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오기전부터 계속해 잠을 깊이 못잤던 것같은데
간밤엔 정말 편안하게 푹 잤습니다.
상쾌한 기분으로 창문 커텐을 여는 순간 저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오네요.
간밤에 내린 눈으로 온 세상이 하얀색이 되었네요.
북해도의 눈은 습기가 적어 소복히 내린 눈도 바람 한번만 불면 이렇게 휘리릭 날아가 버리지요.
그래도 그야말로 한 폭의 풍경화입니다.
오늘은 삿포로로 돌아가는 날.
오후 4시 40분 버스이기 때문에 거의 하루를 후라노에서 보내야 하지요.
영화 '철도원' 촬영지인 이쿠도라을 다녀오실 분
호텔에서 제공하는 무료투어를 하실 분
스키를 타실 분... 각자의 스케줄에 맞추어 움직이기로 했는데
결과는 이쿠도라 두 분을 제외한 열명이 호텔 버스투어를 하게되었습니다.
버스 투어 14명 중 일본인 세명을 제외한 열한명이 한국인. ㅎㅎ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후라노 와인공장
후라노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위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9월이면 와인 축제가 열리기도 하고요...
와인 공장에 오는 이유가 뭐 있겠어요? 결국은 시음이지요.^^
그래도 기회되면 여자들끼리 함께 마실 요량으로 가장 달콤한 와인을 한병 샀는데 결국엔 집에 가져와 딸과 함께 마셨습니다.
다음으로 들른 곳은 나카후라노에 있는 '팜 토미타' 농장
후라노를 대표하는 라벤더 농장이지요.
여름에는 갖가지 꽃들이 저마다의 아름다운 빛깔들을 뽐내지만... 지금은 순백의 빛으로 고요합니다.
온실에 들어가 아직 봉오리 상태의 라벤더 향을 잠시 맡고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매점으로 갑니다.
추억향기님 라벤더 아이스크림... 맛있나요? ^^
다음에 들른 곳은 가미후라노에 있는 고토스미오 미술관입니다.
일본인들에게는 너무나 유명한 일본화가이지요.
이곳은 입장료는 1000엔, 우리는 단체할인으로 800엔에 입장 가능합니다.
굳이 꼭 들어갈 필요가 없기 때문에 몇 분은 이렇게 로비에서 대화도 나누고요...
2층 휴게실에 앉아서 커피를 마실 수도 있습니다. 창밖 풍경이에요.
마지막으로 다시 들른 곳은 후라노 시내에 있는 마르쉐... 일종의 생협이랄까요.
후라노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외에도 이런저런 선물도 구입할 수 있고 소바나 우동등 간단한 식사도 가능합니다.
호텔로 돌아오니 오후 1시경... 버스 출발까지는 세시간 넘게 남았습니다.
우리의 선택은 곤돌라를타고 올라가기.
슬로프에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어렵네요.
산정에는 이런 그림같은 풍경들이 펼쳐져 있습니다.
그래도 위로 올라오니 스키어와 보더들이 제법 많이 있네요.
원래는 한울타리님께서 울 아들에게 두어시간 스키를 가르쳐주려고 했지만
갑자기 눈보라가 너무 많이 불어 미쳐 고글이 준비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선 무리인지라
스키는 포기하고 대신 산정에서 점심을 먹기로...
산 위 레스토랑에서 식사와 함께 마시는 한잔의 와인... 여행의 호사를 누려봅니다.
울 아들은... 아저씨들이 알려줘 죽은 자작나무만 난다는 상황버섯(말굽버섯)도 따고
그렇게 타고싶어했던 스노우 모빌도 맘껏 타니... 마냥 신이 났네요.
모두에게 행복한 시간을 선물로 주었던 후라노 비에이를 뒤로하고 삿포로로 돌아왔습니다.
오늘의 숙소는 오도리 공원 바로 앞에있는 리솔 트리니티 호텔.
삿포로 역에 있는 스텔라 플레이스 6츰에 있는 하나마루 스시로 저녁식사를 하고
호텔 14층에 있는 대욕장에서 오늘의 피로를 풀며 이번 여행의 마지막 밤을 보냅니다.
첫댓글 홋카이도에서의 즐거운 시간들 아름다운 추억으로 잘 간직하시고
얼른 피로 푸신 후 또 다른 먼 길 잘 다녀오세요~
디아이님이야말로 대장정을 앞두고 계신데 부디 털끝만큼도 몸 상하는 일없이 여정내내 즐겁고 아름다운 순간들로 이루어지시길 바라겠습니다.
화이팅!!! ^^
북해도의 눈은 잘녹지도 않고 오랬동안 유지되는듯. 참 부러운 눈이네요. 개마고원에 가면 이런 눈 볼수있을까 하는 생각이 잠시 스쳐지났지요
청운님은 계속 개마고원 말씀을 하셨지요.^^ 언젠가는 개마고원에 갈 날이 있을 거에요. 그때까지 오래오래 사시길...
여행중 가장 아쉬웠던 날입니다.
사실 스키를 생각했었는데 집사람 다리불편하다는 이유로 저까지 스키를 포기했거든요.
네 식구(우리집)가 전부 같이 갈까 했는데 아이들이 일본 다른곳 여행 계획이 있어 함께 못해 아쉬웠답니다.
아이들 같이 왔으면 무조건 난 스키...아이들은 보드....
담엔 꼭 그렣게 할생각입니다.
북해도는 어려서부터 타서 그런건지 연세가 많으신 분들도 스키를 많이 타세요.
그래도 곤돌라 타고 올라간 산정 레스토랑에서 앞자리의 스키어가 모자벗고 고글 벗자 정말 머리가 하얗게 쇠신 할머니 할아버지라서 조금은 놀랐습니다.
적어도 연세가 70은 넘어보였거든요.
갑자기 스키를 타고픈 욕구가 불끈!!!! 나중에 스키타러 와야지... 했답니다. ㅎㅎ
후라노호텔에서 아침기상하여 커튼을젖히니 창밖풍경이 완전 신세계였어요. 위사진4개 정말 멋지게 잡으셨네요. 전 핸폰으로 잡았더니 느낌 좀 떨어졌어요. 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