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의 회심(會心)
성경에 "우리의 연수가 70이요 강건하면 80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 뿐이요
그 연수의 자랑은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 가나이다"(시편90편 10절)라고 했다.
나는 70대를 지나 80대를 출발한다. 뒤 돌아 보면 70년이란 엄청나게 긴 세월이다.
그 긴 세월을 어떻게 지루하지도 않게 지나 왔을까! 생각해 보면 꿈 같은 세월이다.
나의 세대의 수 많은 사람들은 이미 고인이 된 분이 여럿된다.
그 때마다 나는 80을 살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나는 금년에 80이 되었으니 성경대로 강건한 연수를 시작했다.
해가 뜨고 지고 아침부터 저녁 까지의 하루가 연일과 다르지 않았지만
80대가 시작 된 오늘 하루는 야릇한 마음과 함께 신기한 생각이 든다.
내가 80을 살다니! 나는 회심(會心)이 생긴다.
이 나이를 지난 사람들 모두가 다 이런 생각이 있었을까!
나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
그 동안 무엇을 했으며 70이 넘도록 살면서 남겨 놓은 것이 무엇일까.
별로 이렇다 할만한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마음의 아쉬움도 있다.
목회 이전에는 사람마다 당해 본 이런 저런 일로 고생도. 슬픔도, 아픔도 경험했다.
그 후는 목회 40여년을 한 후 은퇴를 했고 그 후에도 거의 7년동안 시골 교회에서 설교하고
요양원에서 6개월 정도 설교했다. 그 외는 별로 한 일 없이 몇년을 지났을 뿐인데
지금은 80이라는 나이에 들어선 것이다.
2014년 1월 1일,
80이 되는 날, 나는 이제 80이다. 이제는 80대이다.
80대에는 무엇을 할것인가를 생각해보니 새로운 세계가 닥아 오는것같다..
나는 지금 70대의 어느해 보다 더 생각이 맑고 활동도 원활해진 느낌이다.
그렇다면 건강한 몸으로 또 맑은 머리로 시간 가는 대로만 살것인가.
나는 두 가지 소원을 가져 본다.
하나는 건강하게 살아야 겠다는 마음이다.내일 일은 잘 몰라도 그렇다.
건강이 없으면 노년의 시기가 비참해 진다.
외로워 지고 천대 꾸러기가 될뿐 아니라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으로는 혼란 스럽게 된다.
또 삶의 의욕이 상실 될것이다. 그런데 지금 나는 하나님이 주신 은혜로
건강한 삶을 살고 있으니 하나님께 감사 할것 뿐이다.
어떤 분은 80대 후반을 살면서 치매에 걸린 부인을 수 년간 돌보다가
너무 힘이 들어 부인을 죽이고 자신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슬픈 이야기가 있다.
오죽 했으면 그렇게 했겠는가. 사람이 살아 있을때 가장 큰 적은 병인 것이다.
노년에는 스스로 움직여 살고 함께 사는 사람에게 고통을 주지 않아야 한다.
이것은 누구나 바라는 소망이지만 그렇게만 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자녀도 부모를 돌 볼 수가 없다. 자녀는 자녀 대로의 삶을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80이 되는 아침에 지난날 보다 더 열심히 움직이고 활동해서
흉물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을 가진다.
또 함께 사는 사람을 힘들게 하지 않아야 겠다는 소원이다.
또 다른 하나의 소망이 있다면 글을 쓰고 싶다.
건강만을 위해 먹고 운동하고 병원가고 하는 것으로만,
남은 삶을 보낸다는 것은 말이 아니다.
그러므로 건강 할 때 무엇인가를 해야하는데 --.
평생 목회에 몰두 하다가 글 한편을 재대로 쓰지 못했다.
2000년에 고작 설교집"이 시대에 엘리야는 없는가"와
절기 설교집으로 "예수를 깊이 생각하라"는 두 권을 펴낸것 밖에 없다.
하나님께서 계속 건강을 주신다면 책을 많이 읽고 싶고
글을 써서 후대에 필요한 교훈이 될만 한 것을 남기고 싶다
80대는 특별히 맡은 일이 없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힘 주신다면
더 부지런히 노력하여 보람된 80대를 살고 싶다.
몇년을 더 살것인가는 모르지만.
2014년 1월 2일
김 진 학
첫댓글 80평생을 살아오시면서 아름답게 살아오셨군요. 시골교회에서 설교를 하고 이웃에게 사랑을 나누어 주셨으니 정말 좋은 일을 하셨군요.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