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한 멋이 있는 주택
드라마틱한 반전이 없는 레노베이션이 된 이유는 심플 라이프에 최적화된 집이기 때문이다. 군더더기를 거둬낸 미니멀한 감성 주택을 소개한다.
1 스노우에이드의 김현주 소장이 설계, 디자인 연구소 마음에서 시공한 주택. 다이닝 공간 뒤쪽으로 보이는 정원의 나무들이 그림처럼 걸려 있다. 가구는 도무스 디자인, 조명은 디에디트에서 구입했다. 2 두 아이와 반려견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정원. 관리가 잘되지 않아 벌레가 많았던 물확을 없애고 편석을 깔아 아웃도어 가구를 배치했다. 3 주방을 중심으로 앞쪽으로는 다이닝 공간. 옆쪽으로는 거실이 있다. 때때로 거실과의 차단을 위해 거실과 주방 사이 폴딩 유리문을 달았다.
다양한 스타일이 뒤섞인 인테리어가 유행이라지만, 여전히 미니멀리즘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간결한 선이 만들어내는 조용한 미학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이 주택은 ‘심플 라이프’를 살고 있는 윤기정 씨 부부의 집. 첫아이와 9살 터울인 둘째 아이가 태어난 뒤 부부는 두 아이와 반려견이 함께 뛰어놀 수 있는 너른 마당을 가진 주택을 꿈꿨고, 지난 4월 말 이 집으로 이사했다.
지하 1층, 지상 3층 429㎡ 규모의 집은 층마다 방과 연결된 데크가 있고 마당이 있는 멋진 구조를 가지고 있었지만 집 안은 고동색, 오크, 체리 톤까지 어두운 톤으로 마감되어 무겁고 칙칙해 보였다. “부부가 원한 건 정말 심플했어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설계를 맡은 스노우에이드의 김현주 소장은 우선 지하를 뺀 나머지 공간을 흰색과 회색으로 도장해 마감했다. 그리고 수직과 수평이 맞지 않은 공간의 선을 정리했다. “인테리어의 시작은 어딘가에 어긋나 있는 선의 흐름을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딘가에 비뚤어져 있는 구조는 사는 이들에게 불안감을 주기 때문이죠. 구조가 반듯한 공간에는 굳이 화려한 가구나 오브제로 장식하지 않아도 공간은 예뻐지거든요. 이 집은 티 나지 않은 성형수술을 받은 셈이죠.” (웃음) 이 집이 보다 깔끔해 보이는 이유는 집주인의 확고한 성격과 취향 때문이다. “남편이나 제가 워낙 이고 지고 사는 것을 싫어해요. 살다 보면 물건이 집 안에 점점 쌓이게 마련인데, 새 물건이 들어오면 그간 잘 쓰지 않았던 것을 버리는 습관이 있어요. 그래서인지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덩치 큰 가구나 소품을 선호하지 않고 정갈한 선이 강조된 제품 위주로 구입해요.” 거실과 주방에 놓여 있는 소파와 식탁에서 집주인의 깔끔한 성격을 읽을 수 있다.
4 아들 민수 방에는 아이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퀸 사이즈 매트리스를 넣은 2층 벙커 침대를 제작했다. 게임을 즐기는 책상 옆에 달려 있는 샌드백이 공간에 재미있는 포인트를 준다. 5 부부의 침대 뒤로는 원목으로 짠 수납공간을 만들었다. 6,7 지하에 있는 남편을 위한 서재. 8 2층에는 부부 침실, 게스트룸, 작은아이 방이 있다. 작은 거실 옆으로는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9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가구와 소품을 배치한 거실. 이사하기 전부터 김상윤 작가의 작품을 걸기 위해 레일을 설치했다.
이 집에 물건이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수납공간이 집 규모에 비해 상당히 적다는 것. 어딘가에 감춰져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부부 침실 뒤에 있는 수납공간 그리고 게스트룸에 있는 작은 옷장이 전부이고 주방에 있는 상부장을 떼어냈는데도 전혀 불편함이 없을 정도다.
11살 아들의 방과 지하에 있는 남편의 서재는 집 전체의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아들 방에는 벙커처럼 보이는 침대와 책상 옆에 매단 샌드백이 눈길을 끈다. “사춘기에 접어든 나이라 부쩍 스트레스가 많아지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이 방에서만큼은 편안함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죠. 종종 퍽, 퍽, 샌드백 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웃음) 지하에 있는 서재는 밤늦게 집에서도 일하는 남편을 위해 빈티지한 색감의 공간을 만들었다. 책상 뒤로는 작은 홈시어터룸이 있고 앞쪽으로는 간단하게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작은 바도 있다. 심플 라이프를 사는 집주인의 확고한 취향과 기본이 충실해야 멋스러운 집이 완성된다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그들이 합작해 만든 이 집은 화려하지 않은 담백한 멋이 흐른다.
부부 침실 앞에 있는 책상. 데커레이션에서도 집주인의 확실한 취향이 드러난다. 둔탁하고 무게감 있는 디자인 대신 날렵한 가구들을 배치한 것이 흥미롭다.
etc.
군더더기 없이 미니멀한 공간 꾸밈을 위한 쇼핑 리스트.
비시노 테이블 사선으로 비껴져 있는 두 개의 트레이가 달려 있어 실용적인 사이드 테이블은 몰테니앤씨에서 판매. 캡틴 플린트 미니멀한 조명 디자인의 대가 미카엘 아나스타시아데스 디자인의 금색 조명은 두오모에서 판매. 팔리사데 컬렉션 25 로낭&에르완 부훌렉 형제가 디자인한 헤이의 첫 아웃도어 퍼니처는 헤이 이노메싸에서 판매.
펙타 스토리지 칸막이가 나누어져 있어 수납의 재미를 더할 수 있는 수납장은 스웨데세 제품. 윌리엄 소파 심플함의 미학이 적용된 가죽 소파는 자노타 제품으로 라꼴렉트에서 판매. 트레이 레인보 깔끔한 디자인이지만 화사한 오팔색 광이 나는 트레이는 헤이 제품으로 이노메싸에서 판매. 파일롯 체어 디자인 듀오 바버&오스거비 디자인의 사무용 의자는 놀 제품으로 두오모에서 판매. 우든 사이드 테이블 여러 개를 레이어링해 커피 테이블로 사용하기 좋은 테이블은 비트라에서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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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메종 에디터 : 박명주 포토그래퍼 : 김잔듸