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고는 그동안 실업계 고등학교 (언필칭, 특성화고)였으나 지난 8월 29일 제주도 교육감이 기자회견 형식으로 발표한 제주도 교육청의 "고교체제 개편 방향"에 따라 2027학년도 부터 인문계 고등학교( 소위 평준화 일반고)로 전환하게 된다.
실업계인 제주고가 인문계로 전환하는데 따른 실업계 교육의 공백은 제주고 부지에 이른바 미니 실업계고등학교를 설립하여 해결한다는 것이 제주도 교육청의 입장이다.
제주고는 대한제국 말기인 1907년 7월 1일 당시 윤원구 제주군수의 주도하에 제주군민들의 의연금으로 제주성내 오현단 북면 귤림서원 부지에 설립된 제주지역 최초의 중등학교인 사립제주의신학교(교장 윤원구)로 시작된 이래 일제 강점기, 8.15 해방, 4.3 사건. 6.25 남침등의 격변기와 산업화 시대등 구한말 이래 현재까지 제주도의 역사 현장에 늘 있어왔다.
제주도내 중등 교육인프라가 미흡한 1950년대 까지는 제주고가 제주 유일의 중등학교로 군림해왔으나 1960년대에 접어들면서 전통적인 인문숭상의 풍조등의 영향으로 오늘 날에 이르기 까지 신입생을 충원하기에 급급했던 것은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필자가 입학할 당시 농과의 경우 60명 모집에 불과 10여명만 응시하는 바람에 원예과에 한 분단을 만들어 원예과와 한교실에서 지내도록 하기도 했다.)
제주고는 제주농업고등학교라는 이름이었던 1958년에 신입생을 절반도 충원하지 못하자 제주고 구내에 설립된지 얼마안된 관계로 미쳐 자리를 잡지못하고 있던 제주일고와 통합하여 종합고등학교인 제주고등학교로 개편(제주농업고등학교 + 제주제일고등학교 => 제주고등학교)해줄 것을 당시 제주도청에 건의하기도 했었다.(애시당초 제주도청이 제주농고에 건의하라 했다가 막상 건의가 들어오자 반려처분해 버린 황당한 사건이었다)
* 제주고등학교라는 명칭은 2008년에 현재의 이름으로 개명되기 50년 전인 1958년에 이미 제기되었던 것이다..
궁여지책으로 농업등 비인기 과목을 줄이고 이른바 시세에 맞추어 전자과를 두는가 하면 관광교육을 케치프레이즈로 내세워 제주관광산업고등학교로 개편해보기도 했다.
종당에는 내용이야 어떻든 학교이름 이라도 바꾸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해서 총동창회의 발기로 학교 이름을 오늘날의 제주고등학교로 변경해보기도 했다.
그러나 인문계 지향의 교육풍토는 여전했고 이른바 시세와 민도를 따라가야만 하는 상황은 변함이 없었다.
결국 제주고 동문들은 총동창회를 중심으로 실업계인 제주고를 인문계로 전환하는 노력을 본격 전개하기 시작했다.
상당히 오랜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했다.
그 결과가 바로 2024년 8월 29일 제주도 교육감의 발표로 나타난 것이다.
숱한 인고의 세월동안 처절한 생존의 몸부림을 친 결과라 아니할 수 없다.
50년대 까지는 유아독존, 그 후 지금까지는 존재를 위하여, 앞으로는 과연 숫사자가 맞아 ? 라고 자문자답해야 하는 시대라고 정리할 수 있을게다.
그런데, 2027학년도에는 제주고 부지에 새로운 이름의 실업계고등학교가 들어서게 된다.
그 학교 는 물론 규모가 작을 지언정 제주고 의 기존 부지와 시설을 상당히 이용하고, 제주고 교사와 학생들 또한 소속이 변경될 것이다.
요컨데 형식만 새 학교이지 기존의 제주고를 바탕에 두는 것이고, 제주고가 인문계로 개편되면서 합목적적으로 새로설립하는 과정을 거친것 뿐인 것이다
제주고 부지에 새로 설립될 실업계고등학교 역시 기존의 제주고 역사를 공유할 수밖에 없고, 또한 자연스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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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지난 1951년 제주일중이 6년제 제주농업중학교에서
분리되어 제주고 구내에 설립되었던 것과 유사한 것이다.
제주일중은 얼마전 까지 1951년 이전의 역사를 애써 덮어
두었다가 최근들어 자기들 역사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역사가 무엇인지 정신이 좀 든 것일까 ?
첫댓글 저는 원래 제주고 구내에 제주고(일반) + 실업고(특성화고)의 2개교 설립을 주장하였는데 제대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두개의 학교가 생기면 2027년 이전의 역사는 자연 공유하게 되겠지요. 잘 되기를 기원합니다.
선배님께서 방향을 잘 잡아주신 덕에 ....
너무 노고가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