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버이날입니다. 손님들께 꽃을 달아드리고 푸짐하게 선물을 합니다. 용돈도 조금 드립니다.
“불행하여라, 너희 부유한 사람들!”(루카 6,24). 부자는 불쌍한 자들이다. 그들은 모든 것을 공유하는 하느님 나라에서 살기가 매우 힘들 것이다. 나눔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알게 될 것이다. 이는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려는 것과 같다. 가난한 사람들은 쉽게 나눌 수 있기에 복을 받는다. (오늘의 예수중에서).
강남의 부호이신 류근 시인께서 제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귀한 발걸음을 하셨습니다. 대파 한 단 그리고 컵라면을 다섯 상자나 가져오셨습니다. 고맙습니다.
2003년 4월 1일, 꽃섬고개 언덕배기 비좁은 곳에서 식탁 하나와 간이 의자 6개를 두고 시작한 민들레국수집이 어느덧 21주년을 맞았습니다.
민들레국수집을 응원하고 함께 음식을 나눈 모든 분께 하느님의 축복이 가득하길 기도합니다.
대파 한 단에 875원이라고 했지만 사실은 대파가 무척 비쌌습니다. 비싼 대파가 걱정이 된 재미난 연구소 고마운 연구원들께서 대파를 후원해주셨습니다. 거기에다 비싸디 비싼 금 사과도 보내주셨습니다. 요즘은 돼지저금통이 계속 찾아오고 있습니다.
반찬거리가 천정부지로 오르는 힘든 시절에 고마운 분들이 보내 주신 대파 덕분에 손님들께 대파 듬뿍 넣은 육개장도 끓였습니다.
82쿡 박민선님과 288명의 회원 분들께서 만원의 행복으로 함께 하셨습니다. 고추장과 간장 그리고 된장과 식용유, 오징어 젓갈 그리고 닭볶음탕용 절단육과 돼지 등뼈로 안동찜닭 비슷하게 요리했더니 손님들이 참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도넛을 참 좋아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시레기를 듬뿍 넣고 끓인 감자탕도 손님들이 아주 좋아합니다. 컵라면과 끓여먹을 수 있는 라면.
오베드로 형제님과 멋진 친구께서 불고기용 돼지고기와 반찬거리를 매주 가져다주십니다.
코로나19로 손님들께 도시락을 나눠드릴 때 뜨거운 컵라면 국물이라도 함께 먹을 수 있도록 컵라면을 지금껏 나눠드렸습니다. 이젠 그만 나눠도 될 듯해서 손님들께 나중에 컵라면이 생기면 또 나누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말을 한 다음 날 민들레국수집에는 컵라면 상자가 쌓였습니다. 아무래도 민들레국수집에는 화수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써도 마르지 않는 단지가 바로 화수분입니다.
더 나누는 삶이 훨씬 재미있습니다. 먹다 남은 음식이 넘쳐나는데도 배고픈 사람이 많은 이유는 나눔이 불가능한 세상이라서 그렇습니다. 필요에 따라 나누어 가진다면 밥은 결코 모자라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가진 것이 별로 없다고 하더라도 이웃과 조금씩 나누면 하느님 나라가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개로도 오천 명이 먹고도 남기 때문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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