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자요수(智者樂水)
어떤 사람이 물었다.
“지혜로운 자는 어째서 물을 좋아하는 것입니까?”
그 답은 이러하다.
“무릇 물이란 지세를 따라 흐르되
작은 틈도 놓치지 않고 적시니 지혜를 갖춘 자와 같고,
움직이면서 아래로 흘러가니 예를 갖춘 자와 같으며,
어떤 깊은 곳도 머뭇거리지 않고 들어가니 용기를 가진 자와 같고,
장애물에 막혀서 갇히면 고요히 맑아지니 천명을 아는 자와 같으며,
험한 곳을 거쳐 멀리 흐르지만 끝내 남을 허물어뜨리는 법이 없으니 덕을 가진 자와 같다.
천지는 이것으로 이루어지고,
만물은 이것으로 살아가며
나라는 이것으로 안녕을 얻고,
만사는 이것으로 평안해지며,
만물은 이것으로 바르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지혜로운 자가 물을 좋아하는 이유이다.”
* 인자요산(仁者樂山)
어떤 사람이 물었다. “어진 자는 어째서 산을 좋아하는 것입니까?”
그 답은 이러하다.
“무릇 산이란 만민이 우러러보는 대상이다.
초목이 거기에서 나서 자라고, 만물이 거기에 뿌리를 내리고 번식하며,
새들이 그곳에 둥지를 틀고, 짐승이 그곳에서 쉰다.
사방에서 몰려들어 취하면 그들에게 주고,
구름을 일으키고 바람을 인도하며 천지의 사이에 우뚝 서있다.
천지는 이것으로 이루어지고, 국가는 이것으로 안녕을 얻는다.
이것이 어진 사람이 산을 좋아하는 이유이다.”
-《한시외전(韓詩外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