시 아파트값도 평균 0.07% 오르는데 그쳤다.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꿈우성공인(031-421-2020)관계자는 “지난해 가을에 비해 20% 가량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매물이 있는데도 집을 사려는 매수세가 드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