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COVID 19) 2차 파동에 대한 미국 등 전세계의 대응은 크게 두가지다. 신속한 백신 접종과 확진자 조기 발견및 감염 차단이다. 러시아의 대응도 마찬가지다. 푸틴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자체적으로 개발한 첫 신종 코로나 백신 '스푸트니크V'의 일반 접종이 12월 초부터 시작됐고, 확진자 조기 발견을 위한 다양한 수단이 강구되고 있다.
눈에 띄는 것 중 하나가 신속항원검사 진단키트의 개발이다. 국내 바이오제약 회사들이 장악하고 있던 러시아 신속진단키트 시장이 급속도로 러시아산 키트 사용으로 넘어갈 우려도 커졌다.
러시아 개발 첫 신종 코로나 신속항원검사 진단키트 등록/얀덱스 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 보건당국은 최근 러시아에서 개발된 신속항원검사 진단시스템을 승인했다. 러시아에서는 그동안 벨기에의 Coris와 한국의 Standard Diagnostics(SD바이오센서)와 Rapigen 등 3개 업체만 등록돼 있었다. 여기에 러시아 바이오제약업체 '헤마 메디카'(Хема-Медика)가 추가된 것이다.
신속항원검사 진단키트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특정 항원 단백질의 존재 여부를 신속하게 확인해 감염 여부를 진단하도록 설계됐다. 유리 레베딘 Юрий Лебедин 대표는 "이 진단키트는 임신테스트와 유사하다"며 "감염 분석에는 약 25분이 걸린다"고 소개했다. 코나 목에서 검취한 검체를 진단키트에 반응시켰을 때, 두개의 (반응) 줄이 나타나면 양성, 하나만 나타나면 음성이라고 레베딘 대표는 설명했다.
신속 항원검사 진단키트를 개발한 러시아 '헤마-메디카'의 홍보 영상/캡처
국내에서도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최근 각 선별 진료소에서 신속 항원검사를 도입했다. 국내에서 허가받은 신속항원검사 진단키트는 러시아에서도 승인된 SD바이오센서 제품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 제품의 민감도는 90%, 특이도는 96%(식약처 허가 기준)라고 한다. 실제로는 양성인데, 음성으로 나올 확률이 10%, 음성인데 양성으로 판단될 확률이 4%라는 뜻이다.
국내 선별진료소에서 지금까지 활용해온 유전자증폭(PCR) 검사의 민감도와 특이도는 98% 이상이다.
PCR 검사의 단점은 검사 시간이 오래(최소 6시간) 걸린다는 점이다. 신속항원검사는 15~20분이면 결과 확인이 가능하다.
러시아로 신종 코로나 신속검사 진단 키트를 수출한다는 국내 기업의 제품은 거의 신속 항체검사 진단키트다. '항원 검사' 키트와 '항체 검사' 키트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항원검사는 감염 초기 인체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래서 PCR 검사와 마찬가지로 코와 목에서 검체를 채취해 검사한다.
반면, 항체검사는 바이러스 침투에 대응하기 위해 몸안에 항체가 형성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 그래서 혈액을 진단키트에 떨어뜨린다. 두 검사 모두, 민감도와 특이도가 PCR검사에 비해 낮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신종 코로나 검진에는 보조기구로 사용되는 게 맞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확진자가 1천명을 육박하는 최근에야 신속 항원진단 검사를 선별 진료소에 도입한 이유다. 항체검사는 아직 확진 여부에 활용하지 않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의 유명 의료기관인 '샤리테 병원'은 최근 상업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7가지 신속항원검사 진단키트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5개가 95%의 민감도를 보였다고 한다. 바이러스 양이 일정한 수준에 달했을 때, 항원진단키트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존재를 감지했다는 뜻이다.
샤리테 병원 측은 진단키트로 감지될 정도의 바이러스 양은 대개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는 증상이 시작된 첫 주에 나타났다며 신속 진단키트를 통해 확진자를 식별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헤마-메디카외에도 러시아 신종 코로나 '스푸트니크V' 백신의 개발을 지원한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가 일본 미라이 제노믹스(KK Mirai Genomics)와 함께 신속진단 시스템인 COVID-19 EMG(Evotech-Mirai Genomics)의 공동 생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스템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정확한 진단법 중 하나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