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이 11개월째 이어지면서 러시아군의 하루 포격량이 최고치 대비
최대 75%까지 줄어들었다고 미 정부가 평가하고 있다고 미 CNN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흐무트=AP/뉴시스] 맥사 테크놀로지스가 제공한 위성 사진에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바흐무트 남부 지역에 파괴된 아파트 건물과 포탄 자국이 보인다. 2023.01.06.© 뉴시스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부 모두 러시아군의 포격량이 급감한 이유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보급량이 부족해 포격량을 조절하는 것일 수도 있고 우크라이나 공격이 성공했다는 평가를 토대로 전술을 변화시킨 것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러시아군의 전쟁에서 수세 국면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건 확실하다고 미국과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이 밝혔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군사지원은 갈수록 확대되는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쟁을 “특별군사작전”으로 지칭하는 등으로 국내에서 정치적 반발이 일어나지 않도록 애쓰는 상황에서 러시아군의 포격량 감소는 주목할 만한 변화다.
푸틴이 지난주 정교회 성탄절 36시간 휴전을 제안한 것도 정교회 신도가 압도적으로 많은 러시아 국민들의 환심을 사고 우크라이나를 이교도 야만인으로 규정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지금까지 러시아의 탄약 재고 부족에 대한 관심은 주로 정밀유도무기 부족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그러나 포격량이 급감한 것은 재래식 무기 재고도 고갈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 고위 군사당국자는 지난달 러시아가 40년 된 낡은 포탄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러시아가 이란과 북한에 포탄 지원을 요청하는 것은 러시아의 재고가 바닥나고 있다는 징후다. 포격량 감소는 러시아군의 전투 교범과 맞지 않는다. 러시아군은 전통적으로 대대적 포격을 강조해왔다. 전쟁 초기 마리우폴과 멜리토폴에 대한 대규모 포격이 대표적이다. 당국자들은 러시아군의 전략 변화가 세르게이 수로비킨 신임 러시아군 우크라전 사령관이 지시한 것으로 본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전쟁 초기부터 탄약이 부족해 포격량을 조율해왔고 러시아군보다 훨씬 적은 하루 4000~7000발의 포탄을 발사해왔다.n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와 크레민나, 남부의 헤르손 등지에서 러시아군의 포격량이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날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은 러시아군의 하루 평균 포격량이 2만발에서 5000발로 줄어든 평가하는 반면 우크라이나는 6만발에서 2만발로 줄어든 것으로 평가한다. 러시아군은 그러나 아직도 우크라이나군보다 포탄 재고가 많은 상황이다. 다만 우크라이나군이 훨씬 효율적으로 포격을 가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자포리자 지역 중부 등에서 점령지 사수를 위한 요새화를 진행중이라고 미 국방부가 지난 8일 밝혔다.
영국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자포리자 지역에서 크게 진격할 경우 러시아 본토의 로스토프와 크름반도를 잇는 육로가 위협받게 된다”고 밝혔다. 또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가 진격하면 러시아의 “돈바스 해방” 주장이 훼손된다. 러시아 국방 당국자들과 와그너용병그룹 지도자 예프게니 프리고진 사이의 갈등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프리고진은 용병의 무기와 장비가 부족하다고 공개적으로 불평하면서 “관료주의와 부패” 때문이라고 비난해왔다. 와그너용병그룹은 지난해 11월 하순부터 바흐무트를 공격하면서 사상자 피해가 막심하다고 미 당국자들이 밝혔다. 한 당국자는 “죄수 4만 명 등 용병 5만 명 가운데 4100명이 숨지고 1만명이 부상했으며 11월말~12월초 바흐무트에서 사망한 숫자만 1000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그는 사망자 90% 이상이 죄수출신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이같은 규모의 피해를 지속적으로 감당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러시아가 바흐무트를 점령하면 큰 승리로 포장할 것이지만 그건 사실과 다르다. 7개월 동안 수천 명이 전사하면서 바흐무트를 점령하는 건 큰 대가를 치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