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찰에서 명상과 불교 배움 자리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무등산 약사암 주지 무진스님
글 전현자 (본지 한국취재기자)
기자 뒷산 소나무 그루터기 아래 감나무에 주렁 주렁 달려있는 작은 감들이 까치밥이란 것에 스님의 자비심이 느껴졌습니다. 스님은 천년고찰에서 법회도 하지만 명상을 가르치신다고요?
무진스님 먼 곳 광주까지 찾아주시어 고맙습니다. 벌써 도량을 둘러보셨군요. 매일 법회 끝나면서 자애 명상을 잠깐 합니다. 약사암은 철감 도윤 선사께서 850년경에 창건하신 천년고찰입니다. 대웅전 법당 부처님과 법당 앞 삼층석탑도 그 당시에 조성되었다
고 하니 아주 오래되었지요. 명상에는 기존 불자들보다는 명상에 관심이 있는 분들 그래서 이웃 종교를 가지신 분도 계십니다. 저도 처음부터 명상을 배워서 가르치게 된 것은 아니고요, 출가 후 전통선원에서 간화선을 하였습니다. 2014년 칠불암에서 하안
거 해제할 때까지 그랬지요.
그 안거 중에 어머님께서 위독하시다는 소식을 듣고 해제한 다음에 어머님을 순천 병원에 모시고 간병하였고, 나아져서 외손녀가 운영하는 요양병원에 어머님을 모셨습니다. 어머님 건강이 좋아지니까 회향을 하고 싶었습니다. 언양 정토마을 자재요양병원에 1
년간 봉사하리라 마음먹고 갔지요. 3개월가량 순수하게 봉사하다가 법당기도를 부탁해서 부전을 하게 되었지요. 그러면서 대학원과정에 명상심리학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관심을 가지고 두 학기 배우다가, 지역적 한계를 느꼈습니다. 경기도 화성의 능
인 불교대학원으로 옮겨 그곳에서 명상지도사 2급과 1급 과정을 이수하고, 석사과정도 마쳤습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방향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기자 명상을 하는 사람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무진스님 일상생활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자애명상으로 마음이 평안하고, 대인관계에서 불편할때는 자애의 마음으로 돌이키게 되니 관계가 좋아지는 것도 효과라고 말들 하였습니다. 작년 4월에 약사사 주지에 임명된 후, 6월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 사무량심 명상을 하여 올 1월 29일 1기가 끝났습니다. 2기는 3월에 시작해서 12월 31일 마칠 예정입니다. 좀 길지요. 명상의 일상 생활화를 목표로 하다보니 그렇습니다.
기자 스님! 전통사찰에서 명상을 가르치시기로한 결정은 대단하십니다.
무진스님 깨달음을 이루는데 있어서 ‘어느 방법만이 최선’이다 라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명상은 간화선보다는 접근방법이 쉬운 장점이 있고, 명상에 대해서는 일반인들과 이웃 종교 분들도 관심 있어 하는 것을 잘 사용할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기자 스님께서는 1000일 기도를 시작하여서 승가고시가 있어도 산문을 나가지 않으시며, 기도하신 다고요? 기도라는 전통방식과 명상과의 연결 효과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무진스님 1000일 기도를 2021년 11월 11일에 입재하여 2025년 2월22일 회향합니다. 그때까지는 가급적이면 밖에 나가지 않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승가고시도 포기하게 되더군요.
주지로 들어오고 보니, 코로나로 인해 대면예불에 제약이 많았어요. 그래서 법요집을 집에 가져가서 온라인 법회에 참여하도록 유도하였습니다. 유투브로 생방송 하였는데 반응이 좋아 지금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유투브에서 무등산 약사암 치시면 우리 약사암이 나옵니다. 미주현대불교 애독자님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
기도와 명상의 연결 효과라면, 역시 아까 말씀드렸듯이, 기도를 마무리하면서 ‘합장하면서 속으로 따라하십시오.’라고 멘트를 하고 3~4분 정도 짧게나마 명상을 해온 것이 좋은 효과를 가져 오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약 1년 정도 자애문구를 바탕으로 범위
를 확장하면서 자애명상을 하였고, 요즘은 자애송의 사무량심 문구를 중심으로 상황에 맞추어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신의 건강과 안전을 바라며 자애를 보내고, 점차 그 범위를 넓혀서 대한민국, 나아가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들의 건강과 안전을 바라는 명상을 하니 모두들 좋아하고 계십니다. 등산객들이 들렀다 가는데, 기도 끝날 때까지 듣고 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기도 끝나고 나가면 합장하고 기다리고 있다가 ‘너무 고맙습니다. 덕분에 아주 편안 해졌습니다’고 말하시는 분도 계시고, 어떤 분은 ‘이렇게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시고, 이럴 때 보람을 느끼지요.
간절하게 기도하다 보면
비는 마음까지도
놓아버리는 경지까지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
기도이기도 합니다.
기자 스님께서 간화선에서 명상으로 전환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무진스님 2008년 동안거 때 무문관에서 용맹정진하다 상기가 되어 몸과 마음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도 송광사 선원과 칠불에서 정진을 하였는데, 이렇게 몸과 마음을 힘들게 하는 마음이란 것에 자꾸 끌렸습니다. 그러다가 명상심리학과가 있
다는 것을 알고, 심리학, 명상을 통해 나를 괴롭히는 몸과 마음의 괴로움에서 벗어날 돌파구가 될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아무것도 모르고 참여했던 선 치료의 시연을 통해 많은 도움이 되었기도 하고요.
기자 기도란 무엇입니까?
무진스님 원하는 것을 간절히 비는 것, 비는 행위가 기도입니다. 개인으로는 자신의 소망, 바라는 것을 비는 것이지만, 큰 뜻에서의 기도는 국가의 안녕이나 모든 생명, 모든 존재들의 안녕까지를 바라는 것이 기도입니다. 스님들이 매일하는 축원에도 이러한
것이 들어가니, 자신의 행복과 모든 존재들의 행복을 바라는 자애명상과 연결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기도의 또 다른 목표랄까요. 아니면 효과랄까요. 간절하게 기도하다 보면 비는 마음까지도 놓아버리는 경지까지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 기도이기도 합니다.
기자 명상으로 전환하신 스님의 수행방법을 다시 간화선으로 돌아가실 의향도 있으신지요?
무진스님 글쎄요. 명상과 간화선이 특별히 다르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명상이 도움이 되어서 명상을 배운 것이지, 간화선을 완전히 놓은 것은 아니거든요. 간화선과 명상은 수행방법에서 어느 정도 차이가 있지만, 수행이라는 근본적 관점에서 본다면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어느 것이 더 수승하다는 그런 분별도 짓지 않고 수행하고 있습니다. 아직 본격적으로 명상을 배우기 저에도 자비심은 제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상기가 심해서 불안 등 정신적인 어려움으로 고생할
때, 나와 모든 존재들이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자비심을 일으켰는데, 마음의 안정에 많은 도움이 되곤 했지요.
기자 스님으로 살아오시면서 가장 잘하셨다는 것은 무엇인가요?
무진스님 저는 출가를 가장 잘한 선택이라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출가하여 수행자로 살면서, 마음껏 수행하고, 수행을 지도하고, 불교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불법을 가르치며 큰 보람을 느끼며, 부처님의 가피라 생각합니다. 불교에 대해 오해하였다가
제대로 알아가면서 오는 미묘한 변화, 불교를 전혀 모른 상태에서 등산 왔다가 현수막 보고 등록하여 불법을 알아가면서 변화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최고의 보람입니다.
기자 출가의 계기는 무엇이었는지요?
무진스님 직장생활을 6년 6개월 남짓하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하는 일상생활이 지겨워졌어요. 특히 이 생활이 60살 정도까지 이어질 거라고 생각하니 끔찍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당시에 불교를 알았다면 바로 출가로 이어졌을 텐데,
고등학생 때 교회다니며 신우회 활동은 하였지만, 불교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지요. 다만 산에 들어가서 도 닦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직장을 그만두고 몇 년을 방황하다가 출가하게 되었습니다.
기자 주지는 처음이신가요?
무진스님 네 처음입니다.
기자 주지스님으로써의 어려움이 있으시다면 무엇인지요?
무진스님 이곳 주지가 되기 전에 다른 사찰에서 총무를 4년 지냈습니다. 그런데 총무와 주지는 많이 다르더군요. 총무는 자
기소임만 잘 하면 되는데, 주지는 신도님들께 기도와 수행공덕을 짓게 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절 살림도 해야 되지요, 모든 대중을 잘 살펴야 하지요. 그래서 부족하거나 넘치지 않게 잘 조화를 이루어 가는게 어려운 것 같아요.
약사암은 고찰이다 보니 유지 및 보수 일도 관공서와 잘 맞춰가야 하고요, 전반적으로 책임이 큰 자리임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기자 번뇌 즉 보리라는 말이 있듯이 주지로써 대중옹호 하시느라 애쓰시는 스님은 누구십니까?
무진스님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역할자입니다.
명상하는 이유와 효과
불명 : 보현행
이름 : 문 경애
직업 : 초등학교 교사
불자 된 지는 5년 되었습니다. 명상을 배운지는 1년 반 넘었고 전에는 간화선을 했는데, 명상의 좋은 점은 생활 속에서 제 자신을 다스릴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효과입니다. 사무량심 명상에서 자애명상으로 상대를 대할 때 설령 어렵거나 불편함을 준 사람일지라도 내 입장보다는 상대를 더 살펴주는 마음이 생겨 자애를 보내다 보니 관계가 아주 좋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교사로서 아주 좋은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이름 : 구 나인,
직업 : 공기업에 다님
저는 불교인이 아닌데도 명상에 관심이 있었고 명상의 내용을 삶에 실천하고자 하게 되었습니다. 명상적 마음을 놓칠 때가 아직은 많지만 알아차려 다시 명상의 마음 상태를 유지하며 살고저 하면 바랐던 이상적 삶의 모습으로 돌아오게 되어 그런 면에서 명상은 매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삶에서 설령 구체화된 수업을 지속하지는 못하더라도 명상적 삶은 사는 동안 유지하려 합니다.
일시 : 2022년 12월 3일
장소 : 무등산 약사암
약사암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증심사길 160번길 89 약사암
주지 무진스님
전화번호 : 010-6355-28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