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저희들은 아버지 앞에 벌거벗은 어린애와 같아서 당신께서 입혀 주셔야 되겠고, 당신께서 먹여 주셔야 되겠사오며, 당신의 품안에 품어서 키워 주셔야 되겠사옵니다.
하오나 저희들은 아직까지 그러한 아들딸의 모습으로서 아버지를 대할 수 있는 한때를 갖지 못하였사옵니다.
이러한 저희들의 마음과 몸이 그런 자리에 서게 해주시고, 저희들이 아버지의 아들이 되고 딸이 될 수 있도록 축복하여 주시옵소서.
저희들은 이 세상에서 가진 것이 없고, 무엇 하나 갖춘 것이 없는 모습이요, 그 무엇을 들고 자랑할 것이 없는 모습들이지만,
당신의 품에 안겨 자랄 수 있는 아들과 딸의 인연을 갖고 있사옵니다.
이러한 인연은 승리의 권한을 대신할 수 있는 특권인 것을 알고, 여기에 감사할 줄 아는 저희 자신이 되어야 하겠사옵니다. 저희들은 보기에는 아무것도 아닌 모습이지만, 아버지께서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고 귀하게 느낄 수 있는 아들딸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저희가 어려운 길을 가더라도 아버지와 더불어서 가고, 슬픈 일을 당하더라도 아버지와 더불어서 당하면서 어려운 자리에 서더라도 아버지를 위로할 수 있게, 아버님, 이끌어 주시옵소서.
희망과 소망의 한날을 더더욱 저희 가슴 깊이 품고, 내일을 향하여 전진에 전진을 가할 수 있는 아버지의 참다운 아들들이 되고, 딸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저희가 가는 길이 아무리 험하다 하더라도 당신이 가야 할 길 앞에 절대로 짐이 되지는 않겠다는 새로운 결의를 갖게 하여 주시옵소서.
저희들은 아버지를 알았고, 아버지의 가시는 방향을 알았습니다.
때문에 상처를 입고 가중된 십자가의 길을 간다고 하더라도, 당신을 위로해 드릴 수 있는 때는 한때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정성을 다 모아 가는 당신의 자녀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옵소서.
모든 말씀 참부모의 성호 받들어 아뢰었사옵나이다. 아멘. (1970. 4. 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