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살다 올해 대선같이 이상한 선거는 처음 봤다. 무언가 석연치가 않다. 국가재정이 바닥이고, 경기조차도 바닥인걸 알아서 공약들도 참 시원치 않다. 괜히 공약 아닌 뻥공약을 내걸어서 나중에 욕먹거나 민심이반의 빌미를 주지 않으려는 심보렸다. 복지정책도 재정상 가능한 한도 내에서 내거는게 역력하고, 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권력의 제살 깍아 먹기가 유행이다. 이명박정권이 경제적인 펀더멘탈을 얼마나 훼손해 놨길래 이리 살얼음판 기듯이 가는걸까?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무슨 폭탄들이 기다리고 있는듯 하다.
권력잡기에 가장 열심인듯한 유신공주는 이런 현실을 실감하지 못하는듯 하고, 뾰족한 수도 없는듯 하다. 그런 머리와 능력은 없다. 올해 환갑이고 정치밥을 먹은지도 15년이니 마지막으로 대권에나 출마하자하고 나온 사람 같다. 어떤 비젼도 없고, 투지도 그다지 있어 보이지 않는다. 선거운동 때문에 과로를 했는가 얼굴에선 피곤함이 잔뜩 묻어나온다. 무언가 여유가 없고 쫒기는 듯한 인상이다.
문재인은 어떤가. 안철수는 어떤가. 야권의 도전자로서의 창조의식이 보이지 않는다. 어떤 잘 짜여진 방식을 따라가는데 몰입하는듯이 보인다. 정치경력이 일천해서인지 동선이 아주 단선적이다. 예전에 3김정치를 감상하는데 익숙해진 감각으로서는 전혀 적응이 안된다. 일반인이 잘 모르는 무언가를 이들은 알고 있는듯 하다. 무엇인가?
박근혜가 집권을 해서 5년을 개판을 치고나면 아마도 정권이 야권에 다시 올지도 모른다고 하는 분들이 있다. 그런데 나는 그렇게 안본다. 이명박정권의 탄생에서 부터 많은 사람들이 나쁜 정권 탄생에 손을 담갔다. 이 사람들이 자신들의 선택에 대해서 후회는 하겠지만 지지하는 당을 바꿀 것 같지는 않다. 이들은 이미 버린 몸들이고 공범이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의 용기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겠고, 일부는 부끄러움도 느끼겠지만, 대부분은 공범의식 때문에 같은 통속에서 게속 구를것 같다.
다른 각도로 보자면, 한국사회에는 명품선호라는 이상한 트렌드가 있다. 무언가 쿨하고 매끈하게 빠져서 좀 세련되어 보이는 것들에 대한 선호. 그리고 성형열풍의 배후에 도사린 사다리 오르기 경쟁 등등. 무언가 진득하게 즐기는 것이 아니라 어제는 안철수에 열광하고, 오늘은 이정희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찰나적인 감각에 익숙한 젊은 유권자층... 그리고 이런 젊은이들이 앞으로 계속 늘어날거라는 것.
사람들은 점점 감각적인 문화상품에 물들어 가고, 기호도 또한 변하고 있다. 아울러서 정치적인 소비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박근혜가 5년을 개판치면 사람들이 좀더 성찰적이 되고 진중해지리라고 기대를 하는 것은 우리들 같은 노땅들만의 착각일거라 본다, 5년뒤에는 또 누군가 아주 얍삽하고 감각적인 넘이 나와서 유권자들의 눈과 귀를 도둑질해갈게 열에 아홉이다. 지금 이명박이가 개판친거 아주 잊어 버리듯이, 5년뒤에도 똑같은 현상이 벌어질거다.
문제는 그럴듯한 스펙에 매끈한 얼굴, 정말로 우호적인 언론의 힘을 입어 인기를 먹을 넘들은 아무리 봐도 헌누리당에서 나올 가능성이 더 많다. 그때도 올해처럼 쑈가 벌어질 가능성이 아주 높다. 지금의 수구들은 집권을 연장하면 할수록 아주 기술적으로 치밀하게 그런것을 연출해낼 수 있다.
안철수는 우리에게 우리의 신념을 버릴것을 강요하고 있다. 그의 눈에는 중도좌파적인 정책들 조차도 섹시하지 않다. 구닥다리들로 본다. 우리는 그를 지지함으로서 헌누리당의 재집권을 막을 수는 있지만 우리가 원하는 정책을 실현시킬 수는 별로 없다. 반쪽짜리 연대가 될 수 밖에 없다. 정책은 죄다 온건보수이고, 중도좌파적인 지지자들은 헌누리당이 집권하지 않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이상한 현실. 그렇지 않으면 헌누리당에 정권을 게속 헌납해야 하는 상황. 5년뒤에도 똑 같은 현상이 벌어질거다. 인기가 많은 넘은 매끈매끈한 중도보수, 거기에 매달리는.....
이런 현상을 올해에 끊어내지 못하면 당분간은 계속 반복이 될것이다. 이번 다까끼 마사오 소동을 보면서 알 수 있는 것은. 사람들은 충분히 무식하고, 충분히 감각적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끈적끈적한 여름날의 습도처럼 쉽게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작은 차이로 서로를 찌르는 것 조차도 아련한 추억으로 변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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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교체가 최악을 막을 상황이라는 것.. 여권의 항구적인 정권 유지를 막을 최후의 방도라는 것은 사실일 것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런 절박함을 무기로 포퓰리즘식 선무당 정치와 어거지 땡깡쓰기 벼랑끝 전술로 야권의 동력을 흐리는 세력이 국민적 지지를 한몸에 받고 있다고 설치고 다니고 있지요. 그 덕택에 최소한의 원칙과 상식도 전부 내다버린 이상한 연합-연대 구도가 형성되어 버렸습니다.
네, 이겨야지요. 이기긴 해야 합니다. 최악은 막아야지요. 하지만 그 다음은요? 이기고 난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문재인 후보가 이런 식으로 안철수 후보에게 계속 끌려다니는 이상 설사 정권 교체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2인자의 이미지를 결코 벗지 못할 것이라고 봅니다. 안철수 후보 뿐만 아니라 정치에 대해 잘 모르는 선무당 중우 정치를 국민 여론으로 떠받들면서 휩쓸릴 공산이 매우 크다는 점을 굉장히 우려하며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리석은 대중들이 '스마트한 독재 정치'에 향수를 느끼게 된다면? 그때는 정말 끝장이겠죠. 이래도 문제, 저래도 문제.. 아무리 생각해봐도 정치로 정치를 바꾸려고 했던 시도는 노무현-유시민이 그렇게 처절히 실패했던 것처럼 아직 대한민국의 수준으로는 언감생심에 머물 수 밖에 없는 것을 인정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뭐.. 이런 참담한 심정과는 별도로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일단은 투표해야죠. 눈앞의 목표는 이뤄내야죠. 걱정은 당면 과제를 해결하고 난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고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남은 시간을 총력전에 몰두할 수 밖에 없겠죠.. 하지만.. 참으로 답답한 심정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이럴 때 만큼은 정말로 아는 게 병이지 싶군요.. 에효...;;
고미생각 드림
▶ 인용출처 : moveon21 / 2012년 12월 6일
(http://moveon21.com/?document_srl=20440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